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의성쓰레기산 해결사’ 조일호 씨아이에코텍 대표 “플라스틱 대란도 막는다”
[인터뷰] ‘의성쓰레기산 해결사’ 조일호 씨아이에코텍 대표 “플라스틱 대란도 막는다”
  • 이하영 기자
  • 승인 2021.05.04 11:3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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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폐기물 감량·자원화 전문 기업 씨아이에코텍
코로나19로 촉발된 플라스틱 대란 해결에 자신감
조일호 씨아이에코텍 대표.<씨아이에코텍>

[인사이트코리아=이하영 기자] 2019년 경상북도 의성군은 국제적 오명을 뒤집어썼다. 한 폐기물 재활용 업체가 방치해 만든 20만8000여톤의 거대한 쓰레기산을 CNN이 집중보도 하면서다. 국내에서는 스모그 문제의 심각성이 대두되면서 2017년 소각처리 기준이 엄격해졌고, 중국도 환경오염을 이유로 재활용 명목으로 진행하던 쓰레기 수입을 중단했다. 진퇴양난에 빠진 폐기물 재활용 업체는 차일피일 시간을 끌며 쓰레기를 쌓기만 한 것으로 보인다. 이에 방치된 쓰레기로 인해 오폐수가 생기고 가스가 발생해 화재로 번지는 등 사회적인 문제가 됐다. 이런 의성에 해결사로 등장한 기업이 씨아이에코텍이다. 7년으로 예상된 쓰레기를 1년 반 만에 처리하고 폐기물·토사 등 70%를 재활용해 비용도 절반(282억원)으로 줄였다. 4월 12일 서울 여의도 사옥에서 <인사이트코리아>와 만난 조일호 씨아이에코텍 대표는 코로나19로 촉발된 플라스틱 대란도 해결할 수 있다며 자신감을 보였다.

씨아이에코텍에 대해 간단히 설명해 달라.

“씨아이에코텍은 생활폐기물 감량화·자원화 전문 벤처기업이다. 생활폐기물(종량제봉투, 선별장 잔재폐기물 등) 속 재활용가능자원에 다량 함유돼 있는 이물질(오염물)을 효율적으로 제거하고, 분리 및 선별해 폐비닐 등을 고품질자원으로 회수할 수 있는 한국형 생활폐기물 전처리설비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단순 소각·매립방식에서 재활용가능자원을 최대한 회수해 자원화 하는 대안을 제시하고 있는 업체이다.”

한국형 생활폐기물 전처리 설비 기술은 어떤 건가.

“‘한국형’이란 말을 붙인 이유는 국내 생활폐기물 분리에 특화된 기술이기 때문이다. 전 세계적으로 가장 많이 쓰이는 건 독일에서 개발한 선별 기계이지만 국내 실정에는 맞지 않는다. 스테이크를 즐겨먹는 유럽은 생활폐기물에 오물이 많이 묻지 않지만 국물 요리를 즐겨먹는 우리나라는 비닐 오염도가 높다. 독일 기기를 사용할 경우 재활용률이 낮은 점에 착안해 국내 실정에 맞게 개발한 ‘연속 타격식 선별기’ 등 주요설비 5종에 대한 기술특허를 획득했다. 대표 기기는 2012년 특허를 획득한 연속 타격식 선별기로 곡식의 낱알을 털어내는 탈곡기에서 힌트를 얻어 만들었다. 고속 회전하는 130여개의 타격날이 설치된 4개의 축이 분당 700~1200번 가량 연속타격해 폐비닐에 묻은 이물질을 제거한다. 자원순환 공정 흐름은 ‘파쇄·정량공급 설비→자력·이물질제거 설비→사이즈 선별·정량 공급 설비→수선별(유기물회수)→풍력 선별(필름회수)→재활용 폐비닐 회수’ 순서로 진행된다. 이 순서를 거치면 쓰레기에 포함된 재활용 가능자원 약 50% 가량을 순환자원으로 확보 가능하다. 우리나라는 종량제 비닐 봉투를 사용하는 거의 유일한 국가다. 이 선별 기술을 각 지자체에 적용한다면 쓰레기가 자원으로 쓰이는 길이 열릴 것이다. 코로나19로 촉발된 플라스틱 대란도 충분히 해소 가능하다고 자신한다.”

종량제 쓰레기봉투 폐비닐 선별 과정.<씨아이에코텍>

코로나19로 늘어난 플라스틱은 어떻게 재활용이 가능한가.

“코로나19로 언택트 경제가 활성화되면서 일회용품 사용량이 늘어 플라스틱 쓰레기도 덩달아 늘었다. 환경부에 따르면 지난해 1~8월에 배출된 플라스틱과 비닐은 직전 연도 동기 대비 각각 14.6%, 11% 증가했다. 급증한 일회용품들을 소화하는데 자원 재활용이 큰 역할을 한다. 자원 재활용 방법은 회수를 통해 다시 플라스틱을 만드는 ‘물질 재활용’과 폐비닐·폐플라스틱을 열분해해 석유를 뽑아내는 ‘도시유전’, 태워서 에너지를 만드는 ‘열적 재활용’ 등 크게 3가지로 나눌 수 있다. 우선 종량제봉투에 담겨 배출된 일회용품과 재활용품으로 분리배출 되지만 실제적으로 재활용될 수 없는 폐비닐류 등은 현재로서는 전량 매립이나 소각처리할 수밖에 없다. 저희 기술을 적용하게 되면 오염물질(이물질)을 최대한 제거하여 물질 재활용이나 열적 재활용으로 자원화하게 된다.”

코로나19로 인해 일회용 마스크 처리 문제가 심각하다. 마스크도 자원 재활용이 가능한가.

“일회용 마스크를 재활용하려면 코를 지지하는 철심을 분리해야 하는데, 이보다 더 심각한 것은 감염 우려가 있다는 점이다. 소각도 주의해야 하는 만큼 현재로서는 재활용 방안을 찾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본다. 이 부분은 좀 더 고민해야 할 문제라고 본다.”

쌍용C&E 전신인 쌍용양회 출신으로 알고 있다. 대표적인 이산화탄소 배출 산업인 시멘트 회사에서 어떻게 환경 관련 스타트업에 뛰어들게 됐나.

“당시 쌍용양회에서 지원하던 사업 중 하나였다. 경영권 변경 등으로 인해 사업 추진에 여러 가지 어려운 상황이 있었다. 이에 2014년 퇴사 후 씨아이에코텍을 설립하게 됐다.”

해외에서도 폐비닐이나 폐플라스틱을 활용한 자원순환 사업을 진행하나.

“폐비닐·폐플라스틱 등은 석유화학 제품을 정제한 순환자원 활용으로 단가를 낮추면서 같은 효과를 낼 수 있다. 유럽이나 일본 등 다수 선진국에서는 30여 년 전부터 이용되는 자원 활용 방법이다. 반입 폐기물 중 이물질이 거의 없는 자원의 경우 고품질 대체연료가 될 수 있다. 석유가 나지 않는 도시에서 유사 자원을 만들 수 있다는 점을 들어 ‘도시유전’으로도 불린다. 이외에도 소각장 효율화, 온실가스 감축, 매립지 수명연장 등 환경 부담을 최소화할 수 있다는 게 장점이다. 우리나라에서는 시멘트 회사를 중심으로 적극 도입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이 사업이 활성화 되면 폐비닐·폐플라스틱을 시멘트 소성에 사용하는 유연탄 대체제로 적극 활용할 수 있을 전망이다. 유연탄은 시멘트 원료인 석회석을 잘 타게 만들어 주는 주연료로 전량 수입에 의존한다. 값이 비싸 보통 시멘트 제조 원가의 30%를 차지한다. 폐비닐 등을 활용하면 유연탄 수입을 줄이는 동시에 지자체에서 보유한 소각로의 증설 없이 쓰레기 처리가 가능할 전망이다. 의성쓰레기산 문제와 연결해 생각해보면 쉽게 예상 가능하다. 의성쓰레기산은 총 20만8000톤 중 ▲시멘트 소성로 보조연료 9만5000톤 ▲순환토사 재활용 5만2000톤 ▲매립 4만톤 ▲소각 2만1000톤 등으로 나눠 처리했다. 우수한 선별 기술을 이용해 전체 쓰레기의 46%에 달하는 양을 유연탄 대체제로 소비하게 했다. 석유 원료 수입을 줄인다는 것 자체가 탄소 발생을 줄이는 한 걸음이 될 수 있다.”

인천에 위치한 수도권 쓰레기 매립지는 2025년까지만 운영된다. 이 문제 해결에도 폐비닐·폐플라스틱 자원순환 사업이 도움을 줄 수 있을 거라 보나.

“당연하다. 기존 시설을 확대하지 않고 오염원을 처리 할 수 있는 부분이 큰 장점이다. 매립지로 새로 유입되는 쓰레기는 물론이고 이전에 있던 것들도 시멘트 소성로 보조연료, 순환토사, 소각용 등으로 나눌 수 있다. 예를 들어 종량제봉투 200톤을 직매립하면 그대로지만 자원순환 사업을 이용해 선별하면 15톤만 매립해도 된다. 재활용 가능자원 100톤은 폐비닐 물질 재활용 약 10톤과 가연물 열적 재활용 약 90톤으로 나뉘어 순환되고, 소각용 이물질 100톤이 소각돼 남은 15톤만 매립하면 되기 때문이다. 수도권 쓰레기 매립지는 수십 년간 직매립 된 상태로 비닐을 제외한 내용물이 부패해 폐비닐과 오물의 분리가 보다 원활할 것으로 예상된다. 오히려 고품질 대체연료를 대량 추출할 수도 있다. 소각할 경우에도 재만 매립장에 묻게 되므로 악취나 오폐수·가스 발생으로 인한 또 다른 환경오염을 방지할 수 있다. 쓰레기 매립장을 더 이상 늘리지 않아도 폐기물을 줄일 수 있다는 긍정적인 측면도 있다.”

그동안 왜 이러한 시스템이 적용되지 않았다고 보나.

“직매립 비용이 월등히 싸기 때문이다. 자원 순환 사업을 하려면 기계도 돌려야 하고 당연히 관리 직원이 필요해 인건비도 들어간다. 직매립 보다 약 2배 정도 더 비싸다고 생각하면 된다. 지금까지 단순 매립·소각했던 생활폐기물 절반 정도가 재활용 가능자원이다. 장기적으로 볼 때는 환경이나 산업적으로 자원 순환 사업이 훨씬 이익인데 이 점을 몰라주는 것 같아 답답하다. 어느 정부건 국민들에게 분리수거를 철저히 하라고 부채감을 강조할 뿐 분리된 자원은 제대로 활용하지 못했던 게 사실이다. 그렇게 말해놓고 소각매립만 강조하는 것은 설득력이 부족하다. 인천시가 수도권 쓰레기 매립지 운영을 2025년까지로 못 박았다. 환경부·서울시·경기도·수도권매립지관리공사가 올해 1월 14일부터 4월 14일까지 90일간 수도권 대체매립지 입지 후보지를 공모했으나 응모한 지자체가 없었다. 아마 앞으로도 지원 의사를 밝히는 지자체가 나오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자원 순환 사업이 차선책으로 선택될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하고 있다.”

의성쓰레기산 변화 과정.<씨아이에코텍>

의성군 쓰레기산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가 있다면.

“2019년 6월 3일 의성쓰레기산 관련 인허가가 완료된 후 같은 달 20일 환경부와 기자단 등에서 약 30명이 방문하겠다는 전갈을 받았다. 의성군에서 예산 편성부터 인허가 과정을 신속하게 처리해 준 것은 무척 큰 도움이 됐지만 준비 과정이 굉장히 급박하게 돌아갔던 것도 사실이다. 약 2주 정도 되는 기간에 부지 확보, 콘크리트 타설, 가건물 세우기, 기계를 돌릴 전기 시설물 설치 등을 진행해야 했다. 밤잠을 설치며 준비해 방문 30분 전에야 겨우 완료했다. 힘들었지만 덕분에 씨아이에코텍을 알릴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5~6년간 환경 문제를 위해 진행한 기술 개발이나 실적 등을 쌓아왔지만 파급효과가 크지 않았다. 그러던 것이 의성쓰레기산 문제 해결로 확산 효과가 커지며 많은 관심을 받게 됐다고 생각한다.”

폐비닐·플라스틱 등은 전국적인 문제다. 관심을 보이는 지자체도 많은 것 같은데.

“수도권을 중심으로 일부 지자체와 양해각서(MOU) 체결을 추진 중이다. 다만 사업 진행이 어느 곳에서 먼저 될지 알 수 없어 아직 구체적인 지역명은 밝히기 어렵다. 과부하 되는 쓰레기 매립지와 환경 문제에 주민 관심이 높아지면서 자원 재활용 사업에 보다 관심이 높아지는 것으로 보인다.”

해외 사업도 준비하고 있나.

“외국에서도 문의가 많이 온다. 올해가 2015년 파리기후 변화협약 이후 온실가스 감축 이행 첫 해이기도 한 만큼 위기감이 상당한 것으로 보인다. 동남아시아 같은 경우 우리나라와 식생활도 비슷해 유럽 시스템보다 적용이 쉽다고 본다. 그러나 동남아는 주기적으로 우기가 있어 폐비닐에 붙는 수분이나 이물질 제거가 쉽지 않고 단가가 급격히 높아지는 단점이 있다. 또 아직 국내 시장도 시작단계인 측면이 있어 해외 사업은 기술 개발을 하면서 장기적인 관점으로 지켜보고 있다.”

앞으로 씨아이에코텍의 발전 방향은.

“씨아이에코텍의 사업이 향후 정부 정책사업으로 발전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정부 정책에 의해서 각 지자체가 예산을 투입해 지금까지 매립 소각에 의존하던 구조를 바꿔야 한다고 본다. 이 사업은 친환경적인 것은 물론이고 쓰레기를 자원으로 만드는 고부가가치 사업으로 향후 대한민국의 신성장동력이 될 수 있다고 자신한다. 앞으로 해외에서 공공기관이 건설사와 함께 도로나 댐 사업을 수주하듯 환경플랜트 사업도 공동 진출하게 된다면 고용 창출 기회도 만들어 낼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인사이트코리아, INSIGHTKOR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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