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인뱅크가 인도네시아 파트너로 하나금융 선택한 까닭은?
라인뱅크가 인도네시아 파트너로 하나금융 선택한 까닭은?
  • 박지훈 기자
  • 승인 2021.06.11 16:2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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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국·대만·일본에 비해 라인 메신저 파괴력 약한 인니
현지 이미지 좋은 하나은행과 합작해 금융당국에 어필
라인과 하나금융이 11일 인도네시아에서 인터넷은행 ‘라인뱅크’를 출범했다.<하나금융>

[인사이트코리아=박지훈 기자] 네이버의 일본 관계사 라인과 하나금융그룹이 인도네시아에서 인터넷은행 ‘라인뱅크’의 문을 열었다. 외환은행 시절부터 쌓은 긍정적인 회사 이미지와 폭넓은 네트워크는 라인뱅크 사업에 플러스 요소가 될 전망이다.

11일 IT업계와 금융권에 따르면 라인과 하나금융그룹은 이날 인구 2억7000만명의 인도네시아에서 디지털 뱅킹 플랫폼 ‘라인뱅크(Line Bank)’를 출범했다. 라인뱅크는 라인의 금융자회사 라인파이낸셜아시아와 하나금융 자회사 하나은행의 인도네시아 법인(PT 뱅크 KEB 하나)의 합작품이다.

라인파이낸셜아시아는 라인뱅크 출시를 위해 2018년 10월 하나은행 인도네시아 법인의 지분 20%를 취득해 2대주주가 됐다. 이를 계기로 양사는 각사 금융 인력, 플랫폼 인력과 현지에서 채용한 디지털 인력으로 전담부서를 구축하고 서비스 출시를 준비해왔다.

인도네시아 라인뱅크는 태국 라인BK, 대만 라인뱅크에 이어 세 번째로 출범한 디지털 뱅킹 플랫폼이다. 인도네시아 국토는 1만8000개 이상의 섬으로 흩어져 있어 초대형 은행의 출범이 어려워 모바일 메신저(라인) 기반의 라인뱅크에게는 유리할 것으로 보인다.

라인뱅크는 현지 금융당국의 권고에 따라 예·적금 등 수신 서비스부터 우선 출시하고 향후 시장 상황에 맞는 대출상품, 대출 제휴 등의 서비스를 추가할 예정이다. 라인의 기술 전문성과 하나은행의 금융 노하우를 결합해 현지에 디지털 금융 혁신 경험을 제공할 것으로 기대된다.

하나은행 인도네시아 법인이 2018년 10월 28일 라인뱅크 참여를 위해 법인 지분 20%를 라인파이낸셜아시아에 매각하는 신주인수계약을 체결했다. 김정태(왼쪽 세 번째) 하나금융그룹 회장 등 관계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있다.<하나은행>

믿고 쓰는 ‘외환’ ‘라인’ 이미지, 인니서 통한다

라인은 지난해 10월 태국에서 현지 카시콘 은행과 협력해 라인BK를, 최근 대만에서 타이베이푸본은행, 중국신탁상업은행 등 금융사와 타이완모바일, FET 등 이동통신사를 비롯해 총 7개 주주사와 함께 디지털 뱅킹 사업을 출시했다. 인도네시아 시장에서는 하나금융을 파트너로 선택했다.

라인뱅크는 진출 국가에서 라인 메신저로 소매고객 기반을 닦은 후 출범하는 수순을 밟았는데, 인도네시아에서 라인 메신저의 영향력은 일본 등 다른 국가에 비해 약하다. 인도네시아에서 라인 메신저 점유율은 5%정도로 페이스북이 운영하는 왓츠앱에 이어 2위다.

반면, 태국(점유율 85%), 대만(88%), 일본(68%)에서는 국내 카카오톡과 같은 위상을 누리고 있다. 카카오가 우월한 플랫폼 지배력을 힘으로 국내에서 카카오뱅크를 출범했듯 라인은 태국에서 라인BK, 대만에서 라인뱅크 사업을 진행하고 있으며 일본에서도 라인뱅크 출범을 준비 중이다.

또한 해외시장에서 우호적인 하나은행의 이미지도 인도네시아 라인뱅크 출범의 배경이 됐다. 하나은행이 2012년 인수한 외환은행은 글로벌 시장 진출 50년의 역사를 가진 국책은행으로, 무역금융, 외국환금융에 전문화돼 있어 해외에서 이미지가 좋다. 외환은행 역사를 계승한 하나은행은 IT 전문성을 갖췄지만 금융 노하우가 부족한 라인에 신뢰성을 담보해 현지 금융당국으로부터 우호적인 평가를 이끌어낸 것으로 분석된다.

은행권 관계자는 “외환은행은 눈앞의 수익보다 의리를 중시하는 영업으로 세계 시장에서 이미지가 좋고 하나은행도 이런 외환은행과 통합한 후 꾸준히 해외 네트워크를 확충하면서 긍정적인 이미지를 만들었다”며 “동남아시아의 경우 금융당국이 매우 까다로운 만큼 통합 하나은행의 이미지는 라인뱅크 사업에서 매우 중요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나금융의 GLN(Global Loyalty Network) 사업은 라인이 참가 의사를 밝히지 않았지만 향후 동남아 시장에서 유용하게 활용할 수 있는 네트워크다. GLN은 환전하지 않아도 하나머니 포인트로 해외 가맹점에서 결제할 수 있는 글로벌 간편결제 서비스로 2016년부터 김정태 하나금융 회장이 공들인 사업이다. 당초 2020년 GLN 서비스는 세계 시장에 대대적으로 보급할 계획이었으나 예상치 못한 감염병 사태에 일정이 미뤄지게 됐다.

결제 네트워크를 넓히기 위해 GLN에 참여한 주요 기업은 신세계(SSG페이), 대만 타이신은행, 일본 미즈호은행, 비바리퍼블리카(토스) 등 60여개 기업이다. 보다 일찍 시장을 선점해 대척점에 있는 서비스가 알리바바그룹 금융자회사 앤트파이낸셜의 알리페이다. 카카오페이는 앤트파이낸셜과 연대해 일본, 대만 시장에서 간편결제 사업을 본격화하기도 한다. 글로벌 간편결제 대결은 코로나19 사태가 종식되는 시점, 적어도 2022년 이후로 예상된다.

하나금융은 더 많은 기업들이 동참할 수 있도록 지난 5월 임시주주총회를 열고 GLN 사업부문의 독립법인화를 위해 GLN 사업 영업양도 승인을 의결했다. 경쟁사뿐만 아니라 라인페이가 다소 약세인 국가에서 간편결제 사업을 강화하려는 라인의 가세도 기대해볼 수 있다.

인사이트코리아, INSIGHTKOR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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