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봉진 우아한형제들 의장의 ‘우아한 기부’ 스토리
김봉진 우아한형제들 의장의 ‘우아한 기부’ 스토리
  • 남빛하늘 기자
  • 승인 2021.10.01 13:0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섬마을 소년, ‘나눔의 꿈’을 이루다
김봉진 우아한형제들 의장.
김봉진 우아한형제들 의장.<우아한형제들>

[인사이트코리아=남빛하늘 기자] 배달 앱(APP) ‘배달의민족’을 운영하는 우아한형제들 경영진의 기부 행렬이 이어지고 있다. 김범준 대표는 모교인 카이스트의 전산학과 공간 확장에 1억원을, 김상헌 부회장은 저소득 가정 아동에 3억원의 장학금을 기부했다. 최근까지 사외이사를 맡았던 신병철 중간계캠퍼스 대표도 개인 자산 1억원을 사랑의열매에 기부하며 ‘아너소사이어티’ 멤버가 됐다. 이처럼 유니콘·스타트업계에서 우아한형제들의 기부 행렬이 유독 두드러지는 배경에는 창업자 김봉진 의장의 ‘기부 DNA’가 자리하고 있다.

올해 2월 18일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되면서 몸과 마음이 지칠데로 지쳐버린 시기에 모처럼 따뜻한 소식이 들려왔다. 우아한형제들 창업자 김봉진 의장과 그의 부인 설보미 씨가 재산 절반 이상을 사회에 환원하기로 선언한 것이다.

김봉진(오른쪽) 우아한형제들 의장·설보미 씨 부부.
김봉진(오른쪽) 우아한형제들 의장·설보미 씨 부부.<우아한형제들>

김 의장 부부의 ‘통 큰’ 결정이 화제가 된 것은 그들이 세계적인 부자들의 기부클럽 ‘더 기빙 플레지(The Giving Pledge)’에 가입한 것으로 알려지면서다. 더 기빙 플레지는 2010년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MS) 회장과 워런 버핏 버크셔해서웨이 회장이 함께 설립한 글로벌 자선단체다.

현재 24개국 218명(부부·가족 등 공동명의는 1명으로 산정)이 더 기빙 플레지를 통해 기부를 선언했다. 회원의 75%는 빈손으로 시작해 부를 일군 억만장자로, 페이스북 창업자 마크 저커버그, 테슬라 CEO 일론 머스크, 영화 스타워즈의 조지 루카스 감독, 오라클의 래리 앨리슨 회장, 마이클 블룸버그 전 뉴욕시장 등이 있다.

김 의장은 한국인 최초로 세계에서 219번째 기부자로 이름을 올렸다. 김 의장의 재산은 배달의민족을 독일 딜리버리히어로(DH)에 매각하면서 받은 DH 주식 가치 등을 포함해 1조원대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중 절반인 5000억원 이상을 사회에 환원하게 되는 것이다.

김 의장이 이 같은 결정을 하게 된 계기는 그의 성공 스토리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전라남도 완도군 소안면에 딸린 작은 섬 ‘구도’에서 태어난 김 의장은 고등학생 시절 손님들이 쓰던 식당 방에서 잠을 잘 정도로 넉넉하지 못했던 가정형편에 어렵게 대학을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어려서 화가를 꿈꿨지만 경제적 어려움으로 예술고등학교에 가지 못하고 수도전기공업고등학교에 진학한 김 의장은 서울예대(옛 서울예전)에 들어가 실내디자인을 전공했다. 대학 졸업 후 2002년 디자인그룹 이모션에 입사한 그는 네오위즈, NHN 등에서 웹 디자이너로 일했다.

“부를 나눌 때 그 가치는 더욱 빛난다”

김 의장은 2010년 자본금 3000만원으로 우아한형제들을 창업해 배달의민족을 배달 앱 1위로 탈바꿈시킨 국내 대표적인 ‘흙수저’ 출신 창업가 중 한명으로 꼽힌다. 배달의민족이 지금의 모습을 갖추기까지는 ‘모험의 연속’이었다. 김 의장은 앱을 만들어 시장에 선보였으나 1년여 간 수입이 없었다. 이듬해 첫 투자를 받았지만 매출로 이어지지 않아 한동안 무보수로 일하기도 했다.

그 시간 동안 경쟁업체들도 우후죽순 생겨났다. 김 의장은 이들과의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 반년 간 길거리와 쓰레기통을 뒤져가며 5만개에 이르는 음식점 홍보전단지를 모으기도 했다. 배달의민족은 매년 70~80% 고성장을 거듭하며 국내 대표 배달 앱으로 성장했다. 직접 발로 뛰며 확보한 데이터베이스가 현재 배달의민족의 경쟁력이자 자산이 된 셈이다.

2019년 기업 가치를 40억 달러(약 4조7500억원)로 평가한 DH가 자사 주식 4010만주와 현금 19억 유로(약 2조 5000억원)를 주고 우아한형제들을 인수했다. 토종 인터넷기업의 인수합병(M&A) 역사상 최대 규모였다.

김 의장이 보유한 지분은 DH 본사 지분으로 전환됐다. 당시 김 의장이 받기로 한 DH 지분(9.9%)의 가치는 4800억원 정도였는데, 최근 배달 서비스업계의 호황으로 주식 가치가 2.5배 올라 1조원대를 넘어선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김 의장은 DH 경영진 가운데 개인 최대주주가 됐고 DH 본사에 구성된 3인 글로벌 자문위원회의 멤버로 활동하고 있다.

김 의장은 “대한민국에서 아주 작은 섬에서 태어나 고등학교 때는 손님들이 쓰던 방에서 잠을 잘 정도로 넉넉하지 못했던 가정형편에 어렵게 예술대학을 나온 제가 이만큼 이룬 것은 신의 축복과 운이 좋았다는 것으로 밖에는 설명하기가 어렵다”며 “존 롤스의 말처럼 ‘최소 수혜자 최우선 배려의 원칙’에 따라 그 부를 나눌 때 그 가치는 더욱 빛난다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재산 절반 사회환원’ 첫 발 내딛다

김 의장의 ‘우아한 기부’ 레이스는 이미 시작됐다. 그는 자영업자의 의료비와 자녀 교육비 지원, 저소득층 학생 대상 고사양 노트북 지원으로 5000억원이라는 ‘재산 사회 환원 실천’의 첫 발을 내딛었다. 의료비와 교육비에 각각 100억원, 노트북 지원에 약 200억원을 마련한다.

지난 3월 12일 김 의장은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얼마전 더 기빙 플레지 사회 환원 선언을 하고 준비했던 것들을 하나씩 말씀드리고자 한다”면서 ▲외식업사장님들 의료비 및 생계비 지원 ▲외식업사장님들 자녀 국내외 대학 장학금 ▲저소득층 학생들에게 고사양 노트북 1만대 지원 계획을 밝혔다.

우선 김 의장은 100억원의 기금을 마련해 외식업을 하다 급작스런 사고나 질병치료로 생계의 어려움을 겪는 자영업자들의 의료비와 생계비를 지원한다. 배달의민족 광고주 여부와 상관없이 모든 외식업 사장이 대상이다. 5년에 걸쳐 사재를 출연해 100억원의 기금을 마련하고, 희망브리지 전국재해구호협회와 함께 원금소진형으로 기금을 운영할 예정이다.

김 의장은 기부 결정 배경에 대해 “학창시절 식당을 하시던 아버지가 급작스럽게 목욕탕에서 쓰러지셔서 어머니 혼자 참 많이 고생하셨던 기억이 있다”며 “월급이 아닌 하루하루 매출이 중요한 외식업 사장님들께 이런 일은 참으로 힘들다”고 설명했다.

외식업 사장들의 자녀를 위한 국내외 대학 장학금도 마련된다. 이 또한 김 의장이 5년에 걸쳐 사재를 출연하는 방식으로 100억원의 기금을 조성해 사랑의열매와 기부자 맞춤 기금으로 진행할 예정이다. 대상 역시 배달의민족 광고주 여부와 무관한 모든 외식업 사장들의 자녀다.

김 의장은 “최근 대학 장학금 지원이 많아졌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본인이 원하는 국내 대학이나 해외 명문대학에서 공부하는 것은 일부 형편이 좋지 않은 외식업사장님들의 자녀들에게는 현실적으로 멀기만 한 꿈”이라며 “이런 학생들의 꿈을 돕고 싶다”고 지원 배경을 전했다.

김봉진(왼쪽) 우아한 형제들 의장과
김봉진(왼쪽) 우아한 형제들 의장과 송필호 희망브리지 회장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우아한형제들>

기부 DNA, 선한 영향력을 발휘하다

마지막으로 약 200억원의 기금을 마련해 저소득층 학생들에게 고사양 노트북 1만대를 지원한다. 사양은 i5급으로 삼성전자 ‘이온2’와 LG전자 ‘LG 그램(Gram)’ 시리즈를 선정했다. 우아한형제들은 그 일환으로 지난 5월 4일 희망브리지 전국재해구호협회에 고성능 노트북 1만대를 전달했다.

지원 대상 학생은 김 의장과 희망브리지가 지난 4월 28일 전국 17개 시·도교육청의 협조를 받아 선발했다. 선정 기준은 ▲교육급여수급자 ▲한부모가정 ▲조손가정 ▲다문화가정의 저소득아동·청소년 등이다.

행정상 저소득계층으로 분류되지 않지만 교육자가 판단하기에 지원이 필요한 환경의 아동·청소년도 대상에 포함했다. 동일한 기준일 경우 디지털 학업 격차가 커지기 쉬운 고학년에 우선 지원한다. 기준에 부합한 다자녀가정의 경우 형제·자매 전체에 지원하기로 했다.

김 의장은 “어떤 곳에 지원할지 참 선택이 어려웠다”며 “우선 기존에 했던 우아한영향력선순환기금(교육불평등 문제), 어르신의 안부를 묻는 우유배달(고독사 문제), 라이더 의료비 지원기금 등에 집중하면서 공부해 나가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또한 “이제 사업에 집중해 저희 부부가 선언한 재산 절반 사회환원이 5000억원이 아닌 더 큰 가치로 사회에 환월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며 “이 첫 시작이 최선일지 잘 모르겠지만 시작하는 것 자체가 중요하니 너그럽게 봐 주시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이 같은 김의장의 기부 DNA는 선한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다. 우아한형제들 경영진도 기부 행렬에 동참하는 모습이다. 먼저 김범준 대표는 지난 4월 모교인 카이스트의 전산학과 공간 확장에 1억원 기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상헌 부회장도 아내인 노소라 변호사와 함께 2018년 저소득 가정 아동에 3억원의 장학금을 쾌척한 바 있다. 당시 김 의장이 보유 주식을 처분해 100억원을 사회에 기부하기로 결정하자 사외이사였던 김 부회장도 좋은 뜻에 함께하고 싶어 기부에 동참했다는 후문이다.

최근까지 우아한형제들 사외이사를 맡았던 신병철 중간계캠퍼스 대표는 지난 6월 개인 자산 1억원을 사랑의열매에 기부하며 아너소사이어티 멤버가 됐다. 신 대표는 김 의장과 오랜 인연을 이어온 만큼 나눔도 함께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김 의장은 10년 전 창업 초기 빌 게이츠와 워런 버핏의 기사를 보며 “만약 성공한다면 더 기빙 플레지 선언을 하고 싶다”는 막연한 꿈을 키워왔다고 한다. 10년 후 그 꿈은 현실이 됐다. 이제 김 의장은 그가 꿨던 꿈이 세상을 변화시키고자 도전하는 수많은 창업자들의 꿈으로 이어지길 바라고있다. 많은 이들이 그의 선한 영향력을 이어받아 또다른 꿈으로 이어지게 되는 날이 오기를 기대해 본다.

인사이트코리아, INSIGHTKOREA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