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터리 분사’ SK이노베이션 주가, 1년 전 LG화학 따라가나
‘배터리 분사’ SK이노베이션 주가, 1년 전 LG화학 따라가나
  • 서창완 기자
  • 승인 2021.08.04 1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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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터리 사업 분할 공식화 후 주가 하락…1년 전 배터리 분사한 LG화학 닮은꼴
LG화학 초기 진통 겪은 후 주가 회복…기업가치 창출 신성장 동력 확보가 관건
김준 SK이노베이션 총괄사장이 7월 1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 호텔에서 회사 성장 전략을 발표하고 있다.SK이노베이션
김준 SK이노베이션 총괄사장이 7월 1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 호텔에서 회사 성장 전략을 발표하고 있다.<SK이노베이션>

[인사이트코리아=서창완 기자] SK이노베이션 배터리 사업 부문 분할이 결정됐다. 배터리 부문을 물적분할한 뒤 기업공개(IPO)를 할 계획이다. 성장성이 큰 배터리 사업의 투자 재원 조달을 위한 결정이라지만, 미래 가치에 투자한 주주들은 당장의 주가 하락을 고민할 수밖에 없다. 실제 SK이노베이션은 지난 7월 1일 스토리데이에서 분사를 언급한 후 한 달 사이 17% 이상 주가가 내려갔다.

지주사 역할을 선택한 SK이노베이션의 미래를 바라보는 투자자들의 고민은 깊어만 간다. 배터리 신설법인이 1~2년 뒤 IPO를 하게 되면 모회사 디스카운트(할인)를 감수해야 한다. SK이노베이션이 배터리 분사 이후 신성장 동력으로 내세운 사업들이 이를 얼마나 상쇄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주가 단기 하락해도 기업가치 상승 전망

SK이노베이션은 4일 배터리 사업과 석유개발(Exploration & Production, E&P) 사업을 공식화했다. 다음 달 16일 임시 주주총회 승인을 거쳐 10월 1일 신설법인 SK배터리주식회사(가칭)와 SK이앤피주식회사(가칭)를 공식 출범할 계획이다. SK이노베이션이 신설법인 지분 100%를 갖게 되며, 분할 대상 사업에 속하는 자산과 채무 등도 신설 회사로 이전된다.

SK이노베이션이 이날 배터리 사업 분사 일정을 공식화하자 투자자들이 곧바로 반응했다. 장 초반 주가가 7%대까지 하락하다 3.75% 떨어진 24만3500원에 마감했다. SK이노베이션 주가는 분사를 처음 언급했던 지난달 1일 전날보다 8.8% 하락한 26만9500원에 거래를 마친 후 꾸준한 하락세를 보였다.

SK이노베이션보다 1년 앞서 배터리 신설법인 분사를 결정한 LG화학도 초기 진통을 겪었다. 하지만 이후 주가가 회복된 데 이어 52주 신고가를 경신한 바 있다. LG화학은 이사회에서 배터리 법인 분사를 결정한 지난해 9월 16일 이후 이틀 동안 11% 넘게 주가가 하락했다. 지난해 11월 2일 장중 한때 60만원 아래까지 내려갔던 주가는 이후 상승 국면으로 전환했다. 지난 1월 105만원으로 52주 신고가를 기록한 LG화학 주가는 4일 현재 85만원대를 유지하고 있다.

분할 전후 SK이노베이션 조직도.SK이노베이션
분할 전후 SK이노베이션 조직도.<SK이노베이션>

LG화학의 배터리 사업 분할 결정 당시 증권가에서는 ’저가 매수 기회‘라는 리포트가 쏟아졌다. 배터리 성장성이 기대되는 상황에서 IPO 일정도 1~2년은 걸리기 때문이다. 이번 SK이노베이션의 물적 분할도 LG화학 때와 조건이 비슷하다. SK이노베이션은 배터리 사업 성장성을 자신하고 있다.

증권업계에서는 SK이노베이션의 이번 물적 분할을 불가피한 결정으로 보고 있다. 단기적으로 주가 하락을 피하기 어렵더라도 기업가치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물적 분할 이후 상장을 통해 자금을 조달하면 배터리 사업과 신사업을 모두 키울 수 있다는 것이다. SK이노베이션 역시 이런 점을 고려하고 있다.

김양섭 SK이노베이션 최고재무책임자는 “이번 분할 목적 중 하나는 앞으로 투자 재원을 적시에 조달하기 위한 것”이라며 “IPO에 대한 구체적 조달 방법이나 시기, 규모는 아직 정해진 바 없지만, 이밖에 배터리 투자를 위해 조인트벤처(JV) 파트너와의 분담, 투자 정부 인센티브 등 다양한 확보 계획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지주사 SK이노베이션 신성장 동력은?

SK이노베이션은 이번 분할이 배터리 사업의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는 터닝 포인트가 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배터리 사업은 ‘1000GW’ 규모의 수주잔고를 확보한 상황이다. 매출로 환산하면 130조원 수준이다.

윤형조 SK이노베이션 배터리기획실장은 “그동안 있었던 불확실성이 해소되면서 논의하고 있던 추가 수주 건도 가까운 시일 내에 가시화할 것으로 보고 있다”며 “전기차 시장 성장 속도가 빠른데, 이를 뛰어넘을 수주잔고를 확보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SK이노베이션은 한국을 비롯해 미국, 중국, 헝가리 등의 거점에서 연간 40GWh 수준의 배터리 생산능력을 갖추고 있다. 이를 2023년 85GWh, 2025년 200GWh, 2030년 500GWh 이상으로 확대할 방침이다. 지난 5월 미국 포드사와 JV 설립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하고 현재 부지 선정과 운영 방안, 추가 협력 등을 논의하고 있다.

SK이노베이션은 배터리 사업 연간 흑자 시점을 2022년으로 보고 있다. 2023년부터는 영업이익률을 빠르게 개선하고, 2025년 이후 한 자릿수 후반대의 영업이익률을 유지하겠다는 계산이다.

배터리 사업을 분사한 SK이노베이션은 지주사 가치를 높여야 하는 과제가 남았다. LG화학의 경우 양극재 경쟁력을 확보하고 LG전자 분리막 사업 부문을 인수하는 등 배터리 소재 분야를 신성장 동력으로 키울 계획이다.

SK이노베이션은 일단 새롭게 추진 중인 폐배터리 재활용(BMR, Battery Metal Recycle) 사업을 본격적으로 성장시킬 계획이다. SK이노베이션은 현재 고순도 리튬을 선회수할 수 있는 기술을 확보한 상태다. 2025년 BMR 사업에서 6만톤 생산능력을 확보하겠다는 계획이다. 이밖에도 배터리 성장성을 유지하기 위해 소재 분야와 차세대 배터리 사업화 후보를 발굴하겠다는 방침이다.

김철중 SK이노베이션 전략본부장은 “SK이노베이션은 지주회사로서 가치를 높여나갈 방안을 지속 추진해 나갈 것”이라며 “자체 기업 가치 창출을 위해 미래 성장 옵션을 발굴하고 사업화하는 역할에 주력하겠다”고 밝혔다.

인사이트코리아, INSIGHTKOR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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