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CC 상반기 결산] 2분기 영업이익 ‘뚝’…에어부산만 선방했다
제주항공 적자 전환... 진에어는 가까스로 영업손실 모면 실적 발표 앞둔 티웨이항공도 적자 가능성 높아 비용 절약한 에어부산, ‘사상 최대 상반기 영업이익’
[인사이트코리아 = 김재훈 기자] 저비용항공사(LCC)들이 지난 2분기 실적을 발표하고 있다. 통상 2분기는 항공업계 비수기로 꼽혀 영업이익이 타 분기 대비 저조하지만 이번 2분기는 하락폭이 예상보다 컸다. 에어부산만이 어닝 쇼크에서 벗어난 모양새다.
12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제주항공·진에어·에어부산은 2분기 실적 발표를 마쳤다. 티웨이항공은 아직 2분기 실적을 발표하지 않았지만 타 LCC와 비슷한 실적을 기록할 전망이다.
가장 먼저 실적을 발표한 건 에어부산이다. 에어부산 별도기준 2분기 매출은 2354억원, 영업이익은 181억원으로 나타났다. 매출은 전년 대비 18.7% 증가했고 영업이익은 46.7% 감소했다. 다만 통상적으로 항공업계 2분기 실적이 저조한 점을 생각하면 선방했다는 평가다.
두 번째로 실적을 발표한 회사는 제주항공이다. 제주항공의 2분기 별도기준 매출은 4279억원으로 전년 대비 15.7%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은 적자 전환했다. 이 회사의 2분기 영업손실은 95억원이다. 당기순손실도 214억원을 기록했다. 제주항공의 지난해 2분기 영업이익은 231억원이었다.
진에어 2분기 실적도 저조했다. 진에어는 2분기 별도기준 매출 3082억원, 영업이익 9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대비 매출은 19%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94.9% 줄었다. 당기순손실은 59억원을 기록해 전년의 당기순이익 108억원 대비 적자전환했다.
실적예고 없는 티웨이항공...적자 전환했나
티웨이항공은 아직 결산실적공시 예고조차 하지 않았다. 티웨이항공은 분기 실적 발표 일주일 전 실적공시예고를 통해 실적 공개 날짜를 공표한다. 지난해의 경우 결산실적공시예고 날짜는 7월 17일이었다. 실적은 같은 달 24일에 발표했다.
티웨이항공의 실적 발표가 늦어지자 영업실적이 부진한 것 아니냐는 추측이 나온다. <분기실적 보고시차의 결정요인에 대한 연구>에 따르면 ▲투자자들의 공시압박이 클수록 기업은 빠른 시일 내 실적을 공표하고 ▲소송위험이 높은 기업일수록 보고 시차가 짧으며 ▲분기실적이 일정한 성과기준점에 미달한 경우 보고 시기가 길어졌다. 현재 항공업계 상황과 다른 LCC 실적을 비교해볼 때 티웨이항공 역시 전년 대비 영업실적이 크게 악화된 것으로 보인다.
현재 증권가의 티웨이항공 컨센서스는 매출 3373억원, 영업이익 51억원 수준이다. 제주항공과 진에어의 기존 컨센서스도 각각 영업이익 150억원, 171억원이었다는 점을 감안해볼 때 티웨이항공의 적자 가능성은 매우 높은 상황이다.
LCC 부진에 업계는 실망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수요는 전년 대비 더 늘어났고 운임은 비슷한 수준을 유지 중이기 때문이다. 매출이 늘어난 상황이 이를 증명한다. 수요는 출중한데 영업이익이 하락했다면 영업비용이 영업이익을 상쇄했다고 볼 수 있다.
고환율·고유가로 타격입은 항공사들
비용 주원인은 고환율·고유가 등이다. 올해 2분기 평균 환율은 1371원으로 전년 대비 60원 증가했다. 항공사들은 항공기 고정비를 달러로 내기 때문에 환율이 오르면 환차손이 커진다. 이에 항공기 임차료·정비비·유가 등 비용이 크게 증가했다.
여기에 항공사 비용의 30%를 차지하는 유류비도 전년 대비 큰폭으로 올랐다. 국제항공운송협회(IATA)에 따르면 지난 4~5월 항공유 가격은 배럴당 100~110 달러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해 평균 가격인 90~98달러 대비 10% 이상 높은 수치다. 수요 증가로 인한 승무원·조업 인력 채용 등으로 인건비가 늘어난 점도 영업이익 감소에 영향을 미쳤다.
부진의 영향을 비켜간 에어부산은 고정비 지출에서 손실을 면했다. 에어부산은 타 LCC 대비 기재가 제일 적다. 공채로 인력 수급에 나선 다른 항공사와 달리 에어부산은 공채도 하고 있지 않다.
에어부산을 제외하고 실적이 급락한 항공사들은 사상 최대 상반기 영업이익 갱신 바통은 이어받지 못하게 됐다. 올해 상반기 제주항공과 진에어 영업이익은 각각 656억원, 994억원이다. 지난해 두 회사가 기록한 역대급 상반기 영업이익인 939억원·1027억원에 미치지 못하는 상황이다. 에어부산만이 올해 상반기에 전년 대비 8.9% 늘어난 890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해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업계 관계자들은 3분기 실적을 기대하고 있다. 비용 증가폭이 줄어드는 추세고 방학·휴가로 여행 수요가 급증해 큰 이익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안도현 하나증권 연구원은 “3분기는 2분기와 마찬가지로 인건비·공항관련비·조업비 등 전반적인 비용 증가가 있겠으나 항공유가가 하락 추세에 들어서며 비용 증가를 일부 상쇄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안 연구원은 이어 “수요는 여전히 꺾이지 않았기 때문에 여객 수요 성수기인 3분기 경쟁 강도는 2분기 대비 상대적으로 완화될 가능성이 높다”면서 “지난해 3분기만큼의 높은 운임은 아니나 2분기 대비 (운임이) 반등할 것으로 추정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