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이 촉발한 ‘자가검사키트’ 논란, 술집·노래방서 쓸수 있나
오세훈이 촉발한 ‘자가검사키트’ 논란, 술집·노래방서 쓸수 있나
  • 노철중 기자
  • 승인 2021.04.15 19:1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개인이 직접 검체 채취, 진단 정확도 담보 못 해
학교·콜센터·요양원 등 고위험 시설서 활용 가능성
광주 북구보건소에서 최근 입고된 코로나19 자가 진단 키트를 시험 확인하고 있다. 뉴시스
광주 북구보건소에서 최근 입고된 코로나19 자가진단키트를 시험 확인하고 있다.<뉴시스>

[인사이트코리아=노철중 기자] 최근 오세훈 서울시장이 촉발한 코로나19 ‘자가검사키트’를 두고 논란이 일고 있다. 자가검사키트는 쉽게 말해 선별진료소에 가지 않고도 개인이 직접 검체를 채취해 코로나19 감염 여부를 확인할 수 있는 진단기기다. 자가검사키트와 진단키트의 가장 큰 차이점은 검체 채취를 전문가가 아닌 일반인이 한다는 것이다. 같은 진단 성능을 가진 진단키트를 사용하더라도 일반인이 검체를 채취하면 정확도는 신뢰할 수 없을 만큼 떨어진다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적인 의견이다.

따라서 자가검사키트 개발의 최대 관건은 개인이 채취하더라도 진단의 정확성을 얼마나 확보하느냐 여부다. K-방역을 선도했던 국내 진단기기 업체들 중 일부는 이미 자가검사키트 개발을 완료했거나 임상에 착수했다. 한편에서는 기존 진단키트를 자가검사용으로 해외 당국의 허가를 받아 이미 수출 중이다.

문제는 자가검사키트의 진단 정확도를 어떻게 확보하고 그것을 어느 정도 범위에서 활용느냐다. 가장 큰 문제는 신뢰성이다. 4·7 재보선에서 당선된 오세훈 서울시장은 당선 직후 자가검사키트를 신속히 도입해 영업제한을 받는 유흥주점·노래방 등에서 활용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정부에 제안했다.

오 시장은 현행 밤 10시까지로 돼 있는 영업시간을 자가검사키트로 손님 상태를 체크해 관리하면 12까지 연장 할 수 있다는 주장이다. 하지만 정부는 진단 정확도가 낮기 때문에 혼란만 초래할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그러면서도 정부는 자가검사키트 활용 방안을 면밀히 검토해왔던 것으로 나타났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지난 3월 17일 체외진단기 업체들에 이와 관련된 ‘코로나19 체외진단의료기기 허가 심사 가이드라인 4차 개정안’을 배포했다. 이 개정안에는 개인용 진단키트의 임상적 성능 기준과 시험방법이 추가됐다.

식약처, 전문가용보다 더 까다로운 가이드라인 제시

오세훈 시장이 불을 지핀 후 정부도 조심스럽게 자가검사키트 개발·도입·활용을 점검하고 있다. 김강립 식약처장은 지난 12일 “통상 8개월이 소요되는 코로나19 자가검사키트 개발기간을 2개월 이내로 단축하도록 관계부처와 함께 협력하겠다”고 밝혔다. 방역당국은 자가검사키트 제품 개발을 지원하고, 활용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발표했다. 현재 개인이 자가검사키트를 활용하는 방법 등이 담긴 지침도 마련하고 있다.

관련 기업들은 자가검사키트 정식 출시를 위해 준비가 한창인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 따르면 10여개 업체가 식약처 가이드라인에 따라 품목허가를 준비하고 있다. 이들 중 일부는 이미 자가검사키트 생산을 완료했거나 임상을 진행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새로운 가이드라인은 전문가용 코로나19 진단키트보다 개인용 진단키트에 대해 더 까다로운 임상적 성능을 요구하고 있다. 예컨대 전문가용 항원진단키트는 민감도 80% 이상, 특이도 95% 이상을 충족할 것을 명시했지만 개인용의 경우 각각 90%, 99% 이상을 요구하고 있다. 일부 기업들은 까다로워진 기준에 개발 기간이 오히려 더 늘어날 수 있다는 불만을 제기하고 있다.

대개 진단검사는 바이러스에 감염된 환자를 양성으로 진단하는 ‘민감도’와 비감염자를 음성으로 진단하는 ‘특이도’로 정확도를 평가한다.

식약처 관계자는 기준을 높게 잡은 이유에 대해 “개인이 직접 검체를 체취하고 결과까지 판독해야 하는 자가검사용 진단키트에 대해서는 임상에서 더 까다로운 기준을 제시해야 한다는 전문가들의 의견을 반영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SD바이오센서는 자가검사키트를 이미 확보한 상태다. 피씨엘은 독일·오스트리아·파키스탄 등 3개국 당국으로부터 신속항원진단키트를 자가검사용으로 허가받았다. 휴마시스도 체코와 오스트리아에서 자가검사용 승인을 받았다. 미코바이오메드는 자가진단키트 임상 시험을 시작할 예정이다.

정부는 자가검사키트를 감염 위험이 큰 학교, 콜센터, 요양병원 등에 활용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진단이 정확한 PCR(유전자증폭방식) 검사를 주기적으로 실시하기에 한계가 있는 고위험 시설에 자가검사키트를 제공하고 양성이 나오면 PCR 검사를 받도록 한다는 방침이다. 자가검사키트가 나오더라도 보조적인 수단으로 사용할 수밖에 없다는 얘기다.

오세훈 시장이 제안한 유흥주점·노래방 등에서 손님을 받기 위해 자가진단키트를 사용하는 것은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보통 6시간 걸리는 결과 도출 대기시간을 15분~30분 정도로 줄여야 현실적으로 가능하다는 얘기도 나온다. 자가검사키트가 공식 출시되면 활용 방법을 두고 다시 논란이 있을 가능성도 없지 않다. 세계적으로 기술력을 인정받은 국내 진단기기 업체들이 어떤 획기적인 자가검사키트를 내놓을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인사이트코리아, INSIGHTKOREA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