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콜 이슈’ LG에너지솔루션, 김종현 사장 신년사에 해법 담겼다
‘리콜 이슈’ LG에너지솔루션, 김종현 사장 신년사에 해법 담겼다
  • 서창완 기자
  • 승인 2021.08.27 18: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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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S 이어 EV까지 바람 잘 날 없는 리콜 이슈…쌓이는 화재 리스크, 안전·신뢰 확보 최우선 과제
김종현 LG에너지솔루션 대표이사 사장.LG에너지솔루션
김종현 LG에너지솔루션 대표이사 사장.<LG에너지솔루션>

[인사이트코리아=서창완 기자] 상장을 앞둔 LG에너지솔루션에 바람 잘 날이 없다. 제너럴모터스(GM) 볼트 전기차(EV) 리콜로 연내 상장을 목표로 추진하던 기업공개(IPO)가 연기될 위기다. ‘무리하지 않는 게 좋다’는 게 금융투자업계의 시각이지만 맥이 빠지는 결과다. 올해 1월 출범한 LG에너지솔루션의 초대 최고경영자(CEO)를 맡은 김종현 대표이사 사장의 어깨가 무겁다.

취임 8개월 차를 맞은 김 사장은 이미 굵직한 현안들을 헤쳐왔다. 그에 대한 시장의 주목도와 기대감이 쌓인 이유다. SK이노베이션과의 영업비밀 침해 소송전부터 현대차 코나 EV 리콜까지 마무리했다. 하지만 난제를 풀어낸 그가 숨돌릴 틈 없이 다시 난제를 만났다. 또 한번 위기 관리능력이 시험대에 오른 셈이다

많이 팔았고, 자주 불났다

LG에너지솔루션은 글로벌 전기차 배터리 사용량 기준 국내 1위 기업이다. 3대 배터리 회사인 삼성SDI, SK이노베이션과 비교하면 규모면에서 압도적이다. SNE리서치가 조사한 올해 상반기 기준 글로벌 배터리 누적 사용량을 보면 LG에너지솔루션(28.0GWh)이 삼성SDI(5.9GWh)와 SK이노베이션(5.9GWh)을 합친 것보다 2배 이상 많다.

글로벌 시장에서도 중국 기업인 CATL을 제외하면 적수가 없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세계 2위다. 격차도 근소하다. 올해 상반기 기준 CATL 배터리 사용량은 34.1GWh로 LG에너지솔루션보다 6.1GWh 앞선 정도다. 시장점유율도 CATL(29.9%)과 LG에너지솔루션(24.5%)의 차이는 미미하다.

글로벌 전기차 배터리 사용량.SNE리서치
글로벌 전기차 배터리 사용량.<SNE리서치>

문제는 압도적 판매량만큼 잦은 화재 발생 빈도다. 많이 판 만큼 자주 불났다. 화재는 단순한 해프닝이 아닌 리콜로 번졌다. 지난 3월 현대차 코나 EV 리콜 비용 분담 합의가 배터리 결함을 어느 정도 인정하는 결정적 사건이 됐다. 두 회사 간 분담 비율은 현대차 30%, LG에너지솔루션 70% 수준이다. 배터리를 공급한 LG에너지솔루션의 과실에 더 무게가 실렸다는 의미다.

LG에너지솔루션은 화재 리스크를 차곡차곡 쌓고 있다. 2019년 이후 전지 부문에서 쌓은 분기 충당금만 4번이다. 에너지저장장치(ESS) 화재로 2019년 국정감사장에서 고개를 숙인 그해 1분기 ESS 충당금 1200억원을 시작으로 규모가 커지고 있다. 그해 4분기에는 ESS 충당금 3000억원을 추가로 반영했다.

지난해 코나 EV 리콜 여파로 6500억~7000억원 가량의 손실을 반영한 LG에너지솔루션은 올해 2분기에는 GM 볼트 EV 리콜 충당금 910억원을 실적에 반영했다. GM 볼트 EV 탑재 배터리는 LG화학이 배터리 셀, LG전자가 모듈을 만들어 납품했기 때문에 LG전자 몫으로 충당금 2346억원이 책정됐다.

쌓이는 화재 리스크

GM은 8월 20일(현지시간) 총 10억 달러(약 1조1835억원)를 들여 볼트 EV 7만3000대를 추가 리콜 조치한다고 발표했다. 리콜 대상은 미국과 캐나다 등에서 판매된 2019~2022년형 모델이다. 지난해 11월 2017~2019년 생산된 볼트 EV 6만9000대를 대상으로 8억 달러 비용을 들여 하려던 자발적 리콜 조치를 전 모델로 확대했다.

현대차에 이어 GM까지 리콜을 결정하면서 부담은 ESS에서 EV로 넘어왔다. 이는 치명적인 약점이 될 수 있다. LG에너지솔루션 배터리를 탑재한 차량이 그만큼 많아서다. 압도적 판매 실적을 가진 LG에너지솔루션의 리콜은 이번으로 끝나지 않을 수도 있다.

지난해 10월 17일 남양주시 와부읍 주민자치센터 전기차 급속충전소에서 충전 중이던 현대자동차 코나 전기차에서 불이 났다.남양주 소방서
지난해 10월 17일 남양주시 와부읍 주민자치센터 전기차 급속충전소에서 충전 중이던 현대자동차 코나 전기차에서 불이 났다.<남양주 소방서>

LG에너지솔루션의 화재 리스크는 IPO를 위한 상장예비심사 연기로 이어졌다. 6월 8일 상장예비심사를 청구한 LG에너지솔루션은 당초 이달 중순 심사 통과가 예상됐다. 상장예비심사 기간은 원칙상 45일 이내이지만, 우량 기업은 패스트트랙이 적용돼 20일 이내 심사할 수 있다. 다만, 심사과정에서 회사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이슈가 발생해 추가 심사 기간이 필요할 경우 예비심사를 청구한 회사의 요청이나 거래소의 판단에 따라 이를 연장할 수 있다.

일정대로라면 10월 증시 입성이 점쳐졌다. 현재로서는 연내 상장이 쉽지 않다는 관측이 우세하다. LG에너지솔루션이 GM과 리콜 관련 합의를 마무리하고 분담금 액수를 발표하는 데까지 이뤄져야 해서다.

LG 측은 “고객사와 함께 리콜 조치가 원활하게 이뤄질 수 있도록 적극 협조하겠다”며 “GM, LG전자, LG에너지솔루션 등 3사가 진행하는 원인 조사 결과가 나오면 충당금 액수와 비용 분담률이 정해질 것”이라는 입장이다.

김종현 사장 신년사에서 “성능보다 안전성” 강조

김종현 LG에너지솔루션 사장이 4월 16일 미국 테네시 주 박물관(State Museum)에서 열린 GM과의 전기차 배터리 제2 합작공장을 투자 발표 행사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LG에너지솔루션
김종현 LG에너지솔루션 사장이 4월 16일 미국 테네시 주 박물관(State Museum)에서 열린 GM과의 전기차 배터리 제2 합작공장을 투자 발표 행사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LG에너지솔루션>

김 사장은 올해 취임 이후 신년사에서 “품질에 있어 성능을 포기하더라도 안전성과 신뢰성은 절대 타협하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그의 신년사가 현재로서는 LG에너지솔루션의 최우선 지향점이 돼야 할 시점이다.

당장 늘어날 충당금이 부담스럽다. GM이 리콜을 확대하면서 LG에너지솔루션이 추가 부담해야 할 충당금은 적어도 1000억원 이상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생산능력 확대를 위해 대규모 투자가 필요한 LG에너지솔루션으로서는 잦은 리콜이 시장의 기업가치 평가에 영향을 줄 수 있다. 당장 연내 상장을 성공하느냐가 중요하다기보다 장기적 신뢰도에 미칠 영향을 고려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금융투자업계에서도 연내 상장 여부보다 중요한 요소로 신뢰성이 거론된다. 조현렬 삼성증권 연구원은 “배터리 화재 리스크가 재부각됐다는 점에서 LG에너지솔루션 배터리 사업의 시장 신뢰도는 낮아진 상황”이라며 “LG에너지솔루션 배터리를 탑재한 제품의 화재가 배터리에 기인하지 않았다는 명확한 증거가 나와야 시장에서 오해를 불식시킬 수 있다”고 내다봤다.

노우호 메리츠증권 애널리스트는 “최대 성장동력원이던 중대형 EV 전지가 현대차와 GM 리콜 결정에 따른 충당금으로 타격을 입었다”며 “배터리 품질 이슈는 앞으로 수주 활동과 가격 협상력에 부정적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강동진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반복되는 충당금 이슈로 시장의 신뢰도가 낮아져 주가가 하락했다”며 “분담 비율 등 불확실성을 해소하는 과정이 필요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위기는 기회가 될 수도 있다. 김 사장의 신년사대로 신뢰성과 안전성 확보를 최우선 과제로 삼아 회사를 이끌 경우 후발 주자의 진입 장벽을 높이고 시장 신뢰도를 더 쌓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

박연주 미래에셋대우 연구원은 “리콜 이슈는 LG에너지솔루션의 기술력 부족이라기보다는 배터리 양산 기술 자체의 난이도가 높기 때문이라고 판단되며, 신규 업체들의 시장 진입은 더 어려워져 배터리 시장 내 과점도가 높게 유지될 것”이라며 “고품질 배터리를 납품할 수 있는 업체가 제한적이라 점유율 하락이나 마진 둔화 가능성은 낮다”고 진단했다.

강동진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LG에너지솔루션이 시장 선도 업체로서 리스크를 선제적으로 경험하고 있다”며 “앞으로 소재와 안전성을 높일 수 있는 기술 개발을 통해 리스크를 줄여가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인사이트코리아, INSIGHTKOR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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