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옥동 신한은행장, 신개념 점포 ‘디지로그’ 앞세워 미래금융 선도한다
진옥동 신한은행장, 신개념 점포 ‘디지로그’ 앞세워 미래금융 선도한다
  • 박지훈 기자
  • 승인 2021.07.14 18:2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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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프라인 공간에 최신 디지털 기술 적용…대면 점포 활용한 ‘맞춤형 금융’ 승부수

 

신한은행의 미래형 점포 ‘디지로그’ 서소문 지점.
진옥동 신한은행장과 미래형 점포 ‘디지로그’ 서소문 지점.<박지훈>

[인사이트코리아=박지훈 기자] 진옥동 신한은행장이 미래금융 선도를 위한 새로운 점포 도입에 나섰다. 디지털 금융이 단순한 소액 소매금융 업무를 완전히 대체하면 대면 금융은 중산층 이상 자산가와 기업을 위한 맞춤형 금융에 특화될 것인 만큼 미래를 대비하려는 시도다.

14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은행은 지난 12일 서울 중구(서소문 지점), 인천 남동구(남동중앙금융센터), 서울 양천구(신한PWM목동센터)에 미래형 점포 ‘디지로그(DIGILOG)’를 오픈했다.

디지로그는 오프라인 공간에 최신 디지털 기술을 적용한 점포로, 디지털(Digital)과 아날로그(Analog)를 접목했다는 의미를 담았다. 금융의 디지털 혁신이 지속되는 가운데, 고객 중심의 디지털이 필요하다는 진옥동 행장의 구상이 반영된 미래형 점포다.

신한은행의 디지로그는 크게 컨시어지 데스크, CX존(Customer Experience zone), 컨설팅 라운지 세 부분으로 구성된다. 컨시어지 데스크는 방문고객을 원하는 서비스 영역으로 안내하는 역할을 한다. CX존은 고객이 입력한 정보에 맞는 상품을 추천하는 체험형 공간이다.

본질적으로 디지로그는 복잡한 금융 서비스를 오랜 시간에 걸친 상담을 통해 제공하는데 목적이 있다. 단순 입출금·제신고 업무는 고기능 ATM(키오스크)을 이용해 고객이 스스로 처리할 수 있고, 직원이 필요한 업무일 경우 디지털 데스크에서 본점 직원과의 화상전화로 도움을 받을 수 있다.

컨설팅 라운지는 사전에 예약 했거나 디지털 데스크에서 처리하기 어려운 상담이 필요할 경우 입장해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다. 1층은 주로 개인고객, 2층은 기업고객을 위한 라운지가 위치해 있다.

디지로그, 디지털 금융의 나비효과?

그동안 금융권에서 기존과 다른 새로운 점포를 도입하려는 시도는 부분적으로 있었다. 키오스크를 설치해 단순 업무를 고객 스스로 처리하게끔 하거나 문화공간을 마련했다. 하지만 키오스크는 설치비 부담과 고연령층 이용의 어려움이라는 현실적 문제에 부딪혔고, 문화공간의 경우 자산관리(WM) 특화 점포의 고급화에 불과하다는 지적을 받았다.

진옥동 행장의 이번 시도는 디지털 금융의 대중화 속에서 오히려 맞춤형 대면 서비스가 더욱 필요한 자산관리·기업금융 영역을 강화하는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한국금융연구원은 <디지털 금융의 확산과 대응> 보고서를 통해 “가계금융은 핀테크·빅테크 등의 시장 진입으로 경쟁이 치열해 은행들은 경쟁력 강화를 위한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며 “고액 자산가 계층 고객에 대해서는 밀접한 관계금융, 정서적 교감을 강화해 AI 등 디지털 금융이 기계적으로 제공할 수 없는 맞춤형 서비스를 강화해야 한다”고 밝혔다.

한국은행은 <국내 대형은행의 리테일(소매금융) 사업 경쟁력 강화 방안> 간행물에서 “기업고객을 프라이빗뱅킹(PB) 고객으로 전환시키거나 유럽 등 선진국 PB 사업에서 많이 활용하고 있는 고객밀착형 집사 제도의 본격 도입 등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신용평가에 근거한 일률적인 금융이 아니라 고객 특성에 맞는 맞춤형 금융으로 승부해야 고객을 붙잡아두는 락인(Lock-in) 효과를 거둘 수 있다는 게 금융권 미래 전략가들의 판단이다.

신한은행 서소문 지점에서 가진 금융성향검사를 통해 ‘검소한 절약가’라는 진단을 받았다.<박지훈>

서소문 지점 가보니…PB 서비스·맞춤형 금융 확대

<인사이트코리아>가 14일 오전 9시 30분 방문한 신한은행 서소문 지점은 전자제품 매장에 가깝다는 인상을 받았다. 화이트톤의 영업점은 직원들이 일렬로 늘어선 객장과 달리 체험형 콘텐츠로 꾸며져 있었다.

먼저, 출입문 바로 앞에 위치한 테이블에서는 금융성향검사를 할 수 있었다. 성격유형검사인 MBTI처럼 금융성향을 16가지로 분석해주는 ‘SFTI(Shinhan Financial Type Indicator)’ 콘텐츠다. 14개 질문에 답변하면 성향을 알려주는데, 가계재정을 알뜰하게 관리하고 중위험-중수익을 지향하는 기자는 ‘검소한 절약가(ISTJ)’라는 진단이 나왔다.

성향에 따라 추천 받은 상품은 자투리 금액을 적금하는 소액 입출금 상품인 ‘한달애(愛) 저금통’이었다. 이미 핀테크 서비스를 통해 카드 결제 자투리 금액을 저축하고 있어 신한은행의 분석이 정확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어 컨시어지 데스크의 안내를 받아 오전 10시로 예약해둔 상담에 들어갔다. 모든 상담 공간은 VIP룸처럼 개인 상담 룸으로 돼 있었다. 일반 객장과 달라 주위 신경을 쓰지 않아도 됐다. 그러다보니 처음 본 직원과의 래포(Rapport·상호신뢰관계) 형성이 편했고 개인적인 정보도 꺼내게 됐다. 상담 직원이 자연스럽게 고객 맞춤형 상품을 추천할 수 있는 분위기였다.

투자상품 추천을 요청했던 기자는 규정대로 투자성향진단을 받고 ‘적극투자자’로 판정 받았다. 성향에 적합한 두 가지 펀드 상품뿐만 아니라 비과세 혜택을 상당히 볼 수 있는 개인형 퇴직연금(IRP) 상품도 추천 받았다.

아쉬운 점도 있었다. 모바일앱 ‘쏠(SOL)’에서 지정한 직원에게 상담을 받지는 못했다. 비슷한 시간대의 예약이 많아 자칫 상담이 지연될 수 있다는 점을 전화로 안내 받아 다른 상담 직원으로 바꿔야했다.

방마다 철저히 구획된 컨설팅 라운지에서 상담이 이뤄지다보니 직원의 동선이 길어졌다. 필요한 서류를 가져오기 위해 문턱을 여러번 들락거렸다. 일렬로 늘어선 객장이었다면 바로 뒤에서 서류를 가져올 수 있었을 것이다.

준비가 완벽히 이뤄지지 않은 상황에서 개장한 느낌을 받았다. 직원에게 추천 받은 펀드를 가입하려고 했지만 녹음 기능을 갖춘 전화기가 아직 설치되지 않아 가입하지 못했다. 지난 3월 25일부터 금융사들은 투자상품 판매시 판매 원칙을 준수했다는 증거 확보를 위해 상담 과정을 녹음해야 한다.

다소 아쉬움 점이 있었으나 신한은행 디지로그의 의도를 가늠하기에는 충분했다. 테크핀(금융업 영위 빅테크)이 모바일앱을 통해 MZ세대를 대상으로 자산관리 서비스를 보급하기 시작했다면, 신한은행은 그동안 은행권이 고액자산가에게만 제공했던 PB서비스를 중산층 고객으로 넓혀 ‘맞춤형’으로 제공하려는 전략이다.

일렬로 늘어선 객장이 아니라 고객별 상담공간으로 꾸며진 디지로그 컨설팅 라운지.<신한은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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