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 최대 매출에도 웃지 못하는 아시아나항공...1분기 영업손실 312억
감가상각비, 운항비용, 항공기 정비비용 등 확대로 '적자전환'
[인사이트코리아=김재훈 기자] 아시아나항공이 12개 분기 만에 적자전환했다. 항공기 감가상각비·유류비·운항비용·안전투자비용이 적자의 주원인으로 지목됐다. 아시아나항공이 화물 사업을 매각할 경우 매출 구조는 크게 바뀔 전망이다.
1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아시아나항공은 올해 1분기 매출액 1조6330억원과 영업손실 312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2.1% 증가했고 역대 1분기 중 최대치를 기록했다. 기존 1분기 매출 최대 실적은 2018년의 1조4752억원이었다.
매출이 최대실적을 기록한 것과 반대로 영업이익은 12개 분기만에 적자로 돌아섰다. 아시아나항공은 이번 적자에 ▲유류비·운항비용 증가 ▲항공기 감가상각비 증가 ▲항공기 정비 비용 확대 등이 영향을 미쳤다고 분석했다.
항공유 값 내려갔지만... 총액은 늘어
전년 동기 대비 가장 큰 폭으로 상승한 비용 항목은 운항비용이다. 1분기 운항비용은 2525억원으로 나타났는데 이는 전년 대비 622억원(32.7%) 증가한 값이다. 유류비 역시 큰 폭으로 올랐다. 1분기 유류비 지출은 총 5459억원으로 같은 기간 595억원(12.2%) 늘어났다.
주목할 점은 항공유 가격이 내려갔음에도 불구하고 비용총액은 늘어났다는 점이다. 항공유 가격은 지난해 1분기 292.40(단위:Cent/USG)에서 올해 1분기 266.33으로 8.92% 줄어들었다. 반면 지난해 1분기 항공유 지출 총액은 3억5171만 달러(4864억원)에서 올해 1분기 4억1081만 달러(5459억원)로 늘어났다. 운항대수·운항횟수가 증가했다고 해석할 수 있는 대목이다.
감가상각비용은 2555억원으로 572억원(28.8%) 늘었고 1383억원으로 집계된 항공기 정비 비용은 505억원(57.4%) 증가했다.
감가상각비용은 고정 자산이 시간의 흐름에 따라 가치가 줄어드는 현상을 회계에 반영하는 비용이다. 아시아나항공은 비효율기재의 반납 스케쥴 변경에 따른 감가상각비 내용연수(사용기한)가 줄어들어 317억원이 증가했다고 설명한다. 여기에 지난해 4분기 도입한 신규 항공기로 67억원도 추가됐다.
노후 화물기 정비 비용도 큰 폭으로 늘었다. 현재 아시아나항공이 보유한 화물기는 지난 3월 말 기준 11대로 대부분 30년 이상 된 노령기다. 업계 관계자들은 격납고에서 정기적 수리 없이 화물기를 운용하기 힘든 수준이라고 평가한다. 통상적으로 항공기는 제작 후 20년이 넘어가면 노후기종으로 분류하고 국토부가 관리·감독을 맡는다. 아시아나항공은 코로나19 이전 높은 부채비율과 적자, 코로나19 이후에는 대한항공과의 통합으로 제때 교체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화물 사업 매각, 향후 아시아나 매출 구조에 큰 영향
아시아나항공은 화물사업 매각 절차를 밟고 있는데 화물사업을 넘기면 항공기 교체는 타 기업의 몫이 된다. 현재 본입찰이 진행중으로 매각 주체인 산업은행은 이달 말 우선협상대상자를 발표할 예정이다.
하지만 화물 사업은 아시아나의 알짜 사업인 만큼 매출에 심각한 타격이 있을 전망이다. 올해 1분기 기준 화물사업의 매출액은 3530억원으로 항공운송 사업 매출 2조39억원의 17.6%에 달한다.
화물 사업이 여객 사업보다 매출이 높았던 때도 있다. 2022년 아시아나항공은 화물사업으로 2조9929억원(48.4%)의 매출을 기록했는데 이는 여객 사업으로 벌어들인 2조7656억원보다 많은 값이다. 코로나19 이후 화물사업 매출 비중은 지난해 20.8%로 줄어들었지만 여전히 아시아나항공의 캐시카우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다만 아시아나항공은 여객기의 벨리카고는 매각 대상에서 제외해 타격을 줄인다는 방침이다. 벨리카고는 여객기 아래쪽에 탑재하는 화물을 의미한다. 아시아나항공이 보유하고 있는 화물 항공기는 총 4종류다. A350F·A330F·B767F·B747F 등으로 각 화물기로 실을 수 있는 화물은 23·22·52·100톤이다.
벨리카고의 경우 소형기인 A320-200·A321-200·A321NEO는 1.5톤을 실을 수 있는 반면 대부분의 중형기·대형기들은 12톤 내외를 실을 수 있다. 여객기 벨리카고는 같은 기종의 화물기가 운송할 수 있는 양의 1/4 수준이다.
아시아나항공이 화물 사업을 매각하면 매출 구조도 크게 변화할 전망이다.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 통합 상황에 따라 유동적으로 변할 가능성이 큰 만큼 두 항공사의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