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코리아=남빛하늘 기자] 지난해 말 금융지주 인사에서 눈에 띄는 트렌드 중 하나는 ‘여풍(女風)’이었다. 특히 계열사 최고경영자(CEO) 인사에서 ‘유리천장’이 깨지고 있다는 점이 주목됐다. 신한금융에선 조경선 신한DS 대표가, 하나금융에선 노유정 하나펀드서비스 사장이 각각 그룹 계열사의 첫 여성 CEO로 이름을 올렸다. 특히 신한금융그룹의 디지털·ICT(정보통신기술) 전문 기업인 신한DS 수장을 맡은 조경선 대표에게 관심이 모인다.

공채 1기로 신한은행 입행…그룹 내 첫 여성 CEO

1965년생인 조 대표는 영등포여자상업고와 성균관대 경영학과를 졸업한 후 1983년 공채 1기로 신한은행에 입행했다. 이후 고객만족센터 부실장, 응암동지점장, 스마트컨택본부장, 영업기획그룹 경영지원그룹 부행장보 등을 거쳐 2021년 부행장으로 승진했다. 

조 대표는 IT업계 출신은 아니지만 디지털 기술을 활용한 고객 마케팅과 업무 프로세스 개선 경험이 풍부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특히 스마트컨택본부장 시절 비대면 영업 전략을 구상하는 등 신한은행의 디지털 전환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한 것으로 전해진다.

조 대표는 ‘신한 쉬어로즈(Sheroes)’ 1기 과정을 수료한 신한금융그룹 내 대표적인 여성리더로 손꼽힌다. 신한 쉬어로즈는 신한금융그룹 차원에서 미래를 이끌어갈 여성리더를 육성하겠다는 조용병 회장의 강력한 의지로 2018년부터 시작한 금융권 최초의 여성인재 육성 프로그램이다. 신한금융은 신한 쉬어로즈 출범 이후 지난해 4기까지 총 187명의 여성리더를 육성했으며, 이달 초 5기 34명을 선발하고 본격적인 육성에 돌입했다.

신한금융은 신한 쉬어로즈를 통해 ▲리더십 역량 강화를 위한 그룹 멘토링 ▲인문학 및 최신 트렌드 중심의 특강 ▲네트워크 확장 지원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하며 그룹 내 여성 임원을 지속적으로 선발하는데 기여하고 있다. 이러한 노력을 인정받아 국내 기업 최초로 블룸버그 양성평등지수 우수기업에 4년 연속 편입되는 성과를 달성했다.

“금융시장 No.1 클라우드 전문 기업으로 거듭난다”

올해 디지털 문화를 중심으로 금융의 트렌드가 빠르게 변화하면서 신한금융그룹은 디지털 전환에 더욱 힘을 쏟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와 관련해 조용병 회장은 지난 1월 신년사에서 “그룹사의 디지털 플랫폼 전반을 ‘바르게, 빠르게, 다르게’ 운영해 빅테크·플랫폼 기업과의 경쟁에서 당당히 앞서 나가자”고 강조했다.

이에 따라 그룹의 디지털 전환을 지원할 핵심 계열사인 신한DS의 역할이 더 중요해졌다. 조 대표는 신한DS의 신성장 동력 핵심 사업 중 하나로 ‘클라우드’ 사업을 꼽고 있다. 신한DS는 현재 신한금융그룹 내 클라우드 기술을 리딩하는 클라우드 기술 전문가 조직을 구성하고 있고, 그룹 내 다양한 퍼블릭 클라우드 사업에 참여하고 있다.

또한 금융·보안에 특화된 퍼블릭 클라우드 전문 운영 사업을 추진 중이며, 조 대표의 ‘2.2.2 전략’에 따라 클라우드 대외 사업 확장에 힘을 쏟고 있다. 2.2.2 전략은 신한DS의 2022년 경영 슬로건이다. 회사 관계자는 “목표 대비 2배 성장이 큰 목표”라며 “매출·손익·인센티브에서 2배 성장을 실현하려고 한다”고 설명했다.

신한DS는 클라우드 사업의 첫 번째 성과물로 아마존웹서비스(Amazon Web Services, AWS)의 ‘서비스 패스(Services Path)’ 파트너 어드밴스드 등급을 획득했다. AWS의 서비스 패스 파트너는 AWS를 사용하고자 하는 고객에게 컨설팅, 전문 서비스(Professional Services), 관리형 서비스(Managed Services) 및 부가가치가 있는 재판매(Value Added Reselling) 서비스를 제공한다.

AWS의 파트너는 기술 전문 지식과 고객 경험 제공 역량에 따라 레지스터드, 셀렉트, 어드밴스드, 프리미어 총 4개의 등급으로 나뉜다. 이 중 어드밴스드 등급 파트너는 AWS 교육 수료 및 인증을 거친 기술 직원으로 구성된 우수한 팀을 통해 뛰어난 고객 경험을 제공하는 것으로 확인된 파트너다.

조 대표는 “이번 AWS 서비스 패스 파트너 어드밴스드 등급 획득은 핵심 신성장 사업인 클라우드 사업 확대를 위한 중요한 발판이라 생각한다”며 “신한DS가 신한금융그룹의 클라우드 기술 리딩을 넘어 금융시장의 No.1 클라우드 전문 기업으로 거듭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 외에 신한DS의 새로운 비즈니스 사업 모델을 발굴해야 하는 것도 조 대표의 과제다. 조 대표는 지난해 말 <연합인포맥스>와의 인터뷰에서 “지금까지 신한DS가 그룹 내에서 주로 역할을 해왔다면 앞으로는 그룹 밖에서도 B2B 비즈니스를 크게 확장할 수 있도록 하겠다”며 “필요하다면 라이선스 취득도 검토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