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방산 주역①]손재일 한화에어로 대표, ‘K9·천무‘로 방산시장 ‘대히트’

‘K9·천무‘ 수출 성과 힘입어 3분기 역대 최대 실적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등으로 나토 무기 수요 급증 손재일 대표 리더십도 호평, 글로벌 사업 성과 주도

2024-11-11     심민현 기자
손재일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대표.<폴란드 국방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과 이스라엘·하마스 전쟁이 장기화되면서 안보 위협을 느끼고 있는 유럽, 중동 등 많은 국가들이 한국 방산 기업들을 주목하고 있다. 바야흐로 K방위산업(K방산)의 전성시대가 찾아온 것이다. 추격자에 불과했던 우리 방산 기술력은 이제 세계 톱 티어의 반열에 올라섰다는 평가다. <인사이트코리아>는 3회에 걸쳐 국내 3대 방산 기업의 해외 공략 전략을 살펴봤다. <편집자주>

[인사이트코리아 = 심민현 기자]  폴란드의 한국산 방산 제품 사랑은 대단하다. 2022년 초 시작돼 3년 가까이 계속되고 있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동쪽 방파제 역할을 하고 있는 폴란드의 무기 수요가 늘어나면서 폴란드 정부는 지난 2022년 K9 212문, 천무 218대를 비롯해 440억 달러(약 60조8212억원) 규모의 한국산 무기를 수입했다. 이후 K9 152문(3조2000억원), 천무 72대(2조2000억원)에 대한 2차 구매 계약도 이뤄졌다. 

그 중심에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무기의 가성비가 뛰어날 뿐만 아니라 납기일을 정확히 준수하는 것으로 명성이 자자하다. 한화의 K9 자주포, 다연장 로켓 천무를 앞세워 국내를 넘어 글로벌 시장까지 접수할 준비를 끝마쳤다.

안제이 두다 폴란드 대통령은 지난달 25일 경남 창원에 위치한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사업장을 찾아 김동관 부회장과 K9 등 주요 생산라인을 둘러보고 한화에어로스페이스와 폴란드 간 방산협력 확대 방안을 논의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지난해 폴란드에 수출한 총 금액은 8조2000억원으로 알려졌다.

또 다른 나토 회원국 루마니아도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주력 생산품인 K9 도입에 적극적이다. 지난 7월 루마니아는 K9 54문 등을 2027년부터 순차적으로 도입하는 1조3828억원 규모의 계약을 체결했다. 루마니아는 K9 10번째 운용국으로 전 세계 10곳의 K9 운용국 중 6곳(튀르키예, 폴란드, 핀란드, 에스토니아, 노르웨이, 루마니아)이 나토 회원국이다. 

방산업계 관계자는 “나토를 중심으로 K9 운용국이 점차 확대되고 있다“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 영향으로 나토 회원국 방위비가 증액될 가능성이 높아 이 같은 추세는 지속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한화맨‘ 손재일, 글로벌 사업 성과 주도

오늘날 한화에어로스페이스를 세계 20위권 글로벌 방산 기업으로 성장시킨 인물은 2022년부터 한화에어로스페이스를 진두지휘하고 있는 손재일 대표다.

1965년생인 손 대표는 대구 영진고와 고려대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1990년 한국화약(현 한화)에 입사한 이래 35년 가량 근속한 ‘한화맨‘이다. 입사 후 한화 방산원가팀장과 한화지상방산 대표이사, 한화 지원부문 HR실장, 한화디펜스 대표 등 주로 방산 계열사에서 요직을 담당했다.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 총애를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손 대표는 입사 10여년 만에 임원이 되는 등 고속 승진 가도를 달려왔다.

현재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과 투톱 체제로 한화에어로스페이스를 이끌고 있다. 김 부회장이 미래 전략사업과 항공·우주 사업을 맡고 손 대표는 방산 전문가로 K9 등 무기 체계 수출을 본격화하며 글로벌 사업 성과를 주도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사내에서도 온화한 리더십으로 직원들로부터 좋은 반응을 이끌어내고 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제작하는 K9 자주포.<한화에어로스페이스>

실제 손 대표 취임 이후 해외 무기 수출이 크게 증가했다. 2020년까지 지상방산 부문 전체 수주잔고 중 10% 미만이었던 해외 비중은 지난해 말 70%까지 상승했다. 앞서 언급한 것처럼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폴란드가 K9, 천무 등을 잇따라 도입한 영향이 컸다. 그 결과,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지난해 매출 9조3697억원을 기록하며 사상 최고 실적을 달성한 데 이어 올해 역시 지난해 기록을 다시 갈아치울 가능성이 높을 정도의 호실적을 내고 있다.

이에 힘입어 손 대표는 올해 3월 연임을 확정지었고 지난 8월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인적분할로 한화시스템 대표를 겸직하게 됐다. 손재일 대표는 “폴란드, 루마니아에서 대규모 수주에 성공하는 등 방산 분야에서 명실상부한 한국 대표 기업으로 자리매김했다“며 “앞으로 글로벌 초일류 방산기업으로 도약하는데 힘을 보탤 것“이라고 말했다.

한화에어로, 올해 3분기 역대 최대 실적 경신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올해 3분기 연결기준 매출 2조6312억원, 영업이익 4772억원을 기록하며 역대 분기 최대 실적을 경신했다. 전년 동기 대비 각각 62%, 457% 증가한 수치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호실적은 방산 부문 수출이 이끌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 관계자는 “지난 2분기부터 본격화된 폴란드 K9과 천무의 수출이 3분기에도 이어졌다“며 “K9과 천무 인도가 계속 진행되는 만큼 매 분기마다 이익 성장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증권가 컨센서스에 따르면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올해 영업이익 1조 클럽 가입이 확실시 되고 있다. 연간 영업이익 전망치는 전년 동기(6911억원) 대비 69.01% 증가한 1조1680억원에 달했다. 

이처럼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글로벌 시장에서 잘 나갈 수 있는 원동력은 K9과 천무에서 파생된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K9은 한화에어로스페이스를 글로벌 톱10으로 도약시킬 수 있는 대표 무기로 평가 받는다. 155mm 포탄을 사용하며 최대 사거리는 약 40km를 넘나든다. 높은 기동성과 빠른 발사 속도, 뛰어난 명중률을 자랑한다. 전 세계 자주포 수출 시장에서 K9이 차지하는 비중은 60%에 달한다.

천무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개발한 다연장 로켓 시스템으로 고정밀 유도 로켓을 통해 다양한 목표물을 정밀 타격할 수 있다. 최대 사거리는 약 80km이며 적의 포병 진지, 지휘소, 후방 지원 시설 등을 효과적으로 파괴할 수 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와 폴란드는 천무 현지 합작 생산 공장을 세우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