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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편집2024-03-28 19:16 (목) 기사제보 구독신청
[인터뷰] 왕종미 플리츠마마 대표, 버리는 페트병에 패션을 입히다
[인터뷰] 왕종미 플리츠마마 대표, 버리는 페트병에 패션을 입히다
  • 김동수 기자
  • 승인 2021.08.02 11:2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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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체 가능한 모든 패션 아이템 폐페트병으로 제작 목표
국내 다양한 지역에서 사용한 폐페트병으로 의류 아이템을 만드는 왕종미 플리츠마마 대표.<플리츠마마>

[인사이트코리아=김동수 기자] 최근 ESG(환경·사회·지배구조) 중 환경 부문이 화두다. 국내 굴지의 대기업들은 친환경 경영을 전면에 내세우며 생산과정에서 불필요한 자원을 줄이고 리사이클(재활용) 기술과 친환경 소재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특히 다수 기업이 관심을 가지고 있는 소재는 플라스틱이다. 뛰어난 물성과 저렴한 가격으로 제품 생산 및 포장재에 주로 사용됐지만, 환경 인식 변화로 사용량을 줄이고 재활용하는 게 세계적 트렌드로 자리매김했다.

이러한 변화 속에서 막대한 자본과 인력을 보유한 대기업은 아니지만 누구보다 선제적으로 플라스틱 리사이클링에 나선 스트타업 CEO가 있다. 2017년 11월 설립한 ‘플리츠마마’를 이끄는 왕종미 대표가 그 주인공이다. 투명 폐페트병에서 추출한 원사로 가방과 레깅스, 후드티 등 의류 아이템을 만드는 이 친환경 스타트업은 설립 이후 재활용한 페트병(500㎖ 기준)만 185만개에 달한다. 원사 길이로 따지면 총 200만㎞다. 이는 지구를 50바퀴 감을 수 있는 길이며 지구에서 달을 세 번 왕복할 수 있는 어마어마한 양이다. <인사이트코리아>가 폐페트병에 새로운 생명을 불어넣는 친환경 패션 스타트업 플리츠마마의 이야기를 왕종미 대표를 통해 들어봤다.

플리츠마마는 어떤 곳인지 소개를 부탁한다.

“2017년 11월 설립한 패션 스타트업으로 현재 본사와 물류 두 부분으로 나뉘어 있다. 두 부분을 합쳐도 직원 수는 15명 남짓으로 굉장히 작은 규모다. 제품 디자인은 현재까지 모든 과정을 직접 해왔다. 대표이기 이전에 디자이너로 일했기 때문에 사업을 계획하면서도 여러 디자인을 직접 구상해 볼 수 있었다. 회사 규모가 커지면 디자이너 비중이 확대되겠지만 아직은 이러한 구조를 유지 중이다. 플리츠마마의 제품은 현재 서울과 제주도 등 국내 다양한 지역에서 사용된 폐페트병에서 추출한 원사로 제작하고 있다. 판매 아이템은 가방 17종과 의류 14종이다. 아직은 니트플리츠백과 같은 가방이 주력상품이며 의류 제품을 확대하는 중이다.”

패션 스타트업을 설립한 특별한 계기가 있나.

“OEM(주문자 상표 부착 생산) 니트 제품을 만드는 니트 프로모션 회사에서 10여년 간 디자이너로 일했다. 육아와 함께 회사를 그만뒀는데, 아이를 키우면서 은근히 밖에 나갈 일이 많았다. 그럴 때 가장 많이 입는 옷이 편안한 무채색 계열의 옷이었다. 이런 복장으로 외출을 할 경우 포인트가 되어줄 가방의 필요성을 느꼈다. 집 앞에 잠깐 나가는데 거창한 가방을 들 수 없는 노릇이어서 간단하게 들 수 있으면서도 동시에 포인트가 될 수 있는 패셔너블한 가방을 만들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다양한 아이템 중 폐페트병 원사를 활용한 친환경 아이템으로 회사를 설립한 이유는 무엇인가.

“환경에 대한 관심은 이전 근무환경에서 나왔다고 할 수 있다. 디자이너로 일하면서 브랜드가 발주를 넣은 후 주문을 변경하거나 취소하는 경우를 많이 봤다. 이 경우 모든 재고를 떠안게 되는데, 금액으로 따지면 억대에 달하는 원사가 낭비된다. 바로 옆에서 지켜볼수록 폐원사가 아깝다는 생각이 들어 플리츠마마라는 브랜드를 시작하게 됐다.”

폐페트병이 니트플리츠백이나 의류로 탄생하는 과정이 궁금하다.

“일상생활에서 우리가 배출하는 플라스틱 폐기물 중 압도적인 수량을 차지하는 게 페트병이다. 페트병은 폴리에스터 섬유와 거의 동일한 원료에서 만들어지는데, 플리츠마마는 이러한 점을 활용했다. 깨끗하게 수거된 투명 폐페트병을 잘게 부수면 ‘플레이크’가 되고, 이를 ‘폴리에스터칩’으로 만든다. 효성티앤씨에서 폴레이스터칩을 이용해 원사를 뽑아내면 플리츠마마가 이를 이용해 제품을 만든다.”

구체적으로 제품마다 재활용되는 폐페트병 개수가 얼마나 되나.

“시그니쳐 제품인 숄더백에는 폐페트병 16개가 사용된다. 의류는 소재가 혼방이기에 숄더백보다 적게 들어간다. 폴리에스터 원사는 페트병에서 뽑아내고 나머지 코튼 등의 소재는 리사이클 패브릭을 사용 중이다. 구체적으로 레깅스는 10개, 맨투맨은 12개의 폐페트병이 사용된다.”

폐페트병을 재활용한 원사로 만든 플리츠마마의 니트플리츠백
폐페트병을 재활용한 원사로 만든 플리츠마마의 니트플리츠백.<플리츠마마>

설립 당시 폐페트병 원사 공급이 녹록치 않았을 것 같다. 어려움은 없었나.

“플리츠마마를 론칭할 당시 국내 리사이클 원사 시장은 저렴한 해외 페트병을 수입해 사용하는 구조였다. 반면 플리츠마마는 ‘국내 선순환 확장’이라는 확고한 목적을 가지고 있었다. 이에 효성티앤씨에 제주도의 페트병을 원사화하는 것이 어떨지 제안을 했다. 플리츠마마가 제주도를 선택한 데에는 여러 이유가 있다. 먼저 제주도에는 처리되지 못하는 폐페트병이 정말 많다. 제주도는 많은 사람에게 사랑받고 있지만 그럴수록 쓰레기가 발생할 수밖에 없는 곳이다. 이러한 문제로 제주도의 폐페트병을 사용할 방법을 찾아보게 됐다. 이와 함께 제주시와 서귀포시를 포함한 몇몇 지자체에서 무색 폐페트병 별도 분리배출 시범사업을 진행 중이었다. 처음에는 효성티앤씨가 국내 페트병 공급이 충분치 않고 분리배출 구조에 문제가 있어 양질의 원사를 생산하기 어렵다며 거절했다. 하지만 국내 리사이클 원사 시장을 긍정적인 구조로 만드는 것이 플리츠마마에게는 중요한 문제였다. 이에 품질이 어떻게 나오든 책임지고 플리츠마마가 전량 구매하겠다고 효성티앤씨를 재차 설득했다. 그 결과, 효성티앤씨에서 리스크를 함께 안고 진행해보자는 답변을 줬다. 이렇게 만들어진 에디션이 ‘제주 에디션’이다.”

플리츠마마가 제품 생산을 위해 폐페트병을 공급받는 과정은 어떻게 되나.

“플리츠마마가 폐페트병을 리사이클해서 제품을 만드는 방식은 크게 두 가지로 나눌 수 있다. 하나는 기존 공적수거시스템 내에서 공급을 받는 방법이고 다른 하나는 배출 주체로부터 직접 공급받는 방식이다. 공적수거시스템 방식은 서울시, 제주도 같은 지자체와 효성 같은 원사업체 그리고 플리츠마마가 업무협약을 맺어 고품질의 재활용 자원이 배출되도록 가이드를 제시하고 최종 제품까지 연결하는 방법이다. 다른 방식은 기업이나 단체에서 플리츠마마로 연락을 주면 페트병을 깨끗하게 배출해 자원화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는 방법이다.”

그밖에 환경 위해 플리츠마마가 하는 사업전략이 더 있나.

“사업전략이라는 거창한 이름보다 플리츠마마의 진정성을 고객에게 보여드리려고 노력하고 있다. 플리츠마마의 라이프스타일 그 자체를 전달하는 게 우리가 바라는 모습이다. 이를 위해 원사 선택, 디자인과 제품 생산과정, 포장 및 배송방식을 모두 신경 쓰며 그 가치를 전달하고자 노력 중이다. 플리츠마마는 단순히 ‘친환경적 원사’를 사용한다는 점에 의의를 두는 게 아니라 전체 제작 및 배송과정에서도 이를 반영하려 한다. 예를 들어 플리츠마마는 실을 쭉 연결해 한 번에 짜내는 기술인 ‘링킹’ 방법을 이용해 최소한의 원사를 사용한다. 이렇게 제작한 제품 대부분은 마무리 후 1㎝ 미만의 실만 남게 된다. 또 제품을 고객에게 전달할 때도 ‘최소화’를 원칙으로 한다. 택배 박스나 폴리백 사용을 줄이기 위해 자가접착식 완충 포장재를 사용해 단 하나의 상자만으로 배송을 한다. 고객들이 같은 제품을 버리지 않고 최대한 오랫동안 사용하도록 구매 시기, 제품 상태와 무관하게 무상 수선도 진행하고 있다.”

향후 계획 중인 폐페트병 원사 활용 제품이 있나.

“플리츠마마의 목표 중 하나는 가능하면 우리가 사용하는 물건을 친환경적으로 대체해 나가는 것이다. 현재 플리츠마마의 주력 상품은 가방이고 작년부터 조금씩 의류 라인을 출시하고 있다. 6월 제주 에디션에서 공개한 니트폴로티와 리사이클 티셔츠 등을 시작으로 올해 러브 서울 에디션에서는 편하게 입을 수 있는 라운지웨어 콘셉트로 다양한 의류와 레깅스를 출시했다. 앞으로 의류 영역을 꾸준히 확장해 나갈 예정이다. 향후 폐페트병 원사를 활용해 기획 중인 상품은 일상적으로 사용하는 패션 아이템 중 친환경 소재로 대체 가능한 모든 것이라고 볼 수 있다. 신발이나 모자가 될 수도 있고 커튼이나 카펫이 될 수도 있다. 이를 위해 다양한 소재와 제조방법을 테스트하고 있다.”

플리츠마마의 경영철학은 무엇인가.

“앞서 설명한 것처럼 플리츠마마의 경영철학은 ‘진정성’이다. 단순히 제품을 생산하고 판매하는 의류기업으로 기억되고 싶지 않기 때문이다. 플리츠마마는 고객에게 지속가능한 라이프스타일을 전달하고 싶다. 불편하고 심오한 환경보호를 요구하는 게 아니다. 오히려 재미있고 힙하고 조금은 더 가벼운 마음으로 환경을 대하는 브랜드다. 플리츠마마를 사용하시는 분들이 제품을 기쁜 마음으로 사용하셨으면 한다. 이러한 전반적인 라이프스타일을 전달하는 게 목표이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경영철학도 진정성으로 굳어졌다.”

향후 계획과 후배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플리츠마마는 기술의 발전과 인류의 상상력으로 기후 이슈를 차근차근 해결해 나갈 수 있으리라 믿고 있다. 무한한 상상력으로 환경과 패션, 멋지고 싶은 욕망과 지구환경이라는 지속가능한 패션 생태계를 구축하고 싶다. 이를 위해 더 다양한 재생 원사를 활용한 멋진 제품을 출시하고 싶다. 또 해외에서의 성원에 힘입어 글로벌 시장 진출에도 좀 더 집중하고자 한다. 플리츠마마는 환경단체나 사회적 기업이 아니다. 오히려 이익을 추구하는 사기업이다. 다만, 정당한 기업 활동과 사회의 공익이 같은 방향에 놓일 수 있다고 믿는 브랜드다. 디자인과 품질, 의미까지 모두 만족스러운 탄탄한 패션 브랜드를 만들고 싶다. 스타트업 자체에 대해 조언을 하자면 회사 운영은 생각보다 세심하게 신경 쓸 부분이 많다는 것이다. 첫 단계에 있는 스타트업일수록 전체를 통솔하고 책임지는 멋진 대표의 모습보다 직접 발로 뛰는 모습이 현실일 수 있다. 친환경 제품을 아이템으로 삼고자 하는 분들에게는 생각하고 있는 비즈니스모델이 사적이익과 공동이익을 같은 방향에 놓을 수 있는 모델인지를 가장 먼저 고
려해보라고 조언하고 싶다.”

인사이트코리아, INSIGHTKOR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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