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재현 SK건설 사장, 친환경 사업서 실적부진 반전 노린다
안재현 SK건설 사장, 친환경 사업서 실적부진 반전 노린다
  • 이하영 기자
  • 승인 2021.05.17 1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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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명변경·체질개선 나서...신사업 성과 기대
SK에코플랜트로 이름 바꾸고 폐기물 사업 진출
SK건설이 친환경 기업 변신을 선언한 가운데 안재현 사장의 반전 카드가 무엇인지 관심을 끌고 있다.<SK건설>

[인사이트코리아=이하영 기자] SK건설이 친환경 기업으로 변신을 선언한 가운데, 매출과 수주잔고 등 실적이 악화하면서 안재현 사장의 반전 카드가 주목받고 있다. 

1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SK건설은 2020년 연결기준으로 매출 8조7115억원, 영업이익은 2848억원을 기록했다. 직전 년도 대비 각각 4.1%, 34.3% 감소한 수치다. 코로나19로 일부 현장이 멈추면서 공사손실충당부채가 2019년 대비 258.3% 급증한 1302억원으로 나타냈다. 공사대금 미수금도 이천과 청주에서 스마트에너지센터 건설프로젝트 2248억원이 반영되면서 2019년도 4942억원에서 지난해 9645억원으로 95.1% 증가했다.

라오스댐 위기 넘긴 안재현호

코로나19 공사 손실금은 불가항력이고 스마트에너지센터 사업 또한 SK하이닉스가 발주처라는 점에서 공사대금을 언제 받느냐의 문제이지 미수는 걱정없다.

문제는 수주 잔고다. 지난해 분양 호황으로 다른 건설사들은 주택사업에서 수주잔고를 채웠지만, 인프라‧플랜트 중심인 SK건설의 수주 곳간은 직전 년도 보다 2.6% 감소한 60조원으로 나타났다. 신규수주 중 분양공사는 2019년 4055억원에서 2020년 3566억원으로 12% 줄었다. 같은 기간 현대건설은 신규수주 총액 27조1590억원 중 도시정비 분야에서만 4조7383억원을 수주했다.

안재현 SK건설 사장은 취임 첫해인 2018년 라오스댐 붕괴로 대외적인 어려움을 겪었다. 이듬해 영업이익 4338억원으로 직전 년도 영업이익 1757억원의 두 배를 넘기며 SK건설이 위기에서 탈출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러나 지난해 SK건설은 코로나19로 해외 수주 물량이 부족한 가운데 국내 주택 사업에서도 뚜렷한 실적을 내지 못했다.

SK건설은 시공능력평가 10위권 내 건설사 중 유일하게 아파트 브랜드 인지도가 10위권 내에 포함되지 못했다. <국토부, 부동산114>

SK건설, 주택사업에 취약한 사업구조

SK건설의 약점은 사업 구조가 플랜트 위주로 짜여 주택 브랜드 경쟁력이 낮다는 점이다. 사업 구조별로 보면 인프라 12%, 건축주택 25%, 화공‧발전 플랜트 63%로 주택 비중이 4분의 1에 불과하다. 주택 건설은 수주만 하면 안정적으로 수익이 발생하는 고수익 시장으로 손꼽히나 SK건설은 이를 놓치고 있다는 지적이다.

이는 소비자 아파트 브랜드 인식도에서도 드러난다. 지난해 12월 부동산114와 한국리서치가 국내 성인 4330명을 대상으로 ‘2020년 아파트 브랜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에 따르면 국토부 선정 시공능력평가 순위 10위권 건설사 중 이름을 올리지 못한 곳은 SK건설이 유일하다. 이 설문조사 결과는 브랜드 영향력이 수주로 직결된다는 점에서 SK건설에게는 뼈아플 수 있다.

지난해 SK건설 분양 실적은 총 4812세대로 직전 년도 7555세대에 비해 36.3% 감소했다. 지난해 코로나19로 중동 등 주요 해외 사업장이 셧다운 되고 수주도 어려워지자 다수 건설사들이 정비사업을 통해 분양을 늘린 것과 대조적이다. SK건설과 같이 인프라‧플랜트 사업 중심인 현대엔지니어링은 2019년 7442세대에 이어 지난해도 7430가구를 분양했다. 게다가 올해 분양 물량 목표치까지 전년 대비 3배 가까이 늘린 2만51세대로 잡았다. 해외 수주 위축에 대비해서다.

SK건설도 올해 1만195세대 분양 목표를 세우고 정비사업 수주에 적극 참여하는 분위기인데, 분양 실적을 얼마나 끌어올릴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올해 1월 현대엔지니어링과 2224억원 규모의 경기도 의정부 장암5구역 재개발 사업을 수주했으며, 경기도권 가로주택정비사업을 중심으로 수주에 힘쓸 전망이다.

전력이 한 곳에 치우치다 보니 인력 배분도 여의치 않다. 다른 대형 건설사가 플랜트 인력을 주택으로 이동시킬 때 SK건설은 인력감축을 단행했다. 정규직 근로자 기준 총 직원수와 플랜트 직원수가 ▲2019년 3994명, 2049명 ▲2020년 3742명, 1841명으로 각각 6.3%, 10.1% 줄었다. 

지난해 연결기준 SK건설에 신규 포함된 환경 관련 종속기업은 경기도를 비롯해 호남‧경북 등 전국에 걸쳐 총 15개사다.<뉴시스, 금감원‧공시 자료>

친환경 기업으로 체질 개선 나서

플랜트 사업이 축소되면서 SK건설은 지난해부터 친환경 기업을 선언하고 수소연료, 폐기물 등 신사업 확장에 나섰다. 오는 21일에는 임시 주주총회를 열고 23년 만에 SK건설에서 SK에코플랜트로 사명 변경을 추진한다. SK건설은 ‘친환경 기업’에 걸맞는 사업 구조를 갖추기 위해 지난해부터 M&A를 위한 광폭 행보에 나섰다.

지난해 1월 글로벌 연료전지 제작업체인 미국 블룸에너지와 ‘블룸SK퓨얼셀’이라는 합작법인을 설립하고 경북 구미에 제조 공장을 준공했다. 같은 해 9월에는 1조원 규모로 국내 하‧폐수 처리업계 1위이자 폐기물 소각‧매립 등도 진행하는 환경플랫폼 기업 EMC홀딩스를 인수했다.

올해도 바빴다. 1월에는 경주 폐기물 회사 와이에스텍의 잔여 지분을 1600억원에 인수했다. 4월에는 에너지 IT 플랫폼 기업 솔라커넥트와 태양광 개발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한국수력원자력과 수소·재생에너지 융복합사업 협력 강화를 위해 손잡기로 했다. 충남 서산에 내부 폐자원 등 자체 처리 시설을 갖춘 친환경 산업단지도 조성하기로 해당 지자체와 협약을 맺었다. 이달에는 예상가격 약 2000억원 수준의 폐기물 처리업체 클렌코(구 진주산업) 인수전에도 참여한다.

폐기물 사업은 인허가권이 정해져 있어 사업 확장을 위해서는 기업 인수가 필수다. 그러나 전국적으로 과도한 입찰로 폐기물업계 내부에서는 벌써부터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한 폐기물업계 관계자는 “최근 SK건설은 지방 중소 폐기물업체를 모조리 삼키려고 하는 것으로 보인다”며 “대기업의 역할은 2차 부가가치 산업에 집중돼야지 소규모 1차 산업을 다 삼키면 일자리를 없애고 폐기물 처리 비용을 상승시키는 역할만 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문제는 기대 대비 미미한 실적이다. 올초 SK건설은 친환경 사업 기대감에 녹색채권(Green Bond) 공모 수요예측에서 1500억원의 8배가 넘는 약 1조2100억원의 수요를 확보할 만큼 관심을 끌었다. 그러나 SK건설 환경사업 수익 창출은 아직 미미하다. 전자공시에 따르면 플랜트 부문 중 신에너지솔루션‧친환경솔루션부문 등 환경사업은 직전 년도 매출보다 2.1%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해 신사업 부문에서 공격적인 M&A를 진행한 GS건설의 관련 매출(1710억원)이 전년 대비 90%나 급증한 것과 비교된다. 삼성물산도 지난해 탈석탄 선언 이후 올해 친환경 해외 수주만 총 3조5400억원이 넘는다.

SK건설 관계자는 “21일 주총에서 사명 변경 승인 후 친환경 사업 윤곽이 드러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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