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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편집2022-06-27 19:31 (월) 기사제보 구독신청
영화관과 OTT 공존, 코로나19 극복 해법 될까
영화관과 OTT 공존, 코로나19 극복 해법 될까
  • 이하영 기자
  • 승인 2021.07.31 13:4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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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황 탈출 안간힘 쓰는 영화계 
7월 7일 오픈한 서울 마포구 CGV연남은 넓고 쾌적한 공간으로 구성했다. 호텔 스위트룸을 연상시키는‘스위트 시네마’관은 넓은 공간에 편안한 소파로 구성해 감염 위험을 줄였다.<CJ CGV>

[인사이트코리아=이하영 기자] 영화진흥위원회가 7월 23일 발표한 2021년 상반기 한국 영화산업 결산 발표는 충격적이다. 올해 상반기는 영화관입장권통합전산망이 집계를 시작한 2004년 이후 역대 상반기 관객 수 최저치를 기록했다. 코로나19 장기화로 인해 전체 관객 수는 2002만명에 머물렀다. 이는 코로나19가 본격화한 지난해와 비교해도 1239만명(38.2%)이나 감소한 수준이다. 매출액 역시 1863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875억원(32.0%) 감소했다. 2005년 이후 상반기 매출액 최저치다. 모든 수치가 급락한 암울한 상황이지만 영화계는 부지런히 해법을 찾고 있다.

OTT, 코로나19 해법 될까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BIFAN) 포럼 ‘Redefine Cinema: 영화를 다시 생각하다’가 7월 17일 경기도 부천시 고려호텔에서 진행됐다. ‘영화의 정의’를 두고 열띤 토론이 펼쳐졌다. 이날 화두는 영화의 형식으로 만들어졌으나 영화관에서 상영되지 않은 영상물이 과연 ‘영화’인지에 대한 물음이었다.

현행 ‘영화 및 비디오물의 진흥에 관한 법률(영비법)’에 따르면 영화로 인정받기 위해서는 반드시 영화관에서 상영돼야 한다. 이 법에 의하면 영화 ‘승리호’ ‘사냥의 시간’ ‘콜’‘낙원의 밤’ ‘제8일의 밤’ 등은 모두 영화가 아니다. 넷플릭스라는 OTT(Over The Top, 온라인 스트리밍 서비스) 플랫폼에서만 스트리밍 돼서다.

‘SF8’은 OTT 플랫폼 웨이브에서 스트리밍 되고 MBC에서 방영됐다. 수필름에서 제작된 이 작품은 한국영화감독조합(DGK)과 MBC가 공동 기획했다. 물론 이 작품도 영화관에서 상영되지 않았기 때문에 현행법상 영화가 아니다. 국내 영화계에서는 영화관을 거치지 않아도 ‘영화’로 인정받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거세지고 있다. 

2017년 넷플릭스 오리지널 영화 ‘옥자’로 촉발된 극장가와 OTT의 싸움은 개봉 순서의 문제였다. 일반적으로 한 영화가 다른 수익과정으로 중심을 이동하는 홀드백(Hold back) 기간은 약 3달 정도다. 코로나 팬데믹 이후 영화계는 ‘영화관’을 배제한 영화를 원하게 됐다. 감염병 예방을 위해 ‘집콕’ 현상이 확산하면서 극장 스크린이 안방 TV로 옮아갔다.

영화계 내에서도 의견이 갈린다. 지난해 12월 워너브라더스가 앞으로 신작 영화를 극장 및 자사 OTT 플랫폼 HBO맥스에 동시 공개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은 공개서한을 통해 “워너브라더스의 이 같은 결정이 장기적인 영화 산업의 붕괴를 가져올 것”이라고 경고했다. 길어야 몇 개월 정도 단기간에 자금을 회수할 수 있는 극장용 영화와 달리 OTT는 제작비 회수가 어려워 재투자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OTT가 코로나19를 극복할 해법인지에 대해 의문이 생기는 이유는 또 있다. 올해 1월 넷플릭스 유료 구독자 수가 사상 처음 2억명을 넘겨 ‘OTT 대세’를 증명했다. 그러나 불과 반년 지난 올해 7월 발표한 2분기 신규가입자 수는 154만명으로 2017년 이후 분기 최저치를 기록했다. 코로나19 팬데믹이 시작된 지난해 1~2분기 1000만명 이상이 가입한 것과 비교하면 성장률 둔화가 확연히 느껴진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킹덤’ 시리즈 1·2와 ‘스위트홈’은 영화 이상의 퀄리티로 많은 사랑을 받았다. 웨이브 오리지널 ‘SF8’은 극장 상영을 못해 수출에 애로를 겪고있다. 넷플릭스 ‘킹덤2’ ‘스위트홈’, 웨이브 ‘SF8’.<넷플릭스, 수필름·DGK>

거리두기 속 OTT와 손잡는 극장가

코로나19를 겪으면서 영화관도 달라지고 있다. 최근 CJ CGV는 홍대입구역 인근 CGV연남에 회차당 20명만 들어갈 수 있는 스위트 시네마관을 열었다. 고급 리클라이닝 소파에 공기청정기, 옷걸이, 수납공간 등을 갖춰 호텔 스위트룸을 연상시킨다. 입장 인원을 최소화 하고 방역에 신경 써 소수만 편안하게 즐길 수 있는 공간을 만든 대신 입장료는 1인당 5만원으로 높게 책정했다. 거리두기는 이제 변수가 아닌 ‘상수(常數)’가 됐다.

상영관 내에서 한 칸씩 띄어 앉는 사회적 거리두기도 CGV·롯데시네마·메가박스 등 대부분 멀티플렉스에서 채택하고 있다. 거리두기 강화에도 감염병 위험을 우려하고, 볼 만한 영화가 없다는 이유로 관객 수가 줄자 영화관은 영화 대신 뮤지컬·오페라를 상영하기 시작했다.

팬미팅·콘서트 장소도 됐다가 e스포츠나 야구 생중계 화면으로도 제공된다. 개그 공연이나 인문 강연 장소로 활용하더니, 급기야 영화관 매점 음식 배달도 시작했다.

메가박스는 일부 매장에서 치킨을 시키면 전용 초대권을 준다거나, 저렴한 팝콘 판매, 영화 관람권을 포함한 커피 구독상품 출시 등 F&B 사업으로 관객 모으기에 공을 들이고 있다. 롯데시네마는 3회 이상 관람고객에 한해 2억원 상당의 휠라 제품을 증정하는 추첨 이벤트를 진행 중이다.

영화관이 적으로 여기던 OTT와 공생관계를 시작한 점도 눈에 띈다. 올해 4월 극장가는 영화 ‘서복’의 극장과 OTT 동시 상영을 받아들였다. 같은 달 CGV는 토종 OTT 플랫폼 왓챠와 손잡고 ‘왓챠관’을 오픈했다. CGV강변·목동·왕십리·용산아이파크몰 등 전국 14개 상영관에서 왓챠 콘텐츠를 볼 수 있게 됐다.

CGV는 30~40분 분량에 입장권 가격을 절반가량 낮춘 숏폼(short-form, 짧은 동영상) 콘텐츠를 극장에서 상영할 예정이다. 여름을 맞아 폐병원에서 벌어지는 공포체험을 담은 게임 ‘아라하: 이은도의 저주’를 10분짜리 영상으로 구성한 4DX 숏폼 무비도 선보였다. CGV는 지난해 상반기 예술·문화 콘텐츠 브랜드인 CGV 아이스콘(ICECON)을 론칭하고 OTT를 적극 도입하고 있다.

문제는 상업성이 있느냐다. 영화업계에 따르면 현재 한국영화산업 수익의 80%는 영화 관람권에서 나온다. OTT 수익이 늘고 있지만 아직 15~20%에 불과하다. 모바일 인덱스에 따르면 웨이브, 티빙의 월간 활성이용자 수는 6월 각각 373만명과 334만명을 기록했다. 티빙은 네이버 플러스 멤버십 속으로 들어가면서 CJ ENM에서 독립한 이후 최고 이용자 수를 찍었다.

경제성과 지속성이 관건

상반기 OTT 기업들의 활약에도 불구하고 영화제작자나 배우들은 배가 고팠다. 영화가 아닌 드라마 제작 밖에 할 수 없어서다. 투자배급사 NEW는 영화만으로는 안 된다는 생각에 2016년 드라마 제작사 ‘스튜디오앤뉴’를 출범시켰다. KBS2TV ‘태양의 후예’, JTBC ‘미스함무라비’ ‘뷰티인사이드’, tvN ‘오마이베이비’ ‘악마판사’ 등이 스튜디오앤뉴 작품이다.

NEW의 활약에 쇼박스와 배급사 롯데엔터테인먼트와 극장사 롯데시네마를 계열사로 거느린 롯데컬처웍스도 올해 적극적인 드라마 진출을 선언하고 나섰다. 이베스트투자증권에 따르면 NEW는 코로나19 장기화와 글로벌 OTT 플랫폼 진출, 중국의 해외 콘텐츠 수용 기조 등으로 올해 매출액이 20% 이상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영화관은 5월부터 ‘분노의 질주: 더 얼티메이트’ ‘크루엘라’ ‘블랙 위도우’ 등 할리우드 블록버스터를 줄지어 개봉하며 매출 호조를 보이고 있다. 영화진흥위원회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6월 총 관객수는 492만7993명으로, 1월 총 관객 수(178만6117명)와 비교하면 2.7배 많은 수준이다. 7월 28일 개봉한 영화 ‘모가디슈’가 개봉일 12만6670명의 관객을 모아 올해 한국영화 오프닝 신기록을 세우며 한국 영화 관객 몰이도 예고했다.

김회재 대신증권 연구원은 “OTT의 등장에도 불구하고 극장의 위치는 견고하고 개봉작만 등장하면 관객은 다시 증가할 것으로 전망한다”며 “어려운 환경 속에서 CGV는 다양한 비용 절감 노력을 기울였고, 지난 1분기 기준 사이트당 판관비는 4억8000만원으로 역대 최저, 직전 3년의 50% 수준으로 절감돼 관객 수만 증가하면 오히려 이익 레버리지 발생이 가능하다”고 전망했다.

극장에서 OTT가 상영되고, 영화제작사가 OTT나 드라마 제작에 나섰다. 블록버스터가 늘어나며 영화관 매출도 올라 연말에는 극장사도 기사회생할 것으로 예상된다. 물론 이것만으로는 부족하다. 영화계에는 제2의 코로나 팬데믹에 맞설 지속가능한 사업 모델 찾기라는 숙제가 남았다.

인사이트코리아, INSIGHTKOR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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