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선의 수소로 달리는 트럭·버스 전 세계 공급 야심
정의선의 수소로 달리는 트럭·버스 전 세계 공급 야심
  • 노철중 기자
  • 승인 2021.06.02 10: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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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G 경영’ 보폭 넓히는 현대차그룹...수소 모빌리티 사업에 심혈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 현대자동차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 <현대자동차>

[인사이트코리아=노철중 기자]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이 ESG 경영 행보의 보폭을 넓혀가고 있다. 사업 계획을 수립하고 결정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직접 행동에 나섬으로써 ESG 경영에 대한 강한 의지를 공개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정 회장은 지난 5월 24일 동대문디자인플라자에서 ‘2021 P4G 서울 녹색미래 정상회의’ 사전 행사로 열린 ‘지방정부 탄소 중립 특별 세션’에서 연사로 참여해 “현대차그룹은 장기적인 로드맵에 따라 자동차 제조·운영·폐기 등 전 과정에서 탄소중립을 달성해 글로벌 순환경제에 기여하게 될 것이라고 확신한다”고 밝혔다.

탄소중립 실현의 중심에는 현재 중점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전기차 출시가 있다. 현대차그룹은 2025년까지 23개 전기차 모델과 차세대 넥쏘 등 다양한 수소전기차를 선보일 계획이다. 이러한 전동화 사업을 정 회장은 ‘청정 모빌리티 솔루션’이라고 소개했다. 청정 모빌리티 솔루션의 핵심으로 정 회장은 수소 모빌리티 분야를 내세웠다. 그는 “현대차그룹은 수소 모빌리티 분야에서 글로벌 선두주자”라며 “첨단 연료전지시스템 기술을 활용해 전 세계에 1만4000여대의 넥쏘를 공급했으며 엑시언트 수소전기트럭을 시작으로 상용차 부문에 연료전지시스템을 적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현대자동차는 세계 최초로 상용화한 수소전기트럭 엑시언트를 지난해 7월부터 약 10개월간 스위스에 총 46대 수출했다. 이들 차량의 누적 운행거리는 75만km로 파악 된다. 주행 중 이산화탄소 배출이 전혀 없는 엑시언트는 동급 디젤 차량이 1km 당 0.78kg의 이산화탄소를 배출한다고 가정했을 때, 지난 10개월 동안 스위스 전역에서 약 585톤 이상의 이산화탄소를 저감한 효과를 거뒀다는 계산이 나온다. 세계 탄소중립 실현에 그만큼 기여했다는 얘기다.

현대자동차는 최근 21년형 엑시언트를 출시하고 올해 말까지 총 140대를 스위스에 수출할 예정이다. 2025년까지 이미 인도한 물량을 포함해 총 1600대의 수소전기트럭을 스위스로 공급할 계획이며 다른 유럽 국가에도 진출하기 위한 논의를 활발하게 이어가고 있다.

또 현대차그룹은 서울·울산·창원·광주 등 주요 도시 지방자치단체와 수소전기버스 운영 확대를 위해 협업하고 있다. 수소충전 인프라 구축은 물론 운송업체들이 기존 버스와 비슷한 가격에 수소전기버스를 구입할 수 있도록 운송업체에 보조금을 지원하고 있다.

그 결과 국내에는 현재 수소버스 100여대가 운행 중이며 올해에만 200여대 이상이 추가 공급될 예정이라는 게 정 회장의 설명이다. 내년에는 국내 주요 도시의 쓰레기 수거 차량이 연료전지 트럭으로 바뀔 것이라고도 했다. 정 회장은 “미래 모빌리티 시대에 현대차그룹은 단순한 자동차 기업 그 이상이 될 것”이라며 “도심 항공 모빌리티, 로보틱스, 수소 트램, 수소 선박 등 다양하고 지속 가능한 모빌리티 솔루션을 제공하는 기업이 되겠다”고 말했다. 이어 “현대차그룹은 수소 모빌리티의 이점을 전 세계인이 누릴 수 있도록 연료전지시스템 기술을 더 높은 수준으로 발전시키겠다”고 밝혔다.

현대차그룹 HTWO 광저우 조감도. 현대자동차
현대차그룹 HTWO 광저우 조감도. <현대자동차>

수소 모빌리티 사업 전개가 곧 ESG 경영

정의선 회장은 플라스틱 사용을 줄이는 캠페인 ‘고고챌린지’에 참여해 눈길을 끌었다. 그는 지난 5월 3일 현대차그룹 페이스북에 ‘Saving the planet in style’이라고 적힌 업사이클링으로 제작된 티셔츠를 입고 찍은 사진과 함께 “반기문 국가기후환경회의 위원장의 제안으로 고고챌린지에 참여하게 됐다”는 글을 게시했다.

고고챌린지는 SNS를 통해 탈플라스틱 실천 사항을 약속하는 릴레이 캠페인이다. 업사이클링은 버려진 자원의 원재료를 분해하는 과정 없이 새롭게 디자인해 원래보다 더 좋은 품질이나 더 높은 환경적 가치가 있는 제품으로 재활용하는 방식을 말한다. 현대차그룹은 자동차 폐기물과 폐페트병을 업사이클링한 패션 제품을 선보이는 ‘리스타일(Re:Style)’ 캠페인을매년 펼 치고 있다. 아이오닉의 라이프 스타일 경험공간인 ‘STUDIO I’를 통해 폐플라스틱 등 폐 소재로 만든 업사이클링 제품과 디자인 작품들을 소개하고 있다. 전기차 아이오닉5와 EV6에도 친환경·재활용 소재가 활용됐다.

정 회장은 “저와 현대차그룹은 탈플라스틱 사회를 위한 활동에 적극적으로 함께 하겠다”면서 “이러한 노력이 플라스틱 줄이기, 좀 더 많은 업사이클링 제품의 사용으로 이어지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정 회장은 UN과 함께 지속가능한 미래를 위해 글로벌 사회가 직면한 다양한 문제들에 대한 솔루션을 도출하는 ‘for Tomorrow’ 프로젝트에도 참여하고 있다. ‘for Tomorrow’는 현대자동차와 UNDP(UN Development Programme, 유엔개발계획)가 지난해 9월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함께 진행하는 프로젝트로 교통·주거·환경 등 오늘날 글로벌 사회가 직면한 문제를 해결하고 더 나은 내일을 만들기 위해 전 세계 각계 구성원들의 집단지성을 모아 솔루션을 만들고 이를 현실화하는 ‘크라우드소싱(Crowdsourcing)’ 방식의 캠페인이다.

현대자동차와 UNDP는 원활한 프로젝트 추진을 위해 누구나 지속가능한 미래에 대한 솔루션을 제안하고, 마음에 드는 아이디어에 대한 투표와 의견을 자유롭게 주고받을 수 있도록 온라인 홈페이지(www.fortomorrow.org)를 개설했다. 향후 홈페이지를 통해 응모 받은 솔루션 중 일부를 선정해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와 UNDP 산하 ‘UNDP 액셀러레이터 랩스(Accelerator Labs)’ 그리고 ‘현대 크래들(Hyundai CRADLE)’과의 액셀러레이팅을 통해 현실화될 수 있도록 지원에 나설 계획이다.

정 회장은 이 같은 친환경·사회공헌 관련 캠페인이나 프로젝트에 참여하며 ESG 경영 강화 분위기를 조성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사업 부문에서는 수소경제 관련 행보가 눈에 띈다. 현재 중국 광저우에 수소 연료전지시스템 브랜드인 HTWO(Hydrogen+Humanity) 생산 공장을 건설하고 있다. 중국 정부가 탄소중립을 달성하기 위해 수소연료전지 기술을 중점적으로 육성하겠다는 계획을 공개한 만큼 전망이 밝은 편이다. HTWO 광저우는 20만7000㎡(6만3000평) 규모로 2022년 하반기에 완공될 예정이다.

올해 하반기에는 수소전기차 넥쏘를 중국에 출시할 계획이며 현지 수소 기술 표준 제정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해 중국 시장의 수소 생태계 구축에 중추적인 역할을 한다는 계획이다. 현대차그룹은 중국 내 전기차 라인업을 확장한다는 계획을 포함한 중국 4대 전략 발표회 ‘라이징 어게인, 포 차이나(Rising again, For China)’를 진행하기도 했다.

지속가능경영위원회 설치로 ESG 경영 강화

정의선 회장은 플라스틱 줄이기 캠페인인 '고고챌린지'에 참여했다. 현대자동차
정의선 회장은 플라스틱 줄이기 캠페인인 '고고챌린지'에 참여했다. <현대자동차>

정의선 회장이 P4G 연설에서 언급한 상용차 부문에서도 주목할 만한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현대자동차는 지난 4월 상용차 부문에서 수소 비전을 알리기 위한 글로벌 웹사이트 ‘현대 수소 트럭&버스’를 오픈했다. 현대자동차는 웹사이트를 통해 차별화된 수소 기술력과 수소 관련 히스토리·비전 등을 적극적으로 알려 수소 상용차 잠재 고객과 일반 대중들을 대상으로 현대자동차의 브랜드 위상을 더욱 강화하겠다는 전략이다. 웹사이트는 글로벌 커뮤니케이션 채널로 활용할 수 있도록 한국어·영어·중국어·독일어 등 총 4가지 언어를 지원하며, PC와 모바일 모두에서 이용할 수 있도록 직관적이고 접근성 높게 구성했다.

수소와 관련된 다양한 콘텐츠를 지속적으로 업데이트해 잠재적 비즈니스 파트너들과의 수소 사업을 위한 중요한 커뮤니케이션 채널로 활용해 나갈 계획이다. 현대자동차는 2020년 엑시언트를 스위스에 성공적으로 수출했고 친환경차의 불모지인 사우디아라비아 지역에 일렉시티 수소전기(FCEV) 버스를 수출하는 등 앞선 기술력을 발판 삼아 글로벌 수소 상용차 시장을 선도하고 있다.

현대차그룹이 진행하고 있는 ‘미래 모빌리티 솔루션 기업’으로의 전환은 그 자체가 친환경·탄소중립 사업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내연기관차를 전기차와 수소전기차로 대체하고 공기를 정화할 수 있는 수소를 에너지로 하는 수소연료전지시스템이라는 새로운 연료를 개발·생산하고 있다. 여기에 더해 로보틱스와 도심항공모빌리티(UAM)라는 신성장 동력도 중점 사업으로 추진 중이다. 친환경 사업은 기업의 생존과도 맞물려 있다.

현대차그룹은 ESG 경영의 사회 부문에서도 꾸준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6대 무브’라는 사회공헌체계를 갖추고 다양한 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2018년부터 장애인 이동편의를 위해 수동휠체어 전동화키트 보급·셰어링 사업을 전개하고 있다. 학업과 경제활동에 대한 의지가 강하지만 이동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장애인들에게 수동휠체어 전동화키트를 제공해 간단한 부착만으로 수동휠체어를 전동휠체어처럼 사용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사업이다. 또 지난 11년간 한국장애인단체총연맹과 전국 장애인기관 1142개소를 대상으로 자동출입문, 장애인 화장실, 현관 경사로, 출입구 단차 제거, 긴급피난안전설비와 같은 기관 내 시설물을 개선하는 등 교통약자의 이동편의를 위해 꾸준히 노력하고 있다.

올해 3월 현대차그룹의 주요 계열사인 현대자동차, 기아, 현대모비스 등은 각 이사회 내 투명경영위원회를 지속가능경영위원회로 확대 개편하고, 해당 위원회에서 ESG 정책과 활동을 심의·의결하기로 했다. 환경과 사회적 책임 등에 대한 논의를 회사 내 최고의사결정기구에 맡김으로써 ESG 대응과 관리 역량·실행력 등을 동시에 강화하겠다는 취지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ESG 경영체계 확립을 통해 인류에 기여하고 지속가능한 미래가치를 창출해 나갈 것”이라며 “이사회를 중심으로 모든 임직원들이 다함께 노력해 시장과 사회로부터 사랑받는 기업이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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