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
    R
    9℃
    미세먼지
  • 경기
    B
    미세먼지
  • 인천
    B
    미세먼지
  • 광주
    B
    미세먼지
  • 대전
    B
    미세먼지
  • 대구
    B
    미세먼지
  • 울산
    H
    9℃
    미세먼지
  • 부산
    H
    10℃
    미세먼지
  • 강원
    H
    8℃
    미세먼지
  • 충북
    B
    미세먼지
  • 충남
    B
    미세먼지
  • 전북
    B
    미세먼지
  • 전남
    R
    10℃
    미세먼지
  • 경북
    B
    미세먼지
  • 경남
    H
    10℃
    미세먼지
  • 제주
    B
    미세먼지
  • 세종
    B
    미세먼지
최종편집2024-03-28 19:16 (목) 기사제보 구독신청
[인터뷰] ‘1타 강사’ 박상현 “‘불법 댓글 알바’ 유죄 받은 강사들 이대로 둬야하나”
[인터뷰] ‘1타 강사’ 박상현 “‘불법 댓글 알바’ 유죄 받은 강사들 이대로 둬야하나”
  • 한민철 기자
  • 승인 2022.01.20 11:24
  • 댓글 1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화학 인터넷 강의 1타 강사 박상현씨, 수년간 불법 댓글 알바 피해
“불법 댓글 알바 형사처벌 받은 경우 일정 기간 자격정지 줘야”
인사이트코리아의 인터뷰에 응해준 박상현 화학 강사.
박상현 화학 강사.

[인사이트코리아=한민철 기자] 지난 2020년 초, 수학 인터넷강의 1타 강사로 불려왔던 ‘삽자루’ 우형철씨가 지병으로 쓰러지면서 사교육 업계는 한동안 충격에 휩싸였다. 우씨가 1타 강사로서 쌓아온 명성만큼이나 공정한 경쟁을 외치며 업계 내 ‘불법 댓글 알바’ 정화에 나섰기에, 그의 제자들뿐만 아니라 동료 강사들과 업계 관계자들 모두 안타까움을 금치 못했다. 우씨는 강사 시절 인터넷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만연했던 불법 댓글 알바의 심각성을 깨닫고 이를 적발하고 예방하기 위한 ‘클린인강협의회’를 개설해 사교육 업계의 참여를 이끌었다. 그의 노력으로 다수 업체들과 강사들의 불법 댓글 행위 사실이 낱낱이 밝혀졌고, 관련자들은 법의 심판대에 세워져 처벌에 이를 수 있었다. 벌써 2년이 돼가고 있는 우씨의 부재에 안타까움을 느끼며 인터뷰에 응해준 이가 있다. 바로 사교육 화학 1타 강사로 알려진 박상현씨다. 박 강사는 우씨 덕분에 사교육 업계 내 불법 댓글 알바 행위가 과거보다 줄어든 것은 사실이지만, 여전히 인터넷 커뮤니티 곳곳에 퍼져 학생들을 기망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무엇보다 불법 댓글 행위를 저지른 강사들에 대한 무른 법적 처벌 그리고 마치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이 그들이 강단에 돌아와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는 현실을 고발하고 싶다고 했다.

1월이다. 인터넷강의 강사로서 가장 바쁠 시기일 것 같다. 

“사실 연간연중 바쁘지 않은 때가 없다. 다들 수능시험이 끝나면 한숨 돌릴 수 있지 않느냐고 하지만, 다음 고3이 되는 학생들을 위한 강의와 교재를 연구해야 하고, 매년 바뀌는 수능 경향에 따라 새로운 콘텐츠를 개발해야 하기 때문에 쉴 틈이 없다.” 

대치동 수능 화학 1타 강사로 알려져 있다. 1타 강사가 된 비결이 있는가.

“과찬이다. (웃음) 돌이켜보면 항상 겸손하게 학생들의 성적을 어떻게 올릴 수 있을지 치열하게 연구했던 것 같다. 겸손을 우선시하다 보니 학생들과 항상 가깝게 지내고 있는데, 소중한 활동명인 ‘정촉매 박상현’을 정해준 것도 학생들이다. 그 고마움에 완벽한 교육 콘텐츠와 성적 향상으로 보답하자는 마음은 인터넷 강의를 시작한 10년 전부터 한결같았고, 수강생이 점점 늘어나더니 어느 날부터 1타 강사라고 불러주는 사람들이 생겼다. 제가 집필한 교재가 대형서점의 6주 연속 베스트셀러에 오르기도 했고, 최근에는 한 유명 방송 프로그램에 1타 강사로 출연하면서 그 과분한 평가를 실감하고 있다. 하지만 겸손이라는 두 글자를 항상 떠올리며 강사 본연의 업무에 충실히 할 것이다.”

박상현 강사도 과거 우형철 강사처럼 업계 내 불법 댓글 행위를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는 것으로 들었다. 

“그렇다. 삽자루(우형철) 선생님께서 불법 댓글 알바에 대해 유튜브나 언론을 통해 한창 폭로하실 때까지만 해도 그것이 나와는 큰 관련이 없다고 생각했던 것 같다. 하지만 불법 댓글로 인해 직접적인 피해를 입은 동료 강사들의 사례를 접하면서 심각성을 느꼈다. 지난번 방송에 같이 출연하신 다수의 1타 강사들이 불법 댓글의 공격을 경험했다고 털어놨고, 이것이 사교육 업계 내 고질적인 병폐라는 반응이 다수였다. 삽자루 선생님께서 지병으로 쓰러지신 뒤 이를 감독하는 역할을 할 사람이 없어지자 불법 댓글 알바가 다시 활개를 치는 것을 보게 됐고, 저 자신과 학생들에 두루 영향이 미치는 일이라는 것을 깨닫게 됐다.”

클린인강협의회 등을 통해 인터넷 강의 업계 내 불법댓글알바에 대한 폭로, 고발 활동을 해왔던 '삽자루' 우형철씨. 뉴시스
클린인강협의회 등을 통해 인터넷 강의 업계 내 불법 댓글 알바에 대한 폭로, 고발 활동을 해왔던 '삽자루' 우형철씨. <뉴시스>

불법 댓글 알바의 심각성을 깨닫게 된 보다 구체적인 계기가 있었나.

“삽자루 선생님의 노력으로 불법 댓글 알바에 연루됐던 강사들이 기소돼 재판에 넘겨지고 형사처벌을 받은 것을 보고 불법 댓글은 쳐다보지도 말고 공정하게 경쟁하자고 다짐했다. 그런데 그들 중 다수의 강사들이 버젓이 학원으로 돌아와 수업을 하고, 여전히 스타강사로 불리며 부와 명성을 쌓고 있는 것에 허탈감을 넘어 분노를 느꼈다. 보다 심각한 점은 어린 학생들이 영향을 받는다는 것이다. 얼마 전 수험생들이 자주 모이는 인터넷 커뮤니티에서 한 불법 댓글 알바 행위를 저지른 강사에 대한 반응을 접했다. 불법 댓글 알바로 논란이 돼 강의를 더 이상 올리지 못하게 된 강사의 수강생으로 추정되는 학생의 글이었는데, 자신은 불법 댓글이 그렇게 문제가 된다고 생각하지 않는데 강의를 듣지 못해 오히려 부당하다고 호소했다. 당장의 성적 향상에 도움이 된다면 누군가를 기망하고 인격말살 수준의 명예훼손의 피해를 끼치는 행위를 한 것이라도 문제없다는 생각 그리고 불법을 범했을지라도 언제든지 돌아와 성공적인 삶을 유지할 수 있다는 잘못된 인식을 학생들에게 심어줄 수 있다는 것에 한숨이 절로 나왔다. 스타강사들은 단순한 사교육자들이 아니다. 유명 스포츠 선수나 연예인들처럼 사회적 영향력이 있고, 무엇보다 학생들을 직접 마주하는 일을 하고 있는 만큼 그 영향력은 더욱 강력하다 할 수 있다.”   

혹시 박상현 강사도 불법 댓글 알바의 피해를 받은 적이 있는가.

“물론 저도 불법 댓글의 공격에서 자유로울 수 없었다. 최근 알게 됐는데, 경쟁 업체와 강사가 단합해 기획하고 알바 인력을 고용해 공격을 한 것으로 밝혀졌다. 특히 그 과정과 내용을 구체적으로 확인한 뒤 경악을 금치 못했는데, 단순한 바이럴마케팅이 아닌 마치 저를 죽이려고 하는 목표를 가진 듯했다.”

좀 더 자세하게 그 사례를 밝힐 수 있는가.  

“보통 불법 댓글의 지시자가 알바들에게 특정 역할과 주제를 주면, 가이드에 따라 커뮤니티에 댓글을 작성하게 된다. 알바들은 다른 수험생들의 의심을 피하기 위해 장기간 자신들도 수험생인 것처럼 일상적 댓글을 달다가 활동 기간이 충분하다고 판단하면 그때부터 홍보와 타 강사와 업체에 대한 비방 댓글을 달기 시작했다. 심지어 아이피(IP) 추적을 피하기 위해 커뮤니티 접속 시 해외 서버를 사용하는 등 치밀했다. 저에 대한 불법 댓글 공격은 마치 한편의 영화를 제작하는 것 같았는데, 자료 준비과정, 시나리오 작성, 실시간 텔레그램 지시를 통한 게시글 작성 등 거짓 주제를 진실로 만들어 저를 강단에서 완전히 매장시키려는 목표를 가지고 있었다. 입에 담기도 힘들고 평생 충격으로 남을 수 있는 게시글의 시나리오도 다수의 인원이 수차례 회의를 통해 치밀하게 만들었다. 사실 이런 방식은 예전에도 있었는데, 최근에는 게시글 작성 시 텔레그램으로 실시간 알바생의 위치와 불법 아이디 관리를 하는 등 보다 조직적이고 신속하게 작업을 처리하고 있었다. 작업한 글이 올라온 뒤 ‘오늘 작업 아이디는 전부 폐기’라는 증거인멸을 위한 메시지도 있었던 것을 보면 꼬리를 밟히지는 않을까 두려워 단기적으로 일을 진행하고 행위를 철저히 은폐하려 하는 것 같다.”  

박상현 강사는 최근 불법댓글알바 행태가 보다 조직적이고 치밀해졌다고 지적했다. 뉴시스
박상현 강사는 최근 불법 댓글 알바 행태가 보다 조직적이고 치밀해졌다고 지적했다. <뉴시스>

불법 댓글로 인해 어떤 직접적 피해가 있었나.

“잠이 오지 않을 정도로 속상하고 충격적이었다. 매출 하락을 겪기도 했고, 무엇보다 제 강의를 듣는 학생들이 피해를 봤다는 생각에 분노가 치밀었다. 불법 댓글 시나리오 중에는 학생들에게 제가 심한 막말을 했다는 전혀 사실과는 다른 내용이 있었는데, 이런 공격이 약 2개월 정도 계속됐다. 한 가지 허위사실을 퍼트리는 것은 쉽겠지만, 그것이 허위라는 것을 증명하기 위해서는 수십번, 수백번의 해명이 필요했다. 허위 댓글들은 수년간 엄청나게 불어났고, 해명을 해도 그 양과 속도를 따라잡지 못한다는 것을 깨달았다. 결국 학생들 중에는 이를 진실로 믿고 저를 불신해 떠난 이들도 있었다. 다행히 다수의 학생들은 불법 댓글에 동요되지 않고 저를 믿고 따라와 줬기 때문에 극복할 수 있었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개인적인 법적대응 외에 어떤 노력에 나섰나.

“처음에는 불법 댓글 알바 정화를 위해 삽자루 선생님이 어떤 노력을 했는지 꼼꼼히 살펴봤다. 그분이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불법 댓글 폭로 콘텐츠를 제작하고 클린인강협의회와 같은 법인을 만드는 일을 하기에는 자신이 너무 부족하다고 느꼈다. 불법 댓글을 직접 잡는 일보다 제도와 인식을 바꿔 나가자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교육부와 서울시교육청에 불법댓글 행위로 형사처벌을 받은 강사들의 자격정지에 관한 민원을 넣기도 했다. 이에 대한 답변을 받았는데, 학원 운영 등에 관리 감독의 의무가 있지만 불법 댓글 관련 처벌을 받은 강사에 대한 구체적인 자격 제한 법규가 없어서 강사 자격을 제한할 권한이 없다는 것이었다.”

사교육 강사들이 공무원도 아니고, 불법 댓글로 형사처벌을 받았다고 해서 자격제한을 두는 것은 무리처럼 보일 수 있는데. 

“학원에는 학생들의 건강한 교육환경 유지를 위한 관리 감독의 의무가 있다. 교육환경 조성에는 학원 운영자뿐만 아니라 강사들도 막대한 영향을 끼치는데, 불법 댓글 알바를 고용해 학생들을 기망하는 데 주도한 강사들에게 아무런 제재도 가할 수 없다는 게 쉽게 납득이 가지 않았다. 변호사나 의사 등 다양한 직종을 보면 업무에 관한 형사판결을 받는 경우 자격제한을 하는 규정이 있다. 이는 소비자를 보호하면서 업계 내 건전한 질서를 유지하기 위해서다. 학원은 소비자 보호와 업계 내 질서 유지를 할 필요가 없다는 것인가. 학원 강사들의 경우 성범죄 관련 규정 외 자격제한 조건이 없다. 주로 미성년 학생들을 소비자로 하고 있는 학원과 인터넷 강의 업체에 더 철저한 윤리적 경영을 요구해야 마땅하지 않는가.”

불법 댓글 알바 정화를 위해 업계에 전하고 싶은 메시지와 향후 이에 관한 행보는 무엇인가.

“업체들과 강사들 사이의 네거티브 마케팅은 결론적으로 사교육이 교육 콘텐츠는 뒷전이고 잿밥에만 관심있다는 부정적인 이미지만 부각시킬 뿐이다. 시장정보에 대한 공정한 접근은 건강한 시장을 형성하기 위한 중요한 요소인데, 불법 댓글로 인한 가짜정보로 그 요소를 잃게 된다는 것을 모두 깨달아야 한다. 지금은 ‘사교육 불패’라고 말할지도 모르지만, 이런 터무니없는 마케팅이 지속된다면 언젠가 인공지능 등이 강사를 대체하는 날이 왔을 때 모두 사교육을 불신하며 외면할 것이고 결국 공멸의 길로 향할 수밖에 없다. 우선 업계 자체적으로 학원과 강사 계약 시 명시적인 불법 댓글 행위 금지 문구를 계약서에 넣고, 이를 위반할 시 계약 해지와 막대한 손해배상을 하도록 해야 한다. 계약 조건에 이런 강제성이 부여된다면 불법 댓글 행위가 큰 폭으로 줄어들 것이라 생각한다. 또 교육부와 국회에서도 규정과 법률을 정비해 사교육 강사에 대한 자격 요건을 보다 까다롭게 바꿔 나가는 노력도 필요하다. 특히 불법 댓글 알바 등의 사건으로 형사처벌을 받은 경우 일정 기간 자격정지를 줘서 강단에 설 수 없도록 강제하는 규정을 만들어 둔다면 이 역시 큰 효과가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가장 중요한 것은 우리 강사들이 학생들과 가족들에게 부끄러운 짓을 하지 말아야 한다는 자각이다. 불법 댓글로 인해 더 많은 매출을 올릴 수 있다는 불쾌한 제안을 받아보지 않은 것도 아니다. 저를 ‘정촉매’로 불러주는 소중한 학생들과 집에 가면 활짝 웃으며 저를 반겨주는 두 아들에 부끄럽지 않은 어른이 되기 위해 단칼에 거절했다. 혹시라도 불법 댓글의 유혹이 있다면 나를 자랑스럽게 여기고 있을 학생들과 가족들의 얼굴을 떠올리길 바란다.”
 

인사이트코리아, INSIGHTKOREA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1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독자 2022-01-20 15:07:01
좋은 기사 잘 읽었습니다.
교육에 깊은 관심이 있는 기자분이시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