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 파운드리 사업 확장…한국·중국 투트랙 전략 펼친다
SK하이닉스, 파운드리 사업 확장…한국·중국 투트랙 전략 펼친다
  • 김동수 기자
  • 승인 2021.05.25 1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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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반도체 전략에 “파운드리 2배 증설”…반도체 공급망 안정화
자회사 시스템IC ‘승승장구’…중국 팹리스 시장 공략
박정호 SK하이닉스 부회장이 지난 13일 열린 'K-반도체 전략 보고대회'에 참석해 파운드리 투자 확대 계획을 발표하고 있다.
박정호 SK하이닉스 부회장이 지난 13일 열린 ‘K-반도체 전략 보고대회’에 참석해 파운드리 투자 확대 계획을 발표하고 있다. <뉴시스>

[인사이트코리아=김동수 기자] 최근 박정호 SK하이닉스 부회장이 자사의 파운드리 생산능력을 2배로 늘리겠다고 공식 발표한 가운데, SK하이닉스의 파운드리 사업이 중국과 국내 시장을 동시 공략하는 투트랙 전략으로 펼쳐질 전망이다. 중국으로 이전 중인 자회사 시스템IC는 급성장하고 있는 중국 팹리스 시장 공략을, 신규 증설 또는 인수를 진행하는 파운드리 사업은 국내 반도체 공급망 안정화에 주력할 것으로 예상된다.

SK하이닉스가 파운드리 투자 확대를 처음으로 언급한 건 지난달 열린 ‘월드IT쇼(WIS) 2021’에서였다. 박정호 부회장은 이날 행사에 참여해 “국내 팹리스 업체들 사이에 대만 TSMC 기술 수준의 파운드리 서비스를 해주면 좋겠다는 요청이 있다”며 “삼성도 파운드리를 하지만 저희도 투자를 많이 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박 부회장이 당시 파운드리 투자 확대를 언급하자 SK하이닉스가 어떤 방식으로 후속 조치를 시행할지 업계의 시선이 쏠렸다. 업계에서는 파운드리 사업 확대 방안을 크게 세 가지로 보고 있었는데 첫째는 중국 우시로 설비 이전 중인 자회사 시스템IC의 증설, 둘째는 중국 이전으로 남은 충북 청주 공장(M8) 유휴 부지 활용, 마지막으로 신규 파운드리 회사의 인수합병(M&A)이었다.

중국 이전 시스템IC 통해 파운드리 사업 확대?

SK하이닉스는 2017년 7월 분사한 자회사 시스템IC를 통해 파운드리 사업을 하고 있다. 특히 최근 공급난을 겪고 있는 차량용반도체를 제작하는 8인치(200㎜) 웨이퍼를 통해 이미지센서(CIS), 디스플레이 구동드라이버IC(DDI), 전력관리칩(PMIC) 등을 생산한다. 지난달 SK하이닉스가 올해 1분기 컨퍼런스콜에서 8인치 파운드리 사업에 집중할 것을 밝히자 시스템IC에 관심이 집중됐다. SK하이닉스가 자회사를 활용하는 측면에서 시스템IC에 대한 투자를 확대할 것으로 점쳐졌기 때문이다.

특히 이러한 전망은 시스템IC가 중국 우시로 설비를 이전하는 목적과 밀접하다. 시스템IC는 지난 2018년 우시에 8인치 웨이퍼 아날로그 반도체 파운드리 공장을 건설하고 충북 청주 공장(M8)의 장비를 이전 중이다. 이 과정에서 SK하이닉스가 내세운 경영 전략이 중국 팹리스 시장 공략이다.

현재 중국 팹리스 시장은 급성장 중이다. 2018년 기준 중국 팹리스 기업 수는 약 1700여개로 국내와 비교하면 기업 수에서 10배 이상 많다. 성장성이 높은 중국 시장에서 파운드리 사업의 저변 확대를 꾀하겠다는 전략으로 공장까지 이전하는 만큼 수요처가 많은 중국에서 파운드리 사업을 확대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러한 전략을 택한 시스템IC의 성장세도 가파르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시스템IC는 2017년 132억원의 영업손실을 냈지만 이듬해부터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2018년에는 영업이익 551억원을 달성했으며 2019년에는 영업이익 941억원을 기록해 70.8%의 높은 성장률을 보였다. 지난해에는 매출 7030억원, 영업이익 1179억원을 기록해 성장 가도를 달리고 있다.

신·증설 파운드리 국내 반도체 공급망 안정화

지난 13일 열린 ‘K-반도체 벨트 전략 보고대회’ 이후 SK하이닉스의 파운드리 사업 확대 전략은 보다 구체화 됐다. 이날 보고대회에 참석한 박정호 부회장은 “현재 대비 파운드리 생산능력을 2배로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며 “국내 설비 증설 또는 인수합병(M&A) 등 다양한 전략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업계에 따르면 국내 설비 증설은 ‘청주 공장(M8) 유휴부지 활용’을 말하며 인수합병은 지난해 3월 특수목적회사(SPC) 매그너스 PEF(사모펀드운용사)의 유한책임투자자(LP)로 지분을 간접 보유한 ‘키파운드리 인수’를 의미한다.

주목할 부분은 박 부회장의 파운드리 생산능력 확대 발표가 이뤄진 곳이 ‘K-반도체 벨트 전략 보고대회’라는 점이다. 이를 통해 SK하이닉스가 파운드리 사업을 어떻게 확대할지 개략적인 유추가 가능하다. K-반도체 전략에 담긴 내용과 목적 중 하나가 파운드리를 신·증설해 국내 반도체 공급망을 안정화한다는 방침인 만큼, SK하이닉스의 파운드리 사업 확대도 이러한 목적을 염두에 둘 것으로 보인다.

이는 K-반도체 벨트 전략 보고대회 이후 SK하이닉스의 입장에서 잘 나타난다. 당시 SK하이닉스는 “8인치 파운드리 사업에 투자해 국내 팹리스들의 개발·양산은 물론 글로벌 시장 진출을 지원하겠다”고 밝혀 신규 파운드리 사업에 국내 팹리스 업체들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앞서 박 부회장이 ‘월드IT쇼(WIS) 2021’에서 “국내 팹리스 업체의 요청”이라고 말한 것까지 종합하면 이번 파운드리 사업 확대는 국내 팹리스 업체에 집중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SK하이닉스 측은 이번 파운드리 사업 확대 방식에 대해 말을 아끼고 있다. 다만 시스템IC를 통한 중국 팹리스 시장 공략은 변함없다는 입장이다. 이에 업계에서는 SK하이닉스가 시스템IC는 중국 시장을, 향후 신·증설 파운드리는 국내 시장을 염두에 둘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반도체업계 한 전문가는 “청주 공장 유휴부지를 활용하려면 8인치 웨이퍼 장비를 새로 구매해야 하는데 현재 거의 생산이 중단된 장비라 구하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며 “중고 장비 역시 중국에서 많이 사들여 구하기 힘들다 보니 기존 8인치 파운드리 기업을 인수하는 게 가격 측면에서 좋은 전략”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번에 정부가 발표한 K-반도체 전략을 보면 SK하이닉스가 중국보다는 국내 중심의 파운드리 확장을 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인사이트코리아, INSIGHTKOR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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