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년 만에 경영일선 복귀한 장세주 동국홀딩스 회장, 철강 부진 깰 비책은?

지난 5일 창립 70주년 행사서 발언 회장 자격 발언 2015년 1월 이후 처음

2024-07-08     김재훈 기자
장세주 동국제강그룹 회장이 창립 70주년 기념식에서 발언하고 있다.<동국제강그룹>

[인사이트코리아 = 김재훈 기자] 경영 보조에 초점을 맞출 것이라 공언했던 장세주 회장이 경영 전반에 모습을 드러냈다. 무려 10년만의 공식석상이다. 장세주 회장의 등장으로 동국제강그룹에 새로운 바람이 불어올지 업계의 관심이 집중된다.

8일 동국제강에 따르면 장세주 회장은 지난 5일 동국제강그룹 창립 70주년 기념식에 참가해 기념사를 낭독했다.

장세주 동국홀딩스 회장은 기념사에서 “70년의 역사는 당연하게 주어질 수 없는 시간”이라며 “올해는 창사 70주년이자 지주사 체제 출범의 원년으로 각 사가 독립된 경영 환경에서 전문성을 높이면서도 상호 소통하고 화합하자”고 말했다.

장 회장은 철강업계 위기 상황을 거론하며 “위기 앞에서도 항상 예상을 뛰어넘는 역량을 보여 주었던 여러분들과 함께라면 동국제강그룹의 미래는 지난 70년 시간보다 더 빛날 것이라 확신한다”며 “임직원 모두가 가진 ‘동국’만의 DNA로 다가올 위기를 새로운 도약의 기회로 만들자”고 말했다.

회장 자격 발언, 2015년 이후 처음

장세주 회장이 회장 자격으로 공식 발언을 한 건 지난 2015년 1월 사보에 실은 ‘CEO 메시지’ 이후 처음이다. 2015년 1월 장세주 회장은 사보에 그 해 경영 방침을 담은 단어 ‘NICE’를 제시하며 한 해의 각오를 다졌다. 장세주 회장은 “NICE는 새로운 시작(New Start)·혁신(Innovation)·변화(Change)·수익(Earnings)를 줄인 말”이라며 “올 한 해 우리 모두의 힘을 모아 미래를 향해 힘차게 전진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당시 동국제강은 연말 준공을 목표로 브라질 일관제철소 건설에 온 힘을 쏟고 있었다.

장세주 회장은 2015년 3월 말 불거진 해외 원정 도박 의혹 등으로 검찰에 소환되기 시작했고 6월 말 회장 대표직을 사임했다. 같은 해 11월 서울중앙지법은 장세주 회장에게 징역 3년 6개월을 선고했다. 장 회장이 경영에서 물러난 후 동국제강은 장세욱 부회장이 책임졌다.

장 회장은 2018년 4월 가석방됐지만 5년간 취업 제한을 적용받아 경영에 참여할 수 없었다. 다만 2022년 8월 경제인 특별 사면으로 경영 참여의 길이 다시 열렸다.

지난해 5월 동국제강 인적 분할을 논의하는 임시 주주총회에서 장 회장은 동국홀딩스 사내이사로 이름을 올리며 경영 복귀의 신호탄을 쐈다. ‘형제 경영’이 탄력 받을 것이라는 관측이 터져 나왔다. 임시 주총장에 나타난 장 회장은 “장세욱 부회장이 회사를 이끌어 나가는데 보조를 맞출 것”이라며 “경험과 지혜를 마지막으로 쏟아 동국제강그룹 성장 발전에 힘쓰겠다”고 말했다.

갑작스런 등장에 쏠리는 업계의 눈

지난해 임시 주총에서 ‘보조’의 역할에 초점을 맞추겠다고 공언했기에 대외적인 자리에 장 회장이 나오진 않을 것이라는 시각이 우세했다. 이런 관점이 다수였기에 올해 70주년 기념식에 장 회장이 직접 모습을 드러낸 건 의외라는 평가다.

업계에서는 한파가 불어 닥친 철강업계 위기 상황에 대응하기 위한 건 아니냐는 해석을 내놓는다. 현재 철강업계는 찍어내기로 철강제품을 생산하는 중국과 역대급 엔저로 수출 호조를 맞이한 일본의 공세로 위기를 맞은 상황이다. 전 세계가 철강제품에 무역관세를 매기는 추세도 국내 철강업계의 위기상황을 부채질하고 있다.

장세주 회장의 경영 일선 재등판으로 동국제강그룹 내 불어올 경영 변화에 업계의 관심이 쏠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