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UG의 분양시장 독점체제 깨지나...민간 경쟁자 생긴다
HUG의 분양시장 독점체제 깨지나...민간 경쟁자 생긴다
  • 이하영 기자
  • 승인 2021.06.07 11:4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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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택산업연구원, 민간주택 보증기관 설립 준비
분양보증 독점으로 청약과열‧공급차질 등 부작용
둔촌주공아파트는 분양가 문제로 내홍을 겪어 3년째 분양이 불투명한 상태다.<뉴시스>

[인사이트코리아=이하영 기자] 주택도시보증공사(HUG)의 분양가 규제에 대해 업계의 불만이 큰 가운데 분양보증 영역이 민간으로 확장될 조짐이다. 정비업계에서는 HUG가 고분양가를 이유로 분양 보증을 해주지 않아 정비사업 인허가율이 하락하고 조합원의 분양가가 오히려 상승하는 부작용이 나타나고 있다고 주장한다.

7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주택산업연구원에서 민간주택 보증기관 설립을 준비 중이다. 현재 주산연은 주택사업공제조합을 만들기 위한 용역 발주를 모두 마친 상태로 입법화만 남아 있다.

주택사업공제조합 설립을 위한 입법 작업도 올해 안에 마무리짓겠다는 계획이다. 이렇게 되면 1993년 도입된 주택분양보증 제도는 27년간 이어온 독점체제가 깨지고 경쟁체제로 접어들게 된다. 경쟁체제가 형성될 경우 HUG의 분양가 규제에 제동이 걸릴 수 있다.

HUG 분양가 독점, 공정위도 반대

공정거래의원회가 HUG의 ‘분양가 독점 반대’를 언급한 것은 2017년 7월이다. 당시 공정위는 개선안 마련을 이유로 HUG가 독점체제를 구축한 주택분양보증 시장에 신규 진입을 막는 것은 사업자 경쟁력을 약화시킨다고 지적했다.

당초 공정위는 국토교통부와 합의 아래 지난해까지 주택 분양보증 업무 수행기관으로 보증보험 회사를 추가 지정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국토부는 분양보증기관 확대를 위한 연구 용역 결과 지연을 이유로 보증보험 회사 신설을 사실상 막고 있다.

공정위가 분양가 독점을 문제 삼은 2017년엔 건설사가 시공을 담당한 정비사업지의 자체 보증을 확대하기도 했다. 9억원 이상은 HUG가 중도금 보증을 해주지 않아 조합원들이 자금 부족으로 지불에 문제를 겪을 가능성이 제기됐다. 이는 수분양자에게 대금 지급 여력이 떨어질 경우 건설사도 수익을 얻기 힘들기 때문에 마련한 고육책이다.

2016~2019년 HUG 분양보증 매출과 전국 주거용 건축허가율. <HUG, 국토부>

분양보증 독점으로 주택 공급 차질 

지난해 12월 주산연은 ‘주택사업공제조합 설립 방안’ 공청회에서 HUG의 주택분양보증 독점이 ▲주택사업 지연 및 중단 ▲주택공급 차질 및 청약과열 ▲주택시장 불안 확대 등 부작용을 만든다고 강조했다. 수분양자 일부만 혜택을 보는 로또청약으로 바뀌었다는 것이다.

세 가지 안은 각각 별개 사안으로 보이지만 전문가들은 유기적으로 연결돼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주택정비사업은 적게는 수백억원에서 많게는 수조원까지 투입되는 대규모 사업이지만, 각 개인이 모인 조합을 중심으로 진행된다. 기업도 아닌 개인이 보증 이외에 막대한 사업비를 융통하기는 어렵다. 자금을 조달하지 못할 경우 자연히 안정적인 사업 운영도 어렵다.

일반분양 물량만 4786가구로 서울지역 최대 분양지로 손꼽히는 강동구 둔촌주공 재건축이 그렇다. 둔촌주공은 분양가 조율 문제로 3년 동안 조합이 내홍을 겪다 전 집행부가 해임되고 최근 새 집행부를 꾸렸다. 분양가가 낮을수록 조합원이 부담해야 할 분담금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기존 둔촌주공 집행부는 HUG가 제시한 3.3㎡당 2978만원을 제시했으나, 조합원들은 3.3㎡당 평균 3700만원을 적정선으로 판단한다. 평당 700여만원이나 차이가 난다. 2023년 8월 입주 예정인 둔촌주공은 후분양으로 바꿀 경우 총 사업비인 2조6000억원 중 80%에 해당하는 2조원 상당을 자체 조달해야 하는 부담이 있다. 여기에 시공사가 선투입한 공사비용 문제도 있다. 

조합에는 분양가를 낮추라고 압박하는 HUG가 보증 수수료는 과도하게 책정하는 것도 정비업계 불만 중 하나다. HUG 영업보고서에 따르면 분양보증 매출은 ▲2016년 4016억원 ▲2017년 2428억원 ▲2018년 2120억원 ▲2019년 2585억원으로 늘어나는 추세다. 반면 전국 주거용 건축허가는 ▲2016년 7만254건 ▲2017년 5만7324건 ▲2018년 4만6241건 ▲2019년 4만6061건으로 2016년에 비해 4년 만에 2만4000여건이나 줄었다. 2018년과 2019년엔 건축허가가 줄었지만 보증 수수료는 오히려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경쟁체제로 가는 것에 대해 전문가들은 대체로 환영한다는 입장이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책임연구원은 “경쟁체제로 가는 것은 긍정적”이라며 “HUG가 독점으로 발급하던 분양보증 업무가 분산되면 자연스럽게 통제 기능도 사라지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덕례 주산연 주택정책연구실장은 “주택분양보증 독점에 근거해 분양가격 제한, 보증서 발급 중단 등 과도하게 시장에 개입하면서 부작용을 초래하고 있다”며 “HUG는 독점체제 아래서 고분양가를 이유로 분양보증을 거절하거나 분양가 하향조정을 강제하는 바람에 사업 추진이나 분양을 미루고 있는 물량이 수도권에서만 10만가구가 넘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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