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전공기업 수장들의 고민 “석탄 대체할 에너지 찾아라”
발전공기업 수장들의 고민 “석탄 대체할 에너지 찾아라”
  • 서창완 기자
  • 승인 2021.06.02 10: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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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G 경영 전면에 내세운 발전 5사 신임 사장들

 

지난 4월 취임한 발전공기업 사장들. (왼쪽부터) 박형덕 서부발전 사장, 이승우 남부발전 사장, 김회천 남동발전 사장, 김호빈 중부발전 사장, 김영문 동서발전 사장.각 사
지난 4월 취임한 발전공기업 사장들. (왼쪽부터) 박형덕 서부발전 사장, 이승우 남부발전 사장, 김회천 남동발전 사장, 김호빈 중부발전 사장, 김영문 동서발전 사장.<각 사>

[인사이트코리아=서창완 기자] 국내 발전 5사 사장단이 취임과 함께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을 천명했다. 취임 일성에서 ESG를 전면에 내세운데 이어 현장에서도 ESG 행보를 펼치고 있다. 과거 ‘안정적 전력공급’과 ‘에너지 전환’을 저울질하던 흐름에서 지금은 ‘탄소 감축’으로 무게추가 넘어간 모양새다. 새롭게 임명된 CEO들의 제1과제는 석‘ 탄 대체 사업 발굴’이 될 전망이다.

사업 전환이 생존의 핵심의제

석탄발전을 주력으로 하는 발전공기업(한국서부발전·남부발전·남동발전·중부발전·동서발전) 5개사는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탄소중립’이 시대적 요구가 되면서 탄소 배출량이 많은 석탄발전에서 벗어나자는 흐름이 확산하고 있어서다. 여야 가리지 않고 정치권이 앞 다퉈 ‘탈석탄 을 강조하고 있는 점도 부담이다. 사업 전환이 발전공기업 생존의 핵심 의제가 된 셈이다. 이런 고민은 지난 4월 취임한 발전공기업 사장들의 취임사에서 드러났다.

박형덕 서부발전 사장은 “기후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탄소 감축과 에너지 전환 등 시대적 흐름은 화석연료 발전 비중이 높은 우리 회사에 큰 변화를 요구하고 있다”며 “지속가능한 회사로 성장하려면 현재의 위치를 냉철하게 짚어보고 미래를 새롭게 설계해야 한다”고 말했다.

2019년 12월 10일 미세먼지 비상저감조치가 내려진 충남 태안군 석탄가스화복합화력발전소 일대.뉴시스
2019년 12월 10일 미세먼지 비상저감조치가 내려진 충남 태안군 석탄가스화복합화력발전소 일대.뉴시스

박 사장은 석탄 화력발전의 과감한 감축이 불가피한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액화천연가스(LNG)와 신재생 중심으로 사업구조를 전환하면서 노후 석탄화력발전소의 대체 사업을 확보한다는 기본 입장도 확인했다. 대형 해상 풍력사업, 수소, 연료전지 등 그린뉴딜과 연계한 신사업 부문의 성장을 위해 한국전력 등과 협력하겠다고 뜻도 내비쳤다.

박 사장은 “환경친화 사업을 추구하고 건전한 지배구조 속에 이해관계자와 상생을 추구하는 ESG 경영을 실천해야 한다”며 “서부형 상생모델을 만들어나가겠다”고 밝혔다.

이승우 남부발전 사장 역시 “탄소중립을 위한 에너지 전환을 선도하고, ESG 경영을 통해 국민과 함께 성장하는 에너지 공기업을 만드는데 모든 역량을 쏟겠다”고 취임 일성을 전했다. 이 사장은 국민과의 4대 약속으로 ▲전력 사업 탄력성장 ▲스마트 에너지 전환 ▲국민 중심 ESG 경영 ▲미래핵심 역량확보를 내세웠다.

김회천 남동발전 사장은 “전 세계는 코로나의 파고 속에서 많은 도전과 과제에 직면하고 있고, 우리 회사 또한 예외가 아니다”며 “탈석탄과 저탄소 움직임이 빨라지고 있고, ESG 투자와 디지털 혁신의 요구도 커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김 사장은 ▲기존 화력발전 사업의 효율성 향상 ▲신재생에너지 개발 확대 ▲안전을 최우선 가치로 여기는 경영 실천 ▲합리적 인사·신뢰와 협력의 노사문화 구축 ▲상생의 에너지 생태계 구축 ▲해외 신재생에너지 시장 전략적 진출 등 여섯 가지 역점사업을 추진할 것을 다짐했다.

김호빈 중부발전 사장은 “친환경성에 기반한 혁신과 기술자립으로 에너지 리더 브랜드를 창출하겠다”며 “안전 최우선 현장경영을 구현하고, 신뢰와 참여를 바탕으로 공정하고 함께 성장하는 기업문화를 구축하겠다”고 밝혔다.

김영문 동서발전 사장은 “국민 행복과 에너지산업 발전, 4차 산업혁명 기반 경쟁력 확보, 활기차고 건강한 조직문화를 구축하겠다”고 말했다.

‘석탄’ 발전량 감소 폭 가장 커 ‘생존의 문제’

발전공기업 사장들이 대체 사업 마련에 나서겠다고 밝힌 건 ‘탄소중립’이 기업 생존과 직결된 문제라고 보기 때문이다. 석탄발전은 여전히 발전원 가운데 가장 비중이 크지만, 발전량이 가장 많이 감소한 전원이기도 하다.

한전 전력통계속보에 따르면 지난해 에너지원별 발전설비 용량 가운데 석탄이 차지하는 비중은 35.6%로 가장 높았다. 이어 원자력 29%, 가스 26.4%, 신재생 6.8% 순이었다.

발전 비중이 가장 높은 석탄은 감소폭도 컸다. 지난해 석탄발전량은 19만6489GWh로 전년 22.7GWh보다 1.6% 감소했다. 원전·가스·신재생의 발전설비용량이 모두 증가한 것과는 반대 흐름이다. 연간 석탄발전량이 20만GWh 이하로 떨어진 건 2009년 19만5776GWh 이후 11년 만이다.

석탄발전량이 줄어드는 건 현 정부가 출범 후 미세먼지와 온실가스 감축을 위해 신규 석탄발전소 허가 금지, 노후 석탄발전 폐지 등을 추진해서다. 발전소 환경 설비 투자를 확대해 탈황·탈질 설비의 성능 향상을 강조하는 등 석탄발전을 할수록 경영 부담이 따르는 환경이 조성돼 왔다. 2019년 11월 미세먼지 계절 관리제가 도입되면서 12~2월에 9~17기가 가동 정지되고, 3월 19~28기가 가동 정지되는 등 석탄화력발전소 가동이 줄어든 측면도 작용했다.

에너지 전환 정책을 추진한 3년 동안 폐지된 노후 석탄발전소가 6기에 불과하다는 점은 오히려 불안 요소다. 석탄발전소는 여전히 전국에 58기가 가동되고 있는데, 탈석탄 가속화 흐름 속에서 폐쇄 속도가 더 빨라질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 발전공기업 5사는 올해 자체 전망에서 총 1조3000억원 규모의 당기순손실을 예상하고 있다.

ESG위원회 구축, 장기 계획 선포 잇따라

발전공기업 신임 사장들은 취임과 함께 ESG 경영 청사진을 내놓고 있다. 위원회 신설과 심의체제 구축을 비롯해 종합 추진계획 선포 등이 잇따르고 있다.

중부발전은 김호빈 사장이 취임한 4월 26일 ‘ESG 경영 선도를 위한 사회적 가치 구현 강화 종합 추진계획’을 선포했다. 이어 성과지표 13개를 선정하고 2025년까지 달성할 단계별 목표를 수립했다.

환경 분야에서는 미세먼지 등 대기오염물질 감축을 위해 앞으로 5년간 총 8000억원을 투입해 2025년까지 대기오염물질 저감률을 2015년 대비 82% 줄인다는 계획이다. 사회 분야에서는 지역경제 활성화와 협력기업 판로개척을 위해 향후 5년간 총 2000억원을 투입해 2025년까지 직접 일자리 500개, 창업벤처 36개, 협력기업 수출 230억원 달성에 앞장선다는 계획이다. 지배구조 분야에서는 2025년까지 청렴도 평가 1등급 지속과 인권경영시스템 5년 연속 인증으로 명예의 전당 헌정을 달성한다는 계획이다.

남동발전 역시 김회천 사장이 취임한 4월 27일 ESG경영위원회를 신설하고 이사회 내에 ESG위원회를 설치했다. 환경 분야에서 친환경 에너지 도입과 탄소중립 달성, 사회 분야에서 인권경영 추진과 지역 상생 강화, 지배구조 분야에서 윤리경영, 규제혁신 고도화 등을 다룰 예정이다.

남부발전은 이승우 사장 취임 직후인 4월 29일 이사회를 열어 ESG경영위원회를 구성하기로 했다. 비상임이사가 위원장직을 맡아 ESG 계획의 이행 현황과 실적 등을 총괄 점검하는 구조다. 실무추진단은 환경, 신재생, 사회 1·2(지역상생·안전경영·규제개혁 등), 지배구조 등 5개 분과로 운영된다. 남부발전은 6월 1차 회의를 열고 ESG 전략과 과제 등 세부 추진계획을 심의·의결할 방침이다.

서부발전은 새만금 태양광 발전소 착공과 블루수소 생산기술 개발에 착수했고, 동서발전은 탄소정보공개프로젝트(CDP)에서 탄소경영 특별상을 받는 등의 성과를 거뒀다.

발전공기업 관계자는 “시대적 흐름이 탄소중립인 만큼 석탄발전이 아닌 대체 사업을 찾을 수 있는 에너지 전환 노력을 하지 않을 수 없게 됐다”며 “신재생에너지 비중을 확대하고, 전환 과정의 과도기 단계에서 LNG복합발전을 늘리는 등 사업 변환에 힘쓰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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