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층분석] 삼성웰스토리 사내 급식, 공정위의 일감몰아주기 제재 논란
[심층분석] 삼성웰스토리 사내 급식, 공정위의 일감몰아주기 제재 논란
  • 한민철 기자
  • 승인 2021.06.28 13:4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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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당 지원 이유 삼성전자 등에 2349억2700만원 과징금 부과 및 검찰 고발
삼성 "웰스토리 설립, 일감몰아주기 이슈 해소 차원서 이뤄져"
공정위의 삼성웰스토리에 대한 공정거래법 위반에 대한 처분에 잡음이 일고 있다. 한민철
공정위가 삼성웰스토리에 대해 공정거래법 위반 처분을 내리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한민철>

[인사이트코리아=한민철 기자] 공정거래위원회(공정위)가 삼성웰스토리에 대해 공정거래법 위반으로 제재에 나섰다. 공정위는 삼성이 웰스토리에 부당하게 일감을 몰아줘 결과적으로 총수일가에 금전적 이익을 안겨줬다고 판단하고 있다.

삼성은 과거 웰스토리를 설립하는 과정에서 오히려 공정위가 현재 문제 삼고 있는 일감몰아주기 이슈를 해소하기 위한 다양한 방안을 고려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대기업 급식·식자재 업체들 중 비단 웰스토리만이 내부거래 비중이 높지 않은 상황에서 유독 삼성에만 엄격한 잣대를 들이댔다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는 상황이다.  

지난 24일 공정위는 삼성웰스토리에 대해 부당지원으로 공정거래법을 위반했다며, 웰스토리를 포함한 삼성전자·삼성디스플레이·삼성전기·삼성SDI에 시정명령과 함께 총 2349억2700만원의 과징금을 부과했다. 또 부당지원을 주도했다며 최지성 전 삼성미래전략실장을 검찰에 고발하도록 결정했다. 

공정위는 삼성그룹이 미래전략실 주도로 2013년 4월부터 올해 2월까지 웰스토리에 삼성전자 등 4개사에 대한 사내급식 물량 전부를 수의계약으로 몰아줬다고 판단했다. 

2013~2019년 기준 웰스토리의 총 매출액에서 이들 4개사가 차지하는 비중은 29.8%이며, 이들로부터 올린 영업이익은 4859억원 가량이다. 

공정위는 식재료비 마진 보장과 인건비의 15%를 위탁수수료로 추가 지급, 물가·임금인상률 자동 반영 등의 내용을 계약 조항에 넣어 웰스토리의 수익을 높여줬다고 보고 있다.

공정위는 그 과정에서 2013년 1월경 최지성 전 실장 지시로 삼성전자와 웰스토리가 ‘전자급식개선 TF’를 구성해 웰스토리에 유리한 계약 구조를 만들기 위한 계획을 추진했다고 주장했다.

새롭게 마련한 계획대로 삼성전자 등 계열사들이 웰스토리에 대한 부당한 계약에 나섰다는 것이다. 때문에 웰스토리 외 다른 사업자와 각 계열사들의 구내식당에 대한 계약이 이뤄지지 못했다고 밝혔다.

공정위는 웰스토리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최대주주인 삼성물산의 100% 자회사인 점을 들어, 웰스토리에 대한 부당한 지원으로 올린 영업이익이 삼성물산에 배당금으로 흘러들어갔고 결과적으로 이 부회장에 대한 ‘캐시카우’의 역할을 했다고 지적했다. 

삼성물산이 2015년 9월경 통합 삼성물산(제일모직-삼성물산 합병사) 출범 이후부터 2019년까지 웰스토리로부터 받은 배당금은 총 2758억원으로, 이중 고(故)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의 생전 총수 일가의 삼성물산에 대한 지분율이 31.58%인 만큼 배당금의 상당 규모가 이 부회장 측에 흘러들어 갔다는 것이 공정위의 판단이다.   

"일감몰아주기 이슈 해소 위해 삼성웰스토리 설립"

삼성웰스토리는 2013년 12월 삼성에버랜드의 급식 및 식자재 유통 사업인 FC(Food Culture) 사업부를 물적분할해 설립됐다. 이후 웰스토리는 그룹 사업구조 개편으로 2014년 7월경 에버랜드가 제일모직으로 사명을 변경하면서 모직의 자회사로, 2015년 9월 제일모직-삼성물산 합병으로 현재까지 물산의 100% 자회사에 속해 있다.  

하지만 웰스토리의 이런 조직개편은 공정위가 현재 문제 삼고 있는 일감몰아주기 이슈를 그룹 차원에서 해소하기 위한 계획에서 비롯됐다.

2012년 말 제18대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기업들의 금산분리와 순환출자, 일감몰아주기 문제를 해소하자는 목소리가 정치권에서 강하게 제기됐고, 당시 삼성그룹 역시 이 이슈에 대비하기 위한 방안을 진지하게 고려했다. 

이는 이재용 부회장 등에 대한 불법 합병 및 회계 부정 의혹 사건에 관한 재판에서도, 당시 이런 방안을 검토한 삼성증권 IB 부문 관계자의 증언 그리고 관련 증거들을 통해 구체적으로 밝혀지고 있다. 

당시 삼성증권 IB팀이 미래전략실 의뢰로 그룹 사업구조 개편 방안을 위해 작성한 ‘프로젝트G’ 보고서에 따르면, 11쪽에 ‘일감몰아주기 강화 움직임’이라는 제목 아래 관련 법령개정안 검토 현황과 법안의 내용, 현재 삼성 기업집단 내에서 적용될 가능성 등에 대한 내용이 정리돼 있다.

이 보고서가 작성될 당시인 2012년 말에는 삼성그룹 내 일감몰아주기 규제에 해당될 수 있는 계열사로 삼성SDS와 삼성SNS, 삼성에버랜드가 거론됐다. 

육성권 공정거래위원회 기업집단국장이 지난 24일 오전 정부세종청사에서 삼성전자 등 4개사와 삼성웰스토리에 과징금 2349억원을 부과하고, 삼성전자와 최지성 전 미래전략실장을 고발한다고 밝히고 있다. 뉴시스
육성권 공정거래위원회 기업집단국장이 지난 24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삼성전자 등 4개사와 삼성웰스토리에 과징금 2349억원을 부과하고, 삼성전자와 최지성 전 미래전략실장을 고발한다고 발표하고 있다.<뉴시스>

에버랜드는 2012년 당시 이재용 부회장이 최대주주로 있는 회사로, 이 시기 매출 3조37억원 중 특수관계자로 인한 매출액이 1조4172억원, FC사업과 건물관리 사업 등 계열사 간 내부거래 비중이 47.2%에 달했다. 

특히 FC사업 부문 매출액은 1조2712억원으로 전체 매출액의 42% 이상을 차지하면서, 에버랜드는 그룹 내 일감몰아주기 규제 대상 1순위로 꼽혔다.  

이에 따라 프로젝트G에서는 일감몰아주기 이슈를 해결하기 위해 에버랜드를 삼성물산과 합병하는 방안을 검토했다. 합병을 통해 전체 매출에서 계열사 상대 매출이 차지하는 비중을 줄이면 일감몰아주기 규제 대상에서 벗어날 수 있다는 생각에서 비롯된 것이었다. 

당시 에버랜드가 물산과 합병하면 내부거래 비중을 줄일 수 있고, 물산의 경우 당시 그룹 지분율이 취약했는데 대주주 일가의 지분율이 상당한 에버랜드와의 합병으로 그룹 지분율을 높여 경영권을 안정화하는 등 시너지를 기대해 볼 수 있었다. 

이런 방안은 2013년 1~2월 프로젝트G의 연장선에서 삼성증권 IB팀에서 작성한 ‘삼성그룹 일감몰아주기 리스크 해소 방안’과 ‘에버랜드 상장 및 합병 검토’ 문건 등에도 나타나 있다. 

같은 해 5~7월 사이 작성된 ‘일감몰아주기 대책 검토’ 문건에 따르면, 에버랜드의 FC사업 부문을 물적분할해 별도 회사를 설립한 뒤 계열사인 호텔신라에 매각하는 방안이 새롭게 제시됐다.   

당시 삼성은 이 방안이 성사되면 에버랜드가 일감몰아주기 이슈를 해소하고, 호텔신라가  식자재 구매 원가를 줄이는 동시에 실적 변동이 큰 면세와 호텔 사업에 치중돼 있던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공정위가 의심하고 있는 것처럼 삼성이 웰스토리에 계열사 일감을 몰아주고 이를 통해 총수일가에 높은 배당금을 안겨주기 위할 목적이 있었다면, 굳이 수개월 간 계열사 인력을 동원해 이와는 반대의 결과를 가져오는 방안에 대한 검토를 하는 것 자체가 무의미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무엇보다 당시 에버랜드가 수익성 좋은 FC사업을 매각하려 했던 호텔신라의 경우 총수 일가의 지분이 없었기 때문에, 에버랜드의 최대주주인 이 부회장이 더 이상  FC사업을 통한 이익을 얻을 수 없더라도 일감몰아주기 이슈 해소를 우선적 현안으로 고려하고 있었다는 설명이다. 

삼성은 당시 일감몰아주기 이슈 해소를 위해 FC사업 부문을 외부에 매각하는 방안도 검토했다. 하지만 FC사업이 당시 내부매출 비중이 컸고, 캡티브마켓(Captive Market)에 해당하는 사업의 경우 기존에 확보하고 있던 매출 물량 수준을 보장해주지 않는 한 사실상 외부에서 이를 매수하겠다는 이들이 나타나기 힘든 것이 현실이다.  

수월한 외부 매각을 위해서는 삼성이 에버랜드의 FC사업 부문 내부거래를 통한 매출을 불가피하게 유지해야만 했는데, 이 역시 일감몰아주기 이슈 해소에 바람직하지 않았고 FC사업의 외부 매각을 결국 포기할 수밖에 없었다는 게 삼성 측 주장이다. 

공정위 제재, 구내식당 운영하는 다른 대기업과 형평성 문제도  

앞서 2018년 7월 공정위가 웰스토리에 대한 이번 조사에 착수한 시점부터 삼성 안팎에서 볼멘소리가 상당했다. 

내부거래로 문제가 되고 있는 웰스토리의 급식 서비스는 삼성 직원들에 대한 복지 차원의 하나로, ‘우리 직원들의 복지 향상을 위해 양질의 식사를 우리 스스로 책임지겠다는 것이 잘못된 것인가’라는 것이었다. 

삼성웰스토리는 삼성 계열사 직원들에게 질 높은 식단을 제공하자는 목표 아래 사업이 이어졌다. 직원 복지이자 먹거리와 관련된 사업인 만큼 믿고 맡길 수 있는 내부 계열사와의 거래가 통상적일 수밖에 없었다. 

이런 방침은 비단 삼성만이 가지고 있는 것은 아니었다. 여러 대기업이 ‘우리 직원들의 식사와 식건강은 우리가 챙긴다’는 생각으로 구내식당을 운영하고 있다. 

2016년부터 2019년까지 내부거래 비중은 CJ프레시웨이의 경우 16~27%, 신세계푸드 29~32%, 현대그린푸드 9~17% 등이다. 아워홈의 경우 친족 관계 기업인 LG그룹과 LS그룹에서 발생한 매출이 지난 2019년 기준 전체의 26.5%를 차지했다. 

웰스토리의 2019년 내부매출 비중은 38.3%로, 사업초기 100%에 달했지만 꾸준히 줄여 나가며 현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반면 신세계푸드의 내부매출 비중은 지난 2017년 31.42%, 2018년 31.43%, 2019년 32.18%로 매년 소폭 증가하는 동시에 최근 웰스토리와 큰 차이를 보이지 않고 있다.  

정부에서 대기업에 일감몰아주기 규제에 나서려고 하자, 웰스토리를 외부 회사나 총수일가 지분이 없는 호텔신라에 매각하는 방안까지 고려하며 내부거래 비중을 점차 줄여나가고 있는 상황에서 유독 웰스토리에만 엄격한 잣대를 들이댔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실제로 공정위의 웰스토리에 대한 처분이 내려진 직후,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경쟁사인 현대그린푸드의 계열사에 대한 단체급식 부당지원을 조사해달라는 청원이 올라와 사흘만에 수백명의 동의를 얻었다.  

특히 웰스토리 서비스를 이용하는 삼성 직원들의 불만이 상당했음에도 삼성전자 등이 이 회사와의 계약을 무리하게 추진한 것이라면 부당한 지원을 부정할 수 없었을 것이다.

그런데 고(故) 이건희 회장과 이재용 부회장, 삼성 임원들도 구내식당에서 자주 식사를 했고, 인터넷과 SNS에서는 삼성 구내식당 서비스에 대해 직원들이 만족한다는 글들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웰스토리는 고객사에 연 2회 만족도 조사와 메뉴에 대한 평가 등에 관한 설문을 실시해 왔다. 고객만족도 조사는 공정성 확보를 위해 외부기관에 의뢰해 진행하고, 일정 기준의 점수를 넘지 못하면 재계약을 할 수 없다. 

삼성 직원 다수가 웰스토리의 서비스에 불만을 가졌다면, 이 규정대로 이미 오래 전 삼성전자의 급식 시설은 다른 회사가 운영하고 있었을 가능성이 크다.  

학교급식이나 건설현장의 함바식당과 달리, 대기업의 경우 수용 인원이 많고 특히 웰스토리는 ‘하루 100만끼니’를 만든다는 보도가 나올 정도로 삼성 계열사 구내식당에 끼니마다 만들어야 하는 식사 규모에 신경을 써야 하는 것이 당연했다. 

지난 10일 이재용 부회장에 대한 불법 합병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한 ‘프로젝트G’ 보고서 작성자이자 전 삼성증권 IB 부문 팀장이었던 H씨는 “삼성을 다니면서 느꼈던 것은 (웰스토리의) 급식 제공이 회사 차원에서 질 높은 서비스였던 것으로 기억한다”며 “그런 퀄리티가 중소기업에 맡긴다면 현실적으로 나오기 어렵다고 생각했다”고 증언했다.

삼성은 이번 공정위의 처분을 받아들일 수 없다며 즉각 행정소송을 제기하겠다는 입장이다. 

 

인사이트코리아, INSIGHTKOR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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