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코파이 신화 일군 담철곤 오리온 회장, 제약·바이오 사업 중국 진출도 성공할까
초코파이 신화 일군 담철곤 오리온 회장, 제약·바이오 사업 중국 진출도 성공할까
  • 노철중 기자
  • 승인 2021.05.10 17:1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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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핵 백신·대장암 진단키트로 선공…160조원 제약·바이오 시장에 출사표
오리온이 중국 내 제약·바이오 사업 진출을 추진하고 있는 가운데 지난 30여년간 담철곤 회장이 중국에 쏟은 노력이 빛을 발할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뉴시스
오리온이 중국 내 제약·바이오 사업 진출을 추진하고 있는 가운데 지난 30여년간 담철곤 회장이 중국에 쏟은 노력이 빛을 발할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뉴시스>

[인사이트코리아=노철중 기자] ‘초코파이’로 중국인의 입맛을 사로잡은 제과 업계 선두기업 오리온이 신성장 동력으로 제약·바이오 사업 키우기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중국인에게 익숙한 오리온인 만큼 중국 진출에서 가시적인 성과를 거둘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30년간 중국 시장에 공을 들여온 담철곤 회장의 노력이 제약·바이오 사업 성공의 자양분이 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오리온홀딩스는 지난 7일 국내 암 조기진단 전문기업 지노믹트리와 대장암 진단키트 기술도입 본계약을 체결했다. 지난 3월 설립한 중국 내 합자법인 ‘산둥루캉하오리요우생물기술개발유한공사’(산둥루캉하오리요우)를 통해 지노믹트리의 대장암 조기진단용 기술을 활용한 진단키트를 중국시장에 출시한다는 계획이다.

이에 앞서 오리온홀딩스는 국내 백신 전문기업 큐라티스와 청소년·성인용 결핵백신 기술도입을 위한 MOU를 체결하기도 했다. 큐라티스와도 본계약이 체결되면 결핵백신과 대장암 진단키트로 중국 제약·바이오 사업에 본격적으로 진출할 예정이다.

중국 내 결핵백신과 대장암 진단키트 사업은 중국 국영 제약 기업 산둥루캉의약의 지원을 받아 공급망을 확보한다는 전략이다. 산둥루캉의약은 직원 6000여 명을 둔 항생제 생산 규모 기준 ‘Big 4’ 기업으로, 중국 32개성 전역에 유통망을 갖추고 있다. 오리온홀딩스와 산둥루캉의약이 각각 65%, 35% 지분을 투자해 설립한 산둥루캉하오리요우가 향후 중국 제약·바이오 사업의 중심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오리온홀딩스는 2019년 3월 주주총회에서 회사 정관의 사업내용에 제약·바이오 사업을 추가하고 준비 작업을 진행해왔다. 회사 관계자는 “아직 사업 초기 단계로 구체적인 계획을 밝힐 수는 없지만 당분간 중국 사업에 집중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일단 국내 사업 진출 가능성에 대해서는 선을 긋는 모습이다.

결핵백신·대장암 진단키트 시장성 높아

제약·바이오업계 일각에서는 중국 시장 진출이 쉽지는 않을 것이라는 견해도 있다. 하지만 초코파이로 중국인에게 인지도가 높다는 점과 결핵백신과 대장암 진단키트라는 틈새 시장을 공략하는 만큼 성공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도 나온다.

오리온홀딩스에 따르면, 중국은 대장암 환자 수가 미국의 4~5배에 달한다는 통계가 있을 만큼 많고, 연간 28만 명이 대장암으로 사망하고 있다. 의료기관 내 대장 내시경 장비 보급률이 35% 수준에 불과하고, 의료 재정 부담 해소를 위한 정부의 암 조기진단 필요성이 높아지고 있어 대장암 진단키트에 대한 시장성이 높다는 평가다. 또 중국의 대장암 조기진단 기업인 ‘뉴 호라이즌’이 올해 2월 상장 후 시가총액 4조6000억원을 달성할 만큼 대장암 진단 시장에 대한 관심도 뜨겁다는 분석이다.

큐라티스와 오리온홀딩스는 청소년·성인용 결핵백신 상용화에 초점을 맞췄다. 현재 결핵백신은 전 세계적으로 영유아 대상만 있으며 영유아기 이후 청소년·성인용은 없는 상황이다. 중국의 잠재 결핵 보균자는 약 3억5000명에 이르고 정부도 폐결핵을 중점 관리 전염성 질병으로 지정할 정도로 결핵 예방에 관심이 높다.

백용운(왼쪽) 산둥루캉하오리요우 대표가 안성환 지노믹트리 대표와 함께 '대장암 진단키트 기술도입 본계약’ 체결 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오리온
백용운(왼쪽) 산둥루캉하오리요우 대표가 안성환 지노믹트리 대표와 함께 '대장암 진단키트 기술도입 본계약’ 체결 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오리온>

담철곤 회장이 닦아놓은 중국 네트워크 덕 볼까

담철곤 오리온그룹 회장은 화교 3세로 중국에 대한 이해도가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1989년 동양제과 사장에 취임한 후 1991년 직접 중국 시장 답사에 나섰다. 1992년 한중수교가 체결되자마자 베이징에 사무소를 냈다.

꾸준히 중국 시장을 개척한 결과 2007년에는 중국 매출액 1414억원을 기록했다. 이후 매년 48%씩 성장해 2012년 처음으로 매출 1조원을 넘겼다. 이는 국내 매출보다 많은 액수다.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2020년 오리온의 중국 매출액은 1조976억2600만원을 기록했다. 국내 매출액은 7524억5600만원이었다.

올해 1분기 중국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4.8% 성장한 3019억원이다. 국내 매출은 1998억원이다. 이 같은 사업구조는 제약·바이오 사업에 진출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제약·바이오업계 한 관계자는 “중국에서 사업하는 게 쉽지 않다는 것은 우리 산업계의 일반적인 시각”이라면서 “하지만 오리온이 중국 시장에서 브랜드 인지도 높고 산둥루캉의약의 유통망도 확보했다면 충분히 가능성이 있다고 보여진다”고 말했다.

담철곤 회장의 전폭적인 지원을 받으며 오리온의 신사업을 책임지고 있는 허인철 오리온홀딩스 부회장은 지난해 10월 합자법인 계약 체결식에서 “오리온은 중국 내 브랜드 파워와 시장의 높은 신뢰도, 사업 네트워크를 갖췄다”면서 “그룹의 신성장동력으로서 바이오 사업을 성공적으로 추진해 글로벌 식품·헬스케어 기업으로 도약해 가겠다”고 밝힌 바 있다.

오리온의 제약·바이오 사업 중국 진출은 지노믹트리, 큐라티스 등과 같은 유망 기업들이 성장할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해 준 것에도 의미가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국내 대형제약사들도 오픈 이노베이션 형식으로 스타트업 바이오기업들과 협력하는 추세다. 허 부회장은 “한국의 우수한 바이오 기술을 현지 시장에 선보이고 국내 바이오 산업의 성장에 기여할 수 있는 플랫폼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4차 산업혁명 시대 유망 산업 분야 중 하나인 바이오에 여러 대기업들의 관심이 점차 늘어나는 추세다. 최근 유통공룡 중 하나인 롯데의 바이오 사업 진출설이 나오기도 했다. 오리온이 이보다 한발 빠르게 움직인 셈이다. 오리온이 제과 사업에 이어 제약·바이오 사업을 중국에 성공적으로 안착시킬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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