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유화학 기업들 'ESG 경영' 경쟁...'플라스틱의 저주'부터 푼다
석유화학 기업들 'ESG 경영' 경쟁...'플라스틱의 저주'부터 푼다
  • 서창완 기자
  • 승인 2021.04.30 11:4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LG화학, ESG비즈니스 모델 박차… PCR·생분해 소재 개발 한창
롯데케미칼, 그린프로미스 2030 선언…친환경 소재 수요 대응
SK종합화학, 다양한 협업 통해 플라스틱 순환경제 구축 나서
소비자기후행동 소속 관계자들이 지난 22일 지구의 날을 맞아 서울 양천구 자연드림 목동파리공원점에서  '코드그린' 기념행사를 개최하고 친환경 소비 제안 및 플라스틱 용기 사용 금지를 촉구하고 있다.뉴시스
소비자기후행동 소속 관계자들이 지난 22일 지구의 날을 맞아 서울 양천구 자연드림 목동파리공원점에서 '코드그린' 행사를 개최하고 친환경 소비 제안 및 플라스틱 용기 사용 금지를 촉구하고 있다.<뉴시스>

[인사이트코리아=서창완 기자] 석유화학 업계가 친환경 소재 개발에 꽂혔다.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 일환으로 석유화학 업계의 사업 영역 확장이 주목받고 있지만, 소재 부문에서의 혁신도 계속되고 있다. LG화학과 롯데케미칼을 비롯해 SK종합화학 등 국내 주요 석유화학 업체들이 앞다퉈 친환경 소재 투자에 한창이다.

석유화학 업계의 소재 개발 행보와 순환경제 노력은 시대적 흐름이라고 할 수 있다. 소비자 운동만으로는 폐플라스틱 문제를 해결하기 역부족이기 때문이다. 코로나19로 촉발된 플라스틱 대량 소비로 쓰레기 처리 문제가 초미의 관심사로 떠오르면서 생산 단계에서부터 변화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LG화학, ESG비즈니스 모델 박차… PCR·생분해 소재 개발도 한창

LG화학은 플라스틱 생산, 사용 후 수거, 리사이클을 망라하는 ESG비즈니스 모델을 만들고 있다. 지난달 국내 스타트업 이노보틀(Innerbottle)과 손잡고 플라스틱 화장품 용기가 재활용되는 ‘플라스틱 에코 플랫폼(Plastic Eco-Platform)’ 구축을 발표했다.

두 회사가 구축하는 에코 플랫폼은 ‘소재(LG화학)→제품(이너보틀)→수거(물류업체)→리사이클(LG화학·이너보틀)’로 이어지는 구조다. LG화학이 제공한 플라스틱 소재로 이너보틀이 화장품 용기를 만들고 사용된 이너보틀 용기만을 회수하는 전용 물류 시스템을 통해 수거한 뒤 다시 LG화학과 이너보틀이 원료 형태로 재활용하는 방식이다.

신학철 LG화학 부회장이 지난해 5월 7일 디지털생중계를 통해 '더 나은 미래를 위해 과학을 인류의 삶에 연결합니다(We connect science to life for a better future)'라는 내용의 LG화학 새 비전을 선포하고 있다.<LG화학>
신학철 LG화학 부회장이 지난해 5월 7일 디지털생중계를 통해 '더 나은 미래를 위해 과학을 인류의 삶에 연결합니다(We connect science to life for a better future)'라는 내용의 LG화학 새 비전을 선포하고 있다.<LG화학>

LG화학은 친환경 PCR(Post-Consumer Recycled) 플라스틱과 생분해성 플라스틱 소재 등 선순환을 위한 제품개발에도 나선다. 지난해 7월에는 PCR 화이트 ABS(고부가합성수지) 상업생산에 세계 최초로 성공했다. 폐플라스틱의 특성상 여러 색이 혼합돼 있어 블랙이나 그레이 색으로 만들어질 수밖에 없었던 한계를 극복했다. LG화학 연구팀은 기존 플라스틱의 물성과 동등한 수준으로 만든 것을 자사 PCR-ABS의 장점으로 꼽았다.

또한 생분해성 플라스틱 소재를 개발에도 뛰어들었다. 미세 플라스틱 등 문제 해결에서 적극 나서겠다는 행보다. LG화학은 옥수수 성분의 포도당과 폐글리세롤을 활용한 바이오 함량 100%의 생분해성 신소재를 개발했다. 단일 소재로는 PP(폴리프로필렌) 등의 합성수지와 동등한 기계적 물성과 투명성을 구현할 수 있는 전 세계 유일한 소재다.

뿐만 아니라 2024년까지 생분해성 고분자인 PBAT(PolyButylene Adipate-co-Terephthalate)와 옥수수 성분의 PLA(Poly Lactic Acid)를 상업화한다는 계획이다. PBAT는 자연에서 산소, 열, 빛과 효소 반응에 의해 빠르게 분해되는 친환경 플라스틱 제품이다. PBAT 제품은 매립할 경우 6개월 이내 자연 분해되는 성질이 있다.

LG화학 관계자는 “ESG 경영을 선도적으로 하기 위한 노력을 많이 하고 있다”며 “환경 오염을 기업 차원에서 해결해야 한다는 인식이 시장에서도 많은 만큼 다양한 시도를 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롯데케미칼, 그린프로미스 2030 선언… 친환경 소재 수요 대응

롯데케미칼은 국내 최초로 화장품과 식품 용기에 적용이 가능한 PCR PP(폴리프로필렌) 소재를 개발해 미국 식품의약국(FDA) 인증을 완료했다. 해당 소재는 소비자가 사용한 화장품 용기를 수거한 뒤 재사용이 가능한 플라스틱 리사이클 원료로 만들고, FDA 안전기준에 적합한 가공 공정을 거친다.

김교현 화학BU장 겸 롯데케미칼 통합대표이사(왼쪽 세번째)와 김연섭 롯데케미칼 ESG경영본부장(왼쪽 두번째)이 지난 2월 2일 롯데 화학BU의 친환경 목표인 ‘GREEN PROMISE 2030’ 이니셔티브를 선언하며 기념사진을 촬영했다.<롯데케미칼>
김교현 화학BU장 겸 롯데케미칼 통합대표이사(왼쪽 세번째)와 김연섭 롯데케미칼 ESG경영본부장(왼쪽 두번째)이 지난 2월 2일 롯데 화학BU의 친환경 목표인 ‘GREEN PROMISE 2030’ 이니셔티브를 선언하며 기념사진을 촬영했다.<롯데케미칼>

PCR PP는 고객사의 요청에 따라 플라스틱 리사이클 원료를 30%나 50% 함유한 등급으로 개발됐다. 현재 국내외 화장품 용기 제작 업체들과 물성 테스트를 완료해 지난해 4분기부터 본격적인 공급을 시작했다.

롯데케미칼은 국내외 글로벌 화장품 업계에서 2025년까지 화장품 포장재를 최대 100%까지 재활용 또는 플라스틱 리사이클 원료로 만든 제품을 50%까지 확대하겠다는 정책들을 추진하는 만큼 PCR-PP 사용 확대를 예상하고 있다. 현재 국내 화장품 용기 중 약 60%에 플라스틱 소재가 사용되고 있는데, 이중 30% 정도가 폴리프로필렌(PP) 소재로 이루어진 것으로 추산된다.

롯데케미칼은 플라스틱 선순환 체계 구축을 위해 Project LOOP를 전사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폐소재 수거부터 재생산 과정까지 순환 구조에 착안해 루프(LOOP, 고리)라고 이름을 지었다. 재생 플라스틱 소재(rPET, rPP, rABS, rPC) 등을 개발해 모바일·TV 등의 생활가전에 재생 PC(폴리카보네이트)와 재생 ABS의 소재를 적용하는 등 플라스틱의 사용주기를 늘리는데 일조하고 있다.

롯데케미칼 관계자는 “지난 2월 그린 프로미스 2030을 선언하면서 2030년까지 친환경 사업 매출을 6조원 달성하고 탄소중립성장을 추진하는 등 전략을 내놨다”며 “ESG 경영의 일환이기도 하고, 앞으로 친환경 소재 수요가 많아지는 시장 변화에 대한 대응의 성격도 있다”고 설명했다.

SK종합화학, 다양한 협업 통해 플라스틱 순환경제 구축 나서

SK이노베이션의 화학 사업 계열사인 SK종합화학은 다른 기업들과 협업을 통해 플라스틱 용기 개발과 순환경제 구축에 나선다.

SK종합화학은 지난달 애경산업과 업무협약을 맺고 친환경 플라스틱 순환 체계를 구축하기로 했다. 두 회사는 업무협약을 통해 ▲생활용품·화장품 패키징 단일 소재화 ▲백색·투명 패키징 개발 ▲플라스틱 용기 회수·재활용 캠페인 등 분야에서 협력할 계획이다.

나경수 SK종합화학 사장이 지난해 5월에 진행된 컴 데이(Comm. Day.)에서 그린 전략을 발표하고 있다.<SK종합화학>
나경수 SK종합화학 사장이 지난해 5월 진행된 컴 데이(Comm. Day.)에서 그린 전략을 발표하고 있다.<SK종합화학>

SPC그룹의 패키징 생산 계열사 SPC팩과도 친환경 플라스틱 공동개발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단일 소재 플라스틱 패키징 개발 ▲PCR 활용 패키징 개발 ▲친환경 생분해 패키징 개발 등의 분야에서 협력한다.

또한 두 회사는 파리바게뜨, 배스킨라빈스와 같은 SPC 그룹의 다양한 식음료 매장에서 발생하는 폐플라스틱들을 회수, 재활용하는 순환 시스템을 구축한다. 이를 시작으로 향후 더 많은 중소 식품 제조업체까지 참여할 수 있는 친환경 플라스틱 순환체계를 구축할 계획이다.

SK종합화학은 패키징 산업의 ESG 정착을 위해 2019년부터 이런 노력을 해 왔다. 패키징 제조, 식품·유통·물류 등 관련 업계가 모일 수 있는 자리를 마련하고, 폐기물 감축 등을 위한 협업 방안을 논의해왔다.

코오롱인더스트리와 협업을 통해서는 올해 3분기부터 생분해 플라스틱 제품인 PBAT를 출시할 예정이다. 두 회사는 올해 상반기까지 PBAT 제품의 생분해성 인증과 국내외 특허출원, 시제품 개발을 완료할 계획이다.

코오롱인더스트리는 국내 최고 수준의 나일론과 폴리에스테르계 제품 생산기술에 기초한 PBAT 생산 기술·설비 운영 노하우를 공유하기로 했다. SK종합화학은 국내 유일의 PBAT 주원료 생산/공급 업체로서의 이점을 충분히 활용하고, 그동안 축적한 친환경 패키징 소재 분야 기술을 접목해 높은 품질의 PBAT 제품 생산기술을 업그레이드하기로 했다.

코오롱인더스트리가 SK종합화학으로부터 제품 원료를 안정적으로 공급받아 PBAT를 만들고, 이 과정에서 최적의 온도, 소재 혼합 비율 등 SK종합화학의 노하우를 더해 고품질의 PBAT 제품을 만들어내는 방식이다.

SK이노베이션 관계자는 “SK종합화학을 필두로 플라스틱 선순환 사업과 소재 개발에 나서고 있다”며 “SK이노베이션 전체적으로 정유와 석유화학, 윤활유 부문에서 친환경 전담 조적을 만들어 ESG 경영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인사이트코리아, INSIGHTKOREA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