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코리아=노철중 기자] 미국 제약사 머크(Merck Sharp & Dohme, MSD)가 먹는 코로나19 치료제 ‘몰누피라비르’에 대해 FDA에 긴급사용승인을 신청했다고 밝힌 가운데, 국내에서는 언제 성과를 낼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지난해부터 먹는 코로나19 치료제 개발을 시작한 국내 기업들은 이렇다 할 결과를 도출하지 못하는 상황이다. 국내 대표적인 기업으로는 대웅제약·신풍제약·부광약품 등이 꼽힌다. 신풍제약은 기존 말라리아치료제 ‘파라맥스정’으로 임상 3상을 준비하고 있다. 대웅제약은 ‘코비블록’의 임상 2b상을 완료하고 자료 분석 중으로 10월 중 식품의약품안전처 등과 논의를 통해 향후 일정을 결정한다는 계획이다. 부광약품은 ‘레보비르’ 개발을 중단한다고 발표한 상태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먹는 치료제 개발의 난이도가 매우 높은데다 국내 임상에서 환자 모집이 쉽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신풍제약은 지난 7월 5일 피라맥스 국내 2상 임상시험 결과를 발표한 바 있다. 분석에 따르면, 임상 지표 평가에서는 작은 표본으로 인해 유의미한 결과를 얻지 못했으나 WHO 점수 분포를 분석한 결과에서는 전체 환자의 55.4%에서 바이러스 양이 감소했고 고위험군에서는 74% 감소한 것을 확인했다.
신풍제약 관계자는 “이번 국내 2상에서 피라맥스 바이러스 억제 효과에 대한 근거와 전반적인 임상 지표 개선 가능성을 확인했다”며 “전체 환자군에서 2상 시험의 성격상 적게 설정된 피험자수에 의해 통계학적 유의성이 확보되지 못한 지표는 대규모 3상 시험을 통해 최대한 신속히 확증하는데 전사 역량을 집중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식약처도 가능성을 인정하면서 지난 8월 27일 경증·중등증 환자 1420명 규모의 임상 3상을 승인했다. 임상 2상은 총 113명 대상이었다. 신풍제약은 필리핀에서도 관계 당국의 승인을 얻어 402명을 대상으로 임상 2·3상을 진행하고 있다.
임상시험 대상 환자 모집 쉽지 않아
지난 8일 열린 식약처 국감에서 김강립 처장은 “피라맥스의 임상 2상 결과는 조건부 허가를 할 상황은 아니라고 판단했다”며 “일부 조건을 변경하면 추가적인 효과를 확일할 수 있다는 전문가 자문을 거쳐 3상을 승인했다”고 밝혔다. 2상 결과가 효과를 입증하기에 충분하지 않다는 의미다.
부광약품은 지난 9월 30일 개발 중이던 코로나19 경구용 치료제 ‘레보비르’의 임상 중단을 선언했다. 회사 관계자는 개발 중단 배경에 대해 “임상에서 확실한 효과성을 입증하지 못했기 때문”이라며 “잘 통제된 중등증 환자군에서 바이러스 감소 경향을 확인했으나 경증 환자군에서는 이러한 경향을 확인하기 어려웠다”고 말했다. 과학적인 데이터를 중심에 두고 논의한 결과 개발 중단이 합리적이라고 판단했다는 설명이다.
대웅제약은 현재 임상 2b상을 완료하고 데이터를 분석 중이다. 회사 관계자는 “10월 말까지 데이터 분석을 완료하고 향후 일정을 결정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임상 중단 가능성이나 3상 진행 여부 등에 대한 질문에는 확답을 피했다.
국내 제약사들의 먹는 코로나19 치료제 개발은 난항을 겪고 있다. 일각에서는 치료제 개발이 쉽지 않다는 얘기도 나온다. 머크의 치료제도 FDA에 긴급사용승인을 신청한 것일 뿐 게임체인저가 될 정도로 완벽하지 않다는 지적도 나온다. 또 백신 접종자 수 증가로 임상 환자 모집이 쉽지 않다는 얘기도 있다.
업계 관계자는 “경증 환자를 대상으로 하는 임상시험에서 대상 환자를 모집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백신 접종 증가 등으로 코로나에 걸렸더라도 쉽게 낫는 경우가 많은 것이 환자 모집 어려움의 주요한 원인”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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