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치료제는 '약발' 다했다?...종근당·GC녹십자 승인 거부된 까닭
코로나19 치료제는 '약발' 다했다?...종근당·GC녹십자 승인 거부된 까닭
  • 노철중 기자
  • 승인 2021.05.14 17:5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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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약처, 백신 접종 이전보다 판단 기준 까다롭게 해
대웅제약·종근당·부광약품, 신뢰도 높은 데이터 확보 노력
국내 1호 코로나19 치료제인 '렉키로나주'. 뉴시스
국내 1호 코로나19 치료제인 '렉키로나주'. <뉴시스>

[인사이트코리아=노철중 기자] 정부가 종근당과 GC녹십자가 개발 중인 코로나19 치료제에 대한 조건부 승인 요청을 잇달아 거부하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업계 일각에선 “식품의약품안전처의 허가 기준이 백신 접종 이후 바뀐 것 아니냐”는 목소리가 나온다. 

식약처 코로나19 백신·치료제 검증자문단은 지난 11일 GC녹십자 코로나19 치료제 ‘지코비딕주’에 대해 효과성·안전성을 입증할만한 임상적 근거가 부족하다며 조건부 승인을 유보하고 추가 임상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식약처는 검증 자문단의 결론에 따라 다음 단계인 중앙약사심의위원회 회의를 개최하지 않기로 했다. 코로나19 백신·치료제는 검증 자문단, 중앙약심위, 최종점검위원회로 이어지는 외부 전문가의 ‘3중’ 자문 절차를 밟아야 한다. 때문에 첫 번째 단계에서 결론을 내는 것은 너무 성급한 것 아니냐는 지적도 있다.

이 같은 결론은 종근당 ‘나파벨탄’과 거의 비슷한다. 대조군과 시험군의 차이가 나타나지 않아 임상 결과가 통계적으로 유의미하지 않다고 판단한 것이다.

검증 자문단의 발표 내용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통계적 유의미’를 중요한 기준으로 잡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같은 통계를 가지고 GC녹십자와 종근당은 효과성을 입증했다고 판단했다는 점이다.

셀트리온의 렉키로나주 글로벌 임상2상 참여 환자 수는 한국·루마니아·스페인·미국 등에서 총 327명이었다. 임상적 회복을 보이기까지 시간은 렉키로나주 투약군에서는 5.4일, 위약 투약군에서는 8.8일로 렉키로나주 투약 시 3일 이상 단축됐다. 특히 중등증 또는 50세 이상의 중등증 환자군에서는 위약군 대비 5~6일 이상 단축돼 효과성이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종근당의 나파벨탄 임상 참여자 수는 104명이었다. 나파벨탄 투여군은 10일간 투여 직후 61.1%의 환자가 회복해 표준 치료군의 11.1%에 비해 뚜렷한 효과를 나타냈다. 전체 임상 기간인 28일 경과 후에는 나파벨탄 투여군의 94.4%, 표준 치료군의 61.1%의 환자가 회복해 종근당은 통계적으로 의미 있는 결과를 얻었다고 판단했다.

63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임상시험에서 GC녹십자도 지코비딕의 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 유의미한 지표를 획득했다고 판단했다. 문제는 효과성과 유효성에 대한 여러 데이터를 검증 자문단이 취사선택할 수 있다는 데 있다.

검증 자문단의 임상적 통계 기준 '모호'

업계에서는 식약처가 렉키로나주 때보다 조건부 허가를 까다롭게 하고 있다고 본다. 국내 백신 접종 시작일인 2월 26일 전에는 치료제의 필요성이 높았고 백신 접종 시작 3개월여가 지난 현재에는 그 가치가 떨어졌기 때문에 식약처가 치료제에 대해서는 허가를 서두르지 않고 있다는 견해다. 렉키로나주는 2월 5일 조건부 승인이 났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검증 자문단이 임상적 통계를 유의미하다고 판단하는 기준이 정확하지 않다는 의구심이 든다”고 지적했다.

종근당과 GC녹십자의 연이은 조건부 허가 실패 후 치료제를 개발 중인 제약사들은 정확한 통계적 유의성 확보에 집중하는 분위기다. 종근당은 나파벨탄의 임상3상 승인을 받고 임상 참여자 모집에 나섰다.

대웅제약은 임상 대상자 수와 실행 국가를 확대하고 있다. 지난 3월 31일 인도네시아 정부와 코로나19 치료제 임상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하기도 했다. 대웅제약에서 개발 중인 치료제는 호이스타정과 니클로사마이드다. 니클로사마이드는 호주, 인도에서 임상 1상을 진행 중이고 호이스타정은 참여자 300명 규모의 임상2b상을 진행하고 있다.

대웅제약 관계자는 “호이스타정 임상2b상은 올해 상반기 조건부 승인을 목표로 진행 중이고 니클로사마이드는 식약처에 임상 승인 신청을 해 놓은 상태”라며 “유의미한 통계적 지표를 얻기 위해 임상에 공을 들이는 동시에 속도도 함께 끌어올리려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부광약품은 지난 12일 코로나19 치료제 레보비르 CLV-201 임상 2상 결과를 발표했다. 총 61명의 중등증 환자를 대상으로 실시한 결과 레보비르 투약군에서 위약군보다 바이러스가 감소하는 경향을 확인했다. 하지만 보다 정확하게 코로나19 바이러스 감소 효과를 확인하기 위해 레보비르 CLV-203 임상시험을 진행하고 있다.

부광약품 관계자는 “치료제의 효과성을 판단하는 가장 중요한 지표는 바이러스 감소”라며 “CLV-203 임상에서 바이러스의 감소 효과를 추가 검증해 최종 결론을 낼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어 “부광약품은 신뢰도 있는 데이터를 확보하기 위해 의약품 임상시험관리기준을 철저히 준수하며 임상 진행에 있어 최대한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덧붙였다.

인사이트코리아, INSIGHTKOR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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