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지에서 최강 라이벌로…김범수 vs 이해진, 새 IT 왕좌 주인은?
동지에서 최강 라이벌로…김범수 vs 이해진, 새 IT 왕좌 주인은?
  • 김동수 기자
  • 승인 2021.06.17 18:5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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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 벤처 1세대로 카카오·네이버 창업…대학·입사 동기에서 최대 라이벌로
카카오 15·17일 네이버 제치고 시총 3위…김범수 공격적 경영 효과 ‘톡톡’
네이버와 카카오를 창업한 이해진(왼쪽) 글로벌투자책임자(GIO)와 김범수(오른쪽) 이사회 의장.
카카오와 네이버를 창업한 김범수(왼쪽) 이사회 의장과 이해진 글로벌투자책임자(GIO).<뉴시스>

[인사이트코리아=김동수 기자] 카카오와 네이버를 창업한 IT 벤처 1세대 김범수 이사회 의장과 이해진 글로벌투자책임자(GIO)의 경쟁이 새로운 국면을 맞이했다. 카카오의 시가총액이 지난 15일 네이버를 처음 뛰어넘으면서 양대 플랫폼 회사의 판세에 변화가 온 게 이유다. 대학과 회사 동기, 한때는 사업 파트너로 같은 길을 걸었던 두 사람이지만 이제는 라이벌로서 누가 IT 왕좌를 새롭게 차지할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라이벌의 기묘한 운명…대학·입사동기에 공동대표까지

김범수 의장과 이해진 GIO의 관계는 ‘운명’이라는 단어가 어색하지 않을 만큼 다양한 연결고리를 가지고 있다. 실제 둘은 86학번으로 서울대 입학 동기다. 한 살 많은 김범수 의장이 재수 끝에 서울대에 입학하면서 ‘86학번’으로 묶이게 된다.

두 사람의 인연이 본격적으로 시작된 것은 삼성데이타시스템(現 삼성SDS)에 동기로 입사하면서부터다. 김 의장과 이 GIO는 각자 대학원 석사 학위를 받은 후 1992년 삼성SDS에 입사해 인연을 만들어가기 시작한다. 하지만 국내 IT 벤처 1세대란 이름에 걸맞게 이 둘의 직장생활은 그리 오래가지 않았다.

먼저 창업 전선에 뛰어든 사람은 김범수 의장이었다. 1990년대 말 온라인게임과 PC방 열풍이 불자 강남구 삼성동에 고스톱이나 포커 같은 웹보드 게임으로 널리 알려진 한게임을 창업한다. 당시 김 의장은 삼성SDS에 다니며 전국 최대 규모의 PC방을 부업으로 운영했을 만큼 게임에 각별한 관심을 보였다. 이듬해 이해진 GIO도 본격적인 창업 전선에 발을 들이게 된다. 삼성SDS 사내벤처 제도를 통해 네이버컴을 설립한 뒤 포털 사업에 뛰어든 것이다.

이후 둘은 게임과 포털의 시너지를 위해 사업 파트너로서 함께 하게 된다. 2000년 네이버와 한게임을 합병한 NHN이 탄생, 공동 대표직을 맡게 된 것이다. 합병의 효과는 엄청났다. NHN은 성장 가도를 달렸고 마침내 다음커뮤니케이션을 제치고 포털 업계 1위를 차지하게 된다. 하지만 이 둘의 파트너십은 그리 오래가지 않았다. 김범수 의장은 2007년 8월 자신이 맡았던 대표직을 던져버리고 가족이 있는 미국으로 떠나게 되면서 이들의 인연은 마침표를 찍는 것으로 보였다.

김범수 의장과 이해진 GIO의 인연은 2010년대에 들어서 다시 이어진다. 하지만 과거와 같이 대학·입사 동기 또는 사업 파트너로서 인연은 아니었다. 당시 미국에 있던 김범수 의장은 애플의 아이폰을 보고 향후 PC에서 모바일 시대로 전환기를 맞을 것이라 예상하고 모바일 시장을 공략하기로 한다. 그리고 귀국하자마자 내놓은 서비스가 국민 메신저 ‘카카오톡’이다. 이후 2014년 다음커뮤니케이션을 합병해 포털 사업까지 진출하면서 김범수 의장은 네이버를 이끄는 이해진 GIO의 잠재적 경쟁자로 급부상하게 된다.

‘만년 2위’ 카카오 이달 들어 두 번이나 네이버 제치고 시총 3위

김범수 의장이 이끄는 카카오는 네이버에 이어 ‘2위’ 플랫폼으로만 여겨지곤 했다. 실제 1년 전인 지난해 6월만 해도 실적 및 미래 성장 가능성을 평가하는 지표인 시가총액에서 카카오는 네이버보다 한 수 아래였기 때문이다.

지난해 6월 17일 네이버와 카카오의 시가총액 차이는 약 18조2246억원이었다. 또 올해 3월 19일 기준으로 양사의 시가총액 차이는 약 22조3469억원으로 최근 1년간 가장 큰 격차를 보이기도 했다.

하지만 올해 3월 말부터 상황이 달라졌다. 네이버와 카카오의 시가총액 격차는 서서히 줄어들기 시작했는데, 급기야 지난 14일 격차가 약 3100억원으로 감소했다. 다음날인 15일에는 카카오가 네이버 시가총액을 약 5779억원 앞섰고, 17일에는 약 1조7210억원으로 격차를 더 벌렸다. 카카오가 삼성전자, SK하이닉스에 이은 국내 3위 자리를 꿰찬 것이다.

양사의 최근 3년간 영업실적을 보면 카카오가 네이버의 뒤를 바짝 쫓고 있는 모양새다. 물론 네이버가 여전히 우세한 건 사실이지만 매출 및 영업이익에서 격차가 서서히 줄어들고 있다.

양사의 매출액을 살펴보면 ▲2018년 3조1699억원 ▲2019년 1조2861억원 ▲2020년 1조1473억원으로 격차가 감소하는 중이다. 영업이익도 ▲2018년 8696억원 ▲2019년 9482억원 ▲2020년 7594억원으로 그 폭이 서서히 좁혀지는 중이다. 특히 시장 컨센서스에 따르면 카카오의 올해 매출과 영업이익은 5조6809억원, 7854억원으로 전망돼 네이버(매출 6조6507억원·영업이익 1조3442억원)와 격차를 더욱 줄일 것으로 보인다.

김범수 의장 저돌적 사업 스타일 시장에서 효과 발휘

양대 플랫폼 회사의 격차가 이토록 줄어든 이유는 양사를 창업한 두 사람의 경영 스타일과 성격 차이로 풀이된다.

네이버는 카카오와 달리 신사업 대부분을 네이버라는 울타리 안에서 육성하는 전략을 취하고 있다. 물론 IT 벤처 1세대답게 이해진 GIO가 모험과 도전을 즐기지 않는 것은 아니다. 다만 경영전략 구사에 있어서 꼼꼼하고 치밀한 성격이다. 네이버가 삼성SDS의 사내 벤처로 출발한 만큼 이러한 전략을 선택한 것으로 보인다.

반면 대범한 성격을 지닌 것으로 알려진 김범수 의장은 상대적으로 다양한 분야에서 저돌적인 사업 스타일을 구사한다. 네이버와 달리 공격적인 인수합병을 실행하거나 새로운 사업을 자회사 형태로 독립 시켜 육성하는 전략을 취한다. 최근 검토 중인 카카오 본사와 자회사인 카카오커머스의 흡수합병, 지난해 카카오게임즈를 시작으로 카카오페이·카카오뱅크·카카오모빌리티 등의 기업공개(IPO) 추진이 대표적 사례로 꼽힌다. 특히 카카오가 모빌리티와 금융, 콘텐츠 등 100여개가 넘는 계열사를 거느리고 있다는 점은 김범수 의장의 공격적이고 적극적인 스타일을 잘 보여주는 대목이다.

업계에서도 양 사의 시가총액 격차가 줄어든 이유로 카카오의 공격적이고 적극적인 움직임을 꼽는다. 두 회사 모두 광고 중심의 기존 사업과 커머스, 콘텐츠, 테크핀 등 핵심 플랫폼 사업의 경영을 잘했지만 유독 카카오의 행보가 두드러졌다는 것이다.

성종화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카카오가 인터넷전문은행 사업 참여에 대한 과감한 의사결정과 플랫폼 중심 신사업들의 분사 및 IPO 추진을 통한 직접적 가치 어필 등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더 공격적이고 적극적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인사이트코리아, INSIGHTKOR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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