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 등장에 재건축 ‘훈풍’…리모델링 열기 식을까
오세훈 등장에 재건축 ‘훈풍’…리모델링 열기 식을까
  • 이하영 기자
  • 승인 2021.04.23 1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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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건설사, 재건축‧해외사업 막히자 리모델링 관심
안전진단 규제 완화…수익성 높은 재건축에 쏠릴 것
오세훈 서울시장의 재건축 규제 완화 움직임에 리모델링 사업이 주춤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뉴시스>

[인사이트코리아=이하영 기자] 오세훈 서울시장발 재건축 바람이 다시 불자 리모델링 수주전에 뛰어들던 건설사들의 눈치싸움이 시작됐다. 리모델링에 비해 재건축이 수익성 면에서 훨씬 뛰어나기 때문이다.

23일 수지동부아파트 리모델링 조합에 따르면, 지난 21일 시공사 선정을 위한 현장설명회가 포스코건설 단독 참여로 무산됐다. 조합은 오는 30일 두 번째 현장설명회를 개최할 예정이지만 건설사들이 얼마나 참여할 지는 미지수다. 경기도 용인시 수지구 풍덕천동 691번지에 위치한 수지동부아파트는 리모델링으로 지하 3층~지상 20층, 총 703가구 규모로 탈바꿈할 예정이다. 일반분양은 91가구다.

건설업계에서는 재건축 정책 완화 기조에 건설사들이 리모델링에서 서서히 손을 뗄 가능성도 제기된다. 최근 오 시장은 국토교통부에 재건축 안전진단 기준 완화 건의문을 발송하고 문재인 대통령을 만나 관련 규제 완화를 요청하는 등 광폭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건설사 리모델링 수주전 치열

앞서 언급한 수지동부아파트에서 마을버스로 6정거장 11분만 가면 신정마을9단지아파트가 나온다. 이 단지 리모델링 사업은 2280억원 규모로 올해 1월 현대건설이 관련 사업 진출 이후 첫 단독 수주지로 알려졌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4월까지 굵직한 리모델링 사업 수주액만 합해도 2조원이 넘는다. GS건설은 문정건영아파트(2200억원), 롯데건설은 목동2차우성아파트(5000억원)와 이촌현대아파트(3300억원), 쌍용건설‧현대엔지니어링이 철산한신아파트(4600억원) 등 사업을 수주했다. 한 마디로 리모델링이 돈이 됐다는 얘기다.

특히 용인시가 수지구 리모델링 지원에 나서며 지난해부터 ▲초입마을아파트(포스코건설) ▲신정8단지현대성우(포스코건설‧현대건설) ▲수지한국아파트(KCC건설) ▲보원아파트(포스코건설) 등이 시공사를 선정했다. 성복역리버파크는 HDC현대산업개발을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하고 사업을 진행 중일 정도로 수지구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1기 신도시에도 리모델링 바람이 거셌다. 성남시 분당구나 안양 평촌신도시에 이어 GTX-C노선 인근에 위치한 군포 산본신도시도 리모델링 사업이 왕성하다. ▲분당 느티마을3단지, 느티마을4단지, 매화1단지, 무지개마을4단지, 한솔마을5단지, 경남‧선경연립 ▲안양 목련2단지, 목련3단지, 샘마을 ▲산본 우륵주공7단지, 율곡주공3단지, 세종주공6단지, 무궁화주공, 충무주공2단지, 퇴계주공3단지, 개나리주공13단지 등이 리모델링을 추진 중인 아파트다.

리모델링은 건물 골조를 유지하면서 새로운 건물을 지어야 해 고급 기술이 필요한 만큼 진입장벽이 높다. 중견 건설사가 사업에 쉽게 뛰어들지 못하고, 쌍용건설‧포스코건설‧HDC현산‧GS건설 등 대형 건설사가 리모델링 사업을 이끌어왔던 이유다.

여기에 규제로 재건축이 막히고 해외사업도 여의치 않자 롯데건설‧현대건설‧DL‧대우건설‧현대엔지니어링 등이 가세하면서 리모델링 시장에 불이 붙었다. 문제는 수익성이 높지 않다는 점이다.

리모델링, 재건축보다 일반분양 적고 짓기 어려워

건설업계에서는 “리모델링은 재건축이 안 될 때만 인기”라는 말이 있다. 규제에 막혀 재건축이 안 될 때만 리모델링 사업 진행이 가능하다는 말이다. 재건축과 리모델링이 동시에 갈 수 없는 것은 규제 측면도 있지만 사업비 문제가 크다.

정비사업의 수익성은 대부분 일반분양 물량으로 결정된다. 일반분양 물량이 많으면 총 사업비가 늘어나 분양수익으로 공사비를 부담하고 조합원 1인당 부담금을 줄일 수 있다. 리모델링 사업은 일반분양 자체가 적어 사업비 충당이 어렵다.

서울 서초구 반포동 2-1번지 일대에 신반포 한신1차 아파트 재건축으로 탄생한 ‘아크로리버 파크’는 1620가구 중 515가구가 일반분양이었다. 앞서 언급한 수지동부아파트가 리모델링 일반분양으로 내놓는 물량은 703가구 중 91가구에 불과했다.

현재 대부분 리모델링 아파트는 1~2개 층을 추가할 수 있는 수평증축과 별동을 짓는 형식으로 일반분양을 늘린다. 일반분양 세대수가 많이 늘어나지 못하는 이유다. 3개 층을 올릴 수 있는 수직증축을 승인받은 곳은 서울 송파구의 성지아파트 뿐이다.

일반분양이 적으니 자연히 공사비도 재건축보다 단가가 낮아진다. 건설사 입장에서는 기술력이 많이 투여돼 힘은 힘대로 드는데 채산성이 떨어지다보니 되도록 진행하고 싶지 않은 사업 중 하나다. 코로나19로 해외 수주가 불안해진 이후에서야 다수 대형 건설사들이 리모델링에 뛰어든 것으로도 짐작 가능하다.

재건축 인허가가 완화되면 조합원들 마음도 자연히 그쪽으로 움직이게 될 것으로 보인다. 리모델링은 주차장이 지하로 들어간다고 해도 동수가 늘어나 주거 쾌적도가 낮아질 가능성이 높고 커뮤니티 시설도 만들기 어렵다. 용적률이 높아 리모델링 외에 사업성을 보장하기 힘든 1기 신도시 단지들을 제외하고는 재건축으로 돌아설 가능성이 높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재건축이 활성화 된다면 건설사 입장에서는 수익성이 좋지 않은 리모델링은 선호할 리가 없다”며 “재건축 완화가 지속된다면 2~3년 후에 리모델링을 추진하는 아파트는 시공사를 찾기 힘들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인사이트코리아, INSIGHTKOR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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