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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편집2024-04-19 19:07 (금) 기사제보 구독신청
[그린 비건이 온다③] ‘비건 기업’, ESG 경영 최전선에 서다
[그린 비건이 온다③] ‘비건 기업’, ESG 경영 최전선에 서다
  • 기획취재팀
  • 승인 2022.10.28 15:1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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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 시장’ 비건에 제대로 꽂힌 기업들
왼쪽은 미국 로스앤젤레스 소재 슈퍼마켓 랄프스(Ralphs)에 별도로 마련된 대체육 매대, 오른쪽은 샌프란시스코에 위치한 대형마트 타겟(Target)의 대체유 전용 매대.
왼쪽은 미국 로스앤젤레스 소재 슈퍼마켓 랄프스(Ralphs)에 별도로 마련된 대체육 매대이며, 오른쪽은 샌프란시스코에 위치한 대형마트 타겟(Target)의 대체유 전용 매대로 일반 우유(Cow-Milk) 코너와 비슷한 규모로 차려져 있다.<박지훈>

세계적인 경제학자 제러미 리프킨은 <육식의 종말>이라는 저서에서 육식이 지구 환경을 심각하게 파괴하는 만큼 육식 문화를 극복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현재 지구 온도는 산업화 이전보다 약 1℃ 높아진 상태로, 파리기후변화협약(2015년)에서 협의한 상승 제한(1.5℃)까지 0.5℃밖에 남지 않았다. 온실가스 배출의 15%가량을 차지하는 축산업은 이 같은 세계적 흐름으로 볼 때 감축이 불가피할 것이다. 환경보호(탄소중립)를 위한 비건(Vegan) 인구가 늘어나고 이를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 차원에서 대체육, 식물성 우유 생산 등으로 지원하는 기업들이 확대될 것이다. <인사이트코리아>는 한국언론진흥재단 지원을 받아 육식의 종말을 현명하게 대처해나가는 개인과 기업의 노력을 집중 조명한다.

[인사이트코리아=박지훈 기자] 랄프스(Ralphs)는 미국에서 가장 대중적인 슈퍼마켓 체인 중 하나다. 이 마트 매장의 음료 코너에는 젖소에게서 짠 우유(Cow-Milk)와 곡식으로 만든 대체유(Alternative-Milk) 매대가 거의 동일한 규모로 마련돼 있다. ‘진짜 우유’만큼 ‘가짜 우유’ 소비가 상당하다는 증거다.

이와 함께 콩을 주원료로 삼는 식물성 기반(Plant Based)의 대체육 매대도 별도로 차려져 있다. 미국 대체육 스타트업인 비욘드미트(Beyond Meat), 임파서블푸드(Impossible Foods)가 만든 패티, 소시지 등으로 채워져 있다.

특히 비욘드미트는 미국 주식시장에 상장한 유일한 대체육 제조 스타트업이다. 전기차 배터리 엔지니어였던 에단 브라운이 기후변화와 맞서겠다는 생각에 2009년 회사를 설립했다. 마이크로소프트의 공동 창업자 빌 게이츠, 영화배우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의 투자까지 유치한 비욘드미트는 2019년 5월 미국 나스닥에 상장해 2개월 만에 주가를 공모가(25달러)의 9배 수준으로 높이기도 했다.

비욘드미트 홍보 관계자 크리스토퍼 주(Kristofer Zhu)는 인터뷰에서 “6월 기준 전 세계 90개 이상 국가의 유통가와 요식업계 매장 18만3000곳에서 비욘드미트 제품을 이용할 수 있다”며 “우리는 육식을 좋아하면서도 건강, 기후, 환경, 동물복지 문제에 점점 관심을 가지는 주류 소비자층을 고객으로 겨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알프로의 헤이즐넛 대체유(왼쪽)를 우유 대신 넣어 만든 크레페.알프로
알프로의 헤이즐넛 대체유(왼쪽)를 우유 대신 넣어 만든 크레페.<알프로>

우유·고기 소비 줄자 ‘공룡’ 가공업체도 대체 식품 생산

식물성 대체식품 소비가 늘어난 만큼 전통 식품 제조사들도 생존을 위해 대응에 나섰다. 프랑스계 초대형 유가공업체인 다논(Danone)은 유럽인들이 유제품 소비량을 줄이고 친환경·유기농 제품에 관심을 갖자 귀리 기반 대체유 제조사 알프로(Alpro)의 모회사 화이트웨이브를 2016년 104억 달러(당시 환율 기준 약 12조원)에 인수해 기존 공장을 대체유 생산기지로 바꾸고 있다.

다논은 지난해 11월 프랑스 남부 빌콤탈쉬르아로스 소재 유제품 공장을 알프로 대체유 생산기지로 만들기 위해 올해 4300만 유로(600억원)를 투자한다고 밝혔다. 해당 공장은 다논이 보유한 유제품 공장 가운데 대형 규모로 유럽 내 유제품 소비 감축 흐름을 보여주는 사례라고 할 수 있다.

우유뿐만 아니라 육류 유통기업도 ‘가짜 고기’ 사업에 나섰다. 캐나다 대표 육가공업체인 메이플리프(Maple Leaf)는 2017년 대체육 브랜드 라이프라이트를 출시해 북미 시장 점유율 3위 자리에 올랐으며, 미국 최대 육가공업체 타이슨푸드(Tyson Foods)도 2019년 대체육 브랜드 레이즈드앤루티드를 내놨다.

이 같은 식품산업의 지각 변동은 육식성 단백질 중심의 유럽·미국인들의 식단에서 식물성 단백질 식품이 점유율을 높인 영향이다. 나아가 비거니즘의 동기가 동물복지, 건강증진 차원에서 기후대응이라는 환경 목적으로 확대되면서 소비자군이 대폭 넓어진 결과로 볼 수 있다.

시장조사기관 블룸버그 인텔리전스(BI)가 전망한 향후 2030년까지의 식물 기반 식품 시장 규모.BI, 편집=인사이트코리아
시장조사기관 블룸버그 인텔리전스(BI)가 전망한 향후 2030년까지의 식물 기반 식품 시장 규모.<BI, 편집=인사이트코리아>

식물성 식품 시장 10년간 5배 커진다

블룸버그 산하 시장조사기관 블룸버그 인텔리전스(BI)가 지난해 8월 발표한 ‘폭발적 성장의 태세를 갖춘 식물 기반 식품’ 보고서에 따르면 대체육·대체유 등을 포함한 세계 식물성 식품 시장 규모는 2020년 294억 달러(42조원)에서 매년 평균 18.6% 성장해 2030년 1620억 달러(230조원)로 커질 전망이다.

구체적으로 대체육 시장은 같은 기간 42억 달러(6조원)에서 740억 달러(105조원)로, 대체유 시장은 230억 달러(33조원)에서 620억 달러(77조원)로 성장할 것으로 보인다. 2030년에 이르면 생선·계란 등 기타 육식성 단백질을 대체하는 식물성 식품군 시장도 성숙단계에 진입한 현재의 대체유 시장 규모로 형성된다는 게 BI의 예상이다.

금융사들은 식물성 식품 시장의 급속한 성장에 발맞춰 관련 기업들에 막대한 돈을 투자하고 있다. 직접적으로 비상장 혹은 상장한 식물성 식품 기업에 지분 투자를 하거나 이들 기업들이 편입된 펀드를 출시해 간접투자시장을 조성하는 등 다양한 방식으로 이뤄지고 있다.

미래에셋그룹은 식물성 식품 기업 투자를 주도하는 한국계 금융사다. 2020년부터 임파서블푸드에 세 차례에 걸쳐 약 4800억원을 투자해 지분 10%가량을 보유한 것으로 알려진다. 미래에셋그룹이 자기자본을 통한 단일기업 투자 사례 가운데 가장 큰 규모다. 미래 성장 가능성이 높은 시장에서 두각을 보이는 대체육 제조사에 투자해 수익을 내고 탄소 배출량 절감 등 ESG 경영에서도 성과를 보여주겠다는 계산이다.

미국 투자자문사 카너블루캐피탈(KBC)은 환경 보존과 동물 복지를 지향하는 독특한 ESG 투자 포트폴리오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이 회사는 2019년 9월 동물 복지를 선도하는 기업으로 구성된 ‘동물적 영향 펀드(Animal Impact Fund)’를 출시했다. 이 펀드는 식물성 대체 식품의 접근성을 높인 비욘드미트와 해양 플라스틱으로 운동화를 만든 아디다스, 비건 인테리어를 선보인 테슬라 등 동물 문제에 주의를 기울이는 101개의 회사의 주식을 편입하고 있다.

최근에는 ‘생물다양성 영향 펀드(Biodiversity Impact Fund)’를 선보였다. 이 펀드를 구성하는 상위 10개 기업 중에는 덴마크 제약사 노보 노디스크(Novo Nordisk)가 있다. 이 제약사의 흥미로운 점은 2020년 이질감 없는 대체육 개발을 지원하기 위해 파바콩 특유의 맛과 냄새를 제거해 북유럽 국가에서 육류를 대체할 식물 단백질 공급원으로 제공하는 프로젝트를 시작했다는 것이다. KBC는 친환경, 동물복지와 관련해 혁신적인 사례를 보여주고 있는 기업에 대해 투자를 주저하지 않는 것으로 판단된다.

실제 생물다양성 영향 펀드의 수익률은 나쁘지 않다. 이 펀드의 평균 연간 총 수익률은 지난 8월 31일 기준으로 -12.81%로, 미국 펀드평가회사 모닝스타의 벤치마크 수익률 -15.82%보다 약 3%포인트 가량 높다. 미국 500대 기업으로 구성된 S&P500 지수가 같은 비교 기간 약세장(20% 이상 하락)에 진입한 것을 생각하면 양호한 결과다.

US Vegan Climate ETF(VEGN)도 투자자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VEGN은 동물 복지와 친환경 이슈를 종합적으로 다루는 상품으로, 순자산총액은 10월 말 기준 약 5819만2478달러(약 835억원) 수준이다. 해당 ETF가 추종하는 미국 비건 기후 지수는 S&P500 지수 대비 온실가스 배출량과 폐기물 발생량, 산업용수 이용량이 낮은 기업 위주로 구성됐다.

하지만 기업별 규모와 적정 수익률을 생각하다보니 지수를 구성하는 주요 종목은 테슬라와 엔비디아, 구글 등 미국 대기업이다. 비욘드미트의 지분은 0.02%에 불과하다. 비건과 직접적으로 관련 깊은 기업의 비중은 다소 낮지만 금융투자업계에서도 투자자의 관심을 얻기 위해 ‘비건 마케팅’을 활용할 정도로 비건 영향력이 막강해진 것이다.

최근 ‘비거니즘의 부상’이라는 보고서를 낸 황성영 하나금융경영연구소 수석연구위원은 비거니즘은 미래 생존 문제이며 단기 트렌드로 끝나기 어렵다고 내다봤다.

황 수석연구위원은 “영국은 동물실험이 없는 소재로 짓는 비건 아파트까지 선보이는데 반해 우리나라의 경우 이제 막 대체육을 보급하는 수준에 있어 갈 길이 멀다”며 “탄소감축을 요구하는 소비자와 투자자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는 만큼 기업들의 비건 상품 출시와 관련 기업 투자는 지속가능한 경영, ESG 경영 차원에서 추진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기획취재팀= 박지훈·장진혁·남빛하늘·이숙영 기자

※ 본 기획물은 정부광고 수수료로 조성된 언론진흥기금의 지원을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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