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
    B
    미세먼지
  • 경기
    B
    미세먼지
  • 인천
    B
    미세먼지
  • 광주
    B
    미세먼지
  • 대전
    B
    미세먼지
  • 대구
    B
    미세먼지
  • 울산
    B
    미세먼지
  • 부산
    B
    미세먼지
  • 강원
    B
    미세먼지
  • 충북
    B
    미세먼지
  • 충남
    B
    미세먼지
  • 전북
    B
    미세먼지
  • 전남
    B
    미세먼지
  • 경북
    B
    미세먼지
  • 경남
    B
    12℃
    미세먼지
  • 제주
    B
    미세먼지
  • 세종
    B
    미세먼지
최종편집2024-03-29 18:38 (금) 기사제보 구독신청
[인터뷰] 라이딩 기어 디자이너 손동민 대표 “바이크 시장 성장 견인하고 싶다”
[인터뷰] 라이딩 기어 디자이너 손동민 대표 “바이크 시장 성장 견인하고 싶다”
  • 한민철 기자
  • 승인 2021.06.24 18:11
  • 댓글 2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라이딩 기어, 단순 의류가 아닌 장비…안전 책임진다는 생각에 뿌듯함 느껴”
라이딩 기어 디자이너 MMX(도미닉공방) 손동민 대표.
라이딩 기어 디자이너 MMX(도미닉공방) 손동민 대표.

[인사이트코리아=한민철 기자] 일본 애니메이션계의 살아 있는 전설로 불리는 오토모 가츠히로 감독의 명작 <아키라(AKIRA)>는 1980년대 애니메이션 장르 중 주류로 평가받던 ‘사이버펑크’의 완벽한 구현과 도쿄에서 발생한 세계3차대전 등의 이색적인 내용으로 세계적인 주목을 받았다.

아키라가 대중들에게 영향을 끼친 의외의 부분이 있었는데, 바로 바이크 의상이다. 아키라의 주인공인 카네다가 작품에서 입고 나왔던 빨간색 오토바이와 같은 색의 전신 의상은 당시 바이크 마니아들 사이에서 선풍적 인기를 끌었고 현재까지 아키라의 상징으로 기억되고 있다.

일본 내에서 카네다의 바이크 의상은 오토바이 전용 장비인 ‘라이딩 기어’ 산업 성장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끼쳤다. 국내에서 아키라를 감상한 숱한 남성 관객들도 카네다의 바이크 의상에 이끌렸겠지만, 아쉽게도 실제 라이딩 기어 장비를 구매해 착용해 본 이들은 없었을 것이다. 우리나라에서는 과거 오토바이를 몬다고 하면 불량하거나 위험하다는 편견이 있었고, 대부분이 오토바이를 직업상 이유로 가지고 있어 라이딩 기어는 사치라는 인식이 강했기 때문이다.

국내에서 라이딩 기어는 애니메이션 주인공이 입는 옷이거나 오토바이 마니아들의 전유물이며, 이를 만드는 이들도 소수에 불과한 것이 현실이다. 그런 바이크 의상 불모지를 수년째 개척해 나가고 있는 국내 라이딩 기어 디자이너가 있다. 바로 오토바이 용품 전문 브랜드 MMX(도미닉공방)의 손동민 대표다.

손 대표는 국내에서 손 꼽히는 라이딩 기어 전문 디자이너로 알려져 있다. 처음 라이딩 기어 디자이너가 되겠다고 했을 때 수많은 시행착오를 겪었다. 현재는 독특하고 편하며 안전한 장비를 제작하는 기술로, 로드레이스 선수들부터 이름만 대면 알만한 연예인들까지 ‘충성고객’들을 만들 수 있었다.

손 대표는 <인사이트코리아>와의 인터뷰에서 라이딩 기어가 현재는 소수의 전유물로 취급받고 있지만, 많은 사람들에게 패션으로 사랑받을 수 있도록 하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다. 무엇보다 훗날 장인으로 불리며 한국의 라이딩 기어 업계가 일본과 미국보다 세계에서 더 인정받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는 각오도 내비쳤다. 서울 동대문구 장한평역 인근에 위치한 그의 사무실에서 인터뷰를 진행했다.    

‘라이딩 기어 디자이너’라는 직업이 매우 생소해 보인다.

“사실 라이딩 기어 디자이너라는 이름도 딱히 정해진 것은 아니다. 외국에서는 ‘라이딩 기어 쏘잉 테크니션(Riding Gear Sewing Technician)’이라고 하는데, 국내에서 라이딩 기어가 일반인들에게 잘 알려지지 않은 만큼 이를 제작하는 직업에 대한 정형화된 표현이 없는 것 같다. 하지만 모터사이클을 타시는 분들이라면 대부분이 라이딩 기어를 필요로 하는데, 일반 의류매장에서는 라이딩 기어 용품을 찾을 수 없다. 이것이 단순 의류가 아닌 장비로 취급받기 때문이다. 라이딩 기어가 사이즈가 정해진 옷이 아닌 라이더들 개개인의 맞춤형 보호구인 만큼, 보다 공을 들인 제작을 하기 위해서는 저와 같은 라이딩 기어를 제작하는 전문가들이 필요할 수밖에 없다.” 

평소 라이딩 기어 디자인과 관련해 어떤 업무를 하고 있는가. 

“디자인 구상과 장비 제작, 수선 업무를 주로 하고 있다. 자세히 설명드리자면 고객들이 기존 입었던 라이딩 기어를 현재 사용자들의 사이즈에 맞게 작업하는 리사이징(Resizing)과 기성 모델을 사용자의 취향에 맞게 도색 및 디자인을 변경하는 커스텀(Kustom), 국내 입점 해외 브랜드에 대한 A/S 서비스 등이다. 특히 국내 모터사이클 선수를 지원하는 로드 레이싱 서포트(Road Racing Support)와 강원도 인제 스피디움 개최(Moto Pista Road Racing) 등의 행사에서도 장비 검차위원으로 참가하는 등 대외활동도 활발히 펼치고 있다.”

자신도 ‘모터사이클 마니아’인가.

“그렇다. 사실 야구를 직접 해본 사람들이 야구 유니폼을 더 잘 만들 수 있다고 생각하고, 화이트칼라 직종에서 오랫동안 일해 본 회사원들이 더 편하고 멋진 슈츠를 디자인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때문에 모터사이클에 대한 관심이 현재 라이딩 기어를 제작하는 데 큰 영향을 끼쳤다고 말할 수 있다.”

라이딩 기어는 옷이 아닌 장비로, 손동민 대표와 같은 전문가들의 제작이 필요하다.
라이딩 기어는 옷이 아닌 장비로, 전문가들의 제작이 필요하다.

언제부터 모터사이클을 좋아하게 됐나.

“과거 아버지가 오토바이를 주로 타셨다. 그러면서 학창시절 저도 오토바이가 소위 노는 친구들의 소유물이거나 위험하고 시끄러운 기계가 아닌, 아버지를 빨리 집에 데려와서 가족들과 시간을 보낼 수 있게 하는 소중한 운송 수단이라고 생각했다. 20대 중반 아버지가 돌아가셨는데, 유품인 st50이란 50cc 바이크를 제가 타게 됐고, 이후 모터사이클에 대한 관심이 더욱 커질 수 있었다.”

학업이 끝나자마자 라이딩 기어 디자이너를 지망했던 것인가.

“그건 아니었다. 여러 진로를 탐색해봤고 모터사이클 제작자나 관련 기술자, 또 다른 영역에서 꿈을 키우기도 했다. 그러면서 흥미를 느꼈던 분야가 바로 의상이었다. 원래 다양한 옷을 입는 것을 좋아했고, 군 전역 후 국제복장학원(국제패션유학원)이라는 곳에서 약 2년 간 의상디자인을 공부했다. 이후 27살 때 용산구에 위치한 한 의류 업체에서 처음으로 디자인 일을 시작했다. 당시 일반 의상을 제작해 인터넷 쇼핑몰에 공급했는데, 고단해도 하루하루가 보람찼다. 29살 때 한 의류 브랜드사에 입사했고, 회사에서는 제가 가장 흥미 있고 잘 할 수 있는 의류 분야를 개척하기를 희망했다. 돌이켜보면 디자인을 공부하고 일을 시작했던 시기에도 모터사이클에 대한 관심을 꾸준했고, 라이딩 기어 수선에 써먹자며 가죽공예를 독학했던 경험이 떠올랐다. 무엇보다 저 역시 라이딩 기어의 고객으로서 ‘이건 단순한 의류가 아닌 장비인데 전문적으로 제작·관리해주는 업체가 우리나라에는 왜 부족할까’라는 문제의식을 가지고 있었다. 이에 고민 끝에 라이딩 기어 디자이너를 하겠다고 마음먹었다.”

그때 주변의 반응은 어땠는가.

“라이딩 기어 디자이너가 되겠다고 했을 때 회사 동료들 모두 ‘그게 뭐냐’라며 물었던 기억이 난다. 자신들이 잘 모르는 분야다 보니 찬성도 반대도 없었다. 사실 우리나라가 자동차를 주로 타고 오토바이는 배달이나 택배, 일부 바이크 마니아들의 전유물이라는 인식이 강했고, 전용 의류까지 갖춰가며 바이크를 타는 사람들이 많지 않을 것이라고 고민했다. 하지만 저는 자신의 흥미를 전문 기술로 발전시키고 싶었고, 그게 라이딩 기어가 될 수 있다고 확신했다. 특히 일본이나 미국을 중심으로 외국에서는 라이딩 기어 관련 용품 시장이 상당한데, 국내는 수입에 대부분 의존하며 전문적인 라이딩 기어 제작 업체가 많지 않다는 것을 알게 됐다. 이런 불모지를 제가 개척하자는 생각에 주먹이 불끈 쥐어졌다.”

생소한 분야인 만큼 초기 시행착오가 상당했을 것 같다.

“그렇다. 시행착오는 현재도 겪고 있다. 라이딩 기어 제품은 연 단위로 출시되고 똑같은 디자인과 사이즈가 대량으로 생산되는 게 아니기 때문에 항상 새로운 모델을 연구해야 한다. 제품을 디자인하고 수선하는 기술도 중요하지만, 그 과정에서 비용이 얼마가 들지 견적을 추산하는 것도 처음에는 엄청 힘들었다. 제품의 개당 단가가 비교적 높기 때문에 실수가 용납되지 않으며, 소재 대부분이 가죽이다 보니 한번 커팅을 하거나 커스텀이 진행되면 원상복구가 힘들어 제작 내내 집중을 놓을 수 없었다. 오로지 실수는 곧 실패라는 절박한 마음과 나의 바느질 한땀한땀이 라이더들의 실력 향상과 안전을 지켜준다는 생각에 밤을 새워 작업을 하기도 했다. 동시에 매사 고객들이 제가 만든 옷을 입고 안전하고 멋있게 라이딩을 할 수 있다는 생각에 뿌듯하기도 했다. 현재는 어느 정도 경험이 쌓여 자신감을 갖고 또 즐겁게 일을 하고 있다.”

라이딩 기어 디자이너가 되겠다고 마음 먹었던 초강기 시절의 손동민 대표. 그가 시행착오를 극복할 수 있었던 것은 '절실함'이었다.
라이딩 기어 디자이너가 되겠다고 마음 먹었던 초강기 시절의 손동민 대표. 그가 시행착오를 극복할 수 있었던 것은 '절실함'이었다.

이 일을 하는 것에 대한 후회는 없었나.

“힘은 들었을지언정 회의가 들거나 후회를 하지 않았다. 다만 아쉬운 점은 분명히 있었다. 현재까지 국내에는 자체적으로 라이딩 기어를 생산하는 브랜드가 몇 없고, 일부 라이더들이 일으키는 범법 행위와 대형 사고로 인해 모터사이클에 대한 인식이 좋지 못한 것이 사실이다. 이것이 업계가 아직 성장하지 못하도록 발목을 잡고 있다고 생각한다. 수요는 조금씩이지만 꾸준히 늘고 있고 모터사이클 이용자들은 라이딩 기어 시장이 더욱 늘어났으면 한다는 바람이 있지만, 국내 브랜드 부족과 일각의 편견으로 이를 충족시키지 못한다는 점은 안타까울 수밖에 없다.”

외국과 우리나라의 라이딩 기어 시장에 많은 차이가 있나. 

“일본, 미국에 비교했을 때 우리나라의 라이딩 기어 시장의 규모와 인식은 매우 심한 차이를 보인다. 라이딩 기어 시장에 영향을 주는 바이크 판매 볼륨과 그에 따른 수입사들의 수입 볼륨, 일반인이 보는 모터사이클 혹은 라이딩 기어에 대한 인식들이 우리나라는 상대적으로 매우 부족하다고 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일본에서 매년 열리는 레이싱 대회인 ‘Suzuka Endurance Race’에서는 대기업이 스폰서로 나서고 있고, 사륜 자동차의 포뮬러 드라이버에 해당하는 세계적으로 유명한 선수들을 초청해 대형 행사를 연다. 모터사이클 레이싱에 대한 관심과 인프라가 제대로 구축돼 있고, 당연히 라이딩 기어 시장도 오래 전부터 성장해 왔다. 하지만 국내에서는 규모를 떠나서 로드레이스 대회조차 찾아보기 힘들다. 수요가 부족하다보니 공급이 더딜 수밖에 없고, 관련 기술력도 떨어질 수밖에 없다. 제가 라이딩 기어 디자이너를 시작할 때만 하더라도 레이싱 슈츠를 만들 수 있는 전문 업체가 국내에 손가락으로 꼽을 정도였다.”

국내 라이딩 기어 시장이 지금보다 더 성장할 가능성이 있나.

“비록 소수가 이끌어 나가고 있지만, 반드시 성장할 것이라고 본다. 매년 바이크 업계 동향이 좋은 쪽으로 향하고 있고, 수입·제조사를 중심으로 바이크에 대한 인식 개선에도 나서고 있다. 또 바이크를 통한 운송업이 활발해지면서 모터사이클과 라이딩 기어에 대한 관심도 늘고 있다. 그동안 1년에 1~2차례 이태리와 일본의 라이딩 기어 브랜드 본사를 방문해 전문기술을 접할 수 있었는데, 작업실 내부에서 쉴틈 없이 커스텀과 리페어 서비스가 이뤄지는 것을 보고 부럽기도 했고 큰 자극이 됐다. 그 자극이 ‘한국도 라이딩 기어 시장을 성장시킬 수 있고, 언젠가 우리만의 선진 시스템과 기술력을 갖출 것이다’라는 목표를 세우게 해준 것 같다. 국내 라이딩 업계 종사자 대부분이 아마도 저와 같은 절실한 목표를 가지고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때문에 이 분야는 반드시 성장할 것이라고 본다. 특히 국회에서 바이크 라이딩에 관한 규제 법안들을 조금만이라도 완화해주고 대중들이 그동안 쌓아온 좋지 않은 편견을 거둬주신다면 그 성장에 날개를 달 것이라고 생각한다.”  

손동민 대표가 라이딩 기어를 제작하는 모습.
손동민 대표가 라이딩 기어를 제작하는 모습.

주요 고객층은. 

“현재 매장엔 서킷(경기트랙)을 탈 수 있는 유저와 로드레이스 선수들이 많이 찾아온다. 일반 라이더들도 10~70대까지 연령대가 괘 다양하다. 바이크를 좋아하는 유명 연예인들도 고객들로 소문을 듣고 와주시고, 고객들과 관심사가 같다 보니 일도 더 잘 되는 것 같다.”

라이딩 기어 디자이너를 하면서 가장 뿌듯했던 순간이 있다면. 

“우선 몇 년 동안 단골로 찾아주시는 고객께서 ‘동민씨 덕에 안 다쳤다. 그래서 장비 다시 구매하러 왔다’고 자주 말씀해 주신다. 제가 제작하고 추천한 라이딩 기어가 고객들의 안전을 책임졌다는 생각에 뿌듯함을 느낄 수밖에 없다. 또 몇 년 전 라이딩 국제대회에서 김인욱이라는 레이서가 제가 만들어준 슈츠를 입고 경기에 나섰을 때다. 김인욱 선수가 안전하게 결승선을 통과해 우승컵을 드는 모습을 상상하며 작업한 장비를 실제로 착용한 채 세계의 선수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장면을 본 순간 뭉클할 수밖에 없었다. 또 다른 로드레이스 선수들이 제가 제작한 장비를 갖추고 레이싱 대회에 나가 기록을 경신하거나 우승을 할 수 있었다는 말을 해줬을 때 이 일을 하기 정말 잘했다고 생각했다.”

라이딩 기어 디자이너를 꿈꾸는 예비 후배들에 대한 조언과 함께 10년 후 목표에 대해 말한다면.

“고단한 길이지만, 경쟁력이 있고 엄청난 보람을 느낄 수 있다는 것을 말하고 싶다. 현재는 비주류지만 그 안에서 자신이 주류가 되기까지의 노력이 절대 배신하지 않을 것이다. 만약 라이딩 기어 디자이너를 진지하게 꿈꾸고 있다면 저에게 오시기 바란다. 그동안의 경험을 공유하고 이 업계를 더욱 늘려나가고 싶다. 또 저는 하루하루가 바쁘기 때문에 10년 후까지 생각할 겨를이 없다. 다만 과분하겠지만 언젠가 이 업계에서 장인으로 불리면서, 대한민국 라이딩 기어와 바이크 시장의 성장에 기여했다는 칭찬을 모두에게 듣고 싶다.”  

인사이트코리아, INSIGHTKOREA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2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이동섭 2022-04-23 20:12:29
장인정신으로 밀고나가시는모습좋습니다
조만간 가게 찾아뵙고 라이딩기어 맞추려구요

슈트없는바린이 2021-06-24 23:45:31
완전 멋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