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S리테일 세대교체…4세 허서홍 시대 닻 올렸다
3분기 영업이익 24% 급감...적자전환 따른 위기 탈출 결단 신임 허서홍 대표, 허광수 삼양인터 회장 장남 9년 만 세대교체...그룹 신성장 동력 발굴·투자 전략 이끌어
[인사이트코리아 = 손민지 기자] 오는 27일 정기 임원인사를 앞둔 GS리테일이 세대교체를 단행할 예정이다. 오너가 3세인 허연수 GS리테일 대표이사 부회장이 용퇴하고 4세인 허서홍 경영전략SU장 부사장이 새 수장에 오를 것으로 알려졌다. 허서홍 부사장은 1977년생으로 허광수 삼양인터내셔날 회장 장남이다. 허태수 GS그룹 회장에게는 5촌 조카이며 편의점 라이벌인 BGF그룹 홍석조 회장의 조카사위다.
2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이르면 27일 GS리테일은 이러한 인사안을 공식 발표할 예정이다. GS리테일 대표 교체는 2015년 말 허승조 대표가 용퇴하고 허연수 사장이 대표에 오른 뒤 9년 만이다.
금융감독원 등에 따르면, 배달 서비스 업체인 요기요 지분법 평가 손실과 같은 일회성 비용 탓에 GS리테일 순이익은 2021년 8012억원에서 2023년 221억원으로 급감했다. 반대로 부채 총계는 2021년 5조415억원에서 2023년 5조6082억원으로 증가했다. 그 결과, 이 회사 올해 3분기 연결 기준 영업이익은 806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4.1% 줄어든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매출은 3조547억원으로 작년 동기보다 3.7% 증가했으나 순손실이 631억원 발생해 적자로 돌아섰다.
GS리테일 관계자는 “올해 3분기 매출 상승을 통해 종합 유통회사로서 입지를 강화했지만 영업이익의 경우 부동산 업황 악화에 따른 개발 사업 실적과 자회사 이익 감소 등의 영향이 있었다”고 밝혔다. 박종렬 흥국증권 연구원은 “올해 4분기에도 편의점, 슈퍼, 홈쇼핑 등 기존 사업에서의 뚜렷한 실적 반등을 기대하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실적 하락 속 대표 교체 초강수
결국 GS리테일은 실적 하락 속 대표 교체라는 초강수를 택했다. 그룹 신성장 동력 발굴과 투자전략을 이끈 허 부사장이 새 수장에 오른다면 수 년째 지속되는 GS리테일의 신사업 적자를 만회할 터닝포인트가 될 것이라는 게 관련 업계 평가다.
허 부사장은 서울대 서양사학과를 졸업한 뒤 미국 스탠퍼드대 경영학 석사 과정을 마쳤다. 2003년 삼정KPMG에서 애널리스트로 근무하다 2006년부터 GS홈쇼핑에서 경력을 쌓기 시작했다. 신사업팀 대리로 근무하면서 당시 GS홈쇼핑에 몸담고 있던 허태수 회장과 신사업 발굴 등으로 호흡을 맞췄다.
허 부사장은 2009년 GS그룹과 인연이 깊은 미국 정유회사 셰브론 비즈니스 애널리스트 등을 거쳐 2012년부터 GS에너지에서 근무했고 2016년 상무로 승진했다. 2019년 GS에너지 경영지원본부장 전무에 올랐다. 이후 허 회장의 ‘원포인트 인사’로 2020년 9월 지주사로 이동해 GS 미래사업팀장 전무를 지냈고 2021년 말 부사장에 승진해 4세 경영인 후계 반열에 합류했다.
2022년 4월 GS미래사업팀장 재직 당시 메디컬 에스테틱 전문 기업 ‘휴젤’의 인수합병을 진두지휘하며 그룹의 사업 포트폴리오 다각화(바이오)에 기여했다. 휴젤 이사진에 이름을 올리고 경영에도 참여한 것으로 알려진다.
휴젤은 지난해 영업이익 1025억원이라는 역대 최대 실적을 올렸다. 올 상반기에도 매출(1697억원)은 16.3%, 영업이익(597억원)은 전년 대비 42.8% 증가했다.
지난해 정기인사에선 GS리테일 경영전략SU장으로 자리를 옮겨 경영지원본부, 전략부문, 신사업부문을 관장했다. 올해에는 GS리테일이 지분을 투자한 배달앱 ‘요기요’의 운영사(위대한 상상)와 푸드커머스 계열사 ‘쿠캣’의 등기임원(기타비상무이사)으로 이름을 올리면서 그룹의 신사업 부문에도 관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