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웨이항공이 ‘1등석‘ 도입?…항공업계 “세계 추세는 비용절감 인데”
내년 4월 파리 노선 시작으로 도입 검토 유럽 노선 확장 따른 자신감?…‘섣부른 판단’ 지적도 티웨이항공 “일등석 도입 사실무근“ 부인
[인사이트코리아 = 심민현 기자] 국내 저비용항공사(LCC) 빅3 중 한 곳인 티웨이항공이 업계 최초로 일등석 좌석 도입을 추진할 가능성이 제기됐다. 티웨이항공 측은 일등석 좌석 도입은 “사실무근”이라는 입장이지만, 항공업계는 벌써 실효성을 두고 갑론을박을 벌이고 있다.
긍정적 목소리보다 부정적 의견이 더욱 우세하다. 티웨이항공이 LCC 가운데 독보적인 위치를 점하지 못한 상황에서 ‘비용 최소화’라는 LCC 본연의 사업 모델을 너무 빨리 벗어난다는 지적이다.
티웨이항공, 일등석 운영 검토中
31일 <인사이트코리아> 취재에 따르면 티웨이항공은 내년 4월 25일 인천~파리 노선을 시작으로 도입 예정인 294석짜리 ‘B777-300ER(77W)‘ 항공기에 퍼스트클래스(일등석) 운영을 검토하고 있다. 일등석 도입이 확정됐다는 일부 언론 보도와 달리 아직 초기 논의 단계인 것으로 알려졌다.
익명을 요구한 항공업계 관계자는 “티웨이항공이 B777-300ER 항공기 도입을 계기로 일등석 운영을 숙고 중“이라며 “내부 의견이 일치하지 않는 부분이 있지만 가능성이 상당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 같은 행보를 두고 업계 일각에선 유럽 노선 확장으로 자신감을 얻은 티웨이항공이 내실 닦기를 건너 뛰고 외연 확장에만 집중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티웨이항공은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합병에 따라 대한항공으로부터 유럽 주요 노선을 이관 받았다. 지난 5월 인천~자그레브 노선을 시작으로 유럽 시장 진출을 본격화했다. 이어 8월 인천~로마·프랑스, 9월 인천~바르셀로나, 10월 인천~프랑크푸르트 등 유럽 노선은 5개월여 만에 5개로 늘어났다.
아직 이르다는 지적, 비용절감이 세계적 추세
문제는 LCC가 중·단거리 노선을 운항하면서 여객을 많이 실어 수익을 낸다는 점이다. 좌석 간 간격이 넓어야 하는 일등석을 탑재할 경우 항공기 앞부분에 더 많은 좌석을 실을 수 없는 데다 일등석에 지원해야 할 추가적인 서비스로 인한 비용 지출도 만만치 않다.
게다가 티웨이항공은 업계 1위 제주항공에 뒤처진 2~3위권의 회사다. 제주항공은 2005년 출범 이후 지금까지 중·단거리 노선 집중, 단일 기종 유지 등 원칙을 지켜오며 비용 절감에 힘을 쏟고 있다. 그 결과 2010년대 들어 단 한 번도 1위 자리를 빼앗기지 않았고 현재까지 왕좌를 지키고 있다.
세계적인 추세도 제주항공 행보와 일치한다. 미국 LCC 1위 제트블루항공, 유럽 1위 라이언에어는 저비용 전략으로 정상에 자리에 섰고 해가 갈수록 운임이 저렴해지고 있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제주항공에 밀리고 있는 티웨이항공이 새로 도입하는 대형기에 최대한 많은 여객을 실어 실적을 끌어올릴 생각은 않고 일등석 도입을 검토 중인 것은 일의 선후 관계가 맞지 않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티웨이항공은 표면적으로 일등석 도입에 선을 긋고 있다. 티웨이항공 관계자는 “관련 법규상 내년 4월 도입하는 B777-300ER 항공기 좌석배치도를 홈페이지에 게재했을 뿐“이라며 “일등석 도입은 사실무근“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