[주가 뜨는 기업의 비밀⑦] LS일렉트릭 주가 '훨훨'...AI용 전력기기 '효자'

연초 대비 102% 상승...기존 배전 부문과 시너지 내 '동해안‧수도권 HVDC 송전선로' 5000억 변압기 공급 협의 3분기 실적 아쉬움에 주가 출렁…증권가 “매력 부각되는 시점”

2024-11-26     이숙영 기자
LS일렉트릭 본사 전경.<LS일렉트릭>

[인사이트코리아 = 이숙영 기자] LS ELECTRIC(LS일렉트릭) 주가가 인공지능(AI) 붐을 타고 연초 대비 102% 상승했다. AI용 전력기기 수요가 증가하는 가운데 LS일렉트릭은 국내에서 유일하게 생산 가능한 HVDC 초고압 변압기로 차별화를 이루고 있어 눈길을 끈다. 

2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LS일렉트릭은 전거래일 대비 4800원(3.2%) 내린 14만5300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이 회사의 주가는 올해 1월 2일 7만3300원에서 시작해 이날까지 98.2% 상승했다. 이 기간 시가총액은 2조1600억원 올랐다. 

LS일렉트릭 주가는 올 들어 큰 변동폭을 보였다. 올해 2월 28일 6만3100원으로 52주최저가를 찍었다. 이후 7월 24일 27만4500원을 기록, 5개월 만에 최저 대비 335% 뛰어 52주최고가를 경신했다.

최근 3개월은 12만6200원~17만8000원 사이에서 움직이고 있다. 앞서 변동폭이 컸으나 현재는 10만원대를 유지하고 있다. 이는 지난해 말에 비하면 70~140%가량 높은 수준이다.  

최근 1년간 LS일렉트릭 주가 변동 추이.<네이버페이증권> 

LS일렉트릭 주가 상승의 배경은 AI 붐이다. 국내 3대 전력기기 회사인 LS일렉트릭은 다른 전력기기 회사와 마찬가지로 AI용 전력기기 수요 증가의 수혜를 봤다. ▲AI 시장 성장 ▲미국 전력망 노후화에 따른 교체 주기 도래 ▲신재생에너지 사용 증가 등으로 글로벌 전력기기 시장은 호조를 보이고 있다.

올해 LS일렉트릭 초고압 변압기 수주 금액은 6341억원에 달할 전망이다. 지난 2021년(1003억원) 대비 6배 이상 늘었다. 초고압 변압기 수요 대부분은 해외, 특히 북미에서 발생한다. 북미에서 탈탄소화를 위한 IRA(인플레이션 감축법), IIJA(인프라 투자 및 일자리)법안을 시행하며 수요가 급증했다. 

초고압 변압기 인기에 LS일렉트릭의 실적도 성장세다. LS일렉트릭 매출은 2021년 2조6683억원, 2022년 3조3771억원, 2023년 4조2305억원으로 늘었다. 이 기간 영업이익은 1151억원, 1875억원, 3249억원으로 수직상승했다. 증권가에 따르면, 올해 매출과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각각 3.6%, 9% 증가할 것으로 추정된다.

후발주자지만 괜찮아…HVDC 생산 강점

LS일렉트릭은 초고압 변압기 시장의 후발주자다. 이 회사는 2009년 말 뒤늦게 시장에 뛰어들었지만, 기존에 보유한 배전 부문과의 시너지를 통해 경쟁사를 따라잡았다. 지난해 HD현대일렉트릭은 매출 2조7028억원·영업이익 3152억원을, 효성중공업은 매출 4조3006억원·영업이익 2578억원을 기록했다.

LS일렉트릭은 국내에서 유일하게 HVDC(High Voltage Direct Current transmission system) 초고압 변압기를 생산하는 것이 강점이다. HVDC는 발전소에서 발생되는 교류전력을 직류전력으로 변환시켜 송전한 후, 다시 교류전력으로 재변환시켜 전력을 공급하는 초고압 직류 송전 시스템이다. 전력 효율성이 높아 AI 전력기기로 주목받고 있다.

LS일렉트릭은 설치비가 높아 외면받던 HVDC에 관심을 가지고 2011년 전용 공장을 세웠다. 이는 곧 성과로 이어졌다. 업계에 따르면 최근 LS일렉트릭은 ‘동해안‧수도권 HVDC 송전선로 건설’ 사업을 맡은 한국전력·카페스에 HVDC 초고압 변압 설비 공급 계약 체결을 협의 중이다. 계약 규모는 5000억원에 달한다.

성종화 LS증권 연구원은 “올해 3분기까지 누적 수주액은 1조8721억원, 4분기 목표액은 7279억원으로 매우 공격적인데 이는 동해안-수도권 HVDC 송전선로 건설 관련 초고압 변압기 수주 가능성을 고려한 것”이라며 “4분기 수주액은 목표액을 상당 수준 초과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3분기 실적 아쉽지만, 증권가 “매력 부각되는 시점”

호재가 이어지는 가운데 LS일렉트릭의 3분기 실적은 아쉬움이 남는다. 올 3분기 LS일렉트릭은 국내 전력기기 3사 중 유일하게 전년 대비 실적이 감소했다. 초고압 변압기 수출로 송전 실적은 견조했지만, 배전 부문에서 고전했다. 전력기기 사업은 발전소에서 생산한 전기를 수송하는 송전과 수송받은 전기를 공장‧가정 등에 공급하는 배전으로 나뉜다.

이로 인해 최근 3개월간 주가도 부진한 상황이다. 증권가는 3분기 실적으로 LS일렉트릭 주가가 떨어졌기 때문에 지금이 매수하기 좋은 시점이라고 보고 있다. 성 연구원은 “4개월간 과도한 나홀로 주가 하락이 있어 밸류에이션 매력도가 부각되는 시점”이라며 “국내 시장 대규모 초고압 변압기 수주 기대감은 가치 회복의 트리거로 충분한 요인”이라고 판단했다.

이한결 키움증권 연구원은 “초고압 변압기 매출은 2026년까지 연평균 30~40% 이상 고성장이 예상된다”며 “배전기기 부문에서도 내년 하반기부터 수익성이 상당히 높은 북미 지역으로 진출하며 실적 개선을 이끌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이어 “향후 초고압 변압기의 매출 비중이 증가하며 실적 개선은 지속될 것”이라며 “투자의견 매수를 유지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