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코리아=남빛하늘 기자] 이마트의 편의점 자회사 이마트24가 ‘맛’에 승부수를 던졌다. 가맹점 추가 매출 증대를 위한 하이브리드 매장 확대, 배달 서비스 강화 등 경쟁력을 높여나가는 가운데, 맛 경쟁력을 끌어올려 고객들이 이마트24를 찾도록 하겠다는 전략에서다.

이마트24는 2017년 위드미에서 이마트24로 리브랜딩한 후 6841억원이던 매출이 지난해 1조6261억원으로 3년 만에 137.7% 증가했다. 매장수도 2배 가량(94.7%) 늘어나는 등 가파른 성장세를 보여주고 있다. 지난해 3분기와 올해 2분기에는 분기 흑자를 기록했다.

특히 지난 2분기 흑자 달성 배경에는 IT 전문가로 잘 알려진 김장욱 이마트24 대표의 전략이 돋보인다는 평이다. 김 대표는 지난해 11월 이마트 정기 임원 인사를 통해 신세계I&C 대표에서 이마트24 대표로 자리를 옮겼다. 김 대표는 취임 이후 IT 기반 하이브리드 매장 확대, 배달 서비스 강화에 힘을 쏟아왔다. 하이브리드 매장은 낮에는 직원이 근무하고, 밤에는 무인으로 운영하는 등 일부 시스템을 무인으로 대체한 형태를 말한다. 그 결과 이마트24의 하이브리드 매장수는 700여개로 편의점업계에서 가장 많다.

이제 김 대표는 분기 흑자를 넘어 연간 흑자를 달성하기 위해 맛에 승부를 걸었다. 맛을 업그레이드해 경쟁력을 끌어올리겠다는 전략이다. 이를 위해 지난 9월말 이마트24는 새로운 슬로건 ‘딜리셔스 아이디어(Delicious Idea)’를 공개했다.

‘아주 맛있는’ ‘아주 기분 좋은’이라는 딜리셔스의 사전적 의미를 기반으로 한 딜리셔스 아이디어는 ‘맛있고 기분 좋은 경험’이 가득한 이마트24를 통해 고객이 이마트24를 찾도록 하겠다는 의지와 목표가 담겼다.

이마트24는 맛을 업그레이드하기 위한 첫 걸음으로 ‘딜리셔스 랩(Delicious LAB)’을 신설했다. 딜리셔스 랩은 상품의 맛을 업그레이드하고 트렌드에 보다 기민하게 반응하며, 나아가 트렌드를 선도할 수 있는 상품을 개발하기 위한 연구소다. 딜리셔스 랩은 호텔 쉐프, 파티셰 등 전문 인력을 영입해 상품개발자가 기획한 상품의 맛을 업그레이드 하는 역할을 담당한다.

이마트24는 그동안 꾸준히 쌓아온 프레쉬 푸드(FF·Fresh Food) 경쟁력을 토대로 호텔 쉐프의 경험과 파티셰의 노하우를 더해 맛의 깊이와 풍미를 높인다는 방침이다. 또 딜리셔스 랩은 기존 도시락, 샌드위치 등을 개발해왔던 FF팀과 향후 딜리셔스 트립(trip)을 콘셉트로 다양한 지역 맛집 발굴과 레시피 연계를 통해 고객들에게 곳곳에 숨겨진 맛을 경험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할 예정이다.

MZ(밀레니얼+Z)세대로 구성된 ‘딜리셔스 비밀탐험대(딜탐)’ 프로젝트도 진행한다. 이마트24는 딜리셔스 아이디어 구체화의 일환으로 지난 8월 20~30대 직원 10여명으로 구성된 딜탐 1기를 발족했다.

딜탐은 고객 입장에서 2030세대 니즈(needs)를 반영하고 트렌디한 먹거리와 문화 콘텐츠 개발을 위해 국내 다양한 지역의 맛과 문화를 경험하고 가감없이 관련팀과 협의를 진행해 상품을 출시하는 역할을 담당한다.

이마트24 관계자는 “직접 경험한 다양한 먹거리의 맛과 서비스를 편의점에 맞춰 상품화할 수 있는 방안을 고민해 상품기획 단계부터 해당팀과 긴밀하게 협의를 진행하며 인사이트를 제공함으로써 신규 개발 상품의 성공률을 높인다는 전략”이라고 설명했다.

김 대표는 편의점을 트렌드에 민감한 젊은 고객이 많이 이용하는 만큼, 딜탐 프로젝트에 각별히 관심을 쏟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마트24는 딜탐 구성원이 제안하는 의견을 적극 수용해 다양한 상품을 개발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MZ세대뿐만 아니라 다양한 연령대의 고객 입맛을 잡기 위한 임직원 품평회도 대폭 강화했다. 이마트24는 CEO를 비롯해 20~50대까지 다양한 연령층의 남녀 임직원이 참여해 의견을 개진하는 신상품 품평회의 인원과 횟수를 전년 대비 2배로 늘렸다.

이마트24는 론칭 초부터 최고 등급의 싱글오리진 원두를 고집하고 있는 원두커피 ‘이프레쏘’ 확대에도 고삐를 죌 계획이다. 이탈리아 명품 커피머신 브랜드 세코(seaco) 이디에로 시작한 이마트24 이프레쏘는 올해부터 바이패스 기능 등이 탑재된 그랑 이디에 머신으로 교체·확대 중이다.

1000원대 가격에 커피 전문점 수준의 풍미로 최고의 가성비 원두커피를 제공하는 것이 목표인 이마트24는 이프레쏘를 확대하는 동시에 커피와 함께 즐기는 고품질 디저트도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이런 계획 아래 고객들에게 이프레쏘를 알리고자 매월 24일을 ‘이프레쏘 데이’로 정하고, 하루동안 100원에 원두커피를 제공하는 이벤트를 올해 말까지 계획하고 있다.

이 밖에도 ‘와인=이마트24’ 이미지를 더욱 공고히 하면서 국내외 수제맥주, 리큐어와 같은 다양한 주류의 발굴, 대체육, 간편 반찬·안주·밀키트, 유명 산지의 고당도 제철 과일, 올리브·하몽·치즈·핑거푸드와 같은 와인안주, 세계 여러나라의 가공식품 등 취식하는 시점과 장소, 분위기, 감성에 맞는 맛있는 먹거리를 지속 강화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김 대표는 “2017년 이마트24로 리브랜딩 후 현재까지 ‘새로운 라이프스타일 편의점’ 슬로건을 내걸고, 일상의 일부가 된 편의점에서 기존과는 다른 새로운 경험을 제안함으로써 고객 라이프스타일의 변화를 선도해 왔다”며 “지금까지의 성과를 토대로 보다 구체적인 상품개발 및 구성원의 실행 전략을 담은 새 슬로건 딜리셔스 아이디어를 내재화함으로써 고객 가치를 높여 나가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