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과 반도체 패권전쟁
이재용과 반도체 패권전쟁
  • 윤길주 발행인
  • 승인 2021.05.03 1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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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패권전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세계 유일 초강대국 지위를 잃지 않으려는 미국이 전쟁을 주도하고 있다. 미국을 넘어서려는 중국은 반격의 칼을 갈고 있다. 두 강대국은 반도체를 국가 안보의 중요한 축으로 삼고 충돌하고 있다.

미국은 조 바이든 대통령이 선봉에 서 있다. 바이든은 삼성전자 등 세계 주요 반도체 관련 기업들에게 미국 땅에 반도체 공장을 지으라고 윽박지르고 있다. 미국 중심 ‘반도체 동맹’을 결성해 중국 목줄을 조이겠다는 의도를 노골적으로 드러내고 있다.

중국 시진핑 주석이 ‘반도체 굴기’를 선언한 지는 오래다. 시진핑은 천문학적인 돈을 쏟아부으며 반도체 최강국의 지위를 뺏으려 절치부심하고 있다. 당장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우리 반도체 기업들의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미·중 사이에서 눈치를 보며 줄다리기를 할 수밖에 없는 처지다. 바이든 편을 들면 시진핑이 눈을 부라리며 짐을 싸라고 할 판이다. 사드 사태 당시 우리는 중국의 경제보복이 얼마나 가혹한지 경험했다.

반도체는 우리 경제의 생명줄이나 다름없다. 수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20%에 달한다. 반도체 변방국으로 몰릴 수도 있는 위급한 상황에서 전쟁을 맨 앞에서 이끌어야 할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손발이 묶여있는 것은 안타까운 일이다.

그는 이른바 ‘국정농단’ 사건과 관련해 2년 6개월 형을 받고 수감 중이다. 법적으로 유죄가 확정된 만큼 이 자리에서 옳고 그름을 따질 이유는 없다. 다만 각계각층에서 이 부회장 사면 목소리가 봇물처럼 나오는 것에 주목한다. 급박한 반도체 전쟁 와중에 그의 존재가 그만큼 절실하기 때문으로 보인다.

경총·대한상의·중소기업중앙회 등 5개 경제단체는 청와대에 이 부회장 사면을 건의했다. 이들 단체는 "치열해지는 반도체 산업 경쟁 속에서 경영을 진두지휘해야 할 총수 부재로 과감한 투자와 결단이 늦어진다면 그동안 쌓아 올린 세계 1위의 지위를 하루아침에 잃을 수 있다"며 "이재용 부회장이 국가와 국민에게 헌신할 수 있도록 결단을 내려달라"고 요청했다. 대한불교조계종, 전국 유림을 대표하는 성균관 등도 사면을 호소했다.

사면권을 가진 문재인 대통령으로선 이 부회장 사면 문제가 고민스러울 수밖에 없을 것이다. 문 대통령은 후보 시절 뇌물·횡령 등 중대범죄에 대해서는 사면권을 제한하겠다고 공약한 바 있다. 또 법이나 정의, 공정성 측면서 사면을 비판적으로 바라보는 시각도 있다.

하지만 이재용 부회장의 경우는 다른 접근법이 요구된다. 개인에 대한 관용이 아닌 국익 관점에서 바라볼 필요가 있다. 이 부회장이 국가경제에 기여하도록 기회를 주는 게 처벌 이상의 효과적 단죄가 될 수 있다는 게 경제계의 의견이다. 그가 야전사령관을 맡아 반도체 전쟁을 승리로 이끈다면 사면에 따른 부담보다 얻는 게 훨씬 많다는 얘기다.

이 부회장 사면이 공론화 한 만큼 청와대와 정부여당은 무엇이 국익을 위한 것인지 숙고하기 바란다. 사면이든, 가석방이든 이 부회장이 하루빨리 나와 경제를 위해 뛰도록 하는 게 국익에 부합한다는 것이 우리의 생각이다.

 

인사이트코리아, INSIGHTKOR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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