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감서 나온 '꺾기 의심 사례' 프레임...은행은 억울하다
국감서 나온 '꺾기 의심 사례' 프레임...은행은 억울하다
  • 박지훈 기자
  • 승인 2021.10.15 18:0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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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권, 대출 2~3개월 후 상품 판매 ‘의심 사례’ 주장
은행권 “대출 1개월 내 상품 판매 불가능…2~3개월 후는 실수요”
IBK기업은행 본점 전경. <뉴시스>
IBK기업은행 본점 전경.<뉴시스>

[인사이트코리아=박지훈 기자] 정치권이 국책은행인 기업은행에서 중소기업 대출 ‘꺾기’ 의심 사례가 다수 발생했다며 ‘중소기업의 이익증진’이라는 설립 취지를 살리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이에 대해 기업은행 등 업계는 대출 계약 후 1개월간 다른 상품을 가입할 수 없도록 전산 시스템이 마련돼 있다고 반박하고 있다. ‘꺾기 의심 사례’라는 표현으로 자칫 불공정거래가 만연하다는 분위기를 줄 수 있다는 반론이다.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민형배 의원은 금융감독원으로부터 받은 2018년부터 2021년 6월 말까지 은행별 중소기업 대출 관련 자료를 분석한 결과, 기업은행의 중소기업 대출 중 꺾기 의심거래 비율은 30.3%에 달한다고 밝혔다.

민 의원에 따르면 기업은행의 꺾기 의심거래 건수는 32만4025건으로 국민은행(15만403건), 하나은행(14만7572건)의 2배 이상으로 나타났다.

금액으로도 기업은행이 최다 수준이었다. 기업은행은 24조1477억원으로 국민은행(7조3675억원), 농협은행(5조8517억원)에 비해 압도적으로 많다.

통상 꺾기란 대출 계약 체결 전후 1개월 내로 금융소비자 의지에 반해 다른 금융상품 계약을 강요하는 행위로 금융소비자보호법상 불공정영업행위에 해당돼 금지하고 있다. 민 의원은 이 같은 법망을 피하기 위해 대출 계약 1개월 이후 혹은 2~3개월 사이에 다른 상품을 계약하는 변종 꺾기가 이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꺾기가 아닌 꺾기 의심 사례로 표현한 이유도 이 때문이란 얘기다.

더불어민주당 유동수 의원도 기업은행이 직원들의 교차판매를 장려해 꺾기 영업을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유 의원은 기업은행으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1000점 만점으로 이뤄진 기업은행 핵심평가지표(KPI)에서 교차판매가 차지하는 비중이 2017년 30점에서 2020년 55점으로 3년 만에 2배 가까이 올랐다고 밝혔다.

교차판매는 한 고객에게 여러 상품을 판매하는 영업으로 예컨대 적금 상품을 가입한 고객에게 카드·보험·펀드 상품을 판매하는 것을 말한다.

은행권 “대출 1개월 내 다른 상품 계약 어려워…‘의심 사례’ 표현 모호”

기업은행 등 은행권은 대출 계약 1개월 후에 이뤄진 금융상품 판매까지 '꺾기 의심 사례'라고 본다면 은행 영업 자체가 힘들다는 입장이다.

기업은행 관계자는 “영업점에서 대출을 받은 중소기업 고객이 1개월 안에 다른 금융상품에 가입할 수 없도록 전산 시스템이 막고 있다”며 “대출 2~3개월 이후 다른 상품 가입은 실수요로서 이를 꺾기 의심 사례라고 보기는 어렵다”고 설명했다.

다른 은행 관계자도 “인터넷은행과 달리 시중은행은 같은 금융지주 소속 계열사와의 시너지 창출, 고객 편의 차원에서 여러 상품을 팔고 있는데 이를 꺾기 영업을 위한 교차판매라고 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정치권이 말하는 꺾기 의심 사례가 실제 꺾기 행위가 아닌지 각 은행이 직접 살펴봐야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앞서 민 의원이 공개한 자료에서 우리은행과 신한은행의 중소기업 대출 꺾기 의심 사례는 각각 7만9832건, 2만7391건으로 상대적으로 적었으며 전체 중소기업 대출에서 차지하는 비중 역시 12.6%, 16.2%로 낮았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코로나19 피해 기업 지원 관련해서 꺾기 사례가 있는 것은 아닌지 모니터링을 하고 있다”며 “대출 계약 이후 1개월 이후에도 소비자 의사에 반하는 게 아닌지 본부 소비자보호부서에서 점검하고 의심된다면 영업점에서도 확인하고 있다”고 말했다.

인사이트코리아, INSIGHTKOR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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