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스증권 따라하다 ‘집토끼’ 놓칠라…증권사들 변신 노력에도 고객 반응 '냉랭'
토스증권 따라하다 ‘집토끼’ 놓칠라…증권사들 변신 노력에도 고객 반응 '냉랭'
  • 박지훈 기자
  • 승인 2021.06.15 17:1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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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H·신한證, MTS 개편해 편의성 제고 꾀해
거래·전산 오류 끊이지 않은 증권업계
기존고객 “옛 버전이 더 편해…이전으로 돌려달라”
왼쪽부터 NH투자증권(스위처 기능), 토스증권(메인 화면), 신한금융투자(이지모드) 이미지.<박지훈>

[인사이트코리아=박지훈 기자] 증권사들이 토스증권에게 주린이(주식+어린이) 고객을 빼앗기지 않기 위해 MTS(모바일트레이딩서비스)를 새단장하고 있다. 주요 기능을 MTS 전면에 배치하고 가독성을 높인 것이 변화의 핵심이다.

하지만 토스증권을 단순하게 모방하는 방식은 오히려 실패로 이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집토끼 고객이 서서히 적응할 수 있도록 급격한 MTS 변신은 지양하면서 거래 관련 오류를 줄여나가는 것이 중요해 보인다.

1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NH투자증권은 지난 9일 자사 MTS인 ‘나무’ ‘QV’의 홈화면을 새롭게 개편했다. 고객 이용이 많은 ▲트레이딩 ▲상품·솔루션 ▲나의 자산 등 3가지 기능을 홈화면에 배치하고 좌우로 드래그하면 해당 기능들을 쉽게 선택할 수 있도록 했다.

이번 앱 개편을 통해 업계 최초로 ‘스위처’라는 기능도 도입했다. MTS 오른쪽 하단에 메뉴 간 이동을 지원하는 단축키를 삽입해 편의성을 끌어올리기도 했다. 메뉴는 ▲자주 쓰는 메뉴 ▲퀵 메뉴(국내주식 중심) ▲해외 퀵 메뉴로 나눠 원하는 메뉴를 찾아야 하는 수고를 덜었다.

NH투자증권은 이번 MTS 개편을 통해 통합자산관리 플랫폼을 구축하겠다는 포부다. 타인들이 많이 거래한 주식, 상품 및 트렌드 관련 정보를 꾸준히 업데이트하고 정확한 자산 진단과 맞춤형 푸시(PUSH) 알림을 보내 고객이 MTS에서 손쉽게 자산관리를 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앞서 신한금융투자 역시 MTS를 새로 마련했다. 지난 4월 29일 업그레이드된 신한금융투자 MTS인 ‘신한알파’는 메뉴의 직관성을 이전보다 높였다. 토스증권이 기존에 통용되던 증권 용어를 쉽게 풀어 MTS에 반영한 것처럼 신한알파도 매수와 매도를 각각 ‘살래요’ ‘팔래요’ 등 쉬운 말로 표현했다.

이밖에도 고연령층을 고려한 큰글씨 모드, 주린이를 위한 간편한 주문화면인 이지모드, 쇼핑처럼 여러 종목을 장바구니에 담아 한 번에 사고 팔 수 있는 알파카트 등의 기능을 추가했다.

특히 업계 최초로 MTS 고객에게 PB(Private Banker)의 투자 상담을 제공하는 서비스는 많은 관심을 받았다. PB 상담을 원할 경우 인공지능(AI)이 고객의 성별·나이·거주지·자산·거래정보 등을 바탕으로 전국 영업점에서 가장 적합한 PB를 추천해준다.

거래 오류 못 잡고 토스증권 모방에만 심혈

금융투자업계가 최근 MTS 개선에 열을 올리는 이유는 토스증권에 대한 경계심이 확대됐기 때문이다. 토스증권은 지난 3월 일반 고객을 대상으로 MTS 서비스를 시작한 후 3개월여 만에 신규 300만 계좌를 달성했다. 주식 1주 선물 이벤트 흥행과 더불어 MZ(밀레니얼-Z)세대에게 친숙한 시스템의 MTS 도입 덕분이다.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지난해 개인 주식투자자는 914만명(12월 결산 기준)으로 전년(614만명)보다 300만명(48.9%) 증가했다. 신규 투자자 300만명 중 30대 이하 MZ세대는 161만명으로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 토스증권은 지난해 개인투자자의 30%, 신규투자자 전체에 해당하는 고객을 MTS 출범 3개월 만에 끌어 모은 셈이다.

기존 증권사가 토스증권의 MTS 시스템을 따르는데 그칠 게 아니라 오류 없는 환경을 구축해야 한다고 지적이 많다. NH투자증권은 지난 1분기 민원 건수가 매매 부문 12건, 전산장애 부문 23건 발생했고, 신한금융투자의 경우 같은 기간 매매 부문 5건, 전산장애 82건의 민원이 제기됐다.

기존 증권사들은 ‘집토끼의 딜레마’를 해결해야 하는 문제도 안고 있다. 한 신한알파 고객은 “신한금융투자가 편의성을 높이기 위해 많은 시도를 했지만 기존 고객은 이미 적응한 시스템이 바뀌어 혼란스럽다”며 “다시 이전 버전으로 돌아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NH투자증권 고객은 “나무 디자인이 마음에 들었는데 MTS 업데이트 이후 엉망이 됐다”며 “빠른 개선이 어렵다면 예전 버전을 이용할 수 있는 선택권이라도 달라”고 토로했다. MZ세대라는 산토끼를 잡기 위해 MTS를 대대적으로 개편하자 집토끼의 불만이 터져 나온 셈이다.

한편, 토스증권은 월간 순이용자 수(MAU) 1300만명인 토스 앱과 연결돼 있고 출범 이후 3개월간 MTS 이용자 급증에도 불구하고 별다른 거래 장애가 발생하지 않고 있다.

오창훈 토스증권 최고기술책임(CTO)은 지난 2월 열린 온라인 기자간담회에서 “토스증권은 개발자들이 테스트 단계에서 서비스 코드가 문제 있는지 수많은 검증을 거치면 (서비스 직전 점검을 담당하는) 배포 담당자는 점검이 됐는지, 리뷰는 잘 됐는지, 서비스에 반영해도 문제가 없을지 최종 확인해서 승인을 내린다”며 “데이터센터와 통신회선의 이중화로 한 곳이 재해를 입어도 다른 곳에서 서비스가 문제 없이 이뤄질 수 있도록 가용성을 확보하고 있다”고 밝혔다.

인사이트코리아, INSIGHTKOR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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