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대면 시대’ 편의점의 변신…무인점포·주류판매기 문제없을까
‘비대면 시대’ 편의점의 변신…무인점포·주류판매기 문제없을까
  • 남빛하늘 기자
  • 승인 2021.07.23 1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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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의점업계, 코로나19·최저임금 인상으로 인한 무인화 ‘가속’
업계, 청소년 주류 구매와 일자리 감소 지적에 “가능성 적다”
서울에 있는 한 이마트24 하이브리드 점포 모습.
서울에 있는 한 이마트24 하이브리드 점포.<남빛하늘>

[인사이트코리아=남빛하늘 기자] 편의점업계가 심야시간에만 무인으로 운영 가능한 ‘하이브리드 점포’를 늘리고 ‘주류 자판기’를 도입하는 등 무인화에 속도를 높이고 있다. 기술 발전으로 업계에 무인화 바람이 분 지는 꽤 됐지만 최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장기화와 최저임금 인상 영향으로 추세가 가속화하는 모습이다.

코로나19에 인건비 부담…편의점업계 무인화 바람

23일 업계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기준 편의점 4개사의 무인 편의점 점포 수는 총 990개다. 브랜드별로 GS25(430개)가 가장 많고 CU(290개), 이마트24(140개), 세븐일레븐(130개) 순이다. 지난해 말(537개)과 비교하면 6개월 만에 약 84% 증가했다.

하이브리드 점포의 증가는 최저임금 인상과 밀접한 연관이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편의점은 대부분 24시간 365일 운영이 원칙이기 때문에 가맹점주들은 24시간 내내 직원을 고용해야 한다는 부담이 있다. 최저임금은 2017년 6470원에서 지난해 8590원으로 상승했고 올해 8720원까지 올랐다. 최저임금위원회는 지난 12일 전원회의에서 내년도 최저임금을 9160원으로 의결했다.

하이브리드 점포는 낮에는 유인, 밤에는 무인으로 운영되기 때문에 인건비 절감이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무인 운영에 따른 매출 증가 효과도 입증됐다. 편의점 GS25를 운영하는 GS리테일에 따르면 지난 4월 1일~20일 무인 운영 점포의 심야시간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55.9% 신장했다. 같은 기간 야간 ‘미영업’에서 야간 ‘무인 점포’로 변경한 점포의 매출은 일평균 8.2% 증가했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적지 않은 편의점 가맹점주들이 심야시간 인건비가 부담스러워 심야시간 영업을 하지 않는 경우가 늘어나게 됐다”며 “이런 문제를 해결할 대안으로 하이브리드 점포가 계속 많아지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이브리드 점포의 한계점으로 꼽히던 주류 판매 규제도 풀렸다. 지금까지 주류는 판매 허가를 받은 장소에서 대면으로만 성인인증 후 판매하는 것이 원칙이었다. 그러나 최근 산업통상자원부가 해당 사업에 대한 규제 샌드박스를 승인함으로써 편의점 등 일반 소매채널에서도 무인으로 주류 판매가 가능해졌다.

CU 주류 무인 자동판매기(왼쪽)와 손님이 이마트24 주류 무인 자동판매기에서 주류를 고르고 있는 모습.
CU 주류 무인 자동판매기(왼쪽). 손님이 이마트24 주류 무인 자동판매기에서 주류를 고르고 있다.<각 사>

상황 변화에 따라 업계의 움직임도 빨라졌다. 이마트24는 19일 성동구 소재 이마트24 본점에 AI(인공지능) 기반 ‘주류 무인 판매 머신’을 선보였다. 일반 주류 판매 냉장고와 비슷한 형태지만 상품을 꺼낸 후 문을 닫으면 자동으로 결제가 진행되는 시스템이다.

CU도 12일부터 강원도 고성의 CU R설악썬밸리리조트점에서 ‘주류 무인 자동판매기’를 상용화하고 있다. 판매 방식은 이마트24와 동일하다. 고객이 성인인증 후 상품을 선택하고 신용카드로 결제하면 투입구를 통해 상품을 받을 수 있다.

‘청소년 주류 구매’ ‘일자리 감소’ 우려…업계 입장은?

편의점업계의 무인화와 관련해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우선 주류 자판기가 19세 미만 청소년의 주류 접근을 용이하게 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다. 편의점을 주로 이용하는 청소년들이 부모님의 신분증을 이용해 손쉽게 주류를 구매할 수 있지 않겠느냐는 것이다.

이런 지적에 대해 업계는 모바일 앱(APP) PASS의 ‘모바일 운전면허증’을 통해 성인 인증을 하는 등 일종의 ‘보안 장치’를 마련했기 때문에 그럴 가능성이 크지 않다는 입장이다. PASS 모바일 운전면허증은 나이 등 신원 확인이 필요한 경우 모바일에 저장된 QR코드나 바코드 스캔만으로 신분 확인이 가능한 본인 인증 서비스다.

이마트24 관계자는 “PASS 앱으로 성인인증을 해야하는 등 청소년들이 구입할 수 없게끔 주류 자판기 자체에 장치를 마련했다”며 “향후 보안 문제를 더욱 보완해 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CU 관계자도 “PASS 앱에서 지문이나 Pin 번호로 면허증 진위와 신청자 동일인 여부가 확인돼야 등록이 되기 때문에 신분증 도용이나 개인정보 유출이 원천적으로 차단 되며 휴대폰 내 안전 영역에 정보가 저장돼 위변조와 탈취가 불가능하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1%의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의견도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무인 주류 판매에서 가장 중요한 건 성인이 확실한 지에 대한 여부인데 PASS 앱을 이용한 성인 인증은 비교적 안전해 보인다”면서도 “하지만 단 1%라도 부모님의 신분증을 가지고 주류 자판기를 이용할 수 있는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빈틈이 완전히 없다고 볼 수는 없다”고 밝혔다.

아울러 무인 시스템 도입으로 인한 일자리 감소 문제도 해결해야 할 과제로 지적된다. 이런 지적에 대해 업계는 일자리에 끼치는 영향이 적을 것이라는 입장이다.

이마트24 관계자는 “하이브리드 점포나 주류 자판기는 추가 매출을 올리기 위한 것”이라며 “당사는 심야영업을 하는 매장이 20%밖에 안 되기 때문에 심야시간에 아르바이트를 하던 분들이 일자리를 잃거나 하는 문제는 적을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CU 측은 “기존 일반 점포를 하이브리드로 바꾸는 게 아니기 때문에 일자리와 상관 없다”는 입장이다. CU는 학교, 사무실, 공장 등 기존에 24시간이 어려웠던 점포를 대상으로 무인 시스템을 도입하고 있다. 기존에 심야시간 영업을 하지 않았던 점포는 추가 매출을 올릴 수 있고, 고객들은 야간에도 물건을 구매할 수 있게 된다는 설명이다.

한편 일반 점포를 하이브리드로 전환하는 경향은 ‘자연스러운 현상’이라는 의견이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가맹점주들이 직원을 안 쓰고 싶어서 안 쓰는 게 아니라 기술의 발달, 인건비, 비대면 트렌드 등 환경이 그렇게 만들어지고 있는 것”이라며 “무인 시스템 도입은 편의점업계 뿐만 아니라 다른 업계에서도 전반적으로 늘고 있는 추세”라고 말했다.

인사이트코리아, INSIGHTKOR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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