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 보폭 넓혀 역할 주목받는 임세령 대상그룹 부회장
경영 보폭 넓혀 역할 주목받는 임세령 대상그룹 부회장
  • 노철중 기자
  • 승인 2021.05.03 10:3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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탁월한 마케팅 감각으로 글로벌 시장 잡는다
임세령 대상홀딩스 부회장. 대상
임세령 대상홀딩스 부회장. <대상>

[인사이트코리아=노철중 기자] 최근 해외사업에 박차를 가하는 대상그룹이 오너 3세인 임세령 부회장을 경영 선봉에 내세우면서 임 부회장의 역할이 주목받고 있다. 그는 지난 3월 대상홀딩스 주주총회에서 사내이사로 선임됐을 뿐 아니라 대상홀딩스와 사업회사인 대상 양사에서 부회장으로 승진했다.

대상홀딩스 관계자는 임 부회장의 승진에 대해 “빠르게 변화하는 시장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고, 신속하고 정확한 전략을 추진하기 위해 그동안 의사결정 체계와 조직구조 개편을 꾸준히 추진해 왔다”며 “이 과정에서 시장 변화에 대한 정확한 정보 습득과 실행, 그룹 차원의 중장기 방향에 대한 일관된 추진을 위해 임 부회장을 적임자로 판단했다”고 밝혔다.

임 부회장은 1977년생으로 연세대에서 경영학을 공부하고, 뉴욕대에서 심리학을 전공했다. 2012년 12월 대상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직책을 맡아 식품 부문 브랜드 매니지먼트·기획·마케팅·디자인 등을 총괄했으며, 2016년 전무 승진 후 대상 마케팅담당 중역을 맡았다.

2014년 청정원 브랜드의 대규모 리뉴얼을 주도해 식품전문가로서의 브랜드 이미지를 강화했으며, 2016년에는 기존 가정간편식(HMR) 시장의 틈새를 파고드는 ‘안주야’ 제품 출시를 주도해 국내 안주 HMR 시장을 개척하는 데 공을 세웠다.

안주야는 출시 2년 만에 누적판매량 1500만개, 누적 매출 1000억원을 돌파하면서 흥행에 성공했다. 이는 1인 가구를 위한 소포장 등 소비자 욕구를 잘 파악한 임 부회장의 남다른 감각이 돋보인 사례로 평가된다.

2017년에는 국내 식품 대기업 최초로 온라인 전문 브랜드 ‘집으로 ON’을 선보이며 온라인 사업의 안정적 기반을 마련했다. 지난해에는 국민 조미료 미원의 이미지 개선을 위해 MZ세대를 겨냥한 참신한 마케팅 활동을 선보여 큰 호응을 얻었다. MZ세대 패션을 선도하는 온라인 패션스토어 ‘무신사’에 미원 인지도를 높이기 위한 미원 브랜드를 적용해 패션 상품 4종을 입점 시킨 것이다. 탄생 64주년을 맞이한 미원이 익숙하지 않은 MZ세대를 겨냥해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고 이들에게 더욱 친밀하게 다가가기 위한 전략이다.

임 부회장은 이러한 남다른 마케팅 감각으로 대상의 여러 브랜드에 젊은 이미지를 심어 재도약의 발판을 마련했다는 평가다. 향후 임 부회장은 대상홀딩스의 전략담당 중역과 사내이사로서 그룹 전 계열사의 장기적 발전을 위한 전략적 의사결정, 대내외 커뮤니케이션, 인적자원 양성 등의 전략추진에 있어 의사결정에 참여할 것으로 보인다.

대상에서는 마케팅담당중역 보직을 동시에 수행한다. 임 부회장의 경영 능력은 지난 10여년간 일궈낸 성과를 통해 이미 검증됐다는 게 재계의 대체적인 시각이다. 그가 2016년 전무로 승진해 본격적으로 경영에 참여한 뒤 매출이 성장세를 탔고 지난해 매출 3조1132억원으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영업이익도 2018년 1201억원에서 2019년 1298억원으로 8.07% 성장했고 2020년에는 1743억원으로 34.3%나 올랐다. 올해부터는 임 부회장의 경영 보폭이 더욱 넓어지면서 대상이 미래 성장 동력으로 삼는 글로벌 사업에 어느 정도의 성장을 가져올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대상은 글로벌 사업을 강화해 미래 성장 동력으로 육성한다는 방침에 따라 미국·중국·일본·유럽·오세아니아·인도네시아·베트남·필리핀·홍콩 등에 21개 해외 법인을 두고 사업을 확장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임정배 대상 대표는 1973년 첫 해외 진출 국가인 인도네시아 사업 매출액을 2030년까지 1조원 더 늘리겠다고 발표했다. 인도네시아는 해외 플랜트 수출 1호라는 상징적 의미가 있는 국가다. 2020년에는 매출액 3697억원을 기록해 전년 3464억원 대비 7% 성장했다.

부회장 승진 통해 동생보다 경영 보폭 넓어져

2020년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대상은 지난해 해외 매출 9714억2300만원을 기록했다. 2019년 9114억5800만원 보다 600억원 가량 성장한 만큼 올해 해외 매출 1조원 달성이 유력해 보인다.

임 부회장이 경영 보폭을 넓힘에 따라 그의 동생인 임상민 전무와 얽힌 승계 구도에도 관심이 쏠린다. 임 부회장과 임 전무는 고(故) 임대홍 대상그룹 창업주의 손녀다. 아버지 임창욱 명예회장은 1987년 그룹의 회장직을 이어받아 10여년 간 경영을 맡다가 1997년 그룹을 전문경영인 체제로 전환하고 경영 일선에서 물러났다.

2005년 지주회사인 대상홀딩스를 설립하고 유상증자를 통해 임상민 전무가 31.29%, 임세령 부회장이 22.41%, 임창욱 명예회장이 6.88%를 갖는 지분구조로 임 전무가 최대주주 지위에 올랐다. 2020년 3분기 말 기준으로 임 전무는 지분 36.71%, 임 부회장은 20.41%를 보유하고 있다.

언니가 직위에서는 높은 자리에 있지만 동생이 최대주주 지위에 있는 구조다. 업계에선 서로 협조하는 자매경영 체제가 당분간 지속할 것으로 보고 있다. 흥미로운 점은 현 지분구조에서 임창욱 명예회장(보통주 4.09%·우선주 3.14%)과 어머니 박현주 대상홀딩스 부회장(3.87%)의 지분 전부를 임 부회장에게 승계한다고 해도 임 전무가 여전히 최대주주 지위를 유지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일각에선 임 전무에 무게가 실렸던 후계구도에 변화가 생긴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실제 지난해 임 전무가 대상의 사내이사로 선임되면서 그의 후계자 낙점이 점쳐졌다. 대상홀딩스 최대주주인 데다 2009년 8월부터 대상 전략기획본부에서 일하며 대상의 국내외 사업을 이끄는 전략통으로서 경영 능력을 인정받았기 때문이다.

2016년 11월 자매가 동시에 전무로 승진했을 당시 임 부회장은 식품 부문 마케팅담당 중역을, 임 전무는 식품과 소재 부문 양쪽의 전략담당 중역을 맡아 무게추가 임 전무로 기울었다는 관측이 나왔다. 임 전무는 풍부한 실무 경험과 회사 경영환경에 대한 높은 이해도를 갖고 있다는 장점이 있다. 전략통으로서 국내외 식품과 소재 부문 사업을 동시에 아우르는 능력도 갖췄다는 평가다.

임 부회장은 올해부터 승진을 통해 대상홀딩스의 전략담당 중역과 대상의 마케팅담당 중역을 동시에 수행하게 됐다. 다만 대상홀딩스의 사내이사이기는 하지만 대상의 사내이사는 아니다. 대상의 사내이사는 임 전무가 맡고 있다. 자세히 보면 그동안 임 부회장과 임 전무의 보직은 ‘마케팅’과 ‘전략’으로 확연히 구분됐다. 임 부회장의 승진 이후에도 이런 구도는 지속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임 부회장이 지주회사인 대상홀딩스의 사내이사와 전략담당 중역까지 맡으면서 무게추가 언니 쪽으로 기우는 모양새다.

대상 관계자는 “아직 승계가 본격적으로 이뤄진 시기는 오지 않았다”고 밝혔다. 임 부회장의 승진은 그동안 성과에 대한 자연스러운 결과일 뿐이라는 것이다. 대상홀딩스와 대상의 사내이사를 각자 맡는 것은 책임경영을 위한 것이라는 설명이다.

인도네시아 전분당 공장 전경. 대상
인도네시아 전분당 공장 전경. <대상>

대상, 글로벌 사업으로 미래동력 확보

임세령 부회장의 경영 보폭이 동생보다 넓어진 만큼 이제 재계의 관심은 임 부회장 쪽에 더욱 쏠릴 전망이다. 그의 당면 과제는 해외사업에서 얼마나 성과를 내느냐다. 대상은 1973년 해외 플랜트 수출 1호를 기록하며 인도네시아에 진출한 이래 꾸준히 해외 거점을 확대해왔다. 현재 총 21개의 해외 법인을 두고 있으며 종가집 김치, 순창고추장, 청정원 등 대표 식품 브랜드를 비롯해 바이오, 전분당 소재 분야 사업을 전개하고 있다. 대상은 향후 권역별 주류시장 진입을 통해 글로벌 시장에서 안정적인 사업 기반을 확대하며 사업 영역을 넓혀간다는 계획이다.

종가집 김치는 현재 미주와 유럽, 대만과 홍콩 등 아시아를 포함한 전 세계 40여 개 국가에 진출해있다. 일본 수출 물량 90%, 홍콩·대만·싱가포르 등 아시아권에 수출되는 물량 80% 이상을 현지인이 소비하는 등 그 인기가 점차 뜨거워지고 있으며, 미주와 유럽 등 서구권에서도 김치를 찾는 현지인이 증가하는 추세다.

최근에는 북미와 아시아 시장의 수출 증가가 눈에 띈다. 미국에서는 주요 대형유통채널에 새롭게 판매하는 김치가 증가하면서 수출액이 크게 늘고 있다. 그동안 대상은 미국 내 다양한 유통채널에 종가집 김치를 판매해 왔다. 2019년부터는 미국 내 종가집 김치의 수요가 늘어나면서 서부와 중부지역의 주류 유통채널까지 입점 점포가 확대돼 수출액이 더욱 성장하는 추세다. 미국에서는 아시아 푸드 매대가 점차 커지고 있으며, 한국 김치도 아시아를 대표하는 식품으로 입지가 커지고 있다.

대상은 올해 상반기에 미국 현지 김치 공장을 본격적으로 가동할 계획이다. 종가집은 국내 업체 최초로 북미와 유럽에서 식품안전신뢰도 표준으로 여겨지는 ‘코셔’(Kosher) 인증마크를 획득하며 김치 수출에 힘을 더했다. 2009년에는 할랄 인증을 획득했으며, 지난해에는 이라크, 카타르 등 중동시장에도 진출해 한국 김치의 우수성을 알리고 있다.

청정원 순창고추장은 지난 1989년 대상에서 첫 선을 보인 후, 국내 장류 시장을 선도하며 지금까지 약 33년간 한국인의 매운맛을 책임져 왔다. 대상은 청정원 순창고추장의 국내 성장을 발판으로 해외 판로 개척에도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미국과 중국, 일본 시장을 중심으로 72개국에 수출하고 있는 청정원 순창고추장은 향후 전 세계 100여개 이상 국가로 수출할 계획이다.

미국 시장은 기존의 교민 시장을 탈피하고 주류시장의 안정적 진입을 목표로 하고 있다. 리테일 시장에서는 내추럴고추장(Korean Chilli Sauce)을 필두로 현지 유통업체 및 시식행사, 셰프 연계 활동을 강화할 계획이다. 현재 대상 내추럴고추장은 미국 내 1000여개 점포에 입점해 있다.

대상은 인도네시아 MSG 제조 합작기업인 미원 인도네시아(PT.MIWON INDONESIA)의 현지 시장 공략에도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2014년 6월 대상그룹 지주사인 대상홀딩스가 국내 식품업계 최초로 인도네시아 서부 칼리만탄 꾸부라야 지역에 팜오일 공장을 준공하고 본격적인 생산에 들어갔으며, 2015년에는 PT미원 인도네시아 전분당 사업부에 697억원을 투자해 인도네시아 전분당 사업에 진출한 바 있다.

국내 소재 시장 매출 정체에 대응한 해외 매출 확대를 꾀하고, 기존 MSG 위주의 해외사업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함으로써 미래수익원을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2016년 말 완공된 인도네시아 전분당 공장을 통해 약 15만톤 수준의 전분당을 생산하고, 인도네시아 내 주요 수요처를 사전에 확보해 안정적인 수익을 올리는 한편, 생산기지 확대와 품목 다변화를 통해 사업 영역을 넓혀가고 있다.

1994년 미원 베트남 현지법인을 설립하고 본격적으로 베트남에 진출했던 대상은 MSG 등 바이오 사업을 바탕으로 전분당과 종합식품사업에 이어 최근에는 육가공 시장 진출을 통해 냉장·냉동시장도 공략하는 등 발 빠른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향후 베트남을 인도네시아, 필리핀과 함께 동남아시아 글로벌 거점으로 키우겠다는 방침이다.

대상은 2011년 2월부터 할랄 인증 제품 수출을 시작했으며, 지금까지 총 43개 품목에 대해 할랄 인증을 획득했다. 지난해까지 김치·김·식용유 등 9개 품목이 인도네시아 할랄 위원회를 통해 MUI 할랄인증을 받았고, 맛소금·미역·마요네즈 등 34개 품목도 한국무슬림중앙회를 통해 추가로 할랄 인증을 받았다.

대상은 앞으로 더 많은 인증품목을 확보해 적극적으로 할랄 시장에 진출할 방침이며, 유럽·미국·중국·중동 등 국가들에 거주하는 수백만이 넘는 무슬림 소비자들을 대상으로 한 틈새시장 발굴에도 지속적으로 노력할 예정이다.

인사이트코리아, INSIGHTKOR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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