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대선 D-1… 재계 親 트럼프·해리스 인사 누가 있나

김승연과 세 아들, 친 트럼프 인사로 분류 트럼프 측근 해거티 의원도 국내 재계와 밀접 해리스, 한국계 동서와 조카 둬...친한국 성향

2024-11-04     손민지 기자
 미국 민주당 후보 카멀라 해리스(왼쪽) 부통령과 공화당 후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뉴시스AP>

[인사이트코리아 = 손민지 기자] ‘트럼프 트레이드’라는 말이 있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재집권 시 수혜가 예상되는 자산에 투자 자금이 몰리는 현상을 말한다.

국방비 지출에서 세계 전체의 약 40%를 차지하는 미국은 세계 최대 방산시장이다. ‘자국 우선주의’를 강조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당선될 경우 세계 각국이 방위비를 늘리게 돼 국내 방산기업의 수출 증가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이에 한화, HD현대, LIG넥스원, 한국항공우주산업(KAI) 등 국내 방산기업들은 미국 대선 향방을 주목하고 있다.

특히 ‘현장 영업맨’을 자처하면서까지 그룹 방산 부문을 강화하고 있는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은 대표적인 친 트럼프 인사로 분류된다. 김 부회장의 부친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부터가 그렇다. 김 회장은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최측근인 에드윈 퓰너 미국 헤리티지재단 아시아연구센터 회장과 1980년대 초부터 지금까지 40여년 간 한·미간 현안은 물론 국제 경제 전반에 대해 서로간의 의견을 나누는 사이라고 전해진다. 두 사람은 지난 2022년 11월 글로벌 경제 및 외교 현안, 한미 우호관계 증진에 대해 의견을 나눴다. 당시 회동에는 김동관 부회장과 김동원 한화생명 부사장, 김동선 한화호텔앤드리조트 부사장도 함께했다.

김동선(왼쪽부터) 한화호텔앤드리조트 부사장, 김동관 한화솔루션 부회장,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 헤리티지재단 퓰너 회장, 김동원 한화생명 부사장이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한화>

미국 대선이 하루 앞으로 다가오면서 공화당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민주당 대통령 후보인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과 국내 재계 인사들의 인맥관계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한국 재계와 접촉을 자주 한 트럼프 측근으로는 빌 해거티 상원의원이 있다. 미국 대표단을 이끄는 해거티 의원은 트럼프 행정부에서 주일 미국대사를 지낸 외교통으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재집권하면 국상무부, 국무부나 재무부 등 주요 내각 자리를 맡을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점쳐진다.

빌 의원은 지난 9월 ‘한미일 경제대화(TED)’ 참석차 연방 상원의원들과 한국을 방문했을 때 윤석열 대통령 주최 만찬에서 “나는 한미동맹의 강력한 지지자”라며 “양국 관계를 위해 언제든 필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방한 당시 류진 풍산그룹 회장을 비롯해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정기선 HD현대그룹 부회장, 유정준 SK온 부회장, 홍범식 LG 사장을 만났다. 또한 빌 의원은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과 서울 한남동 승지원에서 한미 양국 기업의 협력 증진 방안에 대해 논의했다. 삼성전자 테일러 공장이 있는 텍사스주와 SK하이닉스가 HBM 패키징 공장을 짓고 있는 인디애나주는 전통적인 공화당 강세 지역이다. 최태원 SK그룹 회장과도 종로구 서린사옥에서 양국 경제협력 증진 방안 등에 대해 의견을 교환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펜실베이니아대학의 와튼스쿨을 졸업했는데 김동녕 한세예스24홀딩스 회장, 구본걸 LF 회장, 김신배 포스코 이사회 의장, 최세훈 카카오 최고재무책임자(CFO), 강찬수 얼라이드인벤터스매니지먼트 사장, 송경섭 SV인베스트먼트 프라이빗에퀴티(PE)본부 대표, 이우현 OCI 부회장 등이 와튼스쿨 MBA 출신이다. 트럼프 전 대통령보다 1살 위인 김동녕 회장을 제외하면 트럼프 대통령과의 나이 차이가 많이 나 개인적 인연은 깊지 않을 것으로 추정된다.

이외에도 친 트럼프 인맥으로 조현준 효성 회장, 조원태 한진 회장등 부시 행정부부터 미국 내 공화당 인사들과 인연을 맺어온 재계 총수들의 2세가 거론된다.

해리스 부통령과 국내 재계의 인연은 트럼프 전 대통령에 비해 상대적으로 깊지 않다. 주(州) 검사로 공직에 올라 상원의원을 거쳐 외교 및 경제와 접점이 적기 때문이다. 해리스는 가족관계 부분에서 한국과 인연이 있다. 그의 남편 더글러스 엠호프의 동생인 앤드루 엠호프는 한국계 미국인이자 자연치유의학 전문가인 주디 리 박사와 결혼해 슬하에 두 남매를 뒀다. 한국계 동서와 조카를 둔 해리스는 지난해 4월 윤석열 대통령의 미국 국빈방문 당시 오찬에서 주디 리가 동석했다며 “미국에는 한반도 밖에 사는 한국계 인구가 가장 많아 자랑스럽다”고 말했다.

해리스 부통령은 2022년 9월 한국을 방문해 윤석열 대통령과 회담했다. 비무장지대(DMZ)에서 북한을 공개 비판하고,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라는 목표를 재확인했다. 샌프란시스코 검사장과 캘리포니아주 법무장관을 지낸 그는 지난해 4월 미국을 방문한 윤 대통령을 위해 오찬을 주최하고, 함께 항공우주국(NASA)에서 한미 우주 분야 협력을 다짐했다.

공화당이나 민주당 양당 모두와 연관이 있는 인맥으로는 한국경제인협회 회장인 류진 풍산 회장을 꼽을 수 있다. 특히 류 회장은 오랫동안 미국 공화·민주당 양쪽과 두터운 관계를 구축해왔다. 류 회장의 부친인 류찬우 풍산그룹 창업주는 조지 부시 전 대통령 집안과 인연이 깊다.

군수사업을 하는 풍산은 선대 때부터 공화당과의 인맥이 깊었고, 이를 기반으로 민주당과도 인연을 맺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