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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편집2024-03-19 11:41 (화) 기사제보 구독신청
[정장 벗는 금융③] ‘포용금융’으로 대형은행 혼쭐 낸 카카오·누뱅크
[정장 벗는 금융③] ‘포용금융’으로 대형은행 혼쭐 낸 카카오·누뱅크
  • 박지훈 기자
  • 승인 2021.07.12 14:1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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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뱅 ‘신용조회’, 누뱅 ‘신용카드’로 금융약자 포용하며 급성장
이익 대비 높은 잠재성에 기업가치 최대 18조, 34조 평가
카카오뱅크 판교 오피스.
카카오뱅크 판교 오피스.<카카오뱅크>

정장은 금융권 직장인을 상징하는 차림새다. 학벌과 인맥이 우수한 인재가 말끔한 정장을 차려 입고 개인과 기업을 대상으로 영업하면서 1억원대의 연봉을 받는다. 정장 입는 금융인은 문과(文科) 출신 최고의 직업으로 선망의 대상이었다. 하지만 시대가 달라지고 있다. 사람과 종이만 있으면 돈을 벌 수 있어 ‘인지(人紙)산업’이라 불렸던 금융업의 패권이 테크핀(금융업 영위 IT회사)으로 옮겨가는 중이다. 고객뿐만 아니라 정장 입은 금융인도 이직을 위해 테크핀의 문을 두드리고 있다. 기존 금융사들은 경쟁에서 밀리지 않게 위해 혁신을 모색하고 있다. 사람을 통한 영업, 연공서열 중심의 조직문화로 상징되는 정장을 벗고 코딩 작업, 수평적인 조직문화로 대표되는 테크핀의 캐주얼로 갈아입고 있다. <인사이트코리아>는 IT기업의 금융권 공략과 금융사의 반격을 기획 취재해 금융산업의 미래를 4회에 걸쳐 ‘미리보기’ 한다.


[인사이트코리아=박지훈 기자] 2021년 주식시장 IPO(기업공개) 최대어로 꼽히는 카카오뱅크가 상장을 마친 후 국내 개인소매금융 시장을 본격적으로 공략할 예정이다.

카카오뱅크는 8월 초 상장 후 시가총액이 최소 15조7000억원, 최대 18조5000억원에 이를 전망이다. 이는 상장된 은행주 시총 3위인 하나금융지주(13조원), 4위인 우리금융지주(8조원)보다 큰 규모다.

카카오뱅크가 상장 첫날 공모가 2배로 시초가를 형성한 후 상한가에 도달하는 ‘따상’에 성공한다면 시가총액은 공모가 수준(3만3000원~3만9000원)에 따라 최소 40조원, 최대 48조원에 이르게 된다. 은행주 시총 1위 KB금융지주(23조원)와 신한금융지주(21조원)를 합친 규모다.

카카오뱅크의 높은 기대 몸값은 실적 추이가 대변해준다. 2017년 출범한 이후 1년 8개월 만에 분기 흑자를 달성한 후 흑자 기조를 이어갔으며 지난해 순이익 1136억원을 시현했다. 3월 말 기준 수신잔액과 여신잔액은 각각 25조4000억원, 21조6000억원이다. 특히 여신잔액은 4대 은행 전체 여신의 약 7~9% 수준, 가계대출로만 보면 13~17% 수준까지 성장했다. 이미 지방은행 가계대출 잔액을 따라잡은 상태다.

출범 후 흑자 기록이 없는 인터넷은행도 막대한 기업가치를 인정받고 있기도 하다. 브라질의 인터넷은행 누뱅크는 기업가치 300억 달러(34조원)의 비상장 스타트업이다.

독일 시장조사기관 스타티스타에 따르면 누뱅크의 순손실은 2015년부터 2018년까지 1억 헤알 내외였다가 2019년 3억 헤알, 2억 헤알 수준으로 커졌다. 인구 2억명 이상의 브라질에서 고객 수는 4000만명으로, 5000만명 인구를 가진 한국의 카카오뱅크(1600만명)보다 2.5배 많은 수준이다.

한국 카카오뱅크와 브라질 누뱅크 비교.<각사 IR자료·스타티스타>

은행 문턱 낮춘 ‘포용금융’으로 승부

시중은행 대비 낮은 실적, 약한 영업 기반에도 불구하고 한국과 브라질 대표 인터넷은행은 어떻게 높은 가치를 인정받을 수 있었을까? 통상 높은 수준의 디지털 역량이 요인으로 꼽히지만 본질은 다른데 있다. 높은 예대금리차를 활용한 시중은행의 성공 문법이 아니라 그동안 외면 받던 수요자를 창출하는 포용금융을 통해서도 성공 가능성을 보여줬기 때문이다.

카카오뱅크가 2017년 7월 출범할 당시 이른바 5대(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시중은행은 ‘이자장사꾼’이라는 비난에 시달렸다. 기준금리가 하락할 때 대출금리보다 예금금리를 빠르게 내리고 기준금리가 오를 때는 예금금리보다 대출금리를 서둘러 올리는 행태를 보인 전력이 있어서다.

은행들은 전가의 보도인 ‘선반영’ 해명을 늘어놨다. 기준금리 하락에도 대출금리가 요지부동이고 기준금리 상승에도 예금금리가 꿈쩍 않는 것은 선반영에 따른 착시라는 게 은행들의 설명이다. 기준금리가 오르거나 내릴 것을 예상해 미리 반영했다는 것이다. 은행은 자신들에게 유리하다면 기준금리보다 미국의 기준금리 격인 연방기금금리에 민감하게 반응하기도 했다.

카카오뱅크는 최대한 이자장사와 거리를 두며 고객을 끌어 모았다. 출범 초기 시중은행보다 높은 예적금 금리를 제시했고 시중은행처럼 내부 신용등급을 활용하지 않았다. 시중은행은 신용평가사의 신용등급보다 이른바 ‘내부 신용등급’을 활용하곤 하는데, 보통 자사가 유리한 쪽으로 작용한다. 신용평가사 신용점수 850점대인 고객이 은행의 내부 신용등급에 따라 5등급으로 분류되기도 한다.

카카오뱅크는 출범 첫해 신용정보조회 서비스를 내놓으며 은행이 사실상 독점하던 신용정보를 소비자가 직접 확인하고 관리할 수 있게 했다. 카드 이용 금액, 대출 보유 현황, 연체 내역 등이 신용등급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볼 수 있게 한 점이 주효했다. 신용정보조회 서비스 출시 이후 카카오뱅크 고객의 평균 신용등급이 오르자 신용관리의 생활화를 이끌었다는 평가도 나왔다.

누뱅크도 브라질 5대 은행의 보수적이고 관료적인 시스템에 진저리난 고객들을 확보하며 덩치를 키워갔다. 브라질 은행들은 국채, 외국자산, 고액자산가 위주의 사업 포트폴리오를 보유해 은행 문턱이 높고 서민에게는 대출하더라도 높은 수준의 금리를 요구한다.

카카오뱅크가 저축하는 재미가 있는 고금리 적금, 투명한 신용평가 기반의 저금리 대출로 흥행했다면 누뱅크는 신용카드 사업의 성공으로 대박을 쳤다. 브라질의 신용카드는 최대 10회 무이자 결제가 가능하고 그 이후부터는 월 평균 14%의 이자를 내야한다.

누뱅크 신용카드는 이보다 낮은 월 2.75~9.99% 수준의 이자를 제시했으며 연회비 또한 없앴다. 브라질에서 신용카드 빚을 갚지 못할 경우 금리 부담이 연 수백퍼센트로 올라가는 탓에 누뱅크의 금리 부담 적은 신용카드는 선풍적인 인기를 얻었다. 처음에는 낮은 한도를 조건으로 발급하고 기간 내에 신용결제액을 납부하면 한도를 늘려주는 리워드 시스템을 도입해 브라질 사람들의 신용 수준을 높였다는 평가도 받는다.

‘투자의 귀재’로 불리는 워런 버핏 버크셔 해서웨이 회장이 미국의 경제를 이끌어온 투자은행 지분을 팔고 새로운 고객을 창출하는 누뱅크에 투자하기도 했다. 버크셔 해서웨이는 보유 중인 미국 투자은행 골드만삭스와 웰스파고, JP모건의 지분을 대거 매각하고 올해 6월 누뱅크에 5억 달러(6000억원)를 투입했다.

블룸버그는 “지난해까지 미국 대형은행들의 헌신적인 주주였던 워런 버핏은 그들의 도전자로 옮겨갔다”며 “버핏의 핀테크 투자는 은행의 미래에 대한 믿음의 증거가 아니라 소비자에 의해 주도되는 성장 잠재력을 추구하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새로운 수요 창출, 공급자가 아닌 소비자 중심 금융의 성장 가능성이 버핏의 투자 변화를 이끌었다는 의미다.

누뱅크는 브라질에서 쉽게 발급받기 어려운 신용카드를 연회비·금리 부담을 낮춰 제공하면서 빠르게 성장했다.<누뱅크>

새로운 도전자 등장과 기존 은행들의 반격

그동안 외면 받던 수요자를 주 고객으로 삼는 인터넷은행이 계속 늘어나면서 기존 은행들이 골머리를 앓고 있다. 모바일 금융 플랫폼 토스는 이르면 오는 9월 ‘포용과 혁신’을 기치로 중금리 대출 공급에 힘쓰는 ‘토스뱅크’를 출범할 예정이다. 회원 수가 2000만명, 월간 순이용자 수(MAU)가 1100만명인데다 기존 토스 앱에 토스뱅크 서비스를 탑재해 초기부터 빠른 성장이 예상된다.

인터넷은행들은 시중은행이 접근하기 어려운 비금융 데이터를 대출 심사에 활용해 새로운 수요 창출을 꾀하고 있기도 하다. 카카오뱅크는 카카오모빌리티(택시 등), 카카오커머스(쇼핑·선물 등) 계열사 서비스의 비금용 데이터를 대출 심사와 금리 및 한도 산정에 활용 중이다.

연내 출범할 토스뱅크도 토스의 다양한 서비스에 축적된 비금융 데이터를 적극적으로 활용할 계획이다. 비금융 데이터를 활용하면 기존에 은행 대출 이용이 어려웠던 대학·대학원생, 주부, 외국인 등을 고객으로 끌여들어 소매금융 영역에서 시중은행과 비슷한 규모로 경쟁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기존 은행들 역시 인터넷은행의 공격에 맞설 수성 전략을 세우고 대응에 나서고 있다. 하나은행은 지난 6일 인공지능(AI)을 활용해 대출한도를 산출하는 AI대출을 출시했다. AI가 고객의 하나은행 거래 패턴을 분석하고 200여개 변수와 복수의 알고리즘을 결합해 리스크를 분석할 뿐만 아니라 적정 한도도 부여한다. 소득 서류를 제출하지 않아도 모바일과 하나은행 거래 이력만 있으면 최대 5000만원까지 대출을 받을 수 있다.

이병윤 한국금융연구원 선임연구원은 “저금리·저성장의 지속, 디지털금융의 확산, 핀테크·빅테크 기업의 은행업 진출로 은행 경영 환경이 점차 악화되고 있다”며 “특히 가계금융은 핀테크·빅테크의 시장 진입으로 경쟁이 치열한 분야인 만큼 플랫폼 편의성 강화, 고액 자산가 맞춤형 서비스 등 경쟁력 강화를 위한 방안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브라질 상파울루에 위치한 누뱅크 본사.
브라질 상파울루에 위치한 누뱅크 본사.<누뱅크>

인사이트코리아, INSIGHTKOR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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