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Z세대 지갑은 플랫폼서 열린다?
MZ세대 지갑은 플랫폼서 열린다?
  • 이원섭 한국문화 플랫폼‧코리아인사이트 운영자
  • 승인 2021.05.03 10:3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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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가 이베이 버리고 지그재그 선택한 까닭

지난 4월 카카오가 여성 앱 기반 쇼핑몰 회원수 국내 1위 기업 크로키닷컴의 ‘지그재그(zigzag)’를 인수한다고 발표했다. 인수 후에는 카카오스타일을 운영하는 카카오커머스의 스타일사업부문을 인적분할해 기술 기반 지그재그와 합병, 국내 대표 패션 플랫폼을 뛰어 넘어 글로벌 패션 시장까지 진출하려는 포석을 둔 것으로 보고 있다.

카카오가 이커머스계의 강자 이베이코리아를 인수하는 대신 국내 패션계에 주요 소비층 MZ세대(밀레니얼+Z세대, 1980~2004년생) 회원을 가장 많이 보유한 인기 쇼핑 플랫폼 지그재그를 선택한 이유는 뭘까? 지그재그가 보유한 빅데이터와 카카오 기술력을 접목해 단숨에 국내 패션 사업 기반 최고의 위치를 점유함은 물론 뉴 비즈니스 기회를 창줄하겠다는 의도라고 전문가들은 평가하고 있다.

2015년 출범한 크로키닷컴의 지그재그는 현재 국내 4000개 이상의 온라인 쇼핑몰과 브랜드를 제공하는 모바일 서비스 플랫폼으로 <도표>에서 보듯 국내 10대들에게는 단연 톱의 회원을 보유하고 있는 성장성 그리고 매출액에서도 무신사에 이어 올해 연 거래액 1조원을 기록할 것으로 보고 있다. 지그재그의 강점은 회원들이 이용하는 쇼핑몰, 관심 상품, 구매 이력 등의 빅데이터를 인공지능(AI) 기술로 분석해 개인 맞춤형으로 이용자에게 선호하는 스타일에 맞게 상품을 제공한다는 점이다.

패션 분야에 특화된 고객 경험(Customer Experience) 빅데이터와 카카오의 다양한 콘텐츠의 결합인 이번 합병은 분명 시너지 효과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또한 수천의 중소 패션업체들에게도 최고의 장을 제공해 패션산업 발전에도 기여하는 윈윈모델이 될 것이다.

옷을 만들지도 보유하지도 않지만…

동대문시장의 수많은 여성 패션 쇼핑몰들을 한곳에 모은 앱에서 출발해 오늘날의 여성 패션을 대표하는 플랫폼으로 성장했다. ‘지그재그’라는 브랜드처럼 고객들의 취향에 맞게 마치 오프라인의 시장을 이리 저리 돌아다니는 것처럼 편리하게 연결해 주겠다는 컨셉이었다.

이 연결이 고객 경험 데이터였다. 고객이 편리하게 쇼핑할 수 있도록 상품들을 클릭해 보고 선택해 지불하는 반복적인 구매 패턴을 파악해 분석하고 개인별 취향을 맞춘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점이 지그재그를 사랑받게 한 것이다.

또 지그재그는 결제시스템도 고객 편리형으로 개발해 고객들이 여러 개의 각기 다른 상점의 상품을 장바구니에 담고 한 번에 일괄 결제를 할 수 있도록 만들었다. 이는 고객들이 그동안 10개의 다른 상품을 구매할 경우 10번의 결제를 해야 했던 불편을 통합해 한 번에 결제하는 편리함을 제공해 준 것이다.

쇼핑몰 입점 고객에게는 앞에 전화기 생산에서 말했던 현장 모니터 카메라와 같은 시스템을 제공해 광고 관리자 페이지를 통해 광고를 진행하는 상품 중 어떤 것이 잘 팔리고 있고, 어떤 것이 잘 안 팔리고 있는지 데이터적으로 확인할 수 있게 했다. 따라서 결과가 잘 안나오는 광고는 언제든지 멈출 수 있고 성과가 좋은 광고에는 집중할 수 있는 피드백을 제공해 비즈니스 효과도 증진시켜 준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지그재그의 최애 아이템은 개인 맞춤형 추천이다. 이를 통해 고객과 입점자 간의 정확한 접점 포인트 제공(연결)으로 양쪽 모두에게 만족도를 높여준 것이다. 고객 쇼핑 성향 패턴 데이터를 분석해 최적의 상품을 추천해 주는 시스템은 대형 마켓플레이스들이 상품만 많이 다양하게 쌓아놓고 제공하는 방식과는 차별화된 핵심 서비스 역량이다. 이런 점들이 카카오가 이베이를 버리고 지그재그를 선택한 이유라고 보겠다.

글쓴이는 2017년 9월호 글에서 플랫폼 비즈니스에 대해 이제 플랫폼 비즈니스를 하지 않으면 경쟁에서 살아남을 수 없다고 쓴 적이 있다.

그러면서 그 예로 공유경제의 대표주자인 우버는 차량을 한 대도 보유하지 않으면서 운전기사와 승객을 연결해 주고 있으며 숙박 공유 1위 기업인 에어비앤비는 룸을 하나도 보유하지 않으면서 플랫폼 비즈니스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패션 플랫폼 지그재그도 이와 다르지 않다. 옷을 만들지도 않고 보유도 하지 않는 온라인 쇼핑 플랫폼인 것이다.

4년 전에도 플랫폼과 함께 최고의 화두인 4차 산업혁명으로 발전해 생산자에 의해 모든 것이 주도되던 과거의 비즈니스 환경은 점점 도태되고 소비자들도 시장을 만들고 주도하는 비즈니스 시대가 된다고 언급했었다.

패션 쇼핑몰에서 소비자가 주도하는 비즈니스란 무엇일까? 일단 회원이 되면 우선 가장 기본적인 데이터들을 남긴다. 그 다음으로 자신의 패션 라이프에 대한 각종 데이터들을 생성해 준다. 어떤 가격대의 상품을 주로 구매하는지, 바지를 좋아하는지, 치마를 좋아하는지, 또 패션 액세서리는 어떤 것을 선호하는지 등 각종 쇼핑데이터를 남김으로써 소비자 트렌드를 따라 해당 제품을 생산하게 하고 가격도 형성하게 한다.

즉 회원들의 욕구를 파악해 그에 맞춘 최적의 상품들을 생산해 낸다. 과거처럼 기업이 생산원가와 이윤을 따져 가격을 결정하는 제품들은 시장에서 사랑받지 못한다.

글쓴이가 현업 기자 생활을 하던 30여 년 전 즈음에도 이미 기업들은 이런 형태의 비즈니스를 하고 있었다. 명칭만 빅데이터로 바뀌었을 뿐 당시에도 데이터에 기반한 데이터베이스 마케팅이 있었다.

유선전화기를 생산하는 국내 모 업체가 해외매장에서 어떤 컬러의 전화기가 많이 나가는 지를 파악하기 위해 전화기 진열대에 카메라를 설치해 놓고 어느 컬러 전화기 앞에서 더 오래 머무는지, 어떤 컬러를 더 많이 얼마만큼의 차이로 선택하는지를 파악해 해외 소비자 반응을 보고 잘 팔리는 컬러의 전화기 생산을 즉시(생산 오더가 있기 전에) 늘리고 줄이고 했다.

당시에는 대단히 과학적이고 뛰어난 마케팅으로 각광을 받기도 했다. 이런 데이터베이스 마케팅 기법이 있기 전에는 A, B, C 제품을 같은 수량으로 일괄 생산해 현지 판매를 해 팔리지 않고 남는 제품은 재고처리로 쌓여 여간 문제가 아니었다. 소비자가 선호하는 제품만 생산해 공급함으로써 그 시대에도 소비자 맞춤 생산 판매 시스템이 된 것이다.

이것이 토대가 되어 4차 산업혁명 시대에는 원하는 정보를 어디에서나 연결이 가능해 즉시 찾을 수 있는 초연결성에 딥러닝과 같은 인간의 능력을 뛰어넘는 행동과 판단을 할 수 있는 기술들이 초지능성으로 계속 나타나고 있는 것이고 이런 추세를 따르지 못하면 시장경쟁은 물론 생존 문제에서도 도태될 수 밖에 없다.

‘플랫폼 생태계’ 가속화

지난 2019년 발간된 ‘플랫폼 비즈니스의 성공 전략’ 보고서(삼정KPMG 발간)에 따르면 글로벌 10대 기업 중 마이크로소프트, 애플, 아마존, 알파벳, 페이스북, 알리바바, 텐센트 등 7개 기업들이 플랫폼 사업을 하고 있는데 4차 산업혁명 기술 발달과 함께 플랫폼의 영향력이 가속화 된다고 전망했다.

또한 세계경제포럼(WEF)도 향후 10년간 디지털 경제에서 창출될 새로운 가치의 60~70%가 데이터 기반의 디지털 네트워크와 플랫폼에서 발생할 것이라는 예측이 타당했다고 판단된다. 아니 현실은 그 이상을 보이고 있다.

이 보고서에 따르면 플랫폼을 주 사업으로 하는 아마존, 알리바바, 우버 등이 플랫폼 비즈니스 시장을 주도하고 있는데 플랫폼 비즈니스를 부가적으로 하는 기업들은 상대적으로 약세를 보이고 있다고 한다. 즉 플랫폼 메인 비즈니스화를 해야 한다는 것이다.

카카오의 지그재그 인수도 이런 세계적 추세의 현상과 궤를 같이 한다고 볼 수 있다. 패션 산업계의 플랫폼 진출은 더 있다. 삼성, 신세계, 애경 등 대형 패션업체들도 오프라인 중심의 비즈니스를 온라인 플랫폼 기반 서비스로 변화를 추구하고 있다.

오프라인 위주의 대형 업체들은 막강한 자본력을 바탕으로 기존 비즈니스 방식인 백화점 입점이나 좋은 비싼 대형점포를 오픈하는 것보다는 이미 탄탄한 온라인 영업 영역을 구축해 놓은 플랫폼에 입점하는 게 효율적이라고 생각한 것이다. 또한 주요 고객층들이 모바일 커머스 플랫폼이나 라이브 커머스 쇼핑 등으로 몰리고 있어 이 시장에서의 점유율을 확보하겠다는 의도이다.

패션 플랫폼 매출 1위인 무신사에 삼성물산 패션 부문, LF패션, 신세계 인터내셔날, 한섬 오프라인 대형 업체들이 기존 사업 방식에서 탈피해 앞다퉈 입점하는 현상도 플랫폼 비즈니스 진출 전략의 일환이다. 삼성물산 패션부문이 뉴욕 브랜드 ‘띠어리(Theory)’로 무신사에 입점했는데 그동안의 브랜드전략에도 변신을 꽤 한 것이다.(온라인몰은 저가상품이라는 인식)

패션 비즈니스 분야의 플랫폼 진출 전략만이 아니다. 여타 분야에도 플랫폼 진출은 붐처럼 일어나고 있다. 대기업 계열의 편의점 CU, GS25는 물론 세븐일레븐, 이마트24 등도 배달 플랫폼에 입점했다.

또 중소벤처기업부도 중소기업 복지플랫폼을 통해 개별 중소기업이 제공하기 어려운 휴양과 여행, 건강관리, 대기업 임직원 상품몰 이용 기회 등을 노동자들에게 제공하고 있다. 건설업계도 코로나19 여파로 재택근무, 재택수업 등 가택 생활 시간이 늘어나면서 더 편리하고 차별화된 주거환경 제공 주거 플랫폼 개발에 열중하고 있다.

이처럼 이제 플랫폼은 분야를 가리지 않고 확산되는 중이다. 플랫폼이 각광받는 이유는 판매자와 구매자가 동시에 만족하는 양면시장이기 때문이다. 판매자에게는 거래비용을 낮춰주고 구매자에게는 다양한 제품과 풍부한 정보, 다양한 가격과 더불어 데이터를 통한 각종 서비스도 제공한다.

4차 산업혁명 시대의 플랫폼은 이제 하나의 생태계가 되어 가고 있고 업종 불문 핵심 비즈니스로 자리잡을 전망이다. 앞으로 사업자들은 자신의 역량에 맞는 참여를 해야 할 것이며 고객의 입장에서는 자신의 구매 패턴에 맞는 데이터를 제공하면 최적의 구매로 활용해야 할 것이다. 이것이 플랫폼 양면시장의 슬기로운 생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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