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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편집2022-08-12 19:34 (금) 기사제보 구독신청
긴축, 고통의 시간이 온다
긴축, 고통의 시간이 온다
  • 양재찬 경제칼럼니스트
  • 승인 2022.05.02 10:3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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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확산세가 진정되면 살아가는 게 좀 나아질 줄 알았는데, 결코 호락호락하지 않은 복병을 만났다. 물가 급등세, 인플레이션이다. 월급만 빼고 다 오른다. 3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4.1%. 10년 만의 최고치다. 2019년부터 코로나 확산 첫해인 2020년까지 0%대 상승률이 이어져 경기침체 속 물가하락, 디플레이션을 우려했던 것과 격세지감을 느낀다.

미국의 상황은 더 심각하다. 3월 물가상승률은 8.5%. 지난해 11월부터 5개월 연속 ‘40년 만의 최고치’ 수식어를 달았다. 위기감을 느낀 미국 중앙은행 연방준비제도(Fed)가 기준금리를 통상 0.25%포인트씩 올리던 것의 두 배인 0.50%포인트 인상, ‘빅 스텝’을 예고했다. 빅 스텝을 뛰어넘는 0.75%포인트 인상, 자이언트 스텝 가능성도 거론된다. 

바야흐로 긴축의 시대가 도래했다. 글로벌 인플레이션이 각국 중앙은행들로 하여금 금리인상과 긴축의 칼을 꺼내 들도록 만들었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지속돼온 초저금리 기조와 풍부한 유동성 시대가 막을 내리고 있다. 

더구나 이번 글로벌 인플레이션은 이래저래 장기화할 조짐이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시절 격화한 미국-중국 간 무역분쟁으로 자국우선주의와 보호무역이 팽배하며 세계화를 후퇴시켰다. 코로나19 팬데믹은 인건비 등 생산단가가 싼 곳에서 만들어 수요가 있는 곳에 판매하는 글로벌 공급망의 패러다임을 흔들었다.

주요국의 봉쇄 조치로 글로벌 공급망은 더 불안해졌고, 세계적으로 물류 차질을 초래했다. 세계화와 자유무역을 뒷받침해온 글로벌 공급망이 흔들리자 특정국가가 정치적·전략적 목적으로 특정 상품이나 자원을 무기화하려 들었다. 설마 했던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현실화했고, 전쟁이 장기화하면서 국제유가와 에너지, 원자재, 곡물 가격까지 급등했다. 

인플레이션을 잡는 방법은 적절한 수준의 금리인상과 통화긴축, 방만한 재정지출을 다이어트 하는 것 외에 묘수가 없다. 국내 금융시장에 들어와 있는 외국인 자금이 빠져나가는 것을 막으려면 미국의 금리인상 움직임에 맞춰 한국은행이 선제적으로 기준금리를 조정해야 한다. 

기준금리가 인상되면 대출금리가 오르는 것은 불문가지다.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음)’ ‘빚투(빚내서 투자)’족과 코로나 사태를 빚으로 버틴 자영업자들의 이자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다. 신용도가 낮은 한계기업들은 급한 운영자금 구하기도 빡빡해질 것이다. 

금리인상과 긴축은 주식·부동산 등 자산가격 하락으로 연결되기 마련이다. 가계는 무리한 대출금으로 아파트나 주식 등 자산투자에 나서는 것을 삼가야 할 것이다. 기업들로선 유동성을확보해 비상상황에 대비해야 한다. 새로 출범하는 정부는 무리한 재정지출 확대는 독이 될 수 있음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병사 월급 200만원이나 기초연금 인상, 출산급여 지급 등 선심성 현금 지급 대선 공약을 섣불리 이행했다가는 인플레이션 심리를 자극할 수 있다. 적자국채를 발행해 재정지출을 확대할 경우 시장금리를 끌어올려 취약계층 채무자의 이자 부담을 더 키울 수 있다. 현실적으로 지키기 어려운 공약은 국민에게 솔직하게 말하고 이해를 구해야 한다. 가계와 기업, 정부 모두 긴축이란 고통의 시간을 슬기롭게 감내해내야 한다.

 

 

인사이트코리아, INSIGHTKOR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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