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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편집2024-04-16 20:04 (화) 기사제보 구독신청
손태승 우리금융 회장의 글로벌 금융그룹 ‘퀀텀 점프’ 전략
손태승 우리금융 회장의 글로벌 금융그룹 ‘퀀텀 점프’ 전략
  • 박지훈 기자
  • 승인 2021.09.02 15:0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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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연한 사고로 영토 확장...우리금융 전성시대 연다
손태승 우리금융그룹 회장.우리금융
손태승 우리금융그룹 회장.<우리금융>

[인사이트코리아=박지훈 기자] 우리금융그룹이 지난해 부진을 깨끗이 털고 올해 역대 최대 실적을 갈아치울 기세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우리금융은 올해 상반기 당기순이익 1조4197억원을 기록, 1년 전 같은 기간보다 114.9% 증가한 호실적을 일궜다. 

이자이익이 이자수익 감소에도 이자비용 절감으로 13% 늘고 수수료이익이 대규모 리스수수료수익 추가로 46.4% 증가한 영향이다. 이 같은 결과가 나올 수 있던 기저에는 손태승 우리금융 회장의 사업 포트폴리오 다변화 전략이 있었다. 아주캐피탈(현 우리금융캐피탈)과 아주저축은행(우리금융저축은행)을 인수해 그룹 대출 포트폴리오의 은행 의존도를 지주사 전환 직전인 2018년 말 90% 수준에서 올해 6월 80% 수준으로 내리고 수수료 수익력을 강화할 수 있었다.

2분기 실적 호조에 이어 CEO 리스크로 작용해온 ‘DLF 후폭풍’이 잦아들고 있는 점도 우리금융에게 좋은 소식이다. 손 회장의 비즈니스 유연화와 글로벌 확장 전략이 저평가된 우리금융 주가를 끌어올릴지 주목된다.


우리금융그룹을 심리적으로 압박해온 ‘DLF 리스크’가 약화되면서 손태승 회장의 퀀텀 점프 전략이 탄력을 받게 됐다. 앞서 금융감독원은 2020년 3월 초 해외금리 연계형 파생결합펀드(DLF) 불완전판매 사태가 금융회사지배구조법상 내부통제기준 마련의무 위반의 결과라고 판단, DLF 판매 당시 우리은행장이던 손 회장에게 문책경고의 중징계를 내린 바 있다. 문책경고로 3년간 금융사 임원 선임이 어려워진 손 회장은 금감원 결정에 불복해 행정처분 집행정지 가처분 신청으로 제재 효력을 늦춰 주주총회에서 연임에 성공했으며 징계 취소 관련 행정소송을 제기해 지난 8월 27일 1심에서 승리했다.

1심을 맡은 서울행정법원 행정11부(강우찬 부장판사)는 “제재 사유 5건 가운데 4건은 금감원이 법리를 잘못 적용한 결과로 무효이며 적법한 것으로 인정되는 한 가지의 사유 한도에 상응하는 제재를 다시 해야 한다”고 판시했다. 금감원은 사법부의 판결을 존중한다면서도 항소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라고 밝혔지만 손 회장의 DLF 리스크는 크게 약해질 전망이다.

지난해 3월 3년 임기로 연임한 손 회장은 2023년 3월까지 그룹을 이끌어야 하는 만큼 추진할 과제가 산적하다. 카카오·네이버·토스 등 테크핀(금융업 영위 IT기업) 3사에 맞설 디지털 경쟁력을 갖추고 코로나19 장기화에 어려워진 해외 비즈니스를 정상화시켜야 한다. 뿐만 아니라 사업 포트폴리오 다양화로 경쟁사와의 체급 대결에도 앞서야 한다. 손 회장은 징계 취소 행정소송 1심을 기다리는 상황에서도 이 같은 과제를 달성하기 위한 행보를 이어갔다.

손태승(왼쪽 세 번째) 우리금융 회장과 구현모(왼쪽 두 번째) KT 대표가 지난해 8월 19일 서울 중구 우리은행 본점에서 금융·ICT 융합을 위한 업무협약 체결 뒤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우리금융>

테크핀과 ‘협업' 마다 않는 유연한 전략

최근 손 회장은 이종산업의 영업 인프라를 활용하고 있다. 경쟁 금융그룹도 비금융업 회사들과 제휴하고 있지만 우리금융만큼 제휴사의 인프라를 자사 비즈니스 확대에 적극 활용하는 곳은 드물다.

네이버와의 대출 비즈니스 제휴가 대표적이다. 자회사 우리은행은 지난 7월 네이버 오픈마켓 스마트스토어에 입점한 개인사업자를 대상으로 한 제휴대출상품을 출시했다. 오프라인 중심이었던 사업자 대출을 50만명에 육박하는 스마트스토어 사업자로 확대할 수 있게 됐다. 네이버 입장에서도 그동안 제2금융권인 미래에셋캐피탈에 국한됐던 사업의 파트너를 늘려 플랫폼 파워를 키울 수 있게 됐다.

금융그룹들이 테크핀과의 제휴를 플랫폼 종속으로 생각하고 있기에 우리은행의 이번 행보는 의외로 받아들여졌다. 우리은행은 네이버와의 협력을 계기로 비금융 데이터를 축적하고 대안신용평가 역량을 강화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밖에도 MZ세대를 위한 금융·플랫폼 연계 콘텐츠, B2B2C(기업간·소비자간) 대상 금융·플랫폼 융합 서비스 패키지 등을 함께 개발할 계획이다.

케이뱅크 지분 투자로 맺은 KT그룹과의 선린 관계는 제휴를 넘어 동맹 수준으로 자리 잡았다. 손 회장과 구현모 KT 대표는 지난해 8월 자회사 대표들을 대동하고 금융·정보통신기술(ICT) 융합을 위한 업무협약을 맺었다. 양 그룹은 빅데이터와 인공지능(AI) 등 7개 분야에서 협력하고 있다. 우리-KT 동맹은 “디지털 혁신에 그룹의 미래가 달렸다”는 손 회장과 구 대표의 미래전략이 짝을 이룬 결과다.

우리금융은 KT그룹과의 ‘동맹 선언’ 이후 양사 임직원이 참여하는 공동 연수, 금융·통신 융합 상품·서비스 제휴를 진행하고 있다. KT그룹 엔터프라이즈 부문과는 AI를 활용한 투자상품 불완전판매 방지 프로세스 도입을 추진하며 리스크 관리에도 열중이다.

양사가 최우선으로 머리를 맞댈 협업 과제는 마이데이터 사업이다. 관련 사업 참여사들이 업권별로 유사한 서비스를 제공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금융과 통신 데이터를 결합한 차별화된 서비스를 개발하고 나아가 합작투자법인(JV) 등 협력 방안까지 모색해 양사의 융합 시너지를 낸다는 계획이다.

우리금융과 KT와의 탄탄한 관계는 손 회장이 케이뱅크를 ‘지원 사격’한 결과로 볼 수 있다. 국내 1호 인터넷전문은행 케이뱅크는 KT를 대주주로 내세워 보다 주도적인 운영을 시도했으나 KT의 대주주 적격성 심사 문제로 장기간의 대출 중단 사태를 빚은 바 있다.

케이뱅크의 운영 정상화는 결국 BC카드를 대주주로 변경하며 이뤄졌지만, 우리금융 쪽에서 재무적 투자자로서 자본금 증액 등으로 케이뱅크를 꾸준히 지원해준 덕분이기도 하다.

기존 금융권과의 협력 관계도 다지고 있다. 특히 국내 금융투자업계 양대 그룹 중 하나인 한국금융지주와 상호 우호적이다. 지난해 12월 한국금융 자회사 한국투자증권과 융·복합 금융서비스 제공을 위해 협력하기로 한데 이어 올해 1월에는 온라인 공동 세미나를 개최했다. 증권사가 없는 우리금융은 자사 고객에게 금융투자 상품과 콘텐츠를, 은행 없는 한국투자증권은 부동산 투자 관련 정보를 제공하는 효과를 보고 있다.

더불어 우리은행은 자사와 거래하는 법인이 기업공개(IPO)를 추진할 경우 한국투자증권과 공동으로 대표주관사 선정을 비롯한 IPO 진행을 위해 협력하기로 하고, 한국투자증권은 고객이 여신 수요가 있을 경우 우리은행 기업금융 담당자에게 연결하는 등 마케팅 협업을 강화하기로 했다. 양사는 외환·트레이딩 분야 거래도 확대할 예정이다.

권광석(오른쪽) 우리은행장과 정일문 한국투자증권 대표가 지난해 12월 24일 각사 화상회의실에서 융·복합 금융서비스 제공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한 뒤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우리은행>

글로벌 금융그룹으로 ‘성큼’

손 회장이 가장 야심차게 추진하는 사업 가운데 하나는 글로벌 비즈니스다. 3저(저성장·저물가·저금리) 환경에서 미래경쟁력을 담보해 줄 수 있는 사업은 해외 사업이며 이를 위해 국외 네트워크를 적극적으로 확대해야 한다는 게 손 회장의 생각이다.

현재 우리금융의 해외 네트워크는 지난해 말 23개국 476개로 국내 금융사 최대 수준이다. 특히 동남아시아 시장은 순이자마진(NIM), 점포·금융 포용도, 경제성장률 등 성장가능성이 높아 우리금융 네트워크 확장이 두드러지게 눈에 띄는 곳이다.

우리금융은 인도네시아와 필리핀, 캄보디아에서 현지은행 인수·합병(M&A), 베트남에서 기존지점의 현지법인 전환으로 현지화를 확대하고 있으며 저축은행, 비은행 금융사 등 시장특성을 고려한 진출도 진행해 사업다각화를 꾀하고 있다.

특히 우리금융은 베트남 시장에서 신한금융이 가진 외국계 은행 1위 타이틀을 가져오고 싶어한다. 국내 경제와 밀접해 경제규모가 큰데다 높은 경제성장률까지 유지하고 있어서다. 우리은행의 베트남법인 ‘베트남우리은행’은 하노이를 비롯한 북부 지점 8곳, 중부 다낭 지점 1곳, 호치민을 중심으로 한 남부 지점 6곳 등 총 15곳의 현지 지점을 갖고 있다. 우리은행은 오는 2022년까지 5곳을 더 늘려 총 20개 이상의 지점을 확보하겠다는 계획이다.

여기에다 베트남우리은행은 베트남 정부 주도 사업인 비현금 결제 수단 활성화 정책에 따라 진행된 ‘차세대 금융 결제 공동망(Automated Clearing House·ACH)’ 시스템 구축에 참여한 총 9개 은행 중 유일한 외국계 은행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이번에 시스템 구축 참여를 통해 공과금, 카드대금 등 납부 시 베트남우리은행 고객의 결제 계좌뿐만 아니라 참여은행 결제계좌로도 이용 가능해 신규고객 확보, 서비스 신설 등 현지 영업 경쟁력 강화에 적극 나설 계획이다.

손 회장은 국내 사업 포트폴리오 다양화에도 힘써야 한다. 우리금융은 2019년 1월 지주회사로 전환한 후 자본 동원력이 낮았음에도 비은행 자회사를 확대해왔다.

2019년 8월 동양자산운용 지분 73% 인수해 우리자산운용으로 변경했으며, ABL글로벌자산운용을 완전자회사로 편입해 우리글로벌자산운용이라는 이름으로 그룹 품 안에 들였다. 같은 해 9월에는 우리은행으로부터 우리카드 지분 100%, 우리종합금융 지분 59.8%를 인수해 그룹 체계를 효율적으로 정비했다. 그해 말 국제자산신탁(우리자산신탁) 지분 67.2%를 취득해 자회사 리스트를 늘렸다.

코로나19 비상상황에서도 손회장의 체급 확대 행보는 거침없었다. 지난해 12월 국내 사모펀드 웰투시인베스트먼트로부터 아주캐피탈 지분 76.8%을 인수해 우리금융캐피탈로 바꿨으며, 올해 3월 우리금융캐피탈로부터 우리금융저축은행 지분 100%를 취득해 그룹 체제를 효율적으로 손봤다. 지주사 전환 초기 자본동원력이 약했으며 초유의 감염병 사 태로 대손충당금 적립 부담이 커졌음에도 알짜 회사들을 M&A로 확보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연간 순이익 1000억원 수준이던 아주캐피탈은 우리금융으로 편입된 후 상반기에만 825억원의 순이익을 냈다. 올해 상반기 우리카드와 우리종합금융도 그룹 체제 구축에 따른 효율적인 관리 덕분에 순이익이 1년 전보다 52.5%, 40.1% 성장했다.

우리금융지주의 그룹 체계 정비 과정.<인사이트코리아>

‘완전 민영화’ 숙원 가시화

손 회장의 다음 과제는 완전 민영화와 증권 자회사 확보다. 완전 민영화 절차는 순조롭게 진행될 것으로 예상된다. 정부는 예금보험공사를 통해 우리금융 지분 15.13%를 보유한 최대주주다.

예금보험공사는 2020년부터 2022년까지 2~3차례 지분 분산매각으로 민영화를 마무리한다는 목표였지만,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금융시장 불확실성으로 일정을 미루다가 올해 4월 우리금융 주가 회복에 따라 지분 2%를 매각하며 민영화 절차에 다시 들어갔다. 민영화 계획을 차질 없이 추진하도록 노력하겠다는 입장이다.

증권 자회사 인수도 최우선 순위 과업이긴 하나 조급할 게 없다는 입장이다. 증권업계는 지난해 2분기부터 올해 상반기까지 개인투자자들이 늘어난 덕분에 호실적 행진을 이어오고 회사 주가 역시 크게 올랐지만, 하반기 글로벌 금리 인상 우려에 주요 지수가 주춤하자 다시 가격이 빠지고 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8월 30일 KRX 증권업 지수는 4개월 전인 5월 초보다 4.7% 떨어졌다. 상반기 증시를 이끌던 철강(-6.8%), 반도체(-5.1%), 에너지화학(-4.8%)에 이어 네 번째로 낙폭이 컸다.

은행권 관계자는 “올해 상반기 중소증권사들이 우리금융 인수 물망에 올랐다는 이야기가 나왔지만, 우리금융에서는 증권사의 거품 낀 가격이 안정화되고 회사 민영화가 속도를 낼 때까지 급할 것 없다는 말도 들리고 있다”고 전했다.

이 때문에 3분기 우리금융의 주가 반등 가능성에 이목이 쏠린다. 서영수 키움증권 애널리스트는 “은행이 이자이익 호조와 충당금 감소 영향으로 기대 이상의 실적을 달성하고 캐피탈, 카드 부문도 양호한 실적을 달성함으로써 이익 개선에 기여할 것으로 판단한다”며 “기대치 이상의 양호한 실적을 달성한 점을 반영해 목표주가를 1만7000원으로 상향 조정한다”고 설명했다.

최정욱 하나금융투자 애널리스트는 “예금보험공사의 매각 개시 예상 주가는 1만3000원 내외로 추정되는데 주가가 임계점인 1만3000원을 뛰어넘기 시작하면 오히려 반등 탄력이 강해질 가능성이 높다”며 “3분기에도 타행 대비 모멘텀이 양호할 전망으로 목표주가를 1만5500원으로 제시한다”고 밝혔다.

완전 민영화 숙원을 이루겠다는 손 회장의 의지는 간절하다. 손 회장은 우리은행장 시절부터 자사주를 매입해 8월 말 기준 총 9만3127주를 보유하고 있다. 취득단가는 주당 1만875원으로 현 주가 수준(1만1000원)을 밑에서 떠받치는 역할을 하고 있다.

손 회장은 5대 금융그룹 가운데 노조의 지지를 가장 많이 받고 있는 금융지주 수장으로 알려져 있다. 손 회장이 ELF 리스크를 잠재우고 주가 부양으로 완전 민영화 과제를 해결하면서 우호적인 노조와의 동반성장으로 퀀텀점프를 이뤄낼지 주목된다.

인사이트코리아, INSIGHTKOR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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