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가 뜨는 기업의 비밀⑥] 조용히 강한 효성중공업…전력기기 호황에 주가 186% ‘껑충’
AI발 전력 수요 증가 영향으로 3분기 실적 ‘어닝 서프라이즈’ 내년 생산설비 확대로 실적 증가 전망…“글로벌 기업 대비 저평가”
[인사이트코리아 = 이숙영 기자] 효성중공업 주가가 연초 대비 186% 상승해 투자자들의 주목을 받고 있다. 주가 상승의 배경에는 인공지능(AI) 붐이 있다. AI용 전력기기 수요 증가는 효성중공업 실적과 주가 상승을 동시에 견인하고 있다.
20일 증권시장에서 효성중공업 주가는 전거래일 대비 5000원(1.1%) 내린 45만1000원을 기록했다. 앞서 지난 12일에는 장중 51만8000원을 기록하며 52주 최고가를 달성했다. 이는 지난 1일 미래에셋증권과 하나증권이 제시한 목표주가(52만원)에 근접한 수준이다. 효성중공업 주가는 올해 첫 거래일인 1월2일 15만7700원에서 1년이 채 안 돼 2배 이상 올랐다. 시가총액은 연초 대비 2조7300억원 증가했다.
AI 전력기기 수요 증가 힘입어 어닝 서프라이즈
효성중공업은 HD현대일렉트릭, LS일렉트릭과 함께 국내 3대 전력기기 기업으로 꼽힌다. 효성중공업은 전력산업 핵심설비인 변압기‧차단기와 산업 생산설비에 광범위하게 이용되는 전동기‧감속기 등을 생산한다.
글로벌 전력기기 수요는 AI 시장 성장, 미국 전력망 노후화, 친환경에너지 사용 증가 등의 상황이 맞물리며 늘었다. AI 시대 핵심시설인 데이터센터는 일반 데이터센터에 비해 20배 이상 용량이 큰 변압기를 필요로 한다. 또한 미국은 1960~70년대에 구축된 전력 인프라의 교체 시기에 진입해 전력기기를 필요로 한다.
증권가에 따르면, 3분기 효성중공업의 중공업부문 신규 수주는 1조9000억원으로, 수주잔고는 7조3000억원에 달한다. 수주잔고는 지난 2023년말 3조7000억원에서 3조원 이상 늘었다. 수주잔고 대부분은 해외 수출로 이뤄졌다. 수주잔고 내 지역별 비중은 미국이 25% 이상이며 유럽 22%, 중동 8% 수준이다.
향후 효성중공업 중공업부문 수출은 계속해서 증가할 전망이다. 효성중공업 중공업부문 수출 규모는 2021년 5654억원에서 2022년 6648억원, 2023년 1조1953억원으로 늘었다. 이에 더해 올해는 연초 영국 국영 전력회사로부터 특수변압기 수주에 성공한 것을 시작으로 노르웨이‧호주‧덴마크 등의 전력회사들과 수주 계약을 맺었다.
전력기기 수주가 늘어나며 실적도 개선됐다. 올 3분기 효성중공업은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했다. 3분기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18% 증가한 1114억원으로, 시장 기대치를 31% 웃돌았다. 특히 수익성이 높은 해외 매출 비중이 확대되며 영업이익률이 개선됐다. 중공업부문의 영업이익률은 13.9%로 전년 동기 대비 1.6%p 개선됐다.
“글로벌 전력기기 업체 대비 주가 저평가”
증권가는 향후에도 효성증공업의 호실적이 계속되며 주가 상승도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올해 효성중공업 연간 영업이익이 3520억원으로 전년 대비 36.7% 증가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또한 내년에는 생산 인프라 증설의 효과를 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효성중공업은 1000억원을 들여 창원 공장과 미국 테네시주 멤피스 공장증설을 추진 중이다. 창원 공장은 2025년 상반기, 멤피스 공장은 2026년 내 완공 예정이다. 이를 통해 초고압 변압기 생산량을 40%이상 늘릴 수 있을 전망이다.
유재선 하나증권 연구원은 “점차 내수보다 해외 매출 비중이 상승하고 있으며 현재 추진 중인 생산설비 확충을 감안 하면 장기적으로 해당 추세는 가속화될 전망”이라고 밝혔다.
이동헌 신한투자증권 연구원도 “2025년부터 생산시설 증설 효과가 반영될 예정”이라며 “초고압 전력기기 공급 부족을 감안하면 호실적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분석했다.
현재 효성중공업 주가가 글로벌 전력기기 업체 대비 저평가됐다는 평가도 나온다. 전 세계 전력기기 기업들과 비교했을 때 기업 가치에 비해 주가가 낮기 때문에 주가의 추가 상승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나민식 SK증권 연구원은 “효성중공업은 2024년 실적 기준 PER(주가수익비율) 18.1 배, PBR(주가순자산비율) 2.5 배에 거래되고 있는데, 글로벌 전력기기 업체와 비교해서 저평가 되고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