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뿐인 ‘연료비 연동제’…한전, 2분기 실적 ‘먹구름’
말뿐인 ‘연료비 연동제’…한전, 2분기 실적 ‘먹구름’
  • 서창완 기자
  • 승인 2021.05.18 18:0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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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료비 상승 반영 않는 연동제…한전 적자 예상 쏟아져
전기요금 현실화 취지로 도입…3분기 결정 단가 주목
지난 3월 22일 서울의 한 다세대주택 전력량계 모습.뉴시스
지난 3월 22일 서울의 한 다세대주택 전력량계.<뉴시스>

[인사이트코리아=서창완 기자] 전기요금의 현실화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유가 등 연료비가 뛰면서 한국전력(한전) 부담이 커졌기 때문이다. 정부는 지난해 말 ‘연료비 연동제’를 도입했지만, 2분기에는 이를 적용하지 않았다. 이에 따라 연료비 연동제가 시작부터 유명무실해졌다는 비판이 거세다. 일각에서는 연료비 하락 때만 요금과 연동되는 선택적 제도가 될 거라는 관측도 나온다.

한전 숙원사업 ‘연료비 연동제’…코로나19 장기화 이유로 ‘유명무실’

산업통상자원부는 지난해 12월 17일 연료비 연동제 도입을 승인했다. 이날 허용된 기후환경요금 별도 고지, 필수사용공제 폐지까지 한전이 2년 동안 요구해 온 사안이다. 2018년 2080억원, 2019년 1조2765억원의 영업손실을 낸 한전 입장에서는 실적 돌파구가 필요했다. 정부가 재생에너지 확대, 배출권 거래제 확대 등 에너지 전환 정책을 실행하는 과정에서 전기요금 부담이 늘어나는 것도 고려해야 했다.

한전은 올해 1분기 연결기준 매출액 15조753억원, 영업이익 5716억원을 기록했다. 전력 판매량은 지난해 동기보다 2.5% 증가했는데, 전기 판매 수익은 267억원 감소했다. 전력 판매량이 늘었는데도 수익이 줄어든 것은 연료비 연동제로 kWh당 3원의 요금 인하가 있었기 때문이다.

연료비 연동제에 따르면 올해 2분기 요금은 지난 분기보다 kWh당 2.8원 인상돼야 했다. 연료비 조정단가가 –0.2원이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정부는 1분기와 같은 연료비 조정 단가 –3원을 적용하기로 했다.

코로나19 장기화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국민의 생활 안정을 도모하고, 지난 겨울 이상 한파로 인한 LNG 가격의 일시적 급등 영향을 즉시 반영하는 걸 유보했다는 이유에서다. 선택적 연료비 연동제가 될 수 있다는 우려가 현실화할 수 있다는 말이 나오는 배경이다.

한전이 밝힌 판단 근거는 전기공급약관 연료비 조정요금 운영지침 ‘연료비조정단가의 적용’ 부분의 4항이다. 이에 따르면 전기요금이 현저하게 변동할 우려가 있어 국민 생활 안정과 국민경제의 원활한 운용을 위해 산업부 장관이 연료비조정단가의 전체 또는 일부 적용을 일시 유보한다는 통보가 있을 수 있다.

황성현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연료비 연동제를 도입한 상황에서 공공요금 안정화 방침이라는 한시적 유예 조항을 지속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며 “6월 말 발표될 3분기 연료비조정단가 조정 여부에 따라 실적이 반등 가능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에너지 전환에 전기요금 오를 수밖에 없는 상황 명백히 밝혀야”

증권업계에서는 한전이 연료비 연동제를 적용한 전기요금 현실화를 이룰 때 실적 개선의 기회가 올 수 있다고 보고 있다. 2분기부터 원자재 가격 급등과 연료비 연동제 동결 영향이 반영되면서 실적이 악화할 거라는 관측이 많다.

이종현 키움증권 연구원은 “연료비 연동제 지속 여부가 시행 1분기 만에 불투명해지면서 한전의 기대 가능한 이익 수준도 불확실해졌다”며 “당장 2분기부터 투입 연료비와 계통한계가격(SMP) 상승 영향이 본격화하기 때문에 영업이익 적자 전환이 불가피하다”고 전망했다.

실제 원자재 가격은 급속히 치솟고 있다. 지난해 9월과 지난 2월을 비교하면 1kg당 유연탄은 65.1원에서 73.67원, 천연가스(LNG)는 310.38원에서 590.44원, 벙커씨유는 343.63원에서 432.63원으로 증가했다. 원자재 가격이 오르는 데다 2분기가 전력 비수기라는 점도 한전 실적 악화를 예상하는 이유다.

정부가 전기요금이 올라갈 수밖에 없는 상황을 인식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정치권이 전기요금을 이용하는 행태가 바뀌어야 한다는 것이다.

전영환 홍익대 전자전기공학부 교수는 “물가 때문에 요금을 올리지 않는다는 상품이 우리나라에 전기요금 말고는 없을 것”이라며 “에너지 전환에 따라 전기요금이 올라갈 수밖에 없는 상황을 명백히 밝히고 연료비 연동제를 충실히 시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전 관계자는 “연료비 연동제와 관련해서는 산업부가 관여하고 있다”며 “일각에서 나오는 4월 보궐선거 영향이나 정부 눈치 보기는 아니고 코로나19 시국에 따른 국민 생활 안정 측면이 반영된 것 같다”고 말했다.

인사이트코리아, INSIGHTKOR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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