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씨소프트 vs 시프트업, 시총 3위 두고 피 말리는 접전
시총 2000억원 차이...주가 추이 따라 엎치락뒤치락 엔씨 부진에 시프트업 ‘니케’ 흥행 성공하며 바짝 추격
[인사이트코리아 = 신광렬 기자] 엔씨소프트와 시프트업이 게임업계 시가총액 3위 자리를 놓고 치열한 각축전을 벌이고 있다. 엔씨소프트(이하 엔씨)의 주가가 각종 악재 속에 17만원대로 떨어짐과 동시에, 떨어졌던 시프트업의 주가가 약간씩 상승하며 시프트업이 엔씨를 본격적으로 추격하는 구도다.
현재 엔씨의 시가총액은 약 3조8990억원, 시프트업의 시가총액은 약 3조7253억원이다. 양 사간의 시총 차이가 2000억원도 차이가 나지 않는 셈이다. 이처럼 차이가 점점 좁혀지면서, 이대로 가면 시프트업이 엔씨를 다시 제치고 게임사 시총 3위에 안착할 것이라는 전망도 잇따라 나오는 중이다.
시프트업은 상장 직후 엔씨를 제치고 3위 자리를 빼앗은 적이 있었다. 상장 직후 시프트업의 주가는 8만5000원까지 올랐고, 이를 바탕으로 당시 시가총액 4조1054억원이던 엔씨를 제쳤다. 그러나 하루만에 거품이 빠지며 엔씨에게 다시금 3위 자리를 내어 줬다.
시프트업이 엔씨를 본격적으로 추격할 수 있는 이유는 엔씨가 오랜 부진으로 인해 주가 하락세를 거듭하고 있기 때문이다. 엔씨는 리니지 시리즈에 매출의 대부분을 유지하고 있었으나, 국내의 유사 리니지 게임들의 난립으로 인해 유저풀이 줄어들며 치명적인 타격을 입었다.
엔씨는 부진이 지속되며 몇 달 전에는 주가 20만원선도 붕괴됐고, 현재는 17만원대를 횡보하고 있다. 여기에 시프트업의 ‘승리의 여신: 니케(이하 니케)’가 국내 서브컬쳐 게임계에 한 획을 그을 만한 대흥행을 기록하면서, 시프트업이 엔씨를 따라잡을 기반이 마련됐다는 분석이다.
약점 뚜렷한 양 사, 누가 먼저 빨리 약점 극복하는지가 관건
업계에서는 양 사가 가진 약점을 어느 회사가 먼저 극복하는지가 국내 게임시장에서의 3위 자리를 결정지을 분수령이 될 것이라고 보고 있다.
엔씨는 현재 ‘리니지 원툴’을 타파하기 위해 다양한 신작들을 내고 있으나 아직까지는 성공작이 나오지 않고 있다. 지난해 출시했던 ‘쓰론 앤 리버티(이하 TL)’은 리니지 특유의 맹독성 BM(비즈니스 모델)은 제거에 성공했으나 인게임 요소들에 있어 리니지의 흔적들을 지우는 데 실패하며 혹평을 받았다.
올해 출시한 ‘배틀크러쉬’는 그동안 엔씨에서 시도하지 않았던 난투형 액션 게임으로 세간의 관심을 받았으나, 기존에 있던 게임들과의 차별화를 이루지 못했다. 오는 8월 출시 예정인 ‘호연’의 경우 엔씨의 간판 지적재산권(IP) 중 하나인 ‘블레이드 앤 소울’ IP를 차용한 스위칭 RPG를 표방하고 있다, 그러나 엔씨가 가진 부정적인 이미지와 모호한 타겟 유저층이 시너지를 이루면서 출시 전부터 부정적인 여론이 커졌다.
업계 관계자는 “엔씨가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는 것은 긍정적인 변화다. 지금의 시행착오가 쌓이다 보면 좋은 작품을 낼 수 있을 것”이라면서도 “다만 장르 다각화로 이미지 개선에 성공한 기존 게임사들의 선례를 본다면 엔씨가 노하우를 체득하기까지는 시간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엔씨가 신작 자체는 꾸준히 내고 있으나 고배를 마시는 반면, 시프트업은 매출구조 개선을 위한 신작이 전무하다는 것이 약점으로 꼽힌다.
시프트업의 대표작은 ‘니케’와 ‘스텔라 블레이드’ 두 종이다. 두 작품 모두 성공을 거뒀으나, 스텔라 블레이드는 콘솔게임이라는 한계로 인해 지속적인 매출을 기대할 수 없다. 결국 니케에 매출의 대부분(약 97.5%)을 의존해야 하는 구조 자체는 해소되지 않은 셈이다.
상장에 앞서 이같은 우려를 타파하기 위해 시프트업은 ‘프로젝트 위치스’를 발표하며 매출 파이프라인을 다각화하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그러나 프로젝트 위치스의 출시 예정 시기는 2027년으로, 3년의 시간이 더 필요하다. 3년이라는 공백기 동안 스텔라 블레이드의 추가 콘텐츠(DLC)와 니케의 신규 이벤트들로 외줄타기를 해야 하는 고난이도의 과제가 주어진 셈이다.
업계 관계자는 “시프트업과 엔씨 모두 약점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적지 않은 시간이 걸릴 전망”이라며 “어느 회사가 먼저 그 기간을 단축하는지가 국내 게임시장에서의 위상을 결정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