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KG그룹, 주가폭락에 뿔난 소액주주연대 달래기 나선다

KG그룹 계열사 주가, 지난 2년새 70% 폭락 소액주주연대, 주총 소집 내용증명 발송 “자사주 소각 검토 및 주주가치 제고 나설 것“ 약속

2024-11-18     심민현 기자
KG그룹 본사 KG타워.<뉴시스>

[인사이트코리아 = 심민현 기자] KG그룹이 소액주주연대가 최근 KG에코솔루션을 상대로 주주총회(이하 주총) 소집 내용증명을 발송하자 뒤늦게 수습에 나섰다. 

18일 <인사이트코리아> 취재에 따르면 소액주주연대는 지난 7일 KG에코솔루션에 주총 소집 내용증명을 발송했다. KG그룹은 일주일 뒤 소액주주연대에 먼저 만남을 제안했고 이날 오후 서울 중구에 위치한 본사 KG타워에서 미팅을 가졌다. 

이날 KG그룹을 대표해 나온 엄기민 KG에코솔루션 대표는 “주주들의 걱정을 잘 알고 있다“며 “주주가치제고를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또 “빠른 시일 내 자사주 소각을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소액주주연대가 요구한 신사업 신속 진행, 곽정현 사장 해임의 건 등과 관련해선 답을 내놓지 못했다.

곽재선 KG그룹 회장.<KG그룹>

KG그룹 계열사(KG에코솔루션·KG케미칼·KG스틸·KG모빌리티) 주가는 지난해 4월 이후 일제히 70%가량 폭락한 상태다. 재계 관계자는 “그룹 계열사 주식 전체가 같은 기간 이렇게 큰 수치로 폭락한 사례는 찾아보기 힘들다“고 말했다. 

소액주주연대는 KG그룹이 상속세 절감, 대기업 집단 회피 등을 위해 의도적으로 주가 및 시가총액을 조절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곽재선 회장은 지난해 장남 곽정현 사장을 부사장에서 사장으로 승진시키며 승계에 속도를 내는 모습이다. KG그룹이 주가 및 시가총액 조정을 하고 있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이유다.

실제 오너 일가들은 승계 과정에서 상속세 등 세금을 최소화하기 위한 목적으로 주가가 하락한 시점에 증여를 추진하고 있다.

대기업 집단 지정 회피 움직임도 의심스러운 대목이다. 곽 회장은 올해 초 상호출자제한 기업 집단 등 지정을 위한 자료를 제출하면서 2019년부터 2021년까지 ‘인투인크리에이티브 주식회사‘를 기업집단 KG에서 누락한 행위로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경고를 받았다.

공정거래위원회는 매년 자산총액 5조원 이상의 기업집단을 대기업집단으로 지정하고 있다. 이들 가운데 자산총액이 10조원을 넘어서는 기업집단은 상호출자제한 기업 집단으로 분류된다. 

하지만 상호출자제한 기업에 속하게 되면 공정거래법상 규제 등 걸림돌이 많아져 KG그룹 입장에선 최대한 자산총액 기준을 넘기지 않는 것이 이득이다. 올해 상반기 기준 KG그룹 자산총액은 9조1600억원이다. 

소액주주연대는 이밖에 2차전지 관련 신사업 진행 미비, 곽 사장의 과도한 겸직 등의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지난해 3월 정기 주총에서 KG에코솔루션은 △자동차 부문품 제조 판매업 △이차전지 소재 제조 판매업 △위 사업에 관련 또는 부수되는 사업일체 등을 사업목적으로 추가했지만 이후 관련 사업에 대한 진척이 없는 상태다. 

곽 사장은 KG케미칼 대표를 비롯해 KG스틸, KG제로인, KG이니시스, KG에코솔루션, KG모빌리언스, KG모빌리티커머셜 사내이사 등 7개 계열사 등기 임원을 겸직하고 있다. 이는 대기업 총수 2‧3세의 이사 겸직 평균 2.5개를 2배 이상 뛰어 넘는 수치다.

소액주주연대 관계자는 “오늘 만남이 사태 진전의 첫걸음이라 생각한다“며 “회사 측에서 진지하게 주주들의 이야기를 들어줬고 ‘노력하겠다‘고 약속했으니 일단 믿어볼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