잔여 백신 '새로 고침' 하다 얀센 백신 맞다
잔여 백신 '새로 고침' 하다 얀센 백신 맞다
  • 서창완 기자
  • 승인 2021.06.15 12:0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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얀센 백신 접종기…첫날은 참을 만, 이틀째 고통 심해
“백신 맞는 이득 더 커…접종 뒤 2~3일 푹 쉬는 게 좋다”

초는 분이 되고, 시간이 됩니다. 시간은 쌓여 하루가 됩니다. 누군가의 하루가 지금도 어딘가에서 흐르고 있을 겁니다. 그 하루를 취재원 시점에서 보고, 기자의 관점으로 대신 기록해보려고 합니다. 이번 하루는 제 이야기를 담습니다.

코로나19 백신을 맞으려는 사람들이 10일 오전 10시 서울 마포구 연세석가정의학과 병원에서 대기하고 있다.서창완
코로나19 백신을 맞으려는 사람들이 10일 오전 10시 서울 마포구 연세석가정의학과 병원에서 대기하고 있다.<서창완>

[인사이트코리아=서창완 기자] “내일부터 민방위도 백신 맞을 수 있다고 합니다.”

동료 기자의 말에 눈이 번쩍 뜨였다. 잔여 백신을 맞으려 새로고침을 반복하던 차에 들린 희소식이었다. 기대하지 않던 백신 접종은 지난달 한미정상회담의 성과라 했다. 미국 정부가 한국군 대상으로 얀센 백신 101만2800회분을 공여했다. 젊은 층에는 희귀 혈전증 가능성이 있어 30세 이상인 예비군과 민방위 몫이 됐다고 했다.

예약 접수일인 1일 오전 8시, 생각보다 쉽게 접수가 됐다. 집 근처 병원 대부분 예약 시간이 비어있었다. 인기가 없나 싶었는데, 18시간 만에 예약 접수가 마감됐다는 소식이 들렸다. 네이버와 카카오톡 알림을 각각 5곳씩 10군데 신청해 두고 기회만 되면 맞으려던 백신이었다. 반가운 일이었다.

얀센 접종 첫날 주사…맞을 땐 따끔, 첫날엔 참을 만해

10일 오전 10시, 병원에 도착해 개인정보를 작성했다. 40분 기다리자 차례가 왔다. 백신 접종은 순식간에 끝났다. 바늘이 들어온 시간은 3초 남짓, 패치를 붙인 시간까지 하면 5초가 걸렸다. 팔에 따끔한 통증은 30초 정도 이어졌다. 간호사가 주의사항을 설명했다.

“우선 집에 타이레놀 있으시죠. 근육통이 있거나 몸살 있을 때 드시면 되고요. 주사 맞는 부위가 붓거나 살짝 아플 수는 있는데, 그건 시간 지나면 없어져요. 대신에 딱딱해지거나 빨갛게 부어오르거나 뭐가 나면서 가렵거나 이런 건 알레르기 반응이니까 병원에 나오세요. 3일 동안은 특별한 이상 없다고 하더라도 술 드시면 안 되고 헬스나 등산 이런 거 하지 마세요. 접종 뒤 15분 앉아계시다가 이상 반응 없으면 열 체크하고 가시는 거예요.”

40분 기다리면서 여러 차례 들은 주의사항은 간단했다. 부작용에 대한 걱정은 크지 않았다. 여차하면 가벼운 운동 정도는 괜찮겠다 싶었다. 별거 없겠지 하는 마음이 컸는데, 15분 기다린 뒤 열 체크를 하자 37.4도가 나왔다. 오른쪽과 왼쪽 귀를 번갈아 재본 뒤 나온 결과였다.

“37.4도가 나왔어요. 이 온도가 계속 유지되면 상관이 없는데, 이럴 경우에는 그냥 타이레놀 선제적으로 드시는 게 나아요. 집에 가면 타이레놀 드시고 안정을 취하세요.”

10일 오전 약국에서 약을 사 집에 돌아오는 길. 백신 접종 후 37.4도가 나오자 아세트아미노펜 계열 약을 사 먹으라는 권유를 받았다. 서창완
10일 오전 약국에서 약을 사 집에 돌아오는 길. 백신 접종 후 37.4도가 나오자 아세트아미노펜 계열 약을 사 먹으라는 권유를 받았다.<서창완>

불안한 마음이 들었다. 열이 오르는 기분이었다. 근처 약국으로 가 아세트아미노펜 계열의 약을 샀다. 약사가 알려준 대로 2알을 먹으니 몸이 한결 가벼워졌다. 오전 11시 50분, 출입처 홍보팀 직원 A씨와 점심을 먹었다. 약속을 잡아둔 게 한 달 전쯤이었는데, 백신 핑계로 취소하기는 쉽지 않았다. 점심을 함께 먹은 A씨는 그날 오후 2시에 얀센 백신 접종을 한다고 했다.

“생각보다 몸이 괜찮네요. 쉴 필요가 없겠는데요?”

점심 약속을 마치고 돌아오면서 A씨에게 했던 말이다. 그것이 꽤 건방진 생각이었음을 깨닫는 데 시간이 얼마 걸리지 않았다.

목 뒤 묵직한 근육통…이틀째 고통 심해

근육통이 온 건 백신 접종을 한 지 4시간쯤 지났을 때였다. 오후 3시쯤 목 뒤로 묵직하게 근육통이 찾아왔다. 접종 첫날인 만큼 무리는 하지 말자는 생각이 들었다. 편집국장도 “무리하지 말라”며 휴식을 권유했다. ‘쉬겠다’ 보고한 뒤 오후 5시부터 4시간쯤 잠을 잔 뒤 일어났다. 약을 먹고 활동하다가 자정을 넘겨 다시 잠에 들었다.

이틀째 고통이 심했다. 목 뒤 통증이 점차 심해졌다. 5시간 이상 간격으로 2알씩 먹으라던 약을 3차례 복용했다. 근육통이 나아지지 않았다. 연차를 쓰고 쉬어야 하나 고민했다. 그래도 일은 해야지 싶었다. 연락할 곳이 많았다. 기자란 몸을 많이 쓰는 직업은 아니니까 괜찮겠지 생각했다.

오후 1시에는 잠시나마 몸이 괜찮아진 기분이 들었다. 집 근처 카페로 이동해 커피를 마시며 업무를 시작했다. 여러 군데 전화를 돌리고 기사를 썼다. 그러나 고통이 금세 다시 찾아왔다. 목덜미를 부여잡았다. 일반적인 담과는 달랐다. 고개가 굳어 완전히 위로 들기가 힘들 정도였다. 목을 돌리기도 힘들었다. 오후 6시, 집에 도착해 침대에 몸을 눕혔다. 목을 가누기 힘들어 다시 일어나는 게 고역이었다.

목이 심각하게 굳어버렸다며 걱정하던 여자친구가 집에 있던 폼롤러를 선물했다.서창완
목이 심각하게 굳어버렸다며 걱정하던 여자친구가 자신의 집에 있던 폼롤러를 선물했다. 접종 3일째가 돼서야 요가 매트 위에 누워 목 아래 폼롤러를 벨 엄두가 났다.<서창완>

3일째 아침, 목을 가누기 힘들 정도의 고통은 사라졌다. 다만 여전히 찌릿찌릿한 통증이 계속됐다. 원래 자주 아팠던 곳이었는데, 유독 더 심했다. 폼롤러를 베고 누워 근육을 풀어줬다. 이마저도 이틀째에는 엄두 내기 어려울 정도로 아팠다. 조금씩 괜찮아지고 있었다.

주위 얀센 접종자들도 다양한 부작용을 겪었다. 접종 일에 점심을 함께했던 홍보팀 직원은 그날 저녁부터 다음날까지 ‘사경을 헤맸다’고 했다. 12일 토요일 얀센 백신을 접종한 동갑내기 기자는 당일 “생각보다 안 아파서 놀랐다”더니 다음 날 “일어나니 두들겨 맞은 것 같다”고 했다. 그는 “백신 휴가 주는 이유를 알겠다”고 덧붙였다.

다음날인 13일 얀센 백신을 접종한 동료 기자는 ‘이부프로펜에 대한 알레르기 반응’을 알리고 30분 대기한 뒤 온도를 재고 병원에서 집으로 복귀했다. 첫날에는 식욕이 폭발했다고 한다. 미세한 오한과 하체 저림은 다음날 새벽에 겪었다. 이 기자는 “37.7도까지 체온이 올라가자 약을 먹었다”며 “기분은 좋지도 않고 나쁘지도 않다”고 설명했다.

전 직장 동료는 접종 6시간 뒤부터 극심한 피로감을 느껴 잠을 청했다. 접종 24시간 뒤에는 경미한 설사 증세와 0.5~0.7도 높은 미열을 경험했다. 열과 설사 증세는 48시간이 지나며 대부분 없어졌으나, 피로감과 접종 부위에 약한 통증이 남아 있다고 했다. 대체로 이틀째 부작용이 가장 심했고, 그 이후에는 가라앉는 듯했다.

“백신 접종 후 2~3일 푹 쉬는 게 좋다…얀센, 안전성·효과 문제없어”

두통·발열·근육통은 백신 접종 후 면역 반응에서 나타날 수 있는 현상이라고 한다. 주변의 얀센 접종자들이 접종 후 2~3일간 겪었던 반응들은 경증 부작용이다. 얀센 백신 역시 다른 백신과 마찬가지로 주사 부위 통증, 두통, 피로, 근육통 등 다양한 이상 반응이 존재했다.

우려되는 중증 부작용은 희귀 혈전증 발생 가능성이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와 식품의약국(FDA)는 지난 4월 13일 미국인 얀센 백신 접종자 750만명 중 18~48세 여성 6명에 희귀 뇌정맥 혈전증이 발생했다며 접종 중단을 권고한 바 있다. CDC와 FDA는 이후 추가 데이터 검토 후 열흘 만에 사용 재개를 다시 허가했다. 미국에서는 지난달 23일부터 연령 제한을 두지 않고 얀센 백신을 접종하고 있다.

얀센 백신은 바이러스성 벡터 백신이다. 미시간 대학에서 펴낸 ‘얀센 코로나19 백신에 대해 알아야 할 사항’ 문서에 따르면 바이러스성 벡터 백신은 세포들에게 중요한 지시를 전달하기 위해 변형된 형태의 바이러스(벡터)를 사용한다. 이때 사용된 벡터는 코로나19를 유발하지 않는 무해한 바이러스다.

해당 문서는 “바이러스성 벡터는 유전학적으로 변형됐기 때문에 인체에 질병을 일으킬 수 없다”며 “인체 내에서 증식할 수 없고 질병을 일으킬 수도 없다”고 설명한다.

정재훈 가천대 예방의학과 교수는 “희귀 혈전에 대한 지식도 쌓여가고 코로나 진단 방법들도 많이 개선되는 추세라 큰 위험이 될 것 같지는 않다”며 “백신 접종에 따르는 이익이 맞지 않는 것보다 훨씬 크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고 조언했다.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완료했다는 증명서. 블록체인 기반 코로나19 전자예방접종증명(COOV) 앱에서 증명할 수 있다.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완료했다는 증명서. 블록체인 기반 코로나19 전자예방접종증명(COOV) 앱에서 증명할 수 있다.

희귀 혈전증 외에 얀센을 둘러싼 국내의 우려에 대해서도 전문가에게 물어봤다. 먼저 일부 언론이 지적한 국내로 들여온 얀센 백신의 유효기간이 23일이면 끝난다는 점에 대해 의견을 들었다.

이재갑 한림대 강남성심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미국 내에서 얀센 백신이 남아도는 거랑 우리나라에서 필요해 맞는 거랑 무슨 관련이 있는지 모르겠다”며 “심지어 국내로 들여온 얀센 백신은 유효기간 안에 맞는데 뭐가 문제인가”라고 답했다. 국내 얀센 백신 접종일자는 20일까지다.

정재훈 교수 역시 “안전성에는 전혀 문제가 없다”며 “백신 유효기간은 제조사가 검증했다는 의미인데, 현재 미국에서도 보관 기간 연장을 검토하고 있어 큰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임상시험 결과 얀센 백신 예방효과가 66%라는 점에 대해서도 염려할 수치는 아니라는 답변이 나왔다. 이재갑 교수는 “3상에서의 임상 결과인데, 남아공 변이 바이러스가 있는 상황에서 연구된 거라 떨어져 보일 수 있다”며 “실제 접종 상황에서 그렇게 낮을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고 전했다.

1회 접종만 하므로 효능이 떨어질 수 있다는 우려에 대해서는 ‘부스터 샷’을 내년에 맞아야 한다는 의견이 나왔다. 정재훈 교수는 “1회 접종 백신이 2회 접종 백신보다 효과는 어느 정도 떨어지긴 하겠지만, 한 번 접종해도 충분히 효과가 있다”며 “사망률을 급격하게 떨어뜨리고 감염 예방 효과도 있다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정 교수는 “내년에 부스터 백신 접종을 해야 될 것으로 보이는데, 그 점을 생각하면 효과 차이는 더 없어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국내 코로나19 백신 1차 접종자는 14일 0시 기준 1183만381명으로 2020년 12월 말 주민등록인구현황 5134만9116명 대비 23%다. 정부 상반기 목표치인 1차 접종자 1300만명을 넘어 1400만명 달성이 이번주에 가능할 거라는 전망도 나온다. 정부 백신 접종 계획은 초과 달성된 적은 있어도 미달된 적은 없다. 정부는 전 국민의 70% 이상 접종을 완료하는 시기를 11월로 목표하고 있다. 이 시점이 9월까지로 두 달 앞당겨질 거라는 희망 섞인 관측도 있다.

이에 대해 이재갑 교수는 “완전히 일상으로 돌아가지 못하더라도 지금보다 사망자가 훨씬 줄고, 감염자가 줄어들어 일상으로 돌아갈 준비를 할 수 있는 단계 정도로는 11월까지 이룰 수 있을 것”이라며 “하지만 완전히 마스크를 벗고 예전으로 돌아갈 수 있을 정도가 될지는 장담할 수 없다”고 예측했다.

인사이트코리아, INSIGHTKOR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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