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광모 LG그룹 회장의 참모진 개편 임박...물갈이냐, 현상유지냐
실적개선 공신 조주완·정철동 사장 부회장 승진 가능성 임기 앞둔 신학철·권봉석 부회장 연임 여부도 주목
[인사이트코리아 = 손민지 기자] 올해 연말 인사에서 LG그룹의 2인 부회장 체제에 변화가 예상된다. 현재 LG그룹의 부회장은 권봉석(1963년생) ㈜LG 최고운영책임자(COO)와 신학철(1957년생) LG화학 최고경영자(CEO) 두 사람뿐으로 모두 내년 3월 임기 만료를 앞두고 있다. 두 사람은 구 회장 체제 출범 이후 부회장으로 승진·이동한 경영진으로, 업계에서는 ‘구광모의 사람들’로 평가받는다.
5일 <인사이트코리아> 취재에 따르면 LG그룹의 인사 시점은 예년과 비슷한 이달 말또는 내달 초로 예상되고 있다. 부회장 승진 후보로는 조주완 LG전자 CEO 사장과 정철동 LG디스플레이 CEO 사장이 유력하게 거론된다. 주요 계열사 CEO 중 고참에 속하는데다 실적 개선을 이끈 ‘공신’이라는 이유에서다.
1962년생인 조주완 사장은 1987년 금성사(LG전자 전신)에 입사했다. 그는 2002년 LG전자 DA사업본부 해외사업전략그룹장을 시작으로 2016년 LG전자 북미지역대표까지 약 12년간 LG전자의 해외사업을 담당했다. 2018년 부사장으로 승진했으며 2021년 12월 LG전자 대표에 올라 내년 3월 임기 만료를 앞뒀다.
LG전자는 올해 기업간거래(B2B)와 사업구조 혁신으로 체질 개선을 가시화했다. 전통 가전으로 대표되는 기업과 개인간 거래(B2C) 중심 LG전자를 전장, 솔루션 등 B2B(기업 간 거래) 영역 확장으로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의 LG전자 올해 영업이익 추정치는 약 4조119억원으로 사상 첫 4조원 돌파가 유력하다.
그가 일궈낸 성과는 수치로 이미 증명됐다. 취임 첫 해인 2022년 사상 처음 연매출이 80조원을 돌파했으며 올해까지 3년 연속 최대 매출을 경신할 전망이다. 조 사장은 최근 현대차그룹에 이어 밸류업 계획 공시에 나서는 등 기업가치 제고도 선도하고 있다. LG전자는 앞서 지난 17일 한국IR협의회가 주관하는 ‘2024 한국IR대상’에서 기업부문 최고상에 해당하는 금융위원장상 수상도 했다. 기업가치 및 주주가치 제고 차원에서 일관되면서도 진정성 있는 행보를 인정받은 것이다.
지난해 연말 인사에서 LG이노텍에서 LG디스플레이로 자리를 옮긴 정철동(1961년생) 대표이사 사장의 임기는 2027년 3월까지다.
2019년 LG이노텍 지휘봉을 잡은 이후 2022년 역대급 실적을 달성하는 등 경영 능력을 한 차례 입증한 바 있다. 이번에도 애플 등 핵심 고객사와의 장기적 신뢰 구축을 통해 LG디스플레이의 실적 개선을 이뤄냈다. LG디스플레이는 올해 1분기 4694억원, 2분기 937억원, 3분기 806억원 적자를 기록했다. 4분기엔 적자 고리를 끊고 흑자를 이뤄낼 것이란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 추정치를 보면 아이폰16 판매가 본격화하는 4분기 납품량 확대 기대감이 반영돼 4분기 영업이익은 3164억원에 달한다. 시장은 아이폰‧아이패드 등 애플향(向) OLED 공급 확대가 수익 강화에 핵심 요인이었다고 분석했다.
정 사장은 이와 함께 회사가 10여년간 지지부진하게 끌어온 중국 광저우 액정표시장치(LCD) 공장 매각(매매대금 약 2조300억원)도 성공시켰다. 그는 정통 엔지니어 출신으로, 그룹 내 대표적인 ‘기술통’이다. 40여년간 LG디스플레이, LG화학, LG이노텍 등 LG의 부품·소재 부문 계열사를 두루 거치며 기술·현장 중심의 노하우를 쌓아왔다.
구 회장이 능력 위주의 인사를 강조한 만큼 취임 이후 눈에 띄는 성과를 거둔 대표들의 부회장 승진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 업계 중론이다. 다만 경영 구조 효율화와 원톱 리더십, 신 부회장과 권 부회장에 대한 구 회장의 신뢰 등을 고려하면 승진없는 현상 유지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게다가 LG는 최근 부회장단을 축소하는 추세이기도 하다. 구광모 회장이 취임한 2018년 LG그룹의 부회장단은 권영수, 박진수, 조성진, 차석용, 한상범, 하연회 부회장 등 총 6인 체제였다. 이후 2019년 박진수, 한상범, 조성진 부회장이 물러난데 이어 2020년 하현회 부회장, 2022년 차석용 부회장, 2023년 권영수 부회장이 차례로 사임하면서 현재의 2인 체제로 축소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