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
    B
    13℃
    미세먼지
  • 경기
    B
    10℃
    미세먼지
  • 인천
    B
    미세먼지
  • 광주
    B
    미세먼지
  • 대전
    B
    미세먼지
  • 대구
    B
    미세먼지
  • 울산
    Y
    14℃
    미세먼지
  • 부산
    B
    미세먼지
  • 강원
    B
    미세먼지
  • 충북
    Y
    12℃
    미세먼지
  • 충남
    Y
    10℃
    미세먼지
  • 전북
    B
    미세먼지
  • 전남
    Y
    11℃
    미세먼지
  • 경북
    B
    미세먼지
  • 경남
    B
    미세먼지
  • 제주
    B
    미세먼지
  • 세종
    B
    미세먼지
최종편집2024-04-25 19:18 (목) 기사제보 구독신청
[그린 비건이 온다④] ‘코리안 비건’으로 일주일 살기 ‘쉽지 않네’
[그린 비건이 온다④] ‘코리안 비건’으로 일주일 살기 ‘쉽지 않네’
  • 기획취재팀
  • 승인 2022.10.29 12: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취재 기자 4명 락토-오보·락토·오보 베지테리언·비건 직접 체험
채식·비건 옵션 가능한 식당 드물고, 비건 제품 다소 비싸다고 느껴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박지훈 기자(락토-오보 베지테리언)가 구매한 풀무원 비건 식품, 장진혁 기자(락토 베지테리언)가 직접 사서 먹은 샐러드, 이숙영 기자(오보 베지테리언)가 직접 만든 알리오 올리오, 남빛하늘 기자(비건)가 멕시코 음식점에서 사서 먹은 채식 부리또.<취재팀>

세계적인 경제학자 제러미 리프킨은 <육식의 종말>이라는 저서에서 육식이 지구 환경을 심각하게 파괴하는 만큼 육식 문화를 극복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현재 지구 온도는 산업화 이전보다 약 1℃ 높아진 상태로, 파리기후변화협약(2015년)에서 협의한 상승 제한(1.5℃)까지 0.5℃밖에 남지 않았다. 온실가스 배출의 15%가량을 차지하는 축산업은 이 같은 세계적 흐름으로 볼 때 감축이 불가피할 것이다. 환경보호(탄소중립)를 위한 비건(Vegan) 인구가 늘어나고 이를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 차원에서 대체육, 식물성 우유 생산 등으로 지원하는 기업들이 확대될 것이다. <인사이트코리아>는 한국언론진흥재단 지원을 받아 육식의 종말을 현명하게 대처해나가는 개인과 기업의 노력을 집중 조명한다.

[인사이트코리아=기획취재팀] 옛말에 ‘백문불여일견(百聞不如一見)’이라 했다. 무엇이든지 스스로 경험해야 제대로 알 수 있다. <인사이트코리아> 취재팀은 직접 채식 체험을 해보기로 했다. 이번 편은 취재팀이 지난 9월 26일부터 10월 2일까지 일주일 동안 ▲락토-오보 베지테리언(Lacto-ovo-vegetarian, 박지훈 기자) ▲락토 베지테리언(Lacto-vegetarian, 장진혁 기자) ▲오보 베지테리언(Ovo-vegetarian, 이숙영 기자) ▲비건(Vegan, 남빛하늘 기자)으로 살아본 후기를 담았다.

식당도 마트도 비건식 찾기 어려워

일주일간의 채식 체험을 통해 가장 크게 느낀 점은 한국에서 채식주의자로 살아가기 쉽지 않다는 것이다. 인프라 부족이 주된 이유다. 친구와 만나거나 회사에서 점심 식사를 할 때 채식 또는 비건 옵션이 있는 식당을 사전에 찾아야만 했는데, 이런 곳은 드물었다. 100% 비건식만 있는 곳도 좀처럼 찾기 어려웠다.

박지훈 기자(락토-오보)는 “체험을 하는 동안 함께 식사해야 하는 사람이 있을 때 가장 힘들었다”며 “식당 메뉴판에 확실히 채식, 비건이라고 써 있는 게 아니라 메뉴마다 물어봐야 하는 불편함이 있었다”고 말했다. 박 기자는 샌프란시스코에서 방문한 비건 식당을 떠올렸다. 음식 솜씨가 좋아 오히려 논(Non)비건 친구에게 함께 가자고 할 수 있을 정도였기 때문이다.

한 샌드위치 전문 프랜차이즈는 지점마다 비건 옵션을 안내하는 게 달라 헷갈리기도 했다. 이숙영 기자(오보)는 “한 샌드위치 전문점은 지점마다 채식 또는 비건 옵션 표시가 있는 것도 있고 없는 것도 있었다”며 “A지점에서는 비건이 먹을 수 있는 빵이 무엇이냐고 질문 했을 때 ‘그런 건 없다’고 답한 반면, B지점에서는 3개 종류의 빵에 비건 표기를 해놨었다”고 말했다.

1일차 점심으로 한 멕시코 음식점을 방문한 남빛하늘 기자(비건)도 “메뉴판에 V가 써 있어서 비건 메뉴인줄 알고 부리또를 주문했는데, 받고 보니 치즈가 들어 있었다”며 “외국처럼 메뉴가 채식인지 비건인지 제대로 표기 돼있지 않아 혼란스러웠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유럽과 미국 식당들은 메뉴판에 V(Vegetarian), VG(Vegan)라고 보다 자세하게 안내한다. 첨가되는 식재료도 명확히 공개한다.

외식에서 어려움을 겪은 취재팀은 국내 식품기업들이 선보이고 있는 비건 제품을 구매해 끼니를 떼우기도 했다. 하지만 제품을 구매하기 위해 방문한 대형마트에서는 비건이 무엇인지 숙지하지 못하고 있었고, 가격대는 다소 비싼 편에 속해 구매가 꺼려졌다.

1일차 저녁으로 풀무원 ‘식물성지구식단 한끼두부면 직화짜장’과 ‘식물성지구식단 간장버섯불고기(덮밥용)’를 선택한 장진혁 기자(락토)는 “비건 제품을 구매하기 위해 집 근처에 있는 대형마트를 찾았으나 제품을 발견하기 굉장히 어려웠다”며 “해당 마트 직원들 역시 비건 제품에 관해 물어도 몰랐다”고 말했다.

풀무원 ‘철판불고기볶음밥’ ‘두부텐더’ ‘유니짜장면’ 제품을 체험한 박지훈 기자(락토-오보)도 “비건 제품은 다 맛있었지만 가격이 다소 비싼 게 흠”이라고 평가했다. 이숙영 기자(오보) 역시 마켓컬리에서 비건 제품을 사려고 했지만 일반 제품보다 가격대가 높아 구매를 포기했다.

박지훈 기자(락토-오보)는 “한국도 해외처럼 비건에 대한 인프라가 잘 갖춰져 있으면 최소 베지테리언 정도는 실천할 수 있을 것 같다”며 “마트에서도 쉽게 비건 식재료를 접했으면 좋겠다”고 아쉬움을 표했다.

채식하면 필수영양소 못채운다?

대개 채식을 하면 우리 몸에 필요한 영양소를 채우기 어려울 것이라 생각한다. 취재팀도 체험을 하며 이와 비슷한 생각을 하게 됐다. 국내외 기업들이 선보이고 있는 비건 제품의 나트륨 함량이 생각보다 높다는 것이 이런 생각을 하게 된 주요 배경 중 하나다.

장진혁 기자(락토)는 “비건 제품의 경우 가공식품이다 보니 나트륨이 일일 권장량의 50~60%로 많이 함유돼 있었다”며 “건강하기 위해 비건식을 찾는다는 말이 무색할 정도”라고 말했다. 박지훈 기자(락토-오보) 역시 “비건 제품이 몸에 좋을까? 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짠 편이었다”고 언급했다.

쌀밥과 함께 반찬, 찌개를 주로 섭취하는 한국 음식이 채식 또는 비건을 실천하기엔 부적합하다고 느껴지기도 했다. 한식의 경우 대부분 생선 베이스 액젓이 첨가되고, 국이나 찌개를 끓일 때도 멸치, 사골 육수 등이 들어가서다. 때문에 한식을 아예 먹지 않거나 불가피하게 맨밥만 먹게 되는 경우가 발생했다.

장진혁 기자(락토)는 “체험을 하면서 쌀을 잘 안 먹게 된 것 같다”며 “한국인들은 보통 밥이랑 반찬, 국을 먹는데 반찬과 국에 고기 육수 등 논비건 내용물이 들어가다보니 이러한 경향이 있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남빛하늘 기자(비건)도 “체험 중 논비건인 사람들과 두부집에서 점심 식사를 한 적이 있는데 비건이 먹을 수 있는 반찬이 하나도 없어서 맨밥과 두부만 먹게 됐다”며 “이날 오후 내내 배가 고파 일에 집중하기 힘들었다”고 말했다.

활동량 많은 세계적인 운동선수들도 채식

채식, 즉 고기를 먹지 않을 때 영양학적으로 문제가 되지 않을까 하는 두려움은 많은 이들이 채식 또는 비건을 결심하는데 장애물이 되곤 한다. 하지만 해외에서는 채식이 영양학적으로 문제되지 않는다는 게 널리 알려져 있는 분위기다.

넷플릭스 다큐멘터리 ‘왓 더 헬스(What the health)-몸을 죽이는 자본의 밥상’은 핫도그, 베이컨, 햄 등 가공육을 주로 섭취하는 미국인들의 식습관이 몸에 맞지 않는 식사라고 주장하며 채식을 하면 몸이 가벼워지고 오히려 건강해진다고 강조한다.

노박 조코비치(왼쪽)와 닉 키리오스가 지난 7월 열린 윔블던 테니스 대회에서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노박 조코비치(왼쪽)와 닉 키리오스가 지난 7월 열린 윔블던 테니스 대회에서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뉴시스>

활동량이 많은 세계적인 운동선수들이 채식을 하는 사례도 종종 알려지고 있다. 테니스 선수 노박 조코비치(Novak Kjokovic)는 채식을 시작하면서 그랜드슬램 우승 등 전성기를 맞이했다. 조코비치는 채식 중심의 식단이 본인의 성과에 도움이 되고 있다고 본다. 특히 지난 7월 조코비치와 함께 윔블던 결승에 올라간 닉 키리오스(Nick Kyrgios)도 비건으로 알려져 눈길을 끌었다.

전문가들도 고기를 섭취하지 않더라도 우리 몸이 필요로 하는 영양 성분을 채우는 데 문제 없다고 말한다. 한경식 삼육대 식품영양학과 교수는 취재팀과의 인터뷰에서 “콩 같은 식물성 단백질만으로 동물성 단백질의 필수 아미노산을 공급하기 쉽지는 않다”면서도 “부족한 부분들을 과학적으로 잘 접근해 골고루 섭취하면 채식을 하더라도 충분히 필요한 영양소를 채우는 데 어려움이 없다”고 밝혔다.

기획취재팀= 박지훈·장진혁·남빛하늘·이숙영 기자

※ 본 기획물은 정부광고 수수료로 조성된 언론진흥기금의 지원을 받았습니다.

인사이트코리아, INSIGHTKOREA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